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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에 문을 연 북촌생활사박물관 한옥별관.... 본관에서 2~3분 거리인 삼청동 한옥골목에 있는 아담한 구옥이었지요.
북촌한옥의 대부분이 근래에 크게 수리되거나 전면 고쳐 지어져 무늬만 예쁜 한옥으로 바뀌어 버리는 바람에 손때 자국 자르르한 우리 한옥 특유의 정취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런 중에 손때 반질반질하게 배어 있는 쬐끄만한 구옥 한 채를 만나게 되었고, 집주인어르신을 조른 끝에 어렵사리 사용 허락을 받아 전 직원들이 손을 모아 때 빼고 광을 내어 박물관 별관으로 꾸몄더랬지요.
100여 년 전 처음 지을 때 사용된 춘양목의 아름다움에 60여 년 전 집을 늘려 지으면서 이어붙인 대문께의 양옥폼새가 조금 부조화를 이루긴 하지만 그래도 삐거덕거리는 전통 문살들이 온전히 남아 있는 요즘 북촌에서는 보기 드문 한옥 구옥이었습니다.
더욱 귀하게도 귀퉁이 한 곳을 보수(^^)한 제비집 한 채도 딸려 있었습니다. 본채 추녀의 서까래와 부연 사이, 위치마저 절묘했어요. 생명이 깃드는 자연의 집.... 무늬 요란하게 단장한 여느집보다 더 예뻐보였습니다. 소박하게 지어놓은 북촌제비네 닮은 북촌생활사박물관 한옥별관에다 1950~70년대 북촌 부잣집에서 사용하던 땟국물 잘잘거리는 생활물건들을 그때 그 시절의 실제 생활공간처럼 전시해 놓고 우리 전통 생활한복 전용 체험장으로 활용하려고 그렇게 손품을 들여가며 애를 썼습니다만.... 올여름 연로하신 쥔장 어르신께오서 집을 처분하기로 결정하였고, 저는 돈이 없고.... 하여 2018년 6월, 아쉬움 속에 이 멋진 한복체험장 문을 닫았습니다.
북촌생활사박물관의 역사 한 페이지가 이렇게 접히고 추억만이 남았습니다. ㅠㅠ
북촌고물쟁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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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의 전통가옥과 물건들과 한복이 예쁘게 정돈돼있네요~반갑습니다~^^
연꽃사랑님 올만입니다.
썰렁한 이곳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마음,
정말 고맙게 위안이 됩니다.
을미년 운수대통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