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차례
01. [책이 없어진다는 데....]..
02. [조병화 시인이 학생시절에 좋아 했던 구절들]
03. [한국 제1세대 코미디언 구봉서(86세) 선생]
04. [설에는 시어머님이 그리워요].
05. [박완서 선생의 세뱃돈]
06. [1월의 의미] ;
07. [양력과 음력에서 띠문제]
08. [꿈의 상징]
09. [용에 대하여]
10. [ 문화 ]
11. [정호승 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을 읽으며...]
12. [진감 선사의 차맛]
13. [황벽선사 기행]
14. [올해는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15. [헤겔 ; 미네르바의 부엉이, 황혼에 날아오른다]
16. [오늘의 명언 ; '행동, 실천하라!']
17. [배경 음악중 박정현의 노래 <꿈에>]
18. [시를 노래하는 루시드 폴, 조윤석]
19. [커피 한잔 때문에]
20. [오늘 명언 ; 실수의 인정]
21. [새해에 나이 한 살 배송]
22. [근하신년(謹賀新年)]
23. [공적무한 풍경] ;
24. [생각에 대하여]
25. [바로 보아야 바로 쓴다 ; 김용택]
26. [유홍준 ; 글은 쉬워야 한다.]
27. [벚꽃과 신정]
28. [우듬지]
29. [이해웅의 현실, 그리고 환상]
30. [기쁨, 나태주]
31. [장자 ; 유용과 무용]
32. [이헌재의 회고 ; 외한위기]
33. [책_노년의 즐거움]
34. [책_부의 코드]
35. [책_재미]
36. [책 ; 근대 서양 문명이 동양에 역전한 6개 코드]
37. [생의 아름다운 진실]
38. [박태준 어록]
39. [산다는 것은 배우는 것]
40. [용도와 가치를 알아볼 줄 아는 사람]
41. [단 1초도 심심해서는 안 된다, 김태원]
42. [그레비얼룩말의 죽음]
43. [오세훈 주민투표, 어리석은 한나라당]
44. [폴 발레리 수첩]
45. [후회에 대한 남녀 유형 차이]
46. [고종석의 아름다운말 10개]
47. [시 마인드 부산시청!]
48. [울림 큰 광화문 글판 시구들]
49. [남녀가 자리 잡기]
50. [애틋함에 대하여, 정현종]
51. [일주일 내내 웃자]
52. [최치원, 가야산 홍류동시]
53. [제자들 홈캄잉데이 참석하며]
54. [길병원 이길녀 총장]
55. [우탁의 탄로가]
56. [테네시 왈츠]
57. [나의 천적]
59. [FTA]
59. [정치와 어머니 마음]
60. ▣ 2011/10/29. ; [순수와 순진]
01. ▣ 2012/01/26 ; [책이 없어진다는 데....]..
<꽃씨와 도둑>, 피천득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 방엔 책들만 있구나 /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책아니면 아이'라는 중세 속담이 있다. 인간이 세상에 남겨놓을 만한 가치 있는 일 두 가지가 책 또는 자손이라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책 한 권을 내놓는 작업은 곧잘 산고(産苦)에 비유된다. < 2003. 4.19. 동아일보, '책의 향기'에서>
그런데 최근 미국 미래학자 찰스 포프가 우리 생애에 사라질 것들 9가지를 예언했다. 1)우체국/ 2)수표/ 3)종이 신문/ 4)도서 / 5)유선 전화/ 6)음악산업/ 7)TV / 8)컴퓨터 관련 장치 / 9)개인정보 등이다. 다 맞지는 않겠지만 책이 없어질 것이라니 씁쓸하다.
02. ▣ 2012/ 01/26 ; [조병화 시인이 학생시절에 좋아 했던 구절들]
- 먼 길을 가다가 해가 저물면 등불을 켜고 간다. (일본 구니끼다 ; 독보)
- 인간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방황한다. (독일 괴테 ; 파우스트)
- 영원한 여성은 항상 우리를 끄집어올려준다. (괴테 ; 파우스트)
- 놓쳐버린 열차는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
- 한 마리의 새가 새로 태어나려면 우선 딱딱한 알의 껍질을 부수고 나와야 한다.(독일시인 헤르만 헤세)
- 나는 잠자기 전에 몇 마일 더 가야한다. 약속이 있기 때문에.......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03. ▣ 2012/01/23 ; [한국 제1세대 코미디언 구봉서(86세) 선생]
-조선일보 대담(2012.1.14 조선일보)에서
-마포에 있던 도화극장에서 마지막 공연을 할 때 갑자기 조연을 맡은 희극배우가 사라지자 정신없이 대신 올라가서 때운 것이 코미디로 등장하게 된 계기였다.
그 전에 이미 오르간 아코디언 등을 배웠고 극단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이런 준비가 있었기에 기회가 찾아 왔을 때 쉽게 데뷔할 수가 있었나 보다.
-<오부자>라는 아들 4형제를 장가보내는 아버지 이야기 영화중에 영/웅/호/걸 이라는 4형제중 막내 '걸' 역을 맡으면서 '막둥이' 라는 별명이 붙었다. 별명도 어떤 계기나 특징으로 붙게 되는 것이고..
-70년데 문공부 장관이 저속하다는 이유로 코미디를 모두 없앤다고 했을 때 박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구봉서님은 "저속한 코미디 한두 개 있다고 해서 코미디를 다 없앤다면 가끔 교통사고 내는 택시도 모두 없애야 겠네요" 라고 말했더니 박대통령이 웃고 말더라고 하였다.
-'사람이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강조 하셨다. 자꾸 웃고 웃을 일을 만들고 웃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구봉서가 총을 맞은 뒤 "죽으면 안 돼" 라고 외치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죽으면 너희를 누가 웃기니?"라는 대사가 있었다.
나도 이 흑백영화를 참 감명 깊게 보았었다. 코미디 단짝이던 곽규석이나 배삼룡이 이미 고인이 되었고, 67년 전부터 사람들을 웃겨 온 구봉서 선생의 여생이 편안하기를 빈다.
04. ▣ 2012/01/24. ; 맨드라미, [설에는 시어머님이 그리워요].
11월 말에 결혼하고 첫 설을 맞이하여 차례음식을 장만할 때, 시어머니께서 무채를 썰어주시며 "얘야 무나물 좀 볶아 봐라" 하셨다. 볶은 무나물은 나물이 아니라 무국이 되었다.
"얘 아가, 볶을 때 물을 부었느냐?" 해서 "예"하고 대답했다. 무는 물이 많이 생기므로 그냥 볶아야 하는 것인데, 모르고 물을 부은 것이다. 모르면 물어 보지도 않고... 그것을 버리고 다시 만든 에피소드가 있다.
해마다 명절 때 음식을 만들면서 그때 일이 생각난다. 그 뒤로 하나 하나 착실히 배웠다. 이제는 어머님께서 계셨으면 칭찬을 받을 것인데...인자한 시어머니를 잘 모시고 싶은데, 이미 13년 전에 별세하고 안 계신다, 오늘 따라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저며 온다.
