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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적 관계 Conditional Relations (Pratyaya, 緣) | ||
요인 Factor |
조건화의 종류 Type of Conditioning |
비교점 Points of Comparison |
근원 관계 Root Relations (Hetu, 因緣) |
탐, 진, 치에 의해 조건 지어짐. 반대 것들(무탐, 무진, 무치)에 의해 조건에서 벗어남. |
# 칼 로저스 이론에서 중심 조건. 무조건적 존중(無貪), 공감(無瞋), 일치(無癡) |
대상 관계 Object Relations(Arammana, 所緣緣) |
마음의 상태는 주의(注意) 대상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타자중심 접근 – Brazier # 토도 인스티튜트 - Gregg Krech |
지배 관계 Predominance(Adhipati, 增上緣) |
자기중심적인 열정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모리타 치료 |
연상 관계 Association(Anantara, 無間緣) |
학습된 정신적 연상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융의 연상 이론 |
순차적 연상 관계 Orderly Association(Samanantara, 等無間緣) |
자연적인 정신적 연상natural mental associations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인본주의 심리학 |
공생 관계 Co-birth(Sahajati, 俱生緣) |
만연하는 오염pervasive corruption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카타르시스방법 예. 원초 치료 |
상호 관계 Co-dependence(Annyamannya, 相互緣) |
상호 의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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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 관계 Dependence(Nissaya, 依支緣) |
이전의 조건에 의존하는 상태 |
# 나이칸 치료 |
유인 관계 Inducement(Upanissaya, 親依支緣) |
우리는 보상의 전망에 반응한다. |
# 행동 치료 |
전생 관계 Pre-condition(Pure-jata, 前生緣) |
주변의 조건ambient conditions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사이코드라마의 장면설정 Scene setting in psychodrama |
내생 관계 On-going Dependence (Paccha-jata, 後生緣) |
계속되는 지지에 의존하는 상태의 지속 |
# 체계적인 가족 치료 Systemic family therapy |
습관 관계 Habit(Asevanna, 數數修習緣) |
행위는 같은 종류의 추후의 행위를 조건 짓는다. |
# 학습 이론 Learning theory |
업 관계 & 과보 관계 Karma & Extinguished Karma (Kamma業緣, Vipaka異熟緣) |
의지는 미래의 충동impulses을 조건 짓는다. |
# 정신 분석적 해석 Psycho-analytic interpretation |
양식 관계 Food Relation(Ahara, 食緣) |
존재하는 조건 지어진 상태는 강화를 찾는다. |
# 행동 이론 Behaviour theory |
기능 관계 Potency(Indriya, 根緣) |
타고난 힘은 더 높은 목적으로 향해질 수 있다. |
# 프로이드의 승화 개념 concept of sublimation |
선(禪) 관계 Dhyana(Jhana, 禪緣) |
집중 concentration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자각 훈련, 마음 챙김 Awareness training, mindfulness |
도 관계 Path(Magga, 道緣) |
극복overcoming에 의해 조건 지어짐. |
# The Feeling Buddha에 있는 사성제 이론 참조 |
특히 일부 심리치료 방법들은 불교적 접근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선치료가 불교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방법 그 자체보다는 저에 있는 철학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심리학 이론은 가치와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세계관과 인간관을 바에 두고 있다. 심리치료에서 불교적 사고방식은 특징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먼저 무아(anatma) 패러다임이다. 서양심리치료가 자아에 대한 권리부여(self entitlement)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반해서 그렇지 않은 접근이 불교심리학의 기본적 패러다임이다. 때문에 자기존중감을 중시하는 접근보다는 실재를 존중하는 접근을 하는데, 그 핵심적인 방법이 타자 중심적인 접근이다. 브레이저 박사는 무아는 곧 타자라고 까지 말한다. 자아가 아니라면 타자라고 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철학적으로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상담상황이나 자신의 문제에 적용한다면, 자아라고 간주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아란 관계 속에서 설정된 자아일 뿐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자아에게 영향을 준 중요한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커진다면 자기-존중감의 한계를 넘어선 실재에 대한 존중을 경험하게 되어 치유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궁극의 타자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붓다-무한한 생명과 빛을 가진 무량수(無量壽), 무량광(無量光)의 아미타불이나 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선치료의 바탕에 놓여있는 2가지 핵심 원리의 하나에 해당한다. 브레이저 박사는 일본의 정토진종 카운슬링의 설립자 기쇼 사이코(西光, 義敞 1925-2004)는 표를 인용한다.
