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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m봉/오두지맥분기점~말머리고개~봉화대~앵무봉~됫박고개~
~박달산~장지산~용암사마애불~78번도로/용미리양지동
도상거리41.9km의 오두지맥의 들머리는 며칠 전에 산행을 마친 감악지맥의 들머리와
똑같다.양주시 백석읍 방면과 장흥면 송추 쪽 사이를 잇는 39번 지방도로가 무시로 넘나
드는 고개인 말머리 고개가 두 지맥의 산행들머리인 거다.이 고개에서 감악지맥은 북쪽
으로 꼬리를 잇고 오두지맥은 서쪽으로 갈래가 진다.고갯마루 서쪽 산줄기 옆구리의
널찍한 임도가 산객을 기다린다.어귀에는 산행안내를 맡고 있는 흑갈색의 이정표가 임도
쪽을 가리키며, '앵무봉5.2km'임을 알리고 있다. 기실,오두지맥의 분기점인 해발440m봉
에서부터 발걸음을 시작해야 순리인데, 엊그제 발걸음을 한 탓에 그때의 것으로 때우고
말자는 속셈이 그곳으로의 발걸음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거였다.
그동안 찌는 듯한 무더위도 한풀 수그러든 기색이고,모처럼의 날씨가 화창할거라는 기상
예보가 출행을 권면하고 있으니 가뜩이나 산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 아닌가.4년 전(2015,1/14)이나 일 주일 전(2019,8/14)이나,그리고
오늘이나 말머리 고개에 이르는 과정은 여실하다.지축역에서 접근을 하면 시간은 좀 더
절약이 되는데,그곳에서 연계가 되는 버스의 배차 시간이 나와는 잘 안 맞는다.널찍한
임도를 삼사십 미터쯤 따르다보면 임도 우측의 가파른 절개지 비탈에 굵직한 PE로프가
구렁이처럼 기다랗게 늘여져 있다.이 로프를 이용해서 가파른 오르막을 어서 올려치라는
로프를 설치한 선답자의 외침이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듯하다.
말머리고개
로프의 도움으로 오르막을 올려치면 크라운 제과의 연수원이 차지하고 있는 산기슭의
바로 머리 위가 되고 지맥의 줄기는 좌측으로 이어진다.좌측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등성이
우측은 온통 벌목지대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곧바로 좌측으로 갈림길을 하나 내놓는데,
송추유스호스텔과 기산리(0.4km)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 폐타이어를 이용한 군부대
의 참호와 교통호 등의 흔적이 남아있는 내리받이는 넉넉하고 부드러운 안부로 꼬리를
잇는다.이번에도 좌측으로 갈림길을 하나 내놓는데 이번의 갈림길은 말머리고개로부터
이어지는 임도에서 오르는 등하행 산길이다.말머리고개에서부터 곧장 임도를 따르더라도
지맥의 등성이로의 과정은 PE로프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손쉽게 오를 수 있는 거였다.
절반은 벌목지대인 오르막 비탈을 모두 올려치면 해발441m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2007년에 재설된 삼각점(문산467)이 번듯한 삼각점봉이다.441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내리받잇길은 파란색 PE로프와 쇠말뚝을 이용한 난간겸 고정로프가 안내하는 산길이다.
쉼터용의 긴 의자가 입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쉼터를 지나고 통나무를 이용한 오르막
계단으로 발걸음을 하면 콘크리트를 이용한 군부대의 벙커가 오르막 산길 주변에서
산객들을 훑어보는 듯하다.
오르막은 머지않아 널찍한 헬기장 행색의 넙데데한 봉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485m
봉이다.주변으로는 쉼터용의 긴 의자들이 마련이 되어 있으며, '반바지'라는 닉네임 명의의
표시물이 하나 걸려 있는데,이 봉우리의 이름을 '말머리상봉'이라고 적바림하고 있다.
