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보양을 한다는건 이제 옛날 이야기긴 하지만 여전히 양질의 단백질은 건강함을 위해 포기할수는 없다. 특히 축산의 발달로 쓸데없는 기름을 많이 포함한 고기야 말로 피해야될 것중 하나인데 그런면에서 흔히 보양, 보신 고기로 불리우는 것들이 오히려 기름기 없이 단백하게 먹을수 있는 웰빙음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종교적, 개인적 사유로 멍멍이를 못드시는 분들, 특히 여성분들에게 흑염소는 혐오 기피음식이 아닌 진정한 보양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그 특유의 냄새가 없어야 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그런면에서 기존의 흑염소 고기에 대한 편견과 기준을 바꾸게 만든 흑염소집, 일산 풍동에 있는 강점례흑염소이다. 흑염소를 처음 접해본 건 전남 강진 현장에서 시험실장님이 매우 좋아하셔서 내려갈 때마다 먹곤 했는데 솔직히 그때 그집은 특유의 흑염소 냄새가 일부 있어서 사람이 먹는 건 모두 다 잘 먹는 나로써도 일부러 찾아서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무튼 그 이후 가끔 어르신(?)들과 동행하며 몇번 먹곤 했는데 그저 몸에 좋다는 거 빼고는 약간의 냄새와 느글한 맛이 전해지는 국물 때문에 맛있게 먹은 기억은 그동안 없었다. 그런데 이집은 우연히 석형님과 이른 저녁에 방문해서 꽤나 만족스러워 며칠 후 있는 모임을 여기서 다시 하게 되었다. 이제 모두 슬슬 기력이 떨어지시기 시작하는 40대분 5명이 모였는데 역시나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다. 글구보니 정중하게 초대하였던 여블친들은 모두 흑염소를 고사하셨는데 여기는 꼭 오셨어야 되는데 너무 아쉽다. 소고기 투뿔 열번 드시는 것보다 여기 흑염소 국물 한번 먹는게 더 낫다는게 내 생각이다. 코 막고 먹어야 할 그런 탕도 아니니 말이다. 첫번째 방문했던 비오는날이다. 원래 있던 가게터에서 이 밑으로 이전을 해왔다. 장소는 전보다 협소해졌지만 음식맛은 그대로일것이다. 이전하게 된 계기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이전한 곳도 나름 볕 잘드고 깔끔하니 괜찮다. 역시 그집 고기의 진정한 맛을 짐작하려면 수육을 먹는것이 기본이다. 수육과 탕. 쫄깃함도 그렇고 이게 흑염소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식당 곳곳에는 좋은 재료에 대한 주인장의 고집이 묻어난다. 한스푼의 조미료로 모두의 눈과 입을 현혹시킬수 있는데도 건강한 재료를 쓰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음식도 믿음이 간다. 마지막 탕 한그릇까지로 식사를 마무리하고 이곳을 바로 입맛 까다로운 블친들과의 모임장소로 확정짓는다. 내가 그런건 아니고..일산분들이..ㅋ 드디어 모임날. 산넘고 물건너란 말이 어울리는 일정이었다. 강남에서 경의선 풍산역까지 오는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의주까지..ㅎ 풍동애니골이라고 일산에서 먹거리 동네로 유명한곳인데 이곳도 예전만큼의 경기는 아니라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드니까 우선 외식비를 줄이는거 같다. 두번째 방문이니 나로써는 왠지 반가운 마음이다. 정직한 식당이라는 말이 그냥 광고문구로 보이지 않는 요즘 보기 힘든 식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다른분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또 궁금하다. 또한 처음 뵙는 분이 계셔서 살짝 기대도 된다. 가격은 역시나 기본 보신음식의 범주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리고 좋은 식재료 내역이라고 적어놓으신 내용에서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자존심이 느껴진다. 고추장까지 직접 담구시는 식당이 수도권에서 몇이나 될까 싶은데 식당크기만큼 장류를 저장하는 공간이 있으니 저 문구가 그냥 광고문구는 아니다. 정직한 재료로 만든 반찬들.. 역시나 조미료 없이 직접 만든 반찬들은 간이 쎄서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은 아니지만 은근한 맛을 전해준다. 나름 호불호가 있는 반찬인데 개인적으로도 된장과 백김치, 깻잎은 훌륭하지만 담님 말씀처럼 깍두기는 아쉬움이 있다. 갑자기 생각나는거, 요즘 채소 가격이 장난이 아니던데 무 하나 가격 아시는분? 1,000원? 2,000원? 오늘 보니 2,700원이더라는.. 일단, 오늘 인원이 5명이라 골고루 시켜본다. 지난번 못먹어본 무침부터.. 개 혀? 개고기 먹느냐고 물어보는 사투리인데. 흑염소 혀? 이 흑염소 무침 맛? 진짜 예술이다. 적당한 간과 쫄깃함, 냄새라곤 찾아볼수 없어 아마 소고기 무침이라고 해도 다들 믿을만한 맛이다. 이쯤에서 왜? 흑염소가 냄새가 이집만 없느냐라고 여쭈어 보니 흑염소가 자란 환경과 먹는 사료, 종류에 따라 기본적인 냄새나는 고기일수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년간의 노하우로 냄새나지 않는 흑염소를 우선 선별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잡고 나서 그다음에 냄새를 없애는 일은 허사라는 말씀..냄새없는 고기를 선별하는 능력. 그게 이집의 노하우인거 같다. 수육은 역시 기본중에 기본. 그 부드럽고 아름다운 흑염소 고기의 자태와 때깔을 그대로 전해준다. 흑염소 고기의 질감과 맛을 그대로 느낄려면 역시 수육이 제격이다. 어떠한 소스를 찍던간에 과한 양념이 아닌 순수한 그 고기 자체의 맛을 즐긴다. 고로 흑염소 불고기 같은건 역시 흑염소 고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마직막은 얼큰한 전골로 국물맛을 즐긴다. 전골엔 갈비몇대가 들어가 있는데 이걸 뜯는 맛또한 일품이기도 하고 이 국물맛이 끓여도 짜지지 않으면서 중도의 맛을 지켜낸다. 느끼하거나 들근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담백함의 결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추장 소스가 그 재료의 단가에 비해 활용도가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 좀더 흑염소를 위한 소스개발은 필요하거 같다. 탕국은 부족하신분을 위한 서비스~ 자기를 굽는 손길로 뜯어주신는 흑염소 갈비맛을 보지 않은 분은 정말 말을 마~~~~ 마! 마! 마! 갑자기 롯데자이언츠의 응원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하다. SK, 롯데를 이기고 올라가 그리 허망하게 삼성에게 깨지고 있냐.. 부드럽게 찢기는 살결이 질긴 치감이 아닌 혀를 감싸듯 맛을 전해주며 목젓을 넘어간다. 선육후미, 모든 고깃집에서 행해지는 탄수화물에 대한 열망.. 흑염소 전골잔여국물에 볶는 볶음밥맛? 몸만 좋아질까? 입이 즐겁다. 너무도 잘먹고 나오면서 살짝 본 주방 모습이다. 정말 깔끔하다. 재료에 대한 고집만큼 청결에서도 소홀함이 없어 보인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흑염소에 대한 나쁜 추억이 있으시다면 모두 잊어도 좋다. 이집 흑염소음식들은 그 부속 재료들의 우수함을 넘는 흑염소 고기 자체의 특별함이 있다. 이 가을 특별한 보신이 필요하신분, 강추한다. 나같은 경우에도 외곽순환고속도로 통행료 6번 내가면서 갔다올만한 식당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1153-4번지 031-913-06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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