사이코의 개념에서 치유를 제공하는 것은 자각의 외부에서 오는 지지다. 정토진종(淨土眞宗) 불교도로서 그는 이것을 아미타불의 힘과 동일시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융 스타일의 분석과 통합시켜서 브레이저 박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선치료/불교심리치료에서 치료자는 자신과 내담자가 붓다의 연화세계라는 진리의 세계 의 바탕 위에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내담자의 내면에 우발적으로 생겨나는 오온의 순환과정을 마주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내면에 끊임없이 조건화되어 일어나는 연기의 순환을 알아차리면서, 내담자의 의식과정과 치료자 자신의 의식과정을 탐색해 간다. 이런 탐색에는 실재(reality)를 지탱하는 궁극적 힘에 대한 믿음이 전제가 되는데, 이는 현상의 배후에 있는 궁극적 실재나 또는 우리의 선입견이나 가치에 의해 투사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또한 불교심리학은 참회와 감사를 지향하며, 독단적인 판단보다는 조화를 추구한다. 불교심리학은 고통(dukkha)을 대면하고 다시 평가할 것을 강조한다.
6. 초기불교에 대한 선치료적인 해석
가. 사성제에 대한 해석과 선치료적 적용
초기경전에서 붓다는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을 천명한다고 하였다. 초기경전에 의하면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은 사성제라고 말해도 좋다. 진리 상윳따(SN56)의 초전법륜경(SN56:11)과 코끼리 발자국 비유경(MN28) 등의 초기경전 도처에서 사성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붓다는 본격적인 팔정도를 실천할 준비가 된 제자들을 위해 사성제를 설명하였다.
붓다는 그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는 초심 수행자들에게 ‘단계적인 법문’을 할 때, 보통 보시, 지계와 같은 수행을 설하면서 시작한다. 붓다는 보시, 비폭력, 정직, 자기절제와 같은 덕목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면서, 그러한 공덕이 어떻게 천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기쁨으로 이끄는지를 설명하였다. 그때 붓다는 ‘감각적 쾌락의 위험, 타락, 부정함과 금욕의 행복’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설법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이 점차 성숙하게 되면, 붓다는 다음으로 네 가지 고귀한 진리(四聖諦)라는 붓다 고유의 가르침을 설명하였다. 붓다가 사성제의 가르침을 폈을 때, 그의 목적은 설법을 듣는 사람들에게 ‘불교의 기초’를 개관하려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출세간적 진리의 첫 번째 깨달음(예류과)인, 불퇴의 해탈도에 이르게 하는 ‘법안法眼(vision of the Dhamma)’를 깨우치게 하기 위함이었다.
재가자를 위한 차제설법을 이해하고, 붓다에 대해서 믿음이 생긴 제자에게 붓다는 최소한 예류과의 깨달음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사성제를 설한 것이다. 초전법륜에서 5비구에게 8정도를 먼저 설한 후 바로 사성제를 설한 것도 이들은 준비된 수행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성제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다음과 같다.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苦聖諦)는 생로병사의 사고(四苦), 사고(四苦)에 네 가지 괴로움(구부득고, 애별이고, 원증회고, 오취온고)을 더한 팔고(八苦) 또는 고고(苦苦), 괴고(壞苦), 행고(行苦)의 삼고(三苦)로 제시된다. 괴로움의 발생(원인)의 고귀한 진리(苦集聖諦)는 세 가지 갈애(欲愛, 有愛, 無有愛)이다. 괴로움의 소멸의 고귀한 진리(苦滅聖諦)는 열반이다.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고귀한 진리(苦滅道聖諦)는 팔정도이다.
이러한 사성제에 대한 선치료의 해석은 독특하다. 브레이저 박사는 전통적인 해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다.
일반적인 관점은 다음과 같다.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는 문제를 가리킨다. 모든 사람들은 고통을 피하길 원한다. 두 번째 진리는 고통의 원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것은 갈애 또는 욕망 또는 집착이라 말한다. 세 번째 진리는 고통의 극복을 위한 길을 말하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욕망의 소멸에 의한다. 네 번째 진리인 마르가는 길을 표현한 것으로, 이것을 따라가면 이번에는 괴로움의 소멸을 보장하는 욕망의 끝에 이른다.
이러한 일반적인 번역은 잘 확립되었다고 하면서 다른 번역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붓다가 말한 괴로움(dukkha)에는 우리와 붓다가 일상에서 겪는 현실적인 고통도 포함되어 있다. 생로병사의 고통은 우리도 붓다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괴로움은 피할 수 없다.
붓다는 깨달음을 가르쳤다. 붓다는 우리가 결코 우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그것에 패배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는 고통을 피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괴로움이 불필요하게 증가되지 않도록, 괴로움을 만나서 고귀하게 살라고 가르쳤다.