그리고 이 넙데데한 봉우리에서 맞은 쪽은 장군봉(1.3km) 쪽으로의 산길이고, 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파란색 PE로프와 쇠말뚝을 이용한 난간겸
고정로프가 안내하는 내리받이를 거치면 곧바로 이어지는 치받잇길도 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이다.
한 차례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서 고정로프겸 난간의 안내를
받아가며 가파른 오르막을 올려치면 둥그스름하게 두어 길 높이의 석축을 두른 봉긋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를 받는다.해발537.3m의 봉화대다.봉화대의 흔적은 없고 다만
봉화대의 지반을 다지기 위한 두어 길 높이의 둥그스름한 석축 절반쯤만이 이 멧부리가
봉화대터임을 후세에 알리고 있으며 정수리 한복판에는 1992년에 재설된 삼각점(문산
467)만이 뚜렷하다.그리고 정수리에는 흰바탕의 커다란 입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 데,
'산은 우리를 반기고 역사는 진행됩니다'라는 제목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그 내용은
너무 낡아서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해독은 불가능하다.
북쪽 저멀리 파란 하늘 아래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기름한 꾀꼬리봉과 그 우측으로
봉긋하게 솟구쳐 있는 앵무봉이 한눈에 들어온다.537.3m의 봉화대터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이다.봉화대터를 뒤로하고 1km쯤 다소 밋밋한 산길을 재우치면 산길
좌측으로 수리봉(0.5km)으로의 산길이 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수리봉 갈림길을
지나서 800여 미터쯤 더 발걸음을 보태면 이번에는 돌고개 유원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두 곳 다 날머리는 모텔과 산장 그리고 식당 카페 등이 있는 석현리 돌고개
유원지가 있는 계곡 방면이다.
돌고개 유원지 쪽으로의 갈림길을 지나고 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가지런하고
널찍한 산길은 울퉁불퉁한 암릉구간으로 산객을 안내한다.암릉구간의 좌측은 천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으며,그 쪽 방향의 돌고개 유원지가 차지하고 있는 긴 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온다.너럭바위를 비롯한 전망바위가 널려있는 해발555m봉을 뒤로하고
울퉁불퉁하고 가파른 바위비탈을 거치고 한차례 더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긋한 멧부리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콘크리트로 만든 사각의 기둥이 세워져
있는 봉우리다.이제부터는 군부대의 보호구역인 거다.
군사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두어 자 높이의 네모난 콘크리트 말뚝의 봉긋한 멧부리를
지나면 돌고개 마을(1.2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그 갈림길
을 거치면 머지않아 또 다른 갈림길을 거푸 만나게 된다.이번에도 방향은 좌측인데 이번
에는 형제봉(1.8km)과 돌고개 유원지(2.7km) 쪽이다.대부분의 갈림길이 돌고개 유원지
쪽으로의 하산인점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겠다.형제봉으로의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곧바로 널찍한 헬기장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말머리고개를 4.9km지난 지점이다.
이 널찍한 헬기장에서 좌측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꾀꼬리봉으로의 산길이고,우측
방면의 산길은 해발621.2m의 앵무봉(鸚鵡峰)으로의 산길이다.두어 차례 등반한 적이
있지만 이곳에서 이삼백 미터도 채 안 떨어져 있는 앵무봉을 여기까지 와서 안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완만한 오르막 이곳저곳에는 참호와 교통호 등으로 얼룩져 있고 인근
부대장 명의의 경고문이 담겨 있는 입간판 등이 줄을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을
모두 올려치면 '양주앵무정'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정자 한 채가 산객을 반갑게 맞이
한다.
베개처럼 다소 기름한 정수리에는 정자와 함께 양주 개명산(고령산) 등산 안내도가
담겨 있는 커다란 입간판이 마련이 되어 있고, 정자에서 이삼십 미터 북쪽 방면에는
널찍한 헬기장이 닦여 있는 데,이 헬기장 한켠에는 이곳이 앵무봉 정상임을 알리는
검은 색 빗돌이 세워져 있고, 또 다른 구석에는 삼각점(문산11)도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다.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했던가. 갈증도 나고 뱃속도 좀 허전하다.아무도
없는 텅 빈 정자 한 채를 모두 차지하고 느긋하게 즐거움을 만끽한다.가을 냄새가
물씬한 바람이 설렁거리며 주변을 얼쩡거린다.
