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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RKC 인디언 클럽 전문가(CICS) 자격증 코스 (1)
3월 11일 금요일
인천 공항을 떠나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행으로 갈아타야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고 안전벨트를 차고 이륙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흔들렸다. 이륙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지진이었다. 2번의 지진... 강진은 아니어서 별 생각없이 잠들었다. 그런데 잠을 깼는데도 여전히 지상이었다.
"비행취소다." "짐을 내려라, " 모두 내리겠다." 방송을 했다. 그래서 짐을 내리고 기다리는데, 다시 "내릴 곳이 없다." "공항이 폐쇄됐다." "나도 더 이상은 모른다." "기다려달라." 등등
비행기 안에 7시간을 감금됐다. 결국 비행기는 떴다.
그나마 비행기를 탄 채로 지진이 났으니, 당일 출발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불행 중 다행.
미니애폴리스 힐튼 가든 호텔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TV 뉴스로 일본 장면들을 봤다. 정말 깜짝 놀랐다. 호
텔 입구 식당에는 브렛 존스, 데이빗 휘틀리, 제프 오코너가 앉아 있었다. 다들 지진을 뚫고온 나를 반겨주었다. 작년 헝가리 RKC2 서트에서 만났던 스웨덴 디스트리뷰터 프레드릭과 데이빗도 와 있었다. 재작년에 필라델피아 RKC 서트에서 같은 팀이었던 알렉산더도 KSO 트렉을 신고 이탈리아에서 뒤늦게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만 20시간 있었다. 정신이 완전 몽롱했다. 먼저 객실로 들어가 쓰러져서 잤다. 그러나 2시간만에 깼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폭스뉴스는 일본 원전 멜트다운, 멜트다운 계속 주문을 외었다. 아, 역시 시차적응이 안된다.
3월 12일 토요일
컨벤션 센터다. 무지 크다. 뭐 호텔에서 2분 거리.
총 28명 참석. 작년에 처음 열렸고 그땐 RKC만 등록 가능했으니 일종의 내부 워크샵이었다. 올해 처음 일반에게 오픈된 워크샵이다. 이탈리아에서 3명, 스웨덴에서 3명, 핀란드에서 1명, 영국 1명, 일본 1명, 한국 1명, 캐나다인도 있고... 아주 국제적이었다.
먼저 마스터 RKC 브렛 존스이 2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레젠테이션 화면 371장이 모두 고스란히 매뉴얼에 실려 있어서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상당부분 예습이 된 내용이었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RKC가 매우 놀라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완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도 최근 SOM 칼럼들이 풀어놓은 방향으로. 지진, 21시간 비행, 한국과의 15시간 시차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우리가 서로 상당히 비슷한 지점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물론 이상으로 여기는 모델은 서로 달랐다.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와 박살난 어깨를 인디언 클럽으로 고친 유명한 무도인
20세기초 하버드 대학생과 숙녀
그것도 꽤 의미 있는 차이다.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와 브렛 존스의 방식은 1800년대, 1900년대 초반의 미국 체육을 재발견시키는 방식이었다. 아마 그렇게 얘기를 풀어나가야 미국 대중에게 먹힐 것이다. (올드타임 스트롱맨 사이트 같은 건 절대 아니다. 거긴 역학을 모르니 잡학이 됐다. 그것도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의 발견과 연구를 가져다가 엉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옛 것이 옳은 게 아니라 옳은 게 옳은 것이다.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와 그레이 쿡, 브렛 존슨이 주목하는 것은 당시 보통의 국민들, 초등학생들, 여학생들, 하버드 대학생들, 군인들의 체육이 어땠는지다. 물론 그 모든 기원은 인도 페르시아, 투르크다. 흔히 폐쇄적인 중국 땅에서 기원한 것으로 아는 것들도 대부분 그렇고 영국 기원인 줄 착각하는 현대 복싱까지도 모두 다, 깡그리 그렇다. 그러나 브렛 존스는 그런 이야기는 거의 생략한 셈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윗선까지 나아가 있다가 현대로 연결되는 다리를 미국 땅에서 RKC 동지들을 통해 확인하고 온 셈이다.
