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빛청개구리’를 소개합니다.
◈ 무지개빛청개구리의 고향 ㅡ 개미마을, 송파꿈나무학교
86년 아시안게임으로 개발 바람이 불고, 올림픽 공원과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들이 만들어지면서 이 지역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들이 정처 없이 떠나던 중에 성남시와 경계인 이 지역에 빈 비닐하우스를 발견하고 들어가 살게 된 것이 이곳 비닐하우스 마을의 시작이었다. 사유지 주인들에게 땅세를 걷어 주었지만, 관할구청은 강제적 철거를 시행하다가 결국 가구마다 번호를 부여하고 가구가 늘지 않도록 감시 초소를 두어 관리해왔다. 비싼 생수를 구입하여 식수로 먹었고, 전기 용량이 너무 작아 화재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주소지 등록도 주민등록도 되지 않아 복지혜택도 받을 수 없었고, 아이들은 송파에서 강서구 화곡동까지 초등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주소지조차 없는 가난한 이웃들의 자녀들이 다니던 송파꿈나무학교가 바로 무지개빛청개구리의 큰집 같은 곳이다. 강남향린교회와 지역 조직들의 힘으로 처음 만들어진 송파꿈나무학교는 99년 실업극복 운동본부에서 급식지원을 받게 되면서 정식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작지만 희망차게 시작된 송파꿈나무학교는 2000년 초에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뒤편 개미마을로 터전을 옮겼다. 아이들의 부모님들과 마을 주민 분들이 직접 품을 내어 직접 새로운 보금자리를 지어 주셨고, 마을 안의 이 공부방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공부방으로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게 됐다.
비록 부족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자란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자,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아이들이 다시 이 공부방에 맴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부도 생겨났다. 청소년부 아이들은 처음에는 강남향린교회와 친분이 있던 대학생 기독교 동아리 ‘한기연’ 자원교사들과 1주일에 두세 번씩 모임을 가지며 지냈지만,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불규칙적인 활동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했고, 10명이던 아이들이 두세 명으로 줄었고 대학생 자원교사들도 활동이 뜸해지게 되었다. 결국 전담교사를 두기로 결정되고 2004년 3월부터 복실 선생님이 청소년부 전담교사를 맡게 되었다.
이후 초등부 활동에 묻어가는 형식이 아니라 청소년들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추진력 있는 전담교사 복실의 지휘 아래 아이들은 자신감 회복을 위한 밴드 동아리를 꾸리는 등 당당하게 세상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 무지개빛청개구리로 탈바꿈하기까지...^^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청소년부가 따로 꾸려지며 희망찬 시작을 한 것이 무색하게 2005년부터 개미마을 철거 소식이 전해졌다. 동부지방법원 등 법조타운이 조성될 것이니 터전을 이전하라는 요구가 내려왔다. 그 즈음 청소년부 아이들의 수가 늘면서 초등부 아이들과 한 공간을 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던 차에 이런 갑작스런 요구까지 받게 되자 무척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 때 SK그룹과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지원하는 1318해피존 프로젝트 공모를 발견해 지원하게 됐고, 이를 통해 예산을 지원받아 ‘송파꿈나무학교’의 청소년부는 청소년 전용 지역아동센터로 분리되어 별도의 공간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 새로이 얻은 이름이 바로 ‘무지개빛청개구리’다. 청개구리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각자 자기만의 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이들이 한 데 어우러져 무지갯빛처럼 아름다운 빛깔로 함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은 이름이다.
청소년들만의 공간이 생기니 꼭 초등부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다가 오지 않고 아무 때나 와도 되고, 예산도 지원받을 수 있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환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곧 1318해피존의 지원 기간이 끝나 구청의 운영비 지원액과 급식비만 지원받게 되어 재정적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 우리는 참 많은 꿈을 꾸었고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경험은 청소년들의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 시켜주었고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지개빛청개구리’의 1회 졸업생 두 명은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더 큰 꿈을 향해 성장하고 있다. 또한 2회 졸업생 3명중 1명은 상업계고교를 졸업하고 SKC에 입사해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며 꿈을 키우고 있고, 2명은 각기 치위생학과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서 열심히 꿈을 키우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연습까지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하여 4년 전 만든 밴드 동아리는 이제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지역과 소통하고 있고 지역의 더 어려운 친구들에게 기타를 가르쳐 주며 받은 사랑을 나누는 역할까지 잘 감당하고 있다.
기분 좋은 가능성, 꿈을 꾸면 온 우주가 널 지지해 준다. 항상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이다. ‘무지개빛 청개구리’는 빈곤의 어려움과 여러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하여 마음도 몸도 지쳐버린 이 지역의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쉬어가며 꿈을 꿀 수 있는 편안한 느티나무가 되어주고 싶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 꿈 많은 청소년들에게 마음껏 자기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행복 공간 ‘무지개빛청개구리’가 이 지역에서 더 많은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함께 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