앵무정에서의 느긋함을 거치고 나면 이제부터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구간을 어떤
식으로 무난하게 통과하느냐가 선결과제다.다시 조금 전의 헬기장 삼거리로 발걸음을
하고 꾀꼬리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그런데 헬기장을 뒤로하자마자 둥글둥글 늘여놓은
날카로운 가시철망이 기다랗게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닌가.예전에는 흉내에 불과하여
곧잘 넘나들었는데, 이번의 가시철망은 거리와 규모가 그때보다 몇 곱절 길고 삼엄하기
까지 하다.가시철망 앞에서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되돌리게 된다.
예전에도 미사일 하나가 북쪽을 향하여 배치되어 있는 꾀꼬리봉의 군부대의 정문 뒤 쪽
에서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반바퀴쯤 돌아나가면 부대 정문인데, 그곳에서 당시의 초병들
과 언쟁을 하던 생각이 바로 어제 같다.그곳에서 발걸음을 다시 되돌린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럽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은 무참하게 어긋나고 말았다.그렇다면
꾀꼬리봉에서 됫박고개까지는 지맥을 잇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계산이 아닌가.이러한
사정으로 고령산(高嶺山,일명 개명산;開明山) 꾀꼬리봉과 됫박고개 사이의 구간을 미답의
구간으로 남겨두고 다음의 산행을 잇기로 한다.
고령산 보광사를 거치고 나면 파주시 광탄면 쪽과 고양시 고양동 사이를 잇는 367번 지방
도로가 보광사 입구 앞을 지난다.이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15분여 발걸음을 하면 파주시와
고양시의 지경을 이루고 있는 고개가 오두지맥상의 됫박고개다.보광사 입구에서 1km도
채 안 되는 거리이니 부담은 없지싶다.됫박고개 고갯마루 서쪽으로 추모공원 입간판과 함께
왕복2차선 도로가 닦여 있다. 그 도로를 따르는 게 신역이 외려 편하다.로마'는 고지식
하게 고갯마루 옆의 간이식당 옆으로 해서 여러 기의 묘지가 줄을 잇는 공동묘지를 거쳐
'길없는 길'을 애면글면 헤쳐가며 다시 추모공원으로의 도로로 접어드는 곤욕(?)을 치르는
곡경을 겪었다.
추모공원은 영업을 작파한 것인지 아직까지 개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텅빈 상태로
건물만 덩그렇다.그러한 행색의 건물 좌측으로 임도가 오르막을 안내하고 있다.임도를
길래 따르더라도 등성이로의 여정은 똑같다.구불거리는 임도를 가로지른다고 가파른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가파른 비탈 중간중간에는 군부대의 벙커가 띄엄띄엄 자리잡고
있는 비탈이다.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면 조금 전의 임도와 다시 한데
어우러지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면 베개처럼 기름한 주능선을 따라 임도는 꼬리를 잇는다.곧장
꼬리를 잇는 널찍한 임도를 100여 미터쯤 따르면 삼거리 임도를 만나게 되는 데,우측의
임도는 상대적으로 폭이 좁아 수렛길처럼 이어진다.그리고 삼거리 임도 곁에는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이 우뚝 서 있는 곳 옆이다.지맥의 방향은 그러한 행색의 우측의 임도다.
수렛길처럼 널찍한 산길은 머지않아 헬기장이 닦여 있는 해발367.9m봉으로 이어지고
헬기장을 뒤로하고 참호와 교통호 등의 흔적이 남아있는 다소 밋밋한 산길을 500여
미터쯤 발걸음을 재우치면 지맥은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의 내리받잇길로 꼬리를 잇는다.