05. ▣ 2012/ 01/24. ; [박완서 선생의 세뱃돈]
2012.01.20,중앙일보, 정재숙 JTBC 보도국 문화팀장, [서소문 포럼] 어디서 무엇이 되어...(부분)
꼭 5년 전 이맘때 소설가 박완서(1931~2011) 선생을 뵈러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집으로 찾아갔다. 설 언저리라 세배를 드리고 덕담이 오간 뒤였다. 세뱃돈이라며 흰 봉투를 두 개 꺼내시더니 함께 간 남자 기자에게 먼저 건네시며 한 말씀 하셨다.
"섭섭해 말아요. 우리 집에 온 이들은 다 이렇게 대접합니다. 남자는 한 장(1만원), 여자는 두 장(2만원).”
명절에 여자가 두 배 이상 고단하기 때문이라 했다. 그의 글과 똑 닮은 태도에 웃음이 나왔다.
오늘로 설 연휴가 끝나네요. 특히 여자분들 노고가 많았습니다.
06. ▣ 2012/01/24. ; [1월의 의미] ;
-2012.01.20,중앙일보 [손병수의 희망이야기] 부분
“January is not for resolution, but for solution.” 우리말로는 “1월은 결심(決心)이 아닌 결행(決行)하는 달입니다.” 1년 전 이맘때 미국 뉴욕의 어느 헬스클럽에서 본 글입니다. 트레이너에게 물어봤습니다.
“누가 한 말씀이지요?” “나도 몰라요. 우리 헬스클럽에서 매년 1월 중순에 내거는 문장입니다.” 해마다 1월이면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웁니다.
오세영 시인은 ‘1월’이라는 시에서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라 했습니다. 순백의 캔버스에 하나씩 올해의 꿈과 희망을 하나씩 그려 가는 것.
07. ▣ 2012/01/23. ; [양력과 음력에서 띠문제]
사실 임진년이라면 음력에서 나온 것이라 음력 정월 초하루 오늘부터 임진년이 시작되는 것인데, 양력 음력 혼용되므로 20여일전 양력 1월 초하루부터 임진년이라고들 난리였죠.
그런데 애매한 것은 양력 1월 초하루부터 음력 정월 초하루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띠를 말할 때 헷갈립니다. '나는 양력으로 치면 용띠인데 음력으로 치면 토끼띠다' 뭐 이런 식으로 띠의 사각지대가 되어 헷갈리겠습니다.
차례를 지내고 즐거운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옛날엔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쉰다했지요. 그것은 첫째 일 년을 반성해보라, 둘째 가족끼리 오순도순 밤을 도와 정담을 나누라, 셋째 부엌에서 일하는 여자분들의 일을 도와라 이런 뜻이 담긴 말.
08. ▣ 2012/01/20. ; [꿈의 상징]
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종합병원에 가서 초음파 엑스레이 등을 검사하느라고 왔다 갔다 하면서 병원에서 신발을 잃어버렸어요. 며칠 후에 꿈에 신발을 잃고 헤맸는데, 그 꿈을 꾸고 나서 차를 타고 외출했는데, 운전 부주의로 접촉사고가 나고 차를 수리공장에 맡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걸어가면 신발이요, 타고 가면 차가 신발에 해당되지요. 꿈에서 신발을 잃은 것은 차를 가져갔다가 두고 오는 것의 상징이었나 봅니다. 꿈에 신발을 잃는 것은 좋은 꿈이 아니더라고요...
09. ▣ 2012/01/15. ; [용에 대하여]
올해 임진년은 용띠해라서 용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요.
"용을 순수한 우리말로 <미르>라고 합니다. 은하수를 우리말로 <미리내>라고 부릅니다. 용의 우리말 '미르'가 변한 '미리'에다가 개천을 뜻하는 '내'가 합쳐진 말. 은하수가 마치 승천한 용이 사는 강이나 개천처럼 보인다고 <용이 사는 시내>라는 뜻으로 <미리내>라고 부릅니다."
이상은 지호진(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 님이 2012. 1.11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란의 글을 읽고 큰국어사전에 용을 '미르'라고 한다는 것은 확인했으나. 은하수를 '미리내'라고 한다는 것을 국어사전~백과사전을 다 뒤져도 보이지 않았는데. 지선생님이 그렇다고 하시니 그런가 보다싶네요.
용은 여의주를 항상 가지고 있어서 조화를 부릴 수가 있다. 비를 머금고 먹구름과 함께 표현함은 물을 상징한다. 물은 만물을 소생시키며 생명을 탄생하게 하므로 물은 만물의 근원이 된다.
용은 만물의 근원인 물을 형상화 한 상상의 동물. 구름 모양이나, 덩굴식물 무늬는 기를 표현하는 것이다. 두 뿔이 있고, 입주위에 기의 다른 표현인 소용돌이 모양의 말린 갈기가 있다. 목덜미 위에 척목 혹은 박산로가 있다.
우리문화에서 용은 왕권의 상징, 부처의 진리 수호신이기도 하다. 용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겨왔다고 한다. 용꿈들 많이 꾸세요.
10. ▣ 2012/01/10. ; [ 문화 ]
-2012년 1월7일 중앙일보 분수대 노재현 칼럼 <문화가 밥먹여준다> 요지.
문화는 재난의 상처도 치유한다. 동일본대지진으로 다친 일본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것도 문화이다. 처음에는 밥과 물을 찾았지만 조금 지나니 노래를 듣고 싶다는 요청이 쏟아졌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은 정부 재정 대비 1.14%로 지난해 1.12%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국민소독 2만 달러 국가들의 평균 2.2% 보다 한참 아래다. 문화가 밥먹여주나 하겠지만 밥먹여준다. 문화 파급효과가 크다. 세계로 나가서 뛰는 한류스타들 국위 선양에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정부출범시 문화예산을 2% 공약은 어디로 갔나?
11. ▣ 2012/01/09. ; [정호승 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을 읽으며...]
<마음에 집이 없으면>에 이런 구절이...
마음에 집이 없으면/ 마당도 없고 꽃밭도 없지/ 꽃밭이 없으니 마음속에/그 언제 무슨 꽃이 피었겠니/ .......마음에 집이 없으면 저승에도 못가고 그리운 어머니도 못 만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간밤에 그리운 할머니를 뵈었습니다. 40년 전에 돌아가신 그리운 할머니를 뵈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음에 꽃밭이 있어서 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음에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날마다 찌푸림과 불만의 시간들을 보냅니다. 같은 값이면 마음의 꽃밭을 가꾸면서 날마다 좋은 날들이 됩시다.
12. ▣ 2012/01/05. ; [진감 선사의 차맛]
신라 하대의 위대한 선승이며 차를 널리 보급한 진감국사에게 중국의 좋은 명차를 드렸다. 그러자 국사는 법제를 무시하고 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고 난 국사에게 차의 맛을 물었다. 한참을 침묵한 진감국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차의 맛을 모릅니다. 다만 배만 적실뿐이지요."
다시 국사에게 좋은 향을 올리고 향기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국사는 다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향을 모릅니다. 다만 마음을 경건히 할 뿐입니다."
진감의 대답은 일체의 집착이나 속됨을 떠나 있다. 그는 입을 떠나 배를 적시는 차를 마신 것이며, 코의 향기를 떠나 마음을 깨우는 향기를 맡은 것이다.
