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론 人生論
용돈을 쓰듯
많이도 써버렸다
반은 썼을까
그 이상을 써을지도
남은 생애(生涯)
존졸히 써봐야 할 텐데
누가 보태 줄 것도 아니고
누가 잘못 썼다고
나무랄 것도 아니고
인생은 용돈
View Of Life
Jeon Min / Trans, Jung Mi-seon
As if to spend pocket money
I、ve spent a lot
Did I spend about half?
I might spend over half
The rest of my life
I wish I could spend coherently
No one makes up for it or
No one reproves
Because I passed my time idly
Life is pocket money
人生論. 2
신호등
같은 것, 人生은
남보다 빨리 갔어도
남보다 좀 늦었어도
빨강, 파랑, 노랑색깔에
보폭의 너비를 맡겨야하고
오거리의 신호등 순서에
온몸의 방향을 바꿔야하고
밥 먹듯이 하루에도 몇 번씩은
삶의 속도와 방향을 따져봐야 산다.
人生論. 3
운동 중에서
야구와도 같은 것, 人生은
시작인가 했더니 끝
끝인가 했더니 또 시작
성급히 이겼다 할 수도
조급히 패했다 할 수도 없는.
샴페인을 터트릴 것인가
고배의 쓴잔을 기울인 것인가는
서산에 붉은 해 넘어 가 깜깜해지듯
삶의 방망이를 내 던질 때 봐야 안다.
人生論. 4
산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여정
땀을 흘리며, 물위를 걷듯
동네 야산을 오르는
최고의 정상을 정복하는
보통 사람이나 별난 사람도
함께 살아가는 산 아래에서
다시 만나 일상사에 섞이면
그 누구도 가려지진 않는다
오르는 길을 따르지 않았느냐
왜 끝까지 오르지 못했느냐고
아무도 말하려는 사람은 없다.
人生論. 5
용을 그리려다 실뱀을
꽃뱀을 그리려다 용을
잘못 그리었을지도 모르는
내 인생의 캔버스 풍경에
무슨 색깔을 다시 칠해볼까
무지개 빛을 칠하려다
물을 뿌려, 번져 버렸을지도
하얀 눈밭 위에 연탄재
애시당초에 하얀 것을
검정 색깔로 바뀌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