붓다가 말한 괴로움의 진리에서 우리는 괴로움을 만나서 경험하되 고귀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괴로움을 피하지 않고 진실하고 고귀하게, 용기 있게 살아가는 것이 붓다가 말한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로 보는 것이다. 고귀하는 것은 용기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브레이저 박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붓다는 괴로움으로부터 도피하기를 가르치지 않았다. <중략> 붓다는 고통은 항상 우리가 살아있는 한 우리 삶의 일부이라고 가르쳤다. 깨달은 후에도 우리는 보다 확실하게, 이전과 못지않게 이것을 보고 느낀다. 이는 깨달음이 피난(escape)으로 개념화되는 불교교과서에서 일반적으로 가르쳐지고 있는 해석과 정반대이다. 이 언명을 만들면서 붓다는 수많은 고통의 세월을 사는 동안 붓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다시 개념화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모든 수단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도피하고자 시도하였었다. 모든 처방들을 그것이 가지는 바로 그 한계까지 검증하였고,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괴로움으로부터 피난은 없다.
따라서 첫 번째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에서 붓다가 밝히고 있는 것은 자긍심(pride)과 존엄성(dignity)이 인간심리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괴로움으로 번역된 둑카를 불완전함(imperfect)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우리가 자신의 고통에 대해 느끼는 수치심(shame)에 대한 도전에서 시작한다. 붓다는 둑카-불완전함, 고통–가 현실이고, 따라서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사실상 불가피한 괴로움과 마주하는 것은 고귀하다. 고귀한 사람은 역경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과 대면할 필요성을 외면하거나 그것을 악화시키는데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다. 인류의 구원은 실존적 현실에 대한 고귀한 대응을 실천하는 것에서 발견될 것이다. 그것이 곧 깨달음이다.
이와 같이 둑카를 이해하면, 둑카는 현실적이고 존중할 만한 것이라는 사실로 보게 되고 이는 고귀한 삶, 크나큰 자유를 구성한다고 한다. 따라서 둑카는 진정한 행복의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이 아니다. 불교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는 발상은 옳지만 둑카를 제거함으로써 행복으로 이끈다는 발상은 틀렸다. 첫 번째 고귀한 진리는 둑카 안에 들어있는 행복과 행복 안에 들어있는 둑카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두 가지는 함께 한다. 우리는 늙어가고 죽을 것이고,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늙어 죽는 것과 행복을 서로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니 생사가 곧 열반이라고 한다. 이는 생사의 둑카와 열반의 행복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입장이다. 이는 반야사상을 위시로 하는 대승불교의 기본적인 명제라고 볼 수 있다. 용수(龍樹)는 중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열반과 윤회는 조금도 다름이 없다
윤회와 열반은 조금도 다름이 없다
na saṃsārasya nirvāṇāt kiṇcid asti viśeṣaṇam /
na nirvāṇasya saṃsārāt kiṃcid asti viśeṣaṇam //
涅槃與世間 無有少分別 世間與涅槃 亦無少分別
브레이저 박사가 언제부터 열반과 생사가 둘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사성제를 해석하려는 시도를 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대승사상 뿐만 아니라, 초기불교의 입장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인간의 실존적 현실을 고찰해서 둑카를 해석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고집성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두 번째 고귀한 진리는 삼우다야(samudaya)이다. 이 단어에서 우다야(udaya)는올라가다를 뜻한다. 그것은위로를 뜻하는 웃(ut)이라는단어에서유래하였다. 앞부분의 삼(sam)은함께더불어란 뜻이다. 이를 결합하면함께 일어남또는함께 올라감을 뜻한다. 붓다가 두 번째 고귀한 진리에 이름붙인 둑카삼우다야는둑카에 대한 반응을 뜻한다. 따라서 두 번째 진리에서 붓다는 무엇이 둑카와 함께 일어난다고 말한다. 둑카와 함께 우리 안에 반응이 있다. 이것이 지각 있음(sentience, 중생)의 의미이다. 우리는 반응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서 느낌 또는 욕망 일반을 두 번째 진리로 이해한다. 따라서 이러한 느낌과 반응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괴로움 다음에 일어나는 느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느낌이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느낌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붓다가 묘사한 갈증 또는 갈애는 괴로움에서 도피하려는 자연적인 충동이고, 그는 이것이 우리의 삶을 고통이 없는 새로운 형식으로 개조하려는 시도임을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의 고귀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큰 정화일 수 있음을 두 번째 진리에서 말하고 있다. 브레이저 박사는 이런 상황을 심리치료를 받으러온 내담자에게 적용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종종 내담자는 심리치료자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느낌과 접촉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첫 번째 두 가지 고귀한 진리에서 살펴본 것은 느낌이 특정한 자극에 노출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신의 느낌과 접촉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또한 자신의 괴로움과도 직면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느낌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행동을 통해 사건을 극화시켜 접촉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선치료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극화하는 것에 창피함 없이 자신의 몸을 유동적인 방식으로 쓰라고 한다. 식사하고 차 마시는 것을 포함해서 불교의식은 일상적인 사건에 정서적인 중요성을 일깨우려고 특별히 고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심리치료 자체도 하나의 의식이며, 신성한 행위로 본다. 선(禪)은 일상생활에서 신성함을 체험하도록 한다.
