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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배낭 하나를 훌쩍 둘러메고,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다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튼튼한 다리와 젊은 패기가 유일한 재산일 때에는 언제든 도전이 가능한 방식입니다. 한 번은 집에 젊은 친구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무작정 재워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군대에 가기 전에 전국을 도보여행 중이었습니다. 기꺼이 하룻밤을 묵어가게 하고, 아침도 정성스레 준비하고, 격려의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젊음과 시간이 있을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
그 때와 지금은 사뭇 다릅니다. 산행을 통해 왠만한 도보여행은 자신이 있지만, 가족과 함께가는 여행에선 저의 체력만으로는 부족함니다. 자동차 여행은 여러모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뭐-여러모양의 방법이 모두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의견은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자동차여행도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분명 많습니다. 그럼에도 경험해 본 바로는 장점이 뚜렷하게 많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장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1. 여행지의 속살을 구석구석 살펴 볼 수 있게 합니다. 관광지로 이름난 대도시나 명소에만 한정되지 않는 자유로움과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유레일패스나 할인권 등등을 생각해서 정해전 코스를 따라나서다 보면, 앞서간 사람들과 저마다 똑같은 장소의 여행, 식상한 곳으로만 매워지기 싶습니다. 가다가 좋은 풍경들이 펼쳐진 곳을 만나면, 차를 멈추어 설 수 있습니다. 기차나 버스를 내 마음대로 세울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동차 여행은 내가 원하는 곳에 멈추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장점을 가졌습니다. 각 지역의 토속 음식을 먹는 일이며, 전통시장이나 마트에 들러 지역 토산물과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난 요리들을 해 먹을 수도 있습니다.
2. 경제적인 면입니다. 유럽은 캠핑장이 매우 발달되어 있습니다. 호텔처럼 별들이 메겨져 있습니다. 5성급 캠핑장은 그냥 친환경적인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라우트부르덴 같은 스위스의 캠핑장은 떠나기 싫을 만큼 환경과 시설이 좋았습니다. "세상이 이런 곳이 있나" 싶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도심과 근접한 캠핑장도 많습니다. 파리의 세느강변이나 쾰른의 라인강변, 콘스탄츠와 제네바의 호수변과 취리히와 브뤼셀, 하이델베르그같은 도시 중심에서 몇 발 떨어지지 않은 곳에도 저렴하고 훌륭한 캠핑장들이 널렸습니다. 따뜻한 샤워와 취사와 전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잘 구비되어져 있습니다. 자동차 여행은 패키지 여행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최대 강점이 있습니다.
3. 묶이고 매이지 않는 자유입니다. 여행에서는 언제든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정해진 여행에서는 탄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고착된 일정속에서는 손 쓸수 없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자동차여행은 매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전 날에 보지 못하고 누리지 못한 것은 다음 날 다시 가서 보고, 누리면 그만입니다. 일정변경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원하는 곳을 언제든지 달려낼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공항에 내리던 첫 날, 7시간을 달려 비텐베르그까지 내달렸습니다.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1시간만 이동할 때도 있었고, 아예 이틀을 머무른 곳도 여러 곳입니다.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 자유는 자동차여행의 큰 매력입니다.
가까운 지인 한 분은 캐나다에서 대륙횡단을 했습니다. 벤쿠버에서 토론토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여행입니다. 또 한 분은 미국을 버스를 타고 횡단하고 오셨습니다. 이도 좋은 여행이지만, 유럽은 나라별 특색으로 알록달록 예쁜 문화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단연 유럽이 자동차로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동차여행이면 은퇴후에도 넉넉하게 갈 수 있을 겁니다. 10년이 더 지나기 전에 이번에 겪은 시행착오를 바로잡고서 다시금 갈까 생각중입니다. 이번과는 사뭇다른 코스와 여유를 가지고서 말입니다. 계획 한 번 세워보시는 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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