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이를 빛나게 하는 몬테소리의 메시지』라는 책은 사실 구면입니다.
주헌이는 느린 아이 이기도 하고 해서 집에서 몬테소리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때 주헌이 선생님께 선물을 받아 한번 읽어봤어요. 그때도 인상 깊었는지 접어놓았던 페이지가 이번에도 역시 공감 가는 것을 보면 어찌 보면 조금은 실천하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들고 역시 아직도 ‘많이 부족 하구나’ 느낍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혹은 도와준단 아이의 서툰행동, 그 이후에 치워야 할 미래의 내가 귀찮을 것이 싫어서, ‘안돼’하며 빼앗아 올려둔 물건들이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점점 쌓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 당시에도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메시지 16 (p.120-136)입니다. 아이를 기다려 준다는 것. 사실 아이를 돌볼 때, 제일 화가 많이 나고 조절이 안 돼서 지나고 돌이켜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데도 아이들의 여유로움이란, 별 것 아니고 위험하지도 않는데 시간에 쫓겨 제지하게 되고 못 하게 하면서 결국 끝은 울음으로 끝나는 일이 많으니까요. 혼내도 결국 울고불고하느라 약속된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기다리는 게 맞았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헌이는 시간이 촉박할 때 안돼 하지 마!- 하면 더 하려고 하고 떼를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주헌이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하면 꼭 자기만의 방식으로 탐구해 보곤 하는데, 칼이라거나 가위라거나 그런 위험한 것들의 경우 더 관심이 많았어요. 꼭 칼날을 만지려고 하고 그래서 더 못쓰게 하고 그랬었는데, 그때 ‘가위로 무엇을 해 보자’하고 가위를 쓰고 나서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려주니 순순히 그렇게 올려두고는 뿌듯해 하는 주헌이를 발견햇습니다. 다짜고짜 놀라서 빼앗으려고 하면 오히려 실랑이하다가 위험해지는 순간이 더 많았어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바로 ‘하지 마, 안돼’하고 뺏는 것보다는 ‘가위구나, 가위는 어디에 두어야 하지? 제자리에 둬볼까?’라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빨랐습니다. 물론 아이 위험과 관련이 있는 면이라 선뜻 그런 여유가 생기지 않긴 합니다. 항상 기다려 주지는 못하지만 상황이 닿는다면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주헌이와 저는 이렇게 서로 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항상 주헌이의 여유로움을 기다려 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오늘 글을 쓰며 반성도 많이 하게 되네요. 하지만 작업의 사이클을 완성했을 때의 주헌이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즐겁게 읽어 내려갔어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로부터 1년쯤 지난 것 같은데 그사이 많이 큰 주헌이가 대견하면서도 조금 더 작업환경을 개선 시켜 주어야겠단 생각도 드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첫댓글 주헌이 어머니~^^ 주헌이 사진과 함께 독후감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오후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