느낌에 빠진다는 것은 느낌 다음에 세 가지 충동인 탐진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붓다는 괴로움 다음에 일어나는 느낌을 피할 수 없지만, 느낌에 빠지지 않는 능력을 가르쳤다. 느낌의 흐름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느낌을 차단하는 고행주의나 느낌에 빠져버리는 쾌락주의의 양극단을 극복하고 느낌에서 느낌을 관찰하는 수념처(受念處)를 가르쳤음을 지적한다. 이런 의미에서 상담에서 내담자의 내면의 에너지가 막히거나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게 충분히 머물게 하는 것을 선치료에서는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브레이저 박사가 사용하는 두 번째 진리인 괴로움의 발생의 고귀한 진리는 갈망이자 느낌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둑카는 섬광(spark)이고, 삼우다야는 불(fire)이라고도 한다. 불은 사용하기에 따라 유용한 축복도 될 수 있고, 해로운 저주도 될 수 있다.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불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고귀한 진리는 니로다(Nirodha)이다. 이 단어는한정하다란 뜻이다. 로다(Rodha)는 원래 흙둑을 뜻한다. 니(Ni)는아래를 뜻한다. 그 이미지는 무엇인가를 한정하고 보호하기 위해 방호(防護)용 흙둑 너머 아래 두거나, 또는 그것의 주변에 둑을 쌓는 것이다. 브레이저 박사는한정의 고귀한 진리란 갈증을 완전히 한정시킴이다. 그것은 저 갈증의 대상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되며, 그것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것이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한정짓기로서의 니로다는 불교의 길에서 중추적인 영적인 훈련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솟구치는 강박적 욕망을 느낄 때마다 그것을 적용할 수 있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 욕망에 휩쓸려 갈지도 모른다. 우리가 다만 애초에 어떠한 욕망도 가지지 않도록 시도한다면, 우리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못 될 것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상담의 두 가지 원칙 가운데 ’내 자신의 욕망의 깊이를 알 수 없음을 알고 있는가?‘라는 원칙이 바로 이 욕정을 한정짓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멸성제를 괴로움의 소멸로 보기 보다는 고집성제인 욕정을 완전히 한정하고 조절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갈애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할 때 우리는 그것이 향하는 것을 목격하고, 우리자신을 떼어놓으며, 보다 높은 길의 수행을 위해 에너지를 보존한다.고 한다.
브레이저 박사는 사성제를 다음과 같이 재해석한다.
삶은 자연적으로 불가피하게 괴로움의 경험을 수반한다. 괴로움은 느낌을 솟구치게 한다. 느낌의 에너지는 탐욕,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의 바람 -에고의 바람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영적인 삶은 우리의 에너지가 이런 식으로 길들여질 때 펼쳐지는 길이다.
둑카는 고통, 불타오름, 역경, 괴로움, 자극, 나쁜 상태(ill-being), 섬광이다. 삼우다야는 대응, 분출, 욕망, 느낌, 반응, 정신(spirit)으로 불이다. 니로다는 한정지움(containment), 굳게 고정시켜 붙잡음, 불길을 가라앉힘, 에너지의 적용, 불을 보살피는 것이다. 마르가는 궤도, 궤도 만들기, 길, 흔적, 완결된 일, 패배하지 않는 삶, 요리된 음식이다.
이러한 사성제에 대한 해석은 고통의 경험을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있는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에너지를 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붓다가 통찰했다는 점을 보여준다.이처럼 사성제를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에서 브레이저 박사의 불교 핵심 교리 전통적인 해석과는 달리 일상생활과 상담 상황에 적용시키려는 입장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해석은 사성제를 이해하려는 심리치료적
나. 오온에 대한 해석과 선치료적 적용
브레이저 박사는 초기불교의 핵심 교설 가운데 오온에 대해서 선치료적인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을 시도한다. 그는 일단 오온은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인격(personality)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제시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오온은 종종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고 한다. 색(色, rupa)은 형상form, 수(受, vedana)는 느낌feeling, 상(想, samj~na)은 지각perception, 행(行, samskara)은 정신적 형성internal formations, 식(識, vij~nāna) 은 의식consciousness이다.
첫 번