이런 진감을 최치원은 참됨을 지키고 속됨을 싫어하는 성품의 사람이라고 평했다. 차를 마시되 차의 맛에 걸리지 않고, 좋은 향을 맡되 그 향기에 걸리지 않았던 진감은 참된 의미의 사람이었다.
[2005.3.12. 중앙일보 오피니언, 성전 스님] 중에서
13. ▣ [보충] 황벽선사 기행
당나라 때 재상 배휴(裴休)가 황벽(黃檗) 선사를 찾았습니다.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웠죠. 배휴는 작은 금불상을 하나 꺼냈습니다. 그리고 황벽 선사에게 부탁했죠.
“이 부처의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선사는 느닷없이 “배~휴!”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배휴는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황벽 선사는 더 말이 없었습니다.
배휴는 선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죠. 선사가 입을 뗐습니다. “이제 됐습니까? 재상” 배휴는 고개만 갸우뚱했죠. 그러자 선사가 말했습니다. “지금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습니까?” 그 말을 듣고 배휴는 활짝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선사에게 큰절을 올렸다고 합니다.
황벽 선사가 “배휴!”하고 소리친 것은, “불상의 이름을 지으라고? 네가 바로 부처다”라고 일격을 가한 겁니다. 말씀이 육신이 될 때 배휴가 바로 부처가 되는 겁니다. 그 뜻을 알아채고 재상이 선사에게 큰절을 한 겁니다.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
14. ▣ 2012/01/05. ; [올해는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올 연말은 흥분의 도가니가 될 것 같다.
고대 그리스 스파르타의 장로회원은 시민들이 뽑았다. 시민들이 모인 앞으로 후보자들이 지나가면 시민들은 찬성의 도(度)를 소리를 지르고 박수소리를 치는 것으로 나타냈다. 판정관들은 근처의 밀폐된 장소에서 그 박수소리를 듣고 누가 인기 있는가를 가려냈다.
후보자의 모습은 보지도 못하고 박수소리만 듣고 대표자를 뽑았다. 그래도 고대인이 생각해낸 민주주의의 한 방식이었다.
15. ▣ 2012/12/04 ; [헤겔 ;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든 뒤에야 날아오른다”]
'미네르바'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얼마전 이 닉네임(본명, 박대성)으로 한 유명 사이트의 게시판에 경제에 대한 예언의 글을 계속 써서 유명도를 탔다. 결국 법적으로 제제를 당했고, 그 제제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헌판결이라며, 미네르바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재판소는 “'허위 사실 유포'는 무조건 처벌하기보다 진실의 시장에서 걸러내게 하라”는 취지였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지혜로운 사상이나 이론 철학'을 의미하는데, 현실의 움직임이 끝난 황혼에 조용히 날면서 현실이 남긴 자취를 검토하고 해석한다는 의미이다. 항상 현실이 먼저이고, 평가는 그 다음에 따른다.
16. ▣ 2012/01/03. ; [오늘의 명언 ; '행동, 실천하라!']
-“자네는 뭘 그리 꾸물꾸물 사색만 하고 있는가. 사색만 하고 있는 자들은 창밖에 새파란 목초가 있는 것도 모르고 어두컴컴한 방구석에서 시들은 목초만 씹고 있는 어리석은 양과 같다.” (괴테 ;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텔레스의 말)
-윈스턴 처칠도 말했다. “장점이나 지적 능력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의 잠재능력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17. ▣ 2012/01/03. ; [배경 음악중 박정현의 노래 <꿈에>]
......./그동안 힘들어진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손을 잡네요/ 지친 맘 쉬라며/ 지금도 그대 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혹시 이게 꿈이란 걸/ 그대가 알게 하진/ 않을 거야/ 내가 정말 잘할 거야/ 그대 다른 생각 못하도록/ 그대 이젠 가지 마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줘요/ 나도 깨지 않을게요........ 라고 노래한다.
노래는 좋은데, 요즘 노래 가사가 너무 산만해서 듣다 보니 노래 맛이 떨어진다. 행복하면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불행하면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란다. 꿈은 참 불가사의하다. 북한의 김정일도 일장춘몽을 꾸다가 갔고.........
18. ▣ [보충] ; [시를 노래하는 루시드 폴, 조윤석]
“가사 없어도 음악은 만들 수 있지만 좋은 가사가 붙었을 때 음악의 힘은 100배 더 강해진다”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본명 조윤석·36)의 말이다. 그는 시를 노래하는 뮤지션이다. 2001년 솔로 데뷔 이후 4집 ‘레미제라블(2009)’을 발표할 때까지 줄곧 시적 감수성이 짙은 노랫말로 주목을 끌었다.
그는 서울대 공대(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서 박사 학위(조직공학)를 받은 공학도 출신이다. 루시드 폴은 지금도 시인을 꿈꾼다. 그는 한때 공학자와 뮤지션을 오가며 살았다. 공부하는 틈틈이 앨범을 냈다. 2009년 “뮤지션이 더 행복하다”며 학자의 삶을 온전히 내려놓았다. 특히 마종기의 시편을 좋아하고 시인의 꿈을 가지고 있다.
19. ▣ 2012/01/03. ; [커피 한잔 때문에]
오늘 아침 중앙일보에 소개 된 이성복 시인의 시 <그렇게 소중했던가>는 버스를 타고 지리산 휴게소에 잠시 쉴 동안에 커피를 빼들고 어정거리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쫓아가서 버스를 타기는 탔는데, 들고 있던 커피잔이 쏟아져서 옷을 버린 후에 탄식한다.
놓아두고 올 생각을 왜 못했는가. 뭐 커피 한잔이 중요하다고 들고 오다가 옷을 버리느냐는 식의 얘기가 전개된 다음에 끝 구절이 의미심장하다.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는 삶이 꿈이다.”
20. ▣ 2012/01/02. ; [오늘의 명언 ; 실수의 인정]
내가 사람들에게 주목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잘못에 빠질 각오가 되어 있는가가 아니라, 불가피한 실수를 인정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이다.
-토마스 헨리 헉슬리-
21. ▣ 2012/01/02 ; [새해에 나이 한 살 배송]
* 중앙일보 분수대 배명복 칼럼 서두
“XXX님이 주문하신 연말특별상품 ‘나이 한 살’이 내일 아침 배송되오니 수령 후 수취 확인 바랍니다.”해가 바뀌기 몇 시간 전, 문자를 받았다.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가 주문한 상품이 곧 집으로 배송될 예정이라는 안내 문자였다.
사은품으로 ‘주름살’도 함께 발송했다고 한다.
“본 상품은 반송, 교환, 환불이 불가하며, 안티에이징 제품으로 배송품을 학대할 경우 몇 년 뒤 ‘나이 열 살’ 제품이 배송되오니 유의하기 바란다”는 경고성 안내가 추신처럼 이어졌다.
새해 첫날, 날이 밝기 무섭게 상품과 사은품이 도착했다. 거절할 수 없는 물건은 고맙게 받는 것이 상책이다.