씨팅 디지즈를 예방 중인 토마스 박사.
이것보다 덜 오타쿠스런 책걸상인 스위디쉬 책걸상으로 학교 책걸상 교체도 주창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제기하는 1800년대 1900년대 초반의 체육은 제국주의 시대가 낳은 체육 문화들이다. 동물원이 제국주의의 산물이듯이 제국주의 세계화가 수집하고 집중해낸 체육문화들이다. 인디언 클럽 만이 아니라 아치 자세, 여러 인버젼 자세들, 힌두스쾃 등 그리고 실제로 제국주의 정복에서 중요했던 체육능력 예를 들어 범선 항해에 필요한 운동능력들 즉 로프타기나 사다리 타기처럼 일찌감치 서구세계 자체가 강조했던 것들도 짬뽕돼 있었다.
영국, 스웨덴, 독일, 미국 등이 모두 국민체육을 추구했던 것 자체가 제국주의 체제의 일부였다. 그리고 그 심각한 식민지 쟁탈전의 결과가 2차례의 세계대전이었다. 단순히 천왕이나 히틀러가 미쳐서가 아니었다.
아마 그런 식으로 당시의 체육을 즉 병영체육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실제로 파타고니아의 이본 취나드 같은 자들이 이런 집체문화에 반발해 어슬렁 어슬렁 산을 기어오르고 파도를 탄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골수 반전주의자인 내가 관심을 갖듯이 정치적 배경이야 어찌 됐든지 간에 실용적으로 따져볼 때, 당시의 체육은 온전히 기능에 집중했다. 인체의 외양이 아니라 인체의 기능.
게다가 우리의 경우 1800년대 서구 따위에 기댈 필요없이 아예 원류, 웟선으로 가버리면 된다. 결국 1800년대 서구의 체육은 온전히 주로 인도(와 페르시아, 투르크)를 가져온 것이고 그 원류, 그 윗선은 병영체육의 오명 따위 없이 온전한 심신 수련체계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Rational training (이성적인, 합리적인 훈련론)에서 우리가 갖는 90%의 공통점이다. 이건 정말 일종의 사명감을 가져야 할 일이다. 이미 토마스 박사와 그레이 쿡, 브렛 존스는 사명감을 갖고 일을 시작했다. 그들이 미국인이고 대충 정치색이 민주당 우파쯤 되니 아주 미국적으로 풀어가고 있긴 하다.
비이성적인 트레이닝 풍토에 대해서, 브렛 존스는 내게 직접 이르길 "그들은 one more rep을 위해서 (1회를 더 기록하기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한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우리가 Gym(체육관)이 아니라 School(학교)을 표방한 것도 놀랍도록 일치했다. 물론 이것은 매우 아시아적인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으나 토마스 박사는 오래전부터 현대의 Gym 문화 자체와 싸우고 있다. 즉 학교처럼 무언가 프로세스를 갖고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단지 땀을 많이 흘리러, 그저 최신의 익스트림한 운동 프로그램에 도전하러 Gym을 찾아가는 풍조와 맞서고 있다.
어쨋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배운 놀라운, 371장의 소개는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난다. 차차 소개할 수밖에 없는 분량이다. 사실, 어떤 고리로 시작할지도 고민이다. 우선, 그들처럼 나도 인디언클럽에서 시작할 것이다. 또 우리 사이트와 맨즈헬스 연재, 세미나, 워크샵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알리게 될 것이다. 내게 주어진 조건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내게 주어진 조건은 현재의 한국이다.
SOM이 더 총체적이라고 자부하는 건 여전히 옳다. 하지만 난 더 귀중한 교훈을 배웠다. RKC 특히 좀더 지적인 RKC들은 정말 이게 맞다 싶으면 언제든지 휘리릭 그러나 아주 진지하게 변해버리고 진화해버린다. 그러니, 그런 자부심은 좋지만 똥폼은 완전히 어리석다.
