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길 신원역→양평역까지
2020. 11.05(목, 맑음)
과천역(09:30) →이촌역(09:48)→신원역(11:08)→도곡리(11:35)→쉼터(11:40~50)→국수역(12:10)→국수집(12:40~13:10)→농협매장(13:15~20)→복포1리마을회관(13:35~40)→원복터널(13:42~47)→기곡터널(14:00)→아신겔러리(14:10~20)→아신2리(14:45)→상곡재→산수유산장(15:10)→숲길→축구장(15:40)→사탄천징검다리(:41)→경강로횡단교(16:15)→강변길→양근성지→고산정16:45~50)→부교(16:55~17:20)→잔디공원→양근교→양평역(17:45)→재래시장→석식(18:10~40)→양평역(18:55)
아침 산책중에 하늘을 보니 오늘도 분명 미세먼지 하나 없는 청명한 가을날씨다.
이렇게 좋은 날에 집에서 보낼 수는 없지 않는가
모두가 잠시잠깐인데....
반쪽도 어디론가 걷기를 원하니 잘 됐다 나도 오늘만큼은 모든 것 잊고 나가보자
반쪽이 지난번 동문들과 거닐었던 물소리길 걷고자 하니 무조건 그곳으로 달려간다.
이촌역에서 용문행으로 갈아타고 두물머리 건너 양수역 지나 1시간20분만에 신원역이다
남한강변길로 들어서니 물고기 향이 이곳이 백두대간 닭목령 삽당령 백복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임계 정선 영월 단양 충주호를 거쳐 서울로 향하는 물길이라 한다.
그옛날엔 궁궐건축에 쓰이는 목재들이 땟목을 만들어 이곳을 거쳐 갔을 것이고
서울시민의 식수와 생활용수공급원으로 이제까지도 그렇했지만 미래에도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해야 할 소중한 물줄기 아닌가
지난날의 중앙선 철도가 새로이 건설된후에는 이렇게 예전의 철도는 물소리길로 서울시민과 지역민의 산책로가 되었다.
로변 커피숍에 들러 정겨운 마을풍경 감상하며 잠시 쉬어 간다.
고개 넘어 이리 저리 내려가니 어느새 국수역이란다.
알고 보니 국화가 수려한 마을이었는지 역이름이 내가 생각했던 국수가 아니다.
화사한 국화향 맡으며 기념사진 남기고 보니 아무래도 국수가 먹고싶다
이곳 주민에게 국수집 추천해 달라고 하니 대로변에 평이 좋은 집이 있다며 알려준다.
그곳을 향해 가다보니 보리밭같은 것이 보인다.
벌써 보리가 이만큼 자랐을까 하여 의아해 하니 귀리란다.
대로변 국수집은 역시나 만원이다.
된장칼국수와 수재비를 시켰는데 보리밥도 하나 나온다.
맛있게 먹고 김치와 열무가 맛있어 보리밥 하나를 추가해서 오늘의 활동에너지를 둠뿍...
반쪽이 이곳이 지평막걸리 고장이라며 이곳에 왔으니 한병 사가자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농협마트를 지난다.
큰 것으로 한병 사 넣고 반쪽이 지난날 강하초교 근무시절 넘어다녔던 산길도 바라보고
복포1리 마을회관을 지난다.
바로 옆에 노부부가 콩타작중이시다.
인사드리니 반갑게 맞아주시며 그분들도 서울에 사시다가 이곳 고향으로 내려오셨단다.
헌데 이상하다 콩타작 밑에 콩이 별로 뵈지 않는다.
금년엔 비가 많이 와서 콩은 물론 벼농사도 예년에 비해 수확이 엄청 줄었다 하신다.
콩이 여물지 않아 버리기도 아까워 이렇게 배어다 털어보지만 쓸만한 수확이 없으니 그분의 마음이 어떠할까
농사일같이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들 뜻대로 기대할 수 없는 것도 분명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 아닌가
그래서 선택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시골에 사시는 이종형님께서도 벼가 쓰러졌다며 기대할만한 수확이 없다 하셨으니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지.....
예전의 철길따라 가니 복호터널이다.
단선 철도 하나이지만 지난날 이곳을 통과한 석탄과 시멘트가 오늘의 서울이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월 사북쪽에서 채굴된 석탄은 이길로 서울 인근의 연탄공장으로 이동되었고 그곳에선 24시간 연탄을 찍어 서울시민의 난방과 취사를 가능케 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모두가 잊혀져가는 기역이지만 매년 초겨울엔 연탄 들여 놓는 일이 집마다..
한겨울 눈이 많이 와도 걱정없이 지낼 수 있었으니
하지만 연탄가스 중독으로 하루아침에 이별의 고통을 호소하는 가족들 소식도 간간이 들려오지 않았는가
내가 아는 동문들도 졸업한후 직장생활중에 떠나간 자도 있었으니...
참으로 그때는 그렇게들 살아왔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때는 그같은 무서움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하여 열심히들 살아왔다.
연탄가스중독을 가능한 줄이려고 심야에 연탄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들의 어머님은 밤잠을 설치며 연소과정을 살피며 지혜롭게 교채시기를 조절하셨다.
이곳을 증기기관차가 통과할 때는 객실 창문이 열려져 있으면 객실내가 온통 연기로 가득했으니...
터널이 가깝다 싶으면 속히 창문을 내려야 했고
기관차가 터널을 빠져 나온후에도 터널내부 연기가 빠져 나오는 모습이 선하다.
연기와 수증기를 뿜어대며 지나가는 증기기관차는 무척 무서웠다.
멀리 도망가야 했는데
고등학생 정도되면 간이 커졌는지 조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