[끝부분] 나이가 들수록 변화에 부정적이고, 변화 자체를 거부하기 쉽다. 눈이 쌓인 큰 나뭇가지는 결국 부러지고 꺾인다. 그러나 작은 나뭇가지는 자연스럽게 휘어져 눈을 아래로 털어버리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 본모습을 유지한다. 2000년 전, 눈길을 걷던 노자는 눈 덮인 나뭇가지를 보고 형태를 구부러뜨려 변화하는 것이 버티고 저항하는 것보다 낫다는 이치를 깨달았다.
변화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변화를 멈출 때 비로소 늙기 시작한다. 새해 선물로 보낸 뜻밖의 유머로 웃음과 깨달음을 준 동료가 고맙다.
22. ▣ 2012/01/01 ; [근하신년(謹賀新年)]
시, [새해 첫날 / 이재익]
어제와 오늘 사이에
들뜨고 떠들썩하다가, 갑자기 고요해지고,
깊은 회한에서,희망이 넘친다.
결산을 하다가,설계를 하고
쫓기다가,느긋해진다.
저무는 낙조를 관조觀照하다가,
떠오르는 태양에 열광한다.
달라지는 태양도 아니고
어제 같은 오늘인데..........
어제의 밝음보다,
오늘의 밝음이 더 환해 진 것도 아니고
어제의 어둠보다,
오늘의 어둠이 옅어진 것도 없는데,
그 마법의 선은
그 위에 올라 앉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그 마음이다.
올해는 하시는 일마다 여의(如意)하게 잘 이룩되옵소서!! <학정 이재익>
23. ▣ 2012/12/30. ; [공적무한 풍경] ;
-조병화 시인 에세이 <내가 좋하는 풍경> 중에서-
나는 자연을 사랑한다. 그 깊이를 사랑한다. 그 넓이를 사랑한다. 무엇보다도 그 공적무한(空寂無限)의 충만을 사랑한다. 자연 속에서도 외떨어져 있는 공적무한의 충만! 적적하고, 소박하고, 좀 가난하고, 쓸쓸한 충만이 가득한 그러한 자연을 사랑한다. 나와 같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고 편히 그 속에서 쉴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풍경! 잔잔한 잡목림, 둑가의 미류나무숲, 강가의 앙상한 나무들, 깊은 산속에 외떨어져 있는 나무, 인적이 드문 길, 신작로, 개울에 걸려있는 다리, 과수원.........
아, 공적무한의 충만!, 그 생명에 취한다. 앙상하고 자욱한 사람, 때 묻지 않은 쓸쓸한 자연, 그곳이 나의 정신적 고향이다.
* 공적무한 ; 텅 빈 것같이 고즈넉하고 적적함이 가득한 분위기
24. ▣ 2011/12/28. ; [생각에 대하여]
-"생각은 우물을 파는 것과 닮았다. 처음에는 흐려져 있지만 차차 맑아진다." (중국 속담)
-"생각하는 기술을 가르쳐야지 생각한 것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골릿)
-"사람은 그저 몇 가지 익숙한 생각들만 가지고 살아가는 법, 두세 가지의 생각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떠돌며 이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서 그 생각들을 반들반들해지도록 닦아 지니거나 변모시킨다. '이것이 바로 나의 생각이다' 하고 제대로 내 놓고 말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는 데는 10년이 걸린다." (A.카뮈)
-천려일득(千慮一得) ; 어리석은 사람도 많은 생각 가운데는 한가지 쯤 좋은 생각이 미칠 수 있다.
-천려일실(千慮一失) ; 지혜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가운데는 미거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주사야도(晝思夜度) ; 밤낮으로 생각한다.
-오매사복(寤寐思服) ; 자나깨나 생각한다.
25. ▣ 2011/12/28. ; [바로 보아야 바로 쓴다 ; 김용택]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갖는다. 시는 무엇보다도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세상에는 새것이 없다. 다만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이다. 그것이 창조다. 창조는 경이의 눈으로 사물을 보아야 가능하다. 그래서 시인은 감동을 잘한다. 하찮은 것에서도 세계를 읽어내는 경이의 눈을 시인은 갖고 있다."
26. ▣ [보충] 유홍준 ; "글은 쉬워야 한다. 이게 안 되니 대중들이 멀어진다"
☞ 중앙일보 2011.08.08
-희망의 인문학 - 정재승이 만난 사람들 <6> 미술사학자 유홍준
유홍준(兪弘濬) 1949년생, 서울생. 서울대 미학과(학사), 홍익대 미술사학과(석사),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박사)[現]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미술사학과 교수 [前] 문화재청 청장(제3대)
-인문학 위기라고 하는데, 왜 멀어졌나?
‘전기(傳記)의 전통’이 끊어진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장 잘 반영하는 건 전기다.
우리에겐 전기가 너무 없다. 세종대왕, 원효대사, 율곡(栗谷), 다산(茶山) ....
그 누구의 제대로 된 전기가 없다. 추사(秋史)에 대한 전기조차 없다. 차·실학·고증학·경학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인데, 부분부분 관심만 있을 뿐, 총체적 전기는 없어요. 다들 논문을 쓰기 위한 분석만 하다가 그친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E H 카의 첫 번째 저작이 『도스토옙스키 평전』이었다.
-전통은 바뀝니다.
문화재청장 할 때 한복협회 회장이 찾아와 “청장님이라도 한복을 입어주세요” 해서 맞춘 적이 있다. 그때 조건을 세웠죠.
첫째, 데님은 안 맨다, 허리띠를 해줘야 한다. 화장실에 갈 수 있게 지퍼를 해 달라. 두루마기에서 옷고름 대신 단추를 달아줘라. 그랬더니 지퍼는 못해준대서 그건 포기했죠. 그걸 입고 국회에도 나갔어요. 생활하기 편리했다면 계속 입었을 거예요. 현대인의 삶에 불편이 없으면서도 전통 분위기가 나면 좋겠다는 거죠. 조선적인 것이 최고의 미감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우리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서 그래요.
-앞으로도 할 일은?
『화인열전』(한국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 여덟 명의 예술적 성취를 인생역정 속에서 살핀 평전. 김명국, 윤두서, 조영석, 정선, 심사정, 이인상, 최북, 김홍도 등을 다뤘다.) 못 쓴 것, 『한국 미술사 강의』 남은 시리즈 등을 마무리하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도 9권까지 쓰겠다. 일본·중국에 있는 우리문화유산도 다룰 것이다.
27. ▣ 2011/12/27. ; [벚꽃과 신정]
벚꽃이 일본 국화라 하여
미워하며 갈등하는 사람을 본다.
다만 사람이 지어준 이름일 뿐.
일제강점기 군국주의가
우리 민족혼을 말살하느라고
무궁화를 뽑아 버리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도 그런다면
저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이재익,<벗꽃에 대하여>의 서두이다.
양력 1월1일이 일본인들의 설이라고 미워하지는 않는다. 신정이 다가 온다. 해맞이 계획을 세워보자. 해에게 소원을 빈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나 만은 새해를 맞아 소망을 빌며 우리 스스로 경건한 마음을 갖고 새해를 설계하고 진지하게 맞이하려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28. ▣ 2011/12/27. ; [우듬지]
엄나무 우듬지를 따와 고추장아찌 만들어 / 밑반찬으로 해 먹었다. / 아침에 일어나니 체모들이/ 가시로 변해 있었다. /.......[이해웅 < 엄나무 우듬지를 먹다> 첫 서두,
가시 많은 엄나무 잎을 먹었다고 체모가 가시로 변했다니! 이것이 시다. 시는 현실이 아니라도 느낌대로 쓸 수가 있는 것. 여기서 '우듬지'라는 낱말을 익히자.