예를 들어서
인디언 클럽 스윙 중간 중간 릴랙스를 시키는데 브렛 존스는 아예 양손을 모아 바닥에 놓고 이마를 그 위에 얹고 엎드려 호흡이 릴랙스해지고 그래서 가슴이 바닥에 내려앉을 때까지 마치 사바사나를 하듯이 이완을 주문했다. 그리고나서 다시 클럽 스윙을 시켰다. 솔직히 이 때 좀 충격을 받았다. 그 정도로 이미 이완을 강조했다.
마스터 RKC 브렛 존스와 팀리더 RKC 더스틴 립페토
원래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브렛 존스는 2002년 RKC에 입문했고 원래 유명한 악력인증자이기도 했고 서까래 턱걸이와 링 십자버티기, 한팔한다리 푸샵 등을 해치우고 TSC 대회에서 노스트랩 데드리프트 244kg (-80kg급)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그레이 쿡을 만난 이후 그는 피지컬 엔지니어로서 완전히 진화했다.
작년에 마스터 RKC로 승진한 제프 오코너는 북미 스트롱맨 챔피언 출신인데, 이틀 내내 우리에게 귀가 아프도록 모빌리티와 코어를 잠그는 것, 이완과 밸런스에 대해서 강조했다.
스트롱맨 출신인 마스터 RKC 데이빗 휘틀리, 제프 오코너와 둘 사이의 동양인 먹잇감
제프 오코너는 팔을 위로 들면 복부가 잠기지 않는, 그런데도 미친듯이 웨이트를 들어 제끼는, 코어는 계속 저능아로 둔 채몸을 학대하는 짓에 대해서 비판했다.
참가자 중의 1명은 RKC 스내치 테스트에서 98회를 기록해 떨어졌을 때 마스터 RKC 데이빗 휘틀리가 카운트했는데 데이빗은 그의 고장나고 멍청한 어깨를 개선하기 위해서 인디언 클럽을 권했고 그 이후 인디언 클럽을 연마한 그는 이제 직접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면서 모빌리티를 자랑할 수 있었다.
마스터 RKC 데이빗 휘틀리도 원래는 이런 양반이고 요즘도 악력이나 여러 스트롱맨 퍼모먼스 관련 DVD를 낸다.
데이빗 휘틀리는 32kg쯤은 새끼 손가락으로 프레스하고 48kg쯤은 더블 거꾸로 프레스를 한다. 11월 그가 한국에 온다.
내가 데이빗의 글을 번역해서 내 책에 실었고 당신 팬이 한국에 많다고 해주니까 그럼 내가 네일이나 편자, 트럼프 같은 것들 좀 가져갈까? 묻더라. 그래서 그러라고 했다. 그러자 앞에 앉아있던 제프에게 한국에 내 팬이 많다는군. 가서 멍청한 것 좀 보여줘야겠어. 그러더라.
나는 그에게 인디언 워킹에 관한 영어책을 소개해줬다. 데이빗은 열심히 받아적었다. 늘 반가부좌 틀고 앉은 빡빡이 내가 그에게는 무슨 도사처럼 보이는지 내가 악수할 때마다 힘을 못 주고 나 따라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원래 RKC들은 서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손을 꾹 쥐고 악수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날은 인디언 클럽 스윙이 정말 재밌었다. 늘 혼자 연습하다가 우루루 몰려서 인디언 클럽 스윙에만 몰두하니, 정말 재밌었다.
