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방콕1] 수완나폼공항~쉐라톤호텔~수상시장~기찻길시장
인천공항 발 태국 방콕 수완나폼 행 대한항공 여객기의 이륙시간은 저녁상을 받을
시간이다.로마'가 사는 오산에서 공항버스를 이용하면 인천공항까지는 2시간이면
넉넉하니 집을 나서려면 오후 새참 때쯤이면 되지 않겠는가.그러나 출국수속을 거치
려면 이륙시간 2시간 전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이것저것 다소 쓸데없는 것까지
가방에 잔뜩 구겨 채우고 집을 나선 것은 느지막한 아침상을 물리고 점심상을 받아
야 하는 정오를 훌쩍 지난 즈음이다.
다섯 시간을 꼬박 날라서 도착한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한국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 24시 30분쯤이고,태국시간은 22시30분쯤이다.두 나라 사이에는 2시간의 시차
가 존재하는 셈이다. 출국수속으로 북적거리는 공항청사를 빠져나오니 공항 앞의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차량들의 물결이다.미리 픽업한 15인승 차량의 도움을
받아 역시 예약한 방콕의 중심 시가지의 쉐라톤 호텔에 일행들이 도착한 것은 태국
시간으로 치면 11시도 채 안 되는 시각이다.
인천공항
30층이 더 되는 호텔의 11층은 스쿰빗의 아속 전철역이 빤히 발치로 부감이 되고,
아속 역사 바로 건너로는 '터미널21'이라는 이름의 지상 10층 높이의 쇼핑건물이
번듯하고, 로마'가 묵을 쉐라톤 곁에는 웨스틴 호텔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역시
차량의 물결과 오토바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북적거리는 시가지와 우후죽순 같은
고층건물들이 내뿜는 오색찬란한 불빛은 그야말로 밤의 도시 방콕을 여실하게 증거
한다.
전신이 푹 파묻힐 것 같은 푹신한 더블침대에서 세상모르게 곯아 떨어졌다가 문 두드
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일어날 시간이다(태국시간6시30분).서둘러 눈꼽을 떼고,부리
나케 2층의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때운다.어젯밤 도착하고 나서 배고픔 속에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으니 배가 고프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서양식 부페에 태국의 전통향료
가 가미된 음식이니 입맛이 곧장 동할리가 없다.그나마 중치의 접시 하나에만 달랑
담겨 있는 김치만이 로마'를 위로할 뿐이다.
방콕/쉐라톤호텔
그러나저러나 먹성 하나만은 풍성한 덕분에 이것저것 걸터듬을 하며 주린 배를 잔뜩
채워본다.아침을 그렇게 때우고 나면 어젯밤에 공항에서 여기까지 우리를 태우고 온
합승차량을 타고 호텔에서 두어 시간 거리의 담넌사두억 수상시장과 위험한 기찻길
시장 구경을 떠날 참이다.시가지를 오고가는 차량들은 연신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북적이는 차량들의 틈새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들의
묘기 아닌 묘기도 줄을 잇는다.
차량들은 거의 일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 이용하는 합승차량도
일본의 도요타 제품이 아닌가.대한민국의 현대나 기아차의 엠블럼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처럼 보기가 쉽지않다.그러한 중심시가지를 벗어나고 시가지 외곽의 헐렁한
공장지대를 거치고 나면 야자수를 비롯한 초록빛 열대수목들의 가로수 차도가 뒤를
잇는다.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그런 뒤에 도착한 담넌사두억 수상시장(水上市場),시장입구 비포장 주차장 옆 재래
식 무료 화장실의 불편한 냄새 속에서 불편함을 해결하고 곧바로 시장으로 들어선다.
시장 안은 가로 세로 물 길이 있는 데,도보로는 이동을 할 수 없으니 배를 타야만
가능하다.배는 바나나처럼 길쭉하다. 예닐곱은 승선을 할 수 있는 배의 선두는 뾰죽
하고,선미에는 오토바이 소리가 나는 엔진을 달았으며, 엔진에는 프로펠라가 매달려
있는 구조다.
왕복 2차선쯤의 폭을 교행하는 배들의 모양은 거의 똑같은 행색인데,사람이 직접
노를 젓는 것도 있고, 우리가 타고 있는 엔진을 달고 있는 배 등 두 가지 행색이다.