* 우듬지; 나무 꼭대기 줄기 * 엄나무 잎은 식용. 줄기에 억센 가시가 있고, 껍질은 약초로 사용한다.
29. ▣ 2011/12/26. ; [이해웅의 현실, 그리고 환상]
이해웅 부산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의 시 <현실, 그리고 환상>의 마지막 부분 소개 할께요!
나는 그에게 다가가고/ 그는 나에게로 다가온다/ 그가 나를 읽는 사이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고/ 내가 그를 읽는 사이 그는 나에게서 벗어나 달아난다/ 읽고 읽히는 것들이 모두 그와 나의 두 뺨에 붙어있다.// 날이 저물고 잠든 환상을 깨운다/ 내가 타박타박 환상 속으로 걸어들어 갈 때/ 나를 놓친 그를 본다.
마음속에 붙어 있어야 할 것들이 뺨에 붙어있군요. 겉으로 슬쩍슬쩍 읽었겠지요. 그래서 마음으로 봐야 하는 것이지요.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희망에 속는 것은 잘 속는 것이다. 사랑은? 속아보려고 애를 써야겠지요!!, 속아도 향기와 추억은 남을 테니까!!
30. ▣ 2011/12/23. ; [기쁨, 나태주]
난초 화분의 휘어진 / 이파리 하나가 / 허공에 몸을 기댄다//
허공도 따라서 휘어지면서 / 난초 이파리를 / 보듬어 안는다//
그들 사이에 / 사람인 내가 모르는 / 잔잔한 기쁨의 강물이 흐른다.//
"난초 잎이 곡선으로 휘어져 허공에 기단다고 하네요. 난초가, 시인이 외로운가. 봅니다. 허공은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이 아니라 난초가 기댈 수 있는 고마운 분이셨네요. 스스로를 비워 다른 이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보이지 않는 성스러운 존재, 그 허공이 사느라 고달프고 외로운 난초 잎을 살그머니 보듬어 안아줍니다. 아마, 허공도 외로웠나 봅니다.(김재홍, 경희대 교수)"
31. ▣ 2011/12/20. ; [장자 ; 유용과 무용]
세상의 공명을 위해서는 나무와 기러기를 보고.../ 에서 ‘기러기는 울지 못하는 것이 잡아먹힌다.’ 는 말이 무슨 뜻? 『장자』책의 외편 20 ‘산목’이라는 항목에 나오는 사항.
◇ 장자가 산속을 가다가 가지와 잎이 무성한 큰 나무를 보았는데 벌목하는 사람이 외면하는 것을 보고, “왜 베지 않느냐” 하니 쓸모가 없어서 베지 않는다고 했다.
◇ 다음에 친구 집에 갔더니 반갑게 맞이하며, 대접하려고 하인더러 집에서 기르는 기러기를 잡으라고 했다. 하인이 한 놈은 잘 울고 한 놈은 울지 않는데, 어떤 것을 잡을까요? 라고 물었고, 주인은 울지 않는 놈을 잡아라. 했다. 우는 놈이 유용한 점이 있었던 것.
◇ 제자들이 장자에게 물었어요. “나무는 쓸모없는 것이 살았고, 기러기는 쓸모가 없는 놈이 죽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장자는
“사람들의 습속에서는 모이면 떠나가고, 명예를 이루면 비방 받으며, 하는 일이 있으면 깨어지고, 어질면 음모를 받으며, 어리석으면 속으니 쓸모가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화를 면하기는 어렵다. 오직 도덕의 고향이 있을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 즉 유용한 것과 무용한 것은 어느 것이나 그런 이유 때문에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비를 초월한 자연의 대도에 소요하는 자만이 이런 화를 면할 수 있다고 역설한 것입니다. 장자의 도가사상 ; 무위자연사상의 여러 가지 설명중의 하나로 보면 됩니다.
-세상의 제도 법률 등에 너무 밀착해서 부귀공명을 추구하다보면 때로는 우수한 자가, 때로는 어리석은 자가 희생과 화를 당하게 됩니다. 세상의 부귀영화 추구를 초월하여 무위자연적으로 초연히 살아갈 때만이 제 명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32. ▣ 2011/12/17. ; [이헌재의 회고 ; 외한위기]
요즘 중앙일보에 이헌재 전부총리가 1997년 말부터 불어 닥친 외환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남기고 싶은 이야기로 글을 쓰고 계신데요,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외환이 줄어드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한국의 외환금고는 물이 들어찬 소금창고 같았다. 외환이 사라지는 것이 꼭 소금 녹아내리는 듯 했다. 두 달 사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신용등급이 10단계 추락한 나라였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나라, 외국인들은 앞 다퉈 돈을 빼갔다."
소금을 위기의식과 관련하여 사용했네요. 그 때 참 우리나라 아슬아슬했지요. 이러한 교훈을 우리는 국가나 개인이 항상 명심하면서 보다 나은 새해를 설계해야 하겠습니다.
33. ▣ 2011/12/15.; [책_노년의 즐거움]
“여생(餘生)! 나는 그 말을 구슬처럼 귀하게 섬긴다. 여생을 ‘살다 남은 인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쓰다 남은 군더더기가 여생의 ‘여’일 수는 없다. 여생의 여는 넉넉하고 충만한 것이다. 풍요(豊饒)의 ‘요’와 뜻이 통하는 글자가 여이다. 모자람 없이 풍족한 것이 바로 여이다.”
-‘노년’을 꽃보다 아름다운 시기라고 말하는 저자 김열규(77·서강대 명예교수).
‘아, 내가 나이 지긋하게 잘도 들었구나!’ 하고 감탄하며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노년의 즐거움』(김열규 지음, 비아북, 378쪽, 1만2000원)에서
34. ▣ 2011/12/15.; [책_부의 코드]
“먹이가 가득한 수족관 한복판에서 굶어 죽은 물고기와 비슷한 사람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부의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기회가 노크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온몸에 흘러넘치는 직관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자기를 지키면서 지속적인 부와 행복에 이르는 ‘혁신적 원칙’을 우화를 통해 전해주는 『4가지 부의 코드 해독하기』(마크 빅터 한센 외 지음, 이순주 옮김, 문학수첩, 360쪽, 1만4500원)에서
35. ▣ 2011/12/15. ; [책_재미]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 남들은 남들대로,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여기는 원래 재미있는 곳이란다. 우리는 남들한테 이기거나 지려고 태어난 게 아니야. 내 몫만큼 즐겁게 살려고 온 것이지”
- 우화형 자기계발서 『배려』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지은이가 반성과 자기 성찰을 통해 행복의 에너지를 찾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재미』(한상복 지음, 위즈덤하우스, 280쪽, 1만2000원)에서
36. ▣ [보충 ; 책 ; 근대 서양 문명이 동양에 역전한 6개 코드]
『시빌라이제이션』- 서양과 나머지 세계
니얼 퍼거슨 지음/ 구세희·김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570쪽/ 2만2500원
영미권을 대표하는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47·하버드대 교수)의 최신작 『시빌라이제이션』은 “뒤쳐져있던 서양이 어떻게 근대 이후 중국·이슬람 등 선진문명을 따라 잡고 패권을 쥐었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빌라이제이션』은 올 3월 첫 출간 직후 영국의 지상파 TV로 방영돼 퍼거슨의 ‘오만한 제국주의’ 시각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가 본 근대 서양의 성공 코드는 여섯 개다.