이날, 조인트 모빌리티를 시작할 때, 파벨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좀 읽을 수 있었다. 브렛 존스이 조인트 모빌리티를 하다가 농담을 좀 했는데 참석자들이 웃을 듯 말듯 하니까. 괜찮다. 여기 파벨은 없다. 퍼니하게 해도 좋다. 고 했다. 실제로 미국인들은 미국식 특유의 남발되는 칭찬들 "그레이트" "어썸"을 연발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들을 꾸짖는 파벨이 놀라운 것 같다. 파벨이 학생 옆에 비켜 서서 동작을 관찰하다가 "wrong" 또는 "good" 정도만 말하는 파벨 특유의 교정 태도를 언컨포터블한 룩킹으로 여긴다.
여기서 잠깐 정리하고 넘어가자.
드래곤도어는 출판사로서 RKC라는 교육단체의 상품들(책, DVD, 운동도구, 워크샵 등)을 생산하는 회사와 같다. 그리고 그레이 쿡도 FMS 라는 자신의 단체 겸 회사가 있는데, 인적구성과 CK-FMS라는 교육프로그램으로 RKC와 협력상태다. 인적구성으로는 FMS와 RKC의 핵심 지도자들이 겹쳐 있다. 심지어 그레이 쿡의 아내도 RKC 레벨2 인스트럭터다. 그리고 이번에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가 그레이 쿡과 마스터 RKC 브렛 존스를 끈으로 RKC와 협력관계가 됐다.
교육측면으로 정리하자면,
하드스타일을 정립한 현대 케틀벨 운동의 본좌 파벨, 스포츠의 중원 미국 땅에서 현대스포츠의학의 거두가 된 그레이 쿡, 고대 체육학의 대가이며 근대체육의 복원가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가 RKC의 멘토들인 셈이다. 이 세 명의 공통분모를 요약하면, 수련(practice) 중심과 인체역학 중심이다. 프로세스가 있는 프랙티스, 그리고 인체역학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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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쿡 선생, 존스 선생, 닥터 토마스 선생, 리 선생....이제는 모두가 RKC, CK-FMS, CICS....
아 참고로 닥터 에드워드 토마스가 추천하는 현대판 책상은 요런 종류입니다. 사실 국내에선 이미 유행이 한판 지나갔죠. 별로 생소하지 않으실 것임. 본 사진의 의자는 강상욱씨 소유......저는 FMS 공부 하다가 작년 무렵인가에 보고 뒤늦게 구매하였음.
전에 정형준 선생님이 시팅디지즈 강의 할 때 잠깐 언급이 되기도 했었는데... 저도 이 의자 2007년도에 니스툴 삼성동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서 가장 기본형 구매해서 사용했었습니다. 이 의자 첨에 사용하면 앞쪽 정강이 부분이 꽤나 아프고 문제는 그 부분의 다리털이 없어지더군요 ㅋㅋ.. 그리고 중요한건 저 의자에 앉아도 허리가 구부러질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잘 사용하면 효과는 있습니다만...^^
FMS 강연에서 그 질문이 나왔었는데 쿡 선생은 책상이 플랫하면 저 의자가 무의미하다 그러더군요. 위 토마스 박사처럼 책상이 45도 이상 심지어는 이젤 급으로 서 있어야 한다네요..ㅠ.,ㅠ..저도 첨에 사고 뭐 큰 차이가 없어서 버럭 화를 냈던 기억이...체중이 정강이쪽으로 쏠려서 아프기도 하구요..ㅎㅎㅎ..토마스 박사의 책상은 일본식 정좌, 즉 무릎 꿇고 앉아 있는 형태의 서양식 변형입니다. 개인적으로는...그냥...이상해요...ㅎㅎㅎㅎㅎㅎㅎ...너무 멀리갔어요...오덕인..
네.. 맞습니다^^ 책상이 같이 따라가야 함이 맞네요^ ^ 전 앞쪽 정강이 털이 다 빠져서 그 부분만 맨질맨질 해 져서 한동안 반바지 입기가..;;;
그보다 위의 건 선생님이 쓴 내용들이 제 개인적으로 가슴뛰는 내용들입니다. 앞으로 SOM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RKC, SOM이네요.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