그러한 배들이 수없이 연락부절하는 물은 구정물처럼 혼탁한 흙탕물이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역한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배삯은 1인당 150바트다.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뱃길 양옆의 1미터쯤 높이로 온갖 종류의 상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평일은 쉬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수상시장이다.수많은 인파와 여러
인종들이 수많은 상점의 물품종류만큼이나 바글거린다.배를 이용하는 시간은 거개
가 30~40분쯤이다.태국 전통의 기념품과 온갖 종류의 물품,그리고 간단한 주전부리
의 수상시장은 대부분 손님이나 가게 주인이나 거만하게 앉은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기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바나나처럼 기다랗고 좁다란 조각배들은 왕복 2차선 폭의 물 길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재빠르게 비껴나간다.그렇게 물 위의 시장구경을 3,4십분쯤 즐기고
나면 바로 기찻길 시장 구경이다.기찻길 시장은 수상시장에서 얼마 안 되는 곳이다.
그래도 픽업한 차량의 도움은 받아야 하니 우리 식대로 말하면 거의 다 왔다거나,
이제 다 왔다거나, 정말 다 왔다거나 하며 함부로 말 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매클롱역/기찻길 시장
조금만 기다리면 기차가 도착할 모양인지 가찻길 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철길
양 옆의 가게에서 천막을 치고 갖은 물품을 철길 한복판까지 펴놓으며 장사를 하는
천막과 물품들은 이미 모두 치워져 있다.매클롱 역 맞은 쪽 철길가의 식당에서 쌀
국수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나니,관광객들이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린다. 저쪽에서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한 기차가 마치 작으마한 틈새를 헤집고 오는 것처럼 조심스
럽게 매클롱 역으로 기어드는 거였다.
덜컹덜컹 삐걱삐걱거리는 기차에 오르니 가만가만 움직이는 낡은 기차는 철길을
차지하고 있던 철길 옆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게를 빗자루로 치워가며 움직이듯이
느릿느릿 움직여 나간다.한동안 거북이 걸음이 가속이 붙은 것은 기찻길 옆의 위험
스러운 시장을 막 벗어나고부터다.그렇게 매클롱 기찻길 시장을 거쳐 반나콕 역에서
내린 우리 일행들은 픽업한 차량으로 우리들의 베이스캠프인 쉐라톤으로 다시 돌아
온다.
SEA FOOD
오늘의 저녁상은 이곳 방콕에서 일 년의 절반만을 살고 나머지 남은 6개월은 고양시
일산에서 거주하는 로마'의 누나부부가 맡기로 선약이 되어있다.쉐라톤에서 도보로
2,3십분 발품을 보태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씨우드(SEA FOOD)'라는 이름의 해산
물 식당이다.이국의 중심 시가지를 걷는 행위만으로도 관광객들에게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굳이 시내버스나 영업용 택시를 이용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허풍을 조금 섞는다면 축구장 하나 넓이의 홀을 갖춘 해산물 위주의 식당이다.농어
와 게살을 섞어 만든 밥과 오후 5시 이전에는 술 종류를 판매할 수 없는 태국의
방콕에서 그 시간을 조금 넘겼으니,마음 놓고 맥주로 입가심을 하는 것으로 저녁상을
대신한다. 씨우드에서의 저녁상을 물리고 쉐라톤 인근의 마사지집에서 노골노골하게
전신마사지를 받고 쉐라톤으로 돌아온다.
해가 저물고 나면 더욱 활기가 넘쳐나는 방콕의 밤은 대한민국의 퇴근시간 무렵의
북적이는 시가지를 닮았다.수많은 인파는 여러 인종이 한데 뒤섞여 있는 다양한 톤의
피부를 가진 인파다.피부의 색깔이 다른 만큼 언어도 전혀 다르다.그러나 생김새와
덩치가 어금지금한 아시아인이 대부분인데, 피부의 톤은 대한민국과 일본 등에서
동남아 방면으로 다가갈수록 피부 톤은 엷은 갈색에서 점차적으로 짙어지는 게 특징
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다양한 인종들이 북적거리고 오색의 불빛이
휘황찬란한 밤의 도시 방콕의 첫날 밤은 그렇게 시름없이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