줄곧 완만한 내리받이는 맨 땅이 헬기장만한 크기로 드러나 있는 언덕 같은 멧부리를
거치고 나면 군부대의 울타리를 만나게 되고 울타라를 우측으로 끼고 내리받잇길을
짓쳐 내려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아스콘 포장도로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드리운다.
이 포장도로는 울타리의 주인공인 군부대의 진출입로인 것이다.군부대의 진출입로를
곧장 가로질러 비탈을 오르면 군부대의 울타리 옆으로 널찍한 임도가 꼬리를 잇는다.
그 임도는 한가운데에 헬기장이 있고 주변까지 모두 합하면 잔디로 덮혀 있는 축구장
넓이의 공간이다.
지맥의 방향은 그 공터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데, 산길 우측은 군부대의 울타리
가 다시 경계를 짓고 있다.우측 울타리 안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벌목을 하고
제초작업까지 이루어져 부대 안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오르락내리락거리는 울타리
곁의 임도는 머지않아 이조참판을 지낸 수원백가의 묘역을 지나고부터는 온전한 숲속으로
이어진다.완만한 오르막 길섶에는 인근부대장 명의의 경고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줄을
잇는다.이 지역은 군의 사격장으로서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담겨 있는 입간판
이다.
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은 군부대의 10여 평쯤의 콘크리트 건물로 이어지고 그곳을 지나면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리는데, 이 갈림길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이어지고
맞은 쪽의 오르막 산길은 박달산 정상으로의 산길이다.박달산 정상은 이 갈림길에서 700
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봉우리다.박달산 정상으로의 오르막 산길 이곳저곳에도
군부대의 경고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줄을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370m의 박달산(朴達山) 정상이다.
박달산 정상에는 널찍한 헬기장이 닦여 있으며, 북쪽과 서쪽 방면의 조망을 위한 데크
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다.서쪽으로는 파주시가지가,북쪽으로는 광탄면과 법원읍 쪽의
조망이 시원스럽다.그러나 눈꼽만한 날벌레와 파리들이 들끓어 발걸음을 빨리 옮기고
싶다.박달산 정상을 뒤로하고 조금 전의 박달산 갈림길로 돌아와 지맥의 산길로 접어
든다.완만한 내리받잇길 주변으로도 군부대의 경고가 담겨 있는 입간판은 줄어들 기색이
없이 꼬리를 잇는다.
군부대의 경고 입간판과 깃대로 여겨지는 철파이프가 꽂혀 있는 언덕 같은 멧부리를 넘어
서고 아름드리 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 엄부렁한 넙데데한 봉우리를 거푸 넘어서면
나지막한 등성이 우측으로 공장 건물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잣나무숲을
거치고 나면 산길은 그야말로 '길없는 길'의 행색이다.잡목은 무성하고 간벌목들은 발걸음
을 옮기기조차 힘겹게 널려 있다.공장건물과 농가들 틈새를 어떻게라도 통과하려고 애썼
지만 내동 조용하던 개들은 왜 그렇게 사납게 짖어대고 거미줄과 날벌레들은 어찌그리
악착 같이 덤벼드는지.
결국은 농가와 공장을 우측으로 끼고 나 있는 용미리와 영장리 사이를 잇는 98번 지방
도로를 거쳐 분수리와 용미리 사이를 잇는 왕복 2차선의 용미리 달구니 마을 앞 도로로
나서게 된다.이곳에서 지맥의 줄기로 다시 붙으려면 이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500여
미터쯤 발품을 더 보태야 한다. 500여 미터쯤 발걸음을 재우치면 나지막한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그 고갯마루에서 서쪽 방향인 좌측으로 양회임도가 있는 데,그 임도로 접어
들자마자 임도 좌측으로 희미한 들머리 산길이 눈에 띈다.
초입의 산길은 좌측이나 우측은 모두 공장지대이다.그 사이로 지맥은 어렵사리 이어지고
있는 거였다.경주김가를 비롯한 묘지들 여럿을 차례로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산길은
뚜렷한 윤곽을 띄게 된다.군사보호구역을 나타내는 네모난 콘크리트 말뚝이 자리하고
있는 넙데데한 봉우리를 넘어서고 군의 유격장에서나 흔히 보았던 장애물 격의 낡은
목책이 남아있는 평지나 다를 게 없는 봉우리를 넘어서면 곧바로 붕긋한 해발167.6m봉
이다.
