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바다의 섬
구름은 별 빛을 가리고
소쩍새 울음 그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손을 잡아주지 못해
연민의 정으로
밤 바다에 홀로 깨어있는 섬 같은 당신
내일을 모르고 재잘거리는
내 안의 소음 사라지면
당신의 목소리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을 뒤로 하고
침묵으로 몸을 낮추면
당신의 언어 이해할 수 있을까
어두운 바다 파도를 응시하고
스치는 바람의 미세한 소리 귀 기울이면
당신의 마음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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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사랑
내일을 꿈꾸며
거친 바람에 부드럽게 몸 낮춘다
가을의 눈물로
네 마음을 흔들 수 없고
춤 추며 노래 불러도
너는 그저 말이 없다
바람 따라 밀려오는 허전함을
묵묵히 마주하며
주어진 길을 침묵으로 걷는다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신을 어루만지며
이미 가진 것만으로도
평온을 느낄 수 있다
너는 밖에서 얻을 수 없는
마음 심연에 있는 행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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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김경수
죽은 쥐를 움켜잡고
놓칠까봐 두리번거리는
부엉이처럼 살지 않게 해 주세요
뜬 구름 잡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지친 몸으로
돌아오지 않게 해 주세요
넓고 깊은
망망대해를 향해 흐르는
강물 되게 해주세요
마지막 머무는 곳이
당신이 마련해 놓은
사랑의 품이 되도록 해 주세요
첫댓글
이 시는 화려한 수사학이나 난해한 은유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평이한 언어를 사용하기에 그 메시지가 더 투명하고 강력하게 전달됩니다.
땅바닥의 '죽은 쥐'를 탐하던 시선이 허공의 '뜬구름'을 거쳐, 마침내 대지를 흐르는 '강물'과 '바다', 그리고 '당신의 품'이라는 우주적 공간으로 확장되는 시선의 이동이 매우 자연스럽고 아름답습니다.
매일 무언가에 쫓기듯 집착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당신이 움켜쥐고 있는 것은 혹시 '죽은 쥐'가 아닙니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따뜻한 명상록 같은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