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 암울한 느낌은?
오전에는 41조 연수에 맞게 지난 2017년 페북글 돌아보며 내가 배운 것들을 다시 정리해보고, 오후에는 교육부의 2018년도 교육정책, 서울교육 중장기 발전 계획 등을 일람했다.
그런데 이 무언가, 암울한 느낌, 가슴 막히는 답답함. 학교 현장에서 아우성을 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은 이 느낌은..
일단, 2015 박근혜 교육과정에서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며 토론회 자리에 입장도 하지 못하도록 성균관대 직원을 시켜서 막았던 교육부 당국자가 여전히 "교육과정 정책과" 연구관으로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둘째, 우리 나라 교육이 중앙집권적 관료제에 기반에 체제라는 건 누구나 비판하며, 요즘 학교 자율운영체제, 초중등교육의 사무 이관 등이 주요 담론으로 떠올랐다. 모두들 국가교육과정의 대강화를 주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교육과정 문서가 아니라 "교육부의 교육정책"에 있었다.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아래 내용은 교육정책의 44개 꼭지다. 이 모든 꼭지에 단위학교 교육계획에 반영할 내용이 들어 있다. 미.친.다.
셋째, 각 과별로 세운 교육부 업무계획을 각 과의 사무관, 연구관, 연구사들은 전체를 일람해 봤나? 이 걸 통으로 학교에 집어 넣으니 학교는 정책의 쓰레기통이 된다. 뭐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담당 부장들이 알아서 문서로 쿵짝쿵이다. 이걸 진짜 모르나 싶었는데 진짜 모르는 거 같다. 아니라면, 자기가 담당한 업무만 '사고' 나도 책임 회피용으로 문제 안생기게 문서로만 만들어 놓고 면피하려는 것 밖에 안된다. 진짜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라...전자보다 후자가 더 악질적이다.
넷째, 다문화도, 상담도, 진로도, 체육도 다 전담교사를 확보하라고 하면서 교원수는 늘리지 않는다. 말 그대로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지금 서울 초등학교는 그나마 운영되던 업무전담팀도 전담교사가 줄면서 다 엉망이 되고 있다. 알기는 아나?
다섯째, 이 정책이라는 게 유치, 초등, 중등, 고등이 다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이걸 통으로 다 하라고 하면서 "맞춤형 교육"을 하라고 한다. 지들은 맞춤형 정책 생각도 안하면서...
여섯째, 정말 업무경감이 뭔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하려고 하니 보조인력을 지원해주겠단다. 사범대 학생 수업 지원단과 대학생 봉사단을 활용하란다. 뽑아서 내려보내줄 거 아니면 이건 지원이 아니라 업무폭탄이다. 채용 공고 올리고 면접 보고 성범죄 경력 조회하고, 얼마간의 수고비라도 주려면 또 기안하고 정산하고.. 말을 말지...
일곱째, 온종일 돌봄을 6학년까지 확대하라면서(대선 공약이었음) 인력은 교육기부자, 자원봉사자, 학부모, 현직교원 등 학교의 여건 별로 다양한 인력을 활용하란다.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돌봄교실 시간제 강사들의 이직률을 한 번 살펴보기나 했나? 싼 값에 싸게 운영하면 결국 돌봄의 질이 떨어진다. 최저 임금 수준의 시급을 받는 돌봄전담사들이 학부모들 민원에 미련 없이 떠나고, 학교는 다시 채용하느라고 또 행정력을 낭비한다.
여덟째, 기초부터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 영어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하지만 초등의 경우 이걸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초등학교 영어교육과정"을 상회하는 수준의 사교육과 이로 인한 학생간 격차의 문제다. 초등 영어 수업이 의사소통능력 중심으로 안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교육을 다 받고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 인한 문제다. 그렇다고 수준별 반편성을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 출발선 평등은 유아교육에서도 중요하지만 영어교육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화두다.
아홉째, 기초학력 향상 지원 사업 내실화를 위해 학교내 다중 지원팀(교감, 담임, 교과, 특수, 상담교사 등)을 구성하란다. 이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이 안을 세웠나? 묻고 싶다. 정말 기초학력 향상을 지원하고 싶으면 이런 모든 정책을 쓰레기통에 넣고 단위 학교에서 자율성을 갖고 중점 사업을 추진하라고 하면 된다. 기초학력이 넘쳐나는 곳에 지원팀 만들고, 기초학력 미달자가 넘쳐나는 곳도 지원팀 만들고... 이게 교육부의 적폐다.
괜히 봤다. 눈 버리고 맘 버리고 시간 버렸다.
그러나 분노는 또한 나의 힘.
【정책기획관】
1. 유사시 학생보호 및 비상대비교육 추진
【학교정책관】
2. 고교 교육력 제고(일반고 역량 강화)
3. 내실있는 자유학기 운영 및 안정적 확대
4. 고교학점제 도입
【교육과정정책관】
5.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장 안착 지원
6. 기초부터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 영어교육 실현
7. 과학교육 종합계획 추진
8.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안착지원
9. 과학중점학교 운영 지원
10.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재미있는 수학교육 추진
11. SW교육 필수화의 안정적 정착 및 학교 중심 SW교육 활성화
12. 잠재력을 계발하는 영재교육 지원
13. 독도교육 및 홍보 강화(교육과정 편성시 반영 권장)
14. 국가수준 및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15. 기초학력 향상 지원 사업 내실화
16. 교과교실제 운영 내실화
17. 독서ㆍ인문소양교육 및 학교도서관 활성화
18.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학생평가 내실화
19.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및 책무성 강화
20. 체험과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강화
21.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22.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추진
【학생복지정책관】
23. 저소득층 초·중·고 학생 교육비 및 교육급여 지원
24. 교복 학교주관 구매 제도의 내실있는 운영
25. 다문화학생 교육 지원
26. 학교폭력 예방 대책 수립·추진
27.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교육 강화
28. 위(Wee) 프로젝트를 통한 학생상담 내실화
29. 신학기 상담주간 운영
30.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및 사후관리 강화
31. 학생자살 예방 및 위기관리 체계 확립
32. 학교 성교육 및 보건교육 내실화
33. 학생 감염병 예방관리 강화
34. 식품안전 및 영양·식생활교육강화
35. 수요자 중심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
36. 만족도 높은 초등돌봄교실 운영
【지방교육지원국】
37. 장애이해교육(장애학생 인권보호 포함) 실시
【평생직업교육국】
38. NCS 기반 고교 직업교육과정 편성‧운영
39. 학교 진로교육 활성화
40. 초‧중등 학생 창업체험교육 활성화
【교육안전정보국】
41.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계획 수립․시행
42. 학교안전 위험성진단 실시
43. 학교 안전교육 내실화
44. 2018학년도 디지털교과서 활용 기반 조성 및 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