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회관 전라남도 여수시 경호동 621 061-666-0044
여수에서 빼놀 수 없는 먹거리라면 하모샤브샤브죠. 하모유비끼라고 일본식으로도 불리는 갯장어데쳐먹기는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알려져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여수에서 하모샤브샤브로 가장 유명한 경도회관을 방문했습니다.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모든 지인들의 사전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장 유명하다는 것과 배타고 섬에 들어간다는 묘한 매력에 대한 가족들의 상당히 강한 집착 때문에 경도회관으로.......
여수 국동항에 있는 대경도대합실 앞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약 5분 정도의 길고 긴 항해를 겪고나면...ㅋㅋ 경도회관은 대경도쪽 선착장에 붙어있다시피 합니다. 비가 와서 외관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하모유비끼 7만원. 사실 비싸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 천상의 맛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Heavenly! 게다가 서울 일부 식당들의 터무니 없는 가격에 비하면 착하다는 생각을 해도 그리 큰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경도회관의 매력중의 하나. 창을 통해 보이는 여수시는 바다에 가지런히 떠 있습니다. 해질녁에 오면 여수밤바다...아니 밤바다여수를 마음에 담을 수 있을겁니다.
육수가 준비됩니다.
색조와 모양을 많이 고려한 디스플레이네요. 좋습니다.
곁가지 찬들이 등장하는데....많이 실망스럽습니다. 쓰끼다시라는 것에 큰 관심은 없지만 제 편견인가요? 남도도 바다도 거의 담겨있지 않습니다.
하모에 자신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건.....후식께서 미리 등장하신 건가요? ㅋㅋ
갯장어 등장하시고 가슴은 통닥거리시고....ㅎㅎㅎ
그런데 갯장어가 별로 실하지 않아보입니다. 잘라진 크기도 작은 편이고 두께도 많이 얇습니다.
갯장어를 다룬 솜씨도 거칠고 조심스럽지 않아 보입니다. 이렇게 작고 얇고 조악해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미림횟집이 유별난 경우인건가요? 맛의 천국 여순데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이많이많이많이많이많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2011년 6월4일 바로 옆에 있는 미림횟집의 것과 비교해보면 크기와 두께, 손질하기 등등의 아쉬운 점들이 확연히 들어납니다.
끓는 육수에 갯장어 한 점을 투하해서 살랑살랑 흔들어주다가 건져내면
이제는 진부해진 표현처럼, 갯장어의 뽀얀 속살이 꽃으로 피어납니다. 아무 양념 안하고 그냥 한 점 먹어봅니다. 혀가 그 부드러움을 음미할 틈도 없이 살이 너무 쉽게 흩어져버립니다. 하모꽃의 입새 하나하나가 혀끝에서 녹아내린다고 표현했던 2011년의 기억과는 거리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 멉니다. 실망스러움에 눈물이 나려하....는데 그래도 맛이 없지는 않습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갯장어샤브샤브니까요. ㅎㅎㅎ
간장에 찍어서..... 고추조각 하나를 얹어서 먹어도 보고...
간장찍고 양념장 얹어서 먹어보고...
"원래 이렇게..."로 알려진 것처럼 양파에 부추에 간장에 양념장...... 이렇게 풍성하게 해서 먹어도 봅니다.
게인적으로 그냥 간장에 찍어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갯장어의 맛이 양파와 잘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네요. 다들 좋다고 하시는데 저만 그러니 제가 미각이 부족해서이겠지요. ㅠㅠ
깻잎에 싸먹는 것은 두 상반된 맛이 그런대로 잘 어울리기도 하네요.
하모가 바닥을 드러낼 쯤에는 육수도 어느 정도 진해지고 나머지 내용물들을 걷어낸 다음......
갈아서 불린 쌀과....
부스러기 땅콩이 듬뿍들어간 양념을 넣어서
이렇게 경도신공으로 휘휘 저어서
죽을 끓여먹습니다. 라면사리를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죽은....저와는 전혀 안 맞네요. 느끼함만 강하고 육수의 맛도 재료의 맛도 어딘가로 증발해버린 옛추억의 그림자 같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가요? 경도회관은 제게는 맛집이라고 부르기조차 어색할 정도로 기대에 못미치는 식당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날만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꼭 경도로 넘어가서 갯장어를 즐기려면 미림횟집을 선택할 겁니다. 사실 꼭 경도로 넘어야만 하는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육지쪽 여수에 좋은 집이 많으니까요. 많이 아쉬웠던 경험을 포스팅하려니 괴롭기까지 하네요. 무슨 경도회관 안티도 아니고....그냥 개인적 판단일 뿐입니다. ㅠㅠ
하지만, 어찌해도 갯장어샤브샤브는 맛있습니다. 맛이 없어도 맛있습니다.^^ |
출처: 사랑이 밥먹여준다 원문보기 글쓴이: 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