1)경쟁을 장려하는 정책, 2)과학혁명, 3)법의 지배, 4)현대의학의 발달, 5)소비 지향의 사회, 6)프로테스탄트 직업윤리 등이 그것이다.
그간 숱하게 들어본 말, 익숙한 테마인데 서양문명에 대한 옹호다. 책 제목에서 서양(the West)과 나머지 세계(the Rest)를 구분(서양 패권이 설사 제국주의로 비춰지며 학문적 확신, “역사는 진공을 싫어한다.” 힘 있는 문명이 약한 나라를 잠식하는 게 역사의 룰이라는 시각이다.)
지금 서양문명은 황혼 내지 몰락 직전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서양의 성공 코드를 다른 문명들이 모두 가진 채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본주의를 가졌고, 이란은 과학을 얻었으며, 러시아에는 민주주의가 있다”이런 상황에서 21세기가 어떻게 펼쳐질까가 이 책의 화두인데, 관심은 그의 독자적인 문명론이다.
문명이란 자연현상에서 나타나는 복잡계의 하나인데, 멀쩡한 문명이 “한밤중의 도둑처럼 급작스레 무너질 수도”있다는 것이 지론이다. 옛 소련 공산주의 몰락, 고대 로마나 프랑스혁명 당시 구체제의 붕괴, 그리고 외부 침략에 10년 만에 와해된 잉카문명 등의 사례가 그걸 새삼 보여준다.
때문에 퍼거슨은 역사에는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자연스러운 사이클을 그린다는 오스발트 슈펭글러나 폴 케네디 식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37. ▣ 2011/12/15. ; [생의 아름다운 진실]
◇ "인간은 소중한 것을 지니고 있을 때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있다가 그것을 잃을 순간에서야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햇빛 속에 있을 때 그것의 가치를 모르지만, 어두워지면 그것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에 나의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었을까."
- 조선일보 : 2010.01.01 / 이태동 문학평론가·서강대 명예교수, <생(生)의 아름다운 진실> 중에서
- 교수 생활의 마지막 순간에야 비로소 공부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것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 강의" 없이 조용히 떠나면서 한 말씀.
38. ▣ 2011/12/14. ; [박태준 어록]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2011년 12월 13일 84세로 타계했다. 박회장은 1968년 뻘밭을 매립한 포항 바닷가에서 포항제철을 건설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국가로 끌어올린 '철인(鐵人)'으로 한국 경제 근대화를 이끈 큰 별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철에 대한 집념과 이 집념을 떠받친 박회장의 추진력이 이러한 결실을 가져왔다. 박태준을 알아보고, 국가중대한 기간사업을 추진하는 사명을 맡긴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지도력이 오늘 따라 성스럽게 느껴진다. 박태준 회장의 애국심과 탁월한 능력의 위인 됨을 존경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
▲"철은 산업의 쌀이다. 싸고 좋은 품질의 철을 충분히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제철보국(製鐵報國)이다."
▲"사람은 미치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아니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 절대적 절망은 없다."(좌우명)
▲[유언] "포스코가 국가산업의 동력이 되어서 대단히 만족스럽다.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되길 바란다. 애국심을 가지고 일해 달라."
39. ▣ 2011/12/12. ; [산다는 것은 배우는 것]
윌리엄 워즈워드(1770-1850,영국 계관시인, 낭만주의)는 쓸쓸한 벌판에서 한 농부가 거머리를 잡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 농부는
“이놈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놈이라서.....” 라고 하더라 한다. 그래서 대시인 워즈워드는 이 농부에게서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링컨 대통령의 좌우명은 ‘만나는 사람마다 교육의 기회로 삼자’였다.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좁게 보인다고 하였던 공자도 천진난만(天眞爛漫)한 순진함은 어린아이에게 따라 갈 수 없다고 하였고,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라고 하였다. 배움, 학문의 길은 뚫을수록 굳고 바랄수록 높다.
40. ▣ 2011/12/12. ; [용도와 가치를 알아볼 줄 아는 사람]
어느 날 미켈란젤로는 어떤 대리석의 가격을 물었더니 주인은 너무 커서 거추장스럽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 1년 후 가게 주인을 초대하여 조각한 ‘예수 그리스도의 상’을 보여 줬다. 가게주인이 물었다. “어떻게 이러한 조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까? ”
미켈란젤로 ; “내가 이 대리석 앞을 지나갈 때 예수님이 나를 불렀습니다. ‘나는 지금 이 대리석 안에 누워 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제거하여 내 모습이 드러나게 하라.’ 대리석을 들여다 본 나는 십자가 옆에서 어머니 무릎에 누워 계신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단지 불필요한 부분을 쪼아냈을 뿐입니다"
41. ▣ 2011/12/11. ; [단 1초도 심심해서는 안 된다, 김태원]
2011.12.08자 중앙일보 기사에 의하면, 예능인(록 그룹) 김태원씨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장학생과 국제올림피아드 대표 등 ‘과학인재 초청’ 행사 강연에서 멋진 말을 했다.
그는 적극적인 삶을 이렇게 강조했다. “인생의 단 1초도 심심해선 안 된다”
“사건이 있으면 들어가라. 그게 검은색이든 회색이든 흰색이든 사건에 포함돼야 한다”
“나는 지금도 매순간 사건을 일으키고 있고, 스스로 의문을 만들고, 스스로 의문을 풀어가며 심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서 “사건을 두려워 말라”고.
김태원은 “여러분의 아름다운 두뇌를 감성이 풍부한 두뇌로 세팅한다면 그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나이다”라고도 했다.
“자기가 정상에 올라가서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정상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정확히 가고자 하는 곳까지 목표를 정하고 그 다음의 목표도 정해야 한다.” 김씨는
“목적 없이 성공하면 불행하다”며 인생 목표를 분명히 할 것을 조언했다. 과학도들에게
“여러분은 생각 하나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 최고점에 갔을 때 조금도 흔들리지 말고 다 나눠주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분명히 성공할 거다. 믿어 달라”고 했다.
42. ▣ 2011/12/09. ; [그레비얼룩말의 죽음]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서울동물원에서 수명을 다한 그레비얼룩말 한 마리의 죽음이 화제가 되었다.
첫째는, 야생에서 25세 정도 살 수 있는 수명을 초과하여 32살의 장수를 했다는 점.
둘째는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으나, 구애하는 수컷 신랑을 발로 차서 3마리나 죽게 하여 스스로 고독하게 일생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성을 파탄에 이르게 한다는 뜻의 ‘팜므파탈’을 빗댄 ‘팜므마탈’이라는 별명이 생겼다네요.
왜 그랬을까? 강한 유전인자를 남기려는 야성 때문이다. 수컷이 약했던 것. 약체인 나도 얼룩말이었다면 비명횡사했겠다 싶어 아찔하다. 그러나 사람에겐 사랑과 이성(理性)이 존재하지요.