167.6m봉을 넘어서 100미터쯤 발걸음을 더하면 산줄기는 끝이나고 광범위한 채석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채석장은 지금은 더 이상 굴착할 곳이 없는지
중단된 것처럼 여겨지고, 그동안 채석장으로 쓰여졌던 광범위한 공간 한복판에는 레미콘
공장이 바쁘게 가동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그곳에서 들려오는 공장의 기계음이 웅웅
거리며 로마'의 귓전을 두드린다.정면으로는 천길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으니 좌측으로
발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한 차례 비탈을 내려섰다가 오르막을 기신거리며 올려치면 해발156.3m봉이다.반쯤은
절개가 되어 반토막이 된 정수리 한복판에는 귀퉁이가 깨진 삼각점이 가련하게 자리하고
있다.지맥은 채석장과 레미콘 공장을 우측으로 끼고 시계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산길
우측은 천길 낭떠러지나 다를 게 없다.156.3m의 삼각점봉을 내려서고 뭉개져 사라진
162.5m봉의 남아있는 멧부리를 오르려니 우측의 계단식으로 깎아놓은 가파른 비탈의
좁은 층에 두 마리의 염소가 올라와 있다.저 놈들이 대체 어디에서 올라온 건지.
깎아지른 채석장의 곁을 지나면 소나무 숲길이 기다린다.그러한 행색의 숲길을 칠팔백
미터쯤 발품을 더하면 넙데데한 봉우리가 기다리는데 이 멧부리가 해발178m의 장지산
정상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1990년에 재설된 삼각점(서울413)이 번듯하다.장지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 이곳저곳에도 군의 훈련장으로 쓰였었는지 군의 교육용 입간판
들이 이따금 눈에 띈다.아름드리 노송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완만한 내리막은
머지않아 거대한 마애불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진다.
마애불은 지맥의 산길 좌측 삼사십 미터쯤 떨어져 있다.마애불의 정확한 이름은 마애
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이다.고려시대에 제작된 이 석불입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쌍미륵 석불입상으로 천연바위벽을 이용하여 제작하였다.두 마애불입상은
둘 다 머리 위에는 돌갓을 얹어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한
까닭에 신체 비율이 맞지 않아 굉장히 거대한 느낌이 든다.이런 점에서 불성보다는
세속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는 지방화된 불상이다.왼쪽의 둥근 갓을 쓴 원립불(圓笠佛)은
목이 원통형이고 두 손은 가슴앞에서 연꽃을 쥐고 있다.오른 쪽의 4각형 갓을 쓴 방립불
(方笠佛)은 합장한 손모양이 다를 뿐 신체조각은 왼쪽 불상과 같다.지방민의 구전에
의하면 둥근 갓의 불상은 남상(男像),모난 갓의 불상은 여상(女像)이라 한다(안내문참조).
보물 제93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마애이불입상을 뒤로하고 직장이가의 오래된 묵묘를
거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
운다.이 도로는 고양시 고양동 쪽과 파주시 광탄면 방면 사이를 잇는 78번 지방도로이며,
오늘 산행의 날머리이기도 하다(16시).용미리 양지동 마을 앞 78번 도로변의 버스승강장
옆에는 식당이 하나 자리하고 있어서 옳다구나 하였으나 문이 꽁꽁 잠겨 있는 게 아닌가.
그 옆의 구멍가게에 여쭤보니 미리 예약한 손님만 받는다고.하는 수 없이 구멍가게에서
캔맥주에 과자만 우물거리다가 마침 도착한 문산 쪽과 서울 불광역 사이를 11분~18분
간격으로 연락부절하는 774번 버스로 귀경만을 서두르게 된다.
(산행거리;18km. 소요시간;6시간30분) (201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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