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문학 2024. 3. 통권 402호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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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혜 (金信惠)
✱ 약력
- 1985년 경북 영주 출생
- 아동문학소백동인회 회원
- 어린이도서연구회 영주지회 회원
- 더만듦예술나눔연구소 대표
- 예술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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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잠에서 깨어나
눈 비비며 걸어 나오다가
눈이 똥그래지는 내 동생
뽀르르 뛰어 가
창문에 코를 박고
“아빠, 얼음이 얼었어요.
북극곰이 정말 좋아하겠다.
춥다고 이불 뒤집어쓰고
목만 빠끔 내놓고 있더니
북극곰 동네 걱정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집 작은 곰
산타할아버지
레고가 갖고 싶어
산타할아버지 얼굴을 그려
카드를 보냈다.
두근두근
내가 보낸 카드는 받아 보셨겠지?
올해도 오실까?
크리스마스 전날 밤
잠결에
방문 열리는 소리
살그머니 눈 떠 보니
선물 들고 들어 온 산타할아버지
아빠랑 많이 닮았다.
산타할아버지 바쁘셔서
아빠에게
부탁 하셨나 보다.
하나 되는 학예회
오늘은 학예회 날
무대에 올라가요.
지켜봐 주는 관객들
쳐다보는 눈빛
쫑긋 세운 두 귀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준비를 했는데도
온 몸이 후들후들
짝짝짝 박수치며
잘한다고 환호하면
나도 몰래
멋진 경연
출연자는 힘이 나고
관객은 흥이 나고
차이
내 짝꿍 철이는
수학 문제는 잘 못 풀어도
노래는 멋지게 불러요.
나는 어렵다는 수학 문제는
척척 풀 수 있어도
노래는 잘 부르지 못해요.
사람마다
잘하고 못하는 것의
차이
빠르고 느림의
차이는 있지만
차근차근 연습하면
조금씩 나아지겠죠.
나는 나대로, 짝꿍은 짝꿍대로
잘하는 것이 있으니까
걱정할 것 없잖아요.
밤하늘에 뜬 달
손톱처럼 가느다란
초승달
놀이터에서 놀고 아이들
집에 가라 일러주고
단무지 반쪽 같은
상현달
짜장면 먹고 돌아오는 우리 가족
분위기 살려주고
환하고 둥근
보름달
퇴근길 호빵 사서 들고 오는
아빠 뒤를 따라 온다
❘동시부문 당선 소감❘
「동심으로 살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란 표어가 가슴에 와 닿아
아동문학소백동인회에 가입하였습니다.
회에서 신입회원을 위한 동시쓰기 강좌를 개설해 주어 동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어린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동시, 어떻게 쓸까?
수없이 떠올리고 고민하면서 한 편 한 편 써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맥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참 기쁩니다. 그러나 두렵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며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동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시쓰기 강좌를 개설해 주신 아동문학소백동인회 김장환 회장님과 선배 회원님들, 알뜰히
지도해 주신 김동억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돌봐 주시는 저의 초등학교 은사이자 문단 선배이신 박상일 선생님께
큰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신 남편과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심사평 <심사위워> 이주원 김봉곤
어린이의 마음 같은 시
김신혜 님의 「내동생」 외 4편을 당선 작품으로 결정했다.
작품들이 한결같이 다섯 편 모두 다 수준급이라서 심사를 하는 마음이
한결같이 가벼웠다.
어린이의 마음을 연필로 그리듯 잘 표현하고 있어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게도 했다.
어린이들은 모래로 집을 짓고 가랑잎으로 배를 엮어 바다에
띄운다고 했다. 어린이들의 웃음 뒤에는 아무런 대가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천적인 짐승도 두려워할 지경이라고 했다.
동심은 글로 표현할 문자가 부족할 지경인데 김신혜님은
참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한결 흡족하게 하고 있다. 아무튼
잘 기술했다. 앞으로 더더욱 노력하여 좋은 작품을 써 줄 것을 당부드리면서
심사평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