43. ▣ 2011/12/08. ; [오세훈 주민투표, 어리석은 한나라당]
시인 폴 발레리가 한말 '어처구니없는 역사'의 한 단편을 현재진행형 시사에서 들어보자.
오세훈 전서울시장이 주민 투표를 하겠다고 했을 때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야 했다. 승산이 없으니 하지 못하게 하던지 적극적으로 초당적으로 홍보 후원했어야 했다. 오세훈이 부상할까봐 견제한 점도 있고, 오세훈 개인의 일인 것처럼 소닭보듯했다.
그 결과 시장재선거가 실시됐고 참패했다. 그 와중에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라는 부작용이 있었고, 지금 내분에 싸이고 와해까지 갈지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로 위기를 자초한 한나라당은 어리석었다.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지 주목해 보지 않을 수없다.
44. ▣ 2011/12/08. ; [폴 발레리 수첩]
시인 폴 발레리는 새벽에 일어나 수첩에 글을 써서 분량이 3만 쪽에 달했다. "나의 모든 노트, 썩지는 않지만 불타기 쉽고, 그리고 분실해 버린다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나의 재산이다" 라고 했고 "하루하루의 시간을 조직하는 방법" 이라고 했다.
"인간들이 하는 짓들이 얼마나 비참한 것들인가! 모든 역사는 내가 보는 바로는 어처구니없는 우행(愚行)의 기록이다" 라고 했다.
[중앙일보 2009.12.11.자 -한해 마지막 달을 살며-칼럼에서]
45. ▣ 2011/12/07. ; [후회에 대한 남녀 유형 차이]
남자들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후회’를 더 많이 하는 반면, 여자들은 이미 ‘행한 행동에 대한 후회’를 훨씬 더 많이 한다고 합니다. 어디에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남자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었는데, 소홀히 해서, 용기나 결단력이 부족해서, 여건이 안돼서 못했다, 아쉽다, 이러겠죠.
여자들은 하지 말았어야 할 일, 잘못 선택한 일,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성의나 노력이나 능력이 부족해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일 들을 후회하지요. 한해를 잘 마무리 하세요.
46. ▣ 2011/12/07. ; [고종석의 아름다운말 10개]
한국일보 2006년 7월 12일자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 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제시 한 적이 있습니다.
1) 가시내(계집애 서남방언) / 2) 서리서리(포개어 감기는 모양) / 3) 그리움 / 4) 저절로 / 5) 설레다(마음이 나풀거림) / 6) 짠하다(안쓰러움과 애틋한) / 7) 아내 (* 본인의 느낌으로는 사랑, 봉사, 편안함의 정서적 느낌) / 8) 가을 / 9) 넋 / 10) 술 //
이상인데, 그분의 정서적 기준이나, 시나 문학에서 인상적으로 접한 경우가 많은 낱말들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아름다운 말을 자기 나름대로 선정해 보는 재미를 느껴봅시다.
언어를 잘 다루어야 하는 우리네 시인들은...
47. ▣ 2011/12/06. ; [시 마인드 부산시청!]
[가을과 겨울 사이] ;
* 겨울에 접어드니 부산 시청 청사에 걸린 대형 자판의 시구가 바뀌었습니다.
"시린 두 손으로 햇볕을 끌어내려 새봄의 속옷을 짜는 겨울의 지혜"(이해인, 겨울 산길에서)
* 내려진 지난 가을의 것은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나하나 꽃피어) 였습니다. 새봄에는 또 무슨 시가 걸릴 지 기대가 됩니다.
48. ▣ 2011/12/03. ; [울림 큰 광화문 시판]
오늘(2011.12.03)자 중앙일보 정진홍 칼럼에 <내 마음의 글판> 제목에
교보생명이 1991년부터 광화문 교보생명' 외벽에 내건 대자보 글판, 소위 '광화문 글판’에 걸렸던 시구들을 회상하였다. 큰 울림이 있었던 글판은
▣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고은)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고은)
▣ “있잖아, 힘들다고 한숨 짓지 마/ 햇살과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시바타 도요)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 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
▣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가장 외로운 낙엽을 위하여/ 오늘을 사랑하게 하소서”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이번 겨울에는 정호승 시인의 시 ‘고래를 위하여’에서 가져온 구절이다.
▣ “푸른 바다에는 고래가 있어야지/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정호승)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 희망, 열정의 고래를! 나이 들어도 이것이 있으면 청년이고, 청년일지라도 이것이 없으면 애늙은이 아니겠나! (정진홍)
49. ▣ 2011/12/01. ; [남녀가 자리 잡기]
어떤 남녀가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동산에 올라 좋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앉아서 보니 좀 더 위쪽이 더 좋아 보여 그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이번엔 오른쪽이 훨씬 더 아늑해 보여 다시 그쪽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맞은편이 더 나아 보이는 것이었다. 연인은 한 번만 더 자리를 옮기리라 생각하고 맞은편으로 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일까. 다시 보니 아래쪽이 더 좋은 자리로 보여 "한번만 더...." 하며 아래쪽으로 옮겼다.
그런데 아래쪽에 앉은 남녀는 똑같이 마주보고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 자리는 자신들이 맨 처음 자리 잡았던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스티븐슨의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
50. ▣ 2011/11/30. ; [애틋함에 대하여, 정현종]
오늘은 2011년 11월 30일, 11월도 마지막 날이다. 11년 11월 이라는 역사의 한 장이 넘어가는 애틋한 날이다. 정현종 시인의 말씀으로 이 아침을 열어 본다.
" '아름답게 있는 것보다 거대하게 있는 것이 더 쉬운 법'(니체)이라는 말은 인류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지만, 특히 시인(예술가)이 아름답게 있기보다 거대하게 있으려 한다면,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거대한 것에 기대고 그 기댐으로 해서 자기가 거대하다고 느껴 가령 기고만장한다면 그는 이미 시인이 아니며 앞으로도 결코 시인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애틋함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람과 사람의 일들, 그 일들이 일어난 장소와 시간, 물건들이 망라될 수 있을 터인데, 그러한 것들을 둘러싸고 우리의 마음, 기억, 감정, 감각들이 혼융되어 만들어진 증류액 같은 것이 애틋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떻든 애틋함은 귀중한 것에 대한 귀중한 감정일 것이다. 그것은 물질과 정신을 두루 관통하는 움직임이다.
"모든 오솔길은 그것 자체가 이미 애틋함의 표상인데, 그것은 고독, 내면, 고요함 쪽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며, 요새 벌써 한없는 이복(耳福)을 누리게 하는 소리들의 원천인 귀뚜라미며 베짱이 등 작은 생명들과 함께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솔길은 그리하여 꿈꾸는 공간이다.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몽상에 잠길 뿐만 아니라, 그걸 바라보기만 해도 오솔길은 벌써 한없는 몽상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오솔길은 그것 자체가 몽상의 육화(肉化)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10월 29일자 조선일보, 정현종 에세이 [애틋함에 대하여]에서
51. ▣ 2011/11/28. ; [일주일 내내 웃자]
어디엔가 이런 말이 있던데 마음에 들어서 옮겨 적습니다. 실천합시다.
