학창 시절 돼지국밥집은 가장 저렴하고 영양을 보충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음식이었다.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옛날 부산 돼지국밥은 밥이 말려서 나오고 정구지가 위에 떠있다. 돼지 비린내가 물씬 올라오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면서 냄새를 없애고 먹었다. 그리고 창원 쪽과 밀양에서 돼지국밥이 유명했었는데 지금은 잘 찾지 못한다. 그냥 일반적인 돼지국밥집만 있을 뿐이다. 밀양이나 창원 현지 사람도 이 고장이 돼지국밥으로 유명한지 잘 모른다.
돼지국밥은 뼈국의 한 종류인데 소뼈는 한우 설렁탕이고 돼지 뼈는 돼지 설렁탕이다. 피난 시절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고아서 먹었다는 돼지국밥 기원설이 제일 유력하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소뼈로 우려내 육수를 만드는 음식문화가 있었기에 돼지뼈도 우려먹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게 만든다. 사실 돼지국밥은 다른 지방과는 달리 부산에 가면 엄청나게 많았다. 나의 고향인 경북. 대구에선 돼지고기로 소고기 육개장처럼 끓여서 먹었지 이처럼 멀겋게 설렁탕처럼 끓여 먹지 않았다. 그 맛을 못 잊어 빨간 돼지고기 국을 찾아 경상도 전역을 수소문해서 찾아다닌 적도 있다.
경북 대구식 돼지고기 국밥을 성주 어디에서 한다기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약간 그 맛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고기가 그 옛날 돼지고기가 아닌지 내 입맛이 변했는지 알 길이 없다. 현재 돼지국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부 부산식 돼지국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8번 식당 /이모식당
오토바이 골목의 돼지국밥집은 진짜 서민 돼지국밥집이다. 세월이 흐르자 보쌈집으로 많이 변했는데 진한 돼지 냄새도 나면서 국물에 소주 한잔하는 맛이 일품인 집이었다. 주머니에 돈이 좀 생기면 북성로로 진출한다. 거기에는 ‘8번 식당’과 ‘이모집’이 있다. 냄새가 덜 난다. 당연히 비싸다. 항상 불만이 비싸면서 양이 적은 것이다. 맛은 있다.
2. 2호집
그랜드호텔 뒤 동도 초등학교 앞에 있는 돼지국밥집이다. 냄새도 나지 않고 고기가 연하고 맛이 있다. 인근 대창집에서 술 한잔 먹고 마무리로 들려 한 그릇 먹고 가는 집이었다. 워낙 전통있고 단골이 많은 집이라 언제 가도 복잡하다. 인심도 후해서 더 달라면 언제든지 더 준다.
3. 봉덕시장 돼지국밥 골목
옛날부터 유명하다. 지금은 많이 현대식이 되었지만 그 옛날엔 근처만 가도 돼지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의 단골집은 그 안에 삼정돼지국밥집인데 고기도 많고 맛이 있다. 유명한 곳은 그만큼 맛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청도,새길 다 괜찮은 돼지국밥집이다.
4. 부자 돼지국밥집
전통은 없으나 맛있다. 특히 고기가 얇아 먹기가 상당히 좋다. 어떤 집은 돼지 도장 자국도 있고 털도 달렸지만 이 집 은 정갈하다. 국수도 따로 준다. 돼지국밥집의 일반적 개념을 뛰어넘는 식당이라 자주 애용한다.
5. 조선전통 돼지국밥집
조금 애매하다. 이도 저도 아닌 것 같다. 단지 최신시설을 갖춘 돼지국밥집이다. 특이한 국물을 위해 뭔가를 넣은 것 같은데 전통적 국물에 익숙해진 내 입맛엔 조금은 이질적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잡내가 없어 먹기엔 수월하다.
6. 고령 소문난할매돼지국밥
고령엔 도축장이 있어 잡고기로 유명하다. 특히 곱창 막창 같은 소고기 내장을 파는 식당은 상호를 ‘고령’이라고 붙이는 집이 많다. 검단동 도축장 인근에 제법 괜찮은 곱창전골집이 있는데 여기도 ‘고령’으로 상호를 사용하고 있어 웃음을 금치 못한다. 유명한 고령 할매돼지국밥집은 일단 고기양에 무척 놀랐다. 엄청나게 고기를 많이 넣어준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통상 수육을 같이 시켜 먹는데 이 집에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7. 예천 용궁 돼지국밥
먹는 음식에는 항상 호불호가 존재한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맛난 음식이 되기도 하고 상당히 거부감이 생기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 예천 용궁 돼지국밥이 그런 경우이다. 냄새에 취약한 사람은 잘 먹지 못한다. 하지만 그 돼지 냄새가 좋은 사람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전라도 삭은 홍어도 그 냄새까지 맛으로 치지 않는가.
8. 밀양 예림돼지국밥
밀양 돼지국밥은 육수가 소뼈를 고아서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집은 없다. 밀양에서 줄 서서 먹는다는 예림돼지국밥은 김영철이 다녀가는 바람에 또 한번 인기몰이를 한다. 하지만 가서 먹어보면 일반 돼지고기국밥과 큰 차별화는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국물이 너무 묽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바로 인근에 달구돼지국밥도 있는데 여기 또한 손님이 많다.다만 촬영상 시골에선 노포 이미지가 더 어울리지 싶어 그 집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
첫댓글 돼지국밥 한그릇 하러도 가야겠네요.
우리 회장님 주머니 자꾸 가벼워지겠습니다.
봉덕시장 삼정 국밥집 나도 자주 이용하는 집인디
국장님 그집갈때 나한티 통기하소 밥값은 내가 내리다
돼지국밥 맛집도 다양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