월요일은 월래 웃는 날 / 화요일은 화사하게 웃는 날/
수요일은 수수하게 웃는 날 / 목요일은 목청껏 웃는 날/
금요일은 금세 웃고 또 웃는 날 / 토요일은 토실토실 웃는 날/
일요일은 일상적으로 웃는 날.
52. ▣ 2011/11/18. [최치원, 가야산 홍류동시]
문예시대 시상식에 해외동포문학상을 수상하러 길림에서 오신 전경업 길림시 예술관장을 모시고 해운대를 안내해 드렸는데, 굳이 동백공원 마루까지 모시고 가서, 해운대가 최치원 선생 유적이라는 것을 강조해 드렸다.
최치원 동상이 있고, 좌우에 선생의 시가 새겨진 중에 <가야산 홍류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힘차고 거칠게 흐르는 물/ 바위 치며 산을 울리어/ 지척에서 하는 말도 분간 못할래/ 행여나 세상시비 귀에 들릴까/ 흐르는 물을 시켜 산을 감쌌네.'
지금 내리는 늦가을비 소리가 최치원이 읊었듯이 우렁찬 가야산 홍류동 물소리는 아니어도, 작금 FTA 큰 세상시비 잡소리를 잠시라도 귀 가려 귀 닫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53. ▣ 2011/11/13. ; [제자들 홈캄잉데이 참석하며]
어제, 부산고 44회 졸업 20주년 홈캄잉데이에, 나는 당시 3학년 담임으로 초대를 받았다. 어떤 제자가 나에 대해 수업시간에 한 얘기를 기억해줬다.
어버이날이었는데, 댓살 먹은 유치원생 나의 딸이 '새벽에 아빠의 구두를 닦아드리면 좋아하신다' 는 유치원 선생님이 교육시킨 것을 실천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나의 구두가 갈색이었는데, 검정 구두약으로 닦았다. 그래서 구두가 거무티티하게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하루 종일 웃음이 나왔고, 기분이 좋았다. 그 얘기를 학생들에게 했는데, 까맣게 잊은 20년 전 일을 오늘 40이 된 제자가 상기해 주어서 정말 감동적이었다. 바로 이런데서 교사출신들은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54.▣ 2011/11/10. ; [길병원 이길녀 총장]
문갑식 조선일보 기자가 대담한 가천대학 이길녀 총장 얘기는 유익했다.
새참을 광주리에 이고 밭에 가서 보니 밥과 찬은 간데없고 누런 놋숟가락만 가득했더라는 어머니 태몽이 실현되었는지 이 총장 덕에 밥 먹고 사는 사람이 수천 명이 된다. 의사출신으로 당찬 교육자 여류명사다.
요사이 갑자기 어떤 교수가 나타나 편파적인 정치적 처신으로 정치바람을 타고 있는 이에 비해서 의료 교육 제분야 외는 한눈 팔지 않겠다는 신념이 돋보인다. 인천에서 벌어서 양평이나 백령도의 열악한 지역에 적자를 감수하고 봉사적 의료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분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찬사를 보낸다.
길병원을 의료법인화한 것은 소유개념 없이 사회에 헌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자식이 없으니...병원과 대학에 이어 뇌과학연구소 사업은 세계적 학자들도 부러워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생'에는 동반자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길, '이정표' 가 없는 길, 오로지 자기 혼자서, 자신만의 힘으로 걸어가다가 혼자 죽는 그런 길이다. 일에 몰두하느라고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힘차게 걸어온 이길녀 총장에게 찬사를 보낸다.
55. ▣ 2011/11/08. ; [우탁의 탄로가]
고려 말 우탁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참 괜찮은 역사인물이다. 탄로가(歎老歌 ; 늙음 탄식) 등 시조의 선구자, 성리학연구의 선구자, 정치적 정의감을 가진 분,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끄는 것은 미신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타파하는 파격적인 성격이다. 단양 사인암에서 이분을 접하게 된 것이 기쁘다.
탄로가 한 수로 이 아침에 경건해지고 싶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문득) 불어 간 데 없다
적은 덧(잠깐) 빌어다가 머리 위에 불리고저
귀밑의 해 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56. ▣ 2011/11/05. ; [테네시 왈츠]
오늘 토요일, 그새 날씨가 너무 따뜻하더니, 늦가을 비가 내린다. 배경음악중 내가 좋아하는 곡, [테네시 왈츠]를 안내한다. 가사는, 친한 친구를 믿고, 애인과 잠시 춤을 추도록 허락한 것 때문에 친구에게 애인을 뺏겨버린 여자의 얘기로, 아름다우면서도 애절한 곡이다. 나는 왠지 이곡이 마음의 심금을 울려서 자주 듣는 곡이다. 원래 페티페이지가 부른 노래인데, Anne Murray가 부른 것도 좋다. 비오는 날은 리듬 오브 레인(캐스케이즈노래)도 좋다.
57. ▣ 2011/11/02. ; [나의 천적]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것이다." 조병화 시인의 한 줄짜리 시이다.
‘결국’ 이란 부사엔 너무 늦은 깨달음과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의 감상이 묻어있다. 이제 비로소 나를 알았으니 남은 인생 제대로 살아볼 수 있겠다는 감사와 다짐의 뜻이기도 하다.
58. ▣ 2011/11/02. ; [FTA]
<말을 잘 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말을 잘 하는 것은 말솜씨가 좋은 것이고, 잘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말을 솔직하게 하려면 내가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야 합니다.>
-정도언의《프로이트의 의자》-
'말을 잘하는 것'은 개콘 개그맨 비상대책위원회 김원효 처럼 빠르고, 실 수 없는 말솜씨인 것 같고, '잘 말하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열고 편파적이지 않으며, 진실해야 하리라.
FTA 협상 명수 김종훈은 "참여정부역에서 출발부터 FTA호를 탄 사람들이 차장이 바뀌자 열차에서 내려 돌을 던진다." 고 했듯이, 정권이 바뀌니,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진실성이 없고 파당적인 듯하다.
59. ▣ 2011/11/01. ; [정치와 어머니 마음]
사시나무를 알고 싶어서 백과사전을 들춰보니, 그림은 없고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설명만 있다, 알라는 것인지, 모르라고 써 놓은 것인지... 아이가 엄마에게 물으면 짜증안내고 몇 번이고 자세히 가르쳐 준다. 이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 브라질의 룰라 前 대통령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정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 어머니가 자식들 가운데 가장 약한 아이에 신경을 더 쓰듯, 정치도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통합에 역점을 둬야 한다" 라고 말했다. 오늘 11월의 시작의 아침에 나는 룰라 정신과 함께 출발해야겠다.
60. ▣ 2011/10/29. ; [순수와 순진]
"순수"와 "순진"의 차이가 미묘합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잔 두 개가 있다. 한 잔에는 맑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고, 다른 한 잔은 비워져 있다.
전자는 "순수" 라는 것이요, 후자는 "순진"이라는 것이다. 순수라는 것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어 더 이상 들어갈 틈이 없으니, 깨끗함 그 자체이고. 순진은 비어 있으므로, 그 안에 순수처럼 깨끗한 물이 담길 수도 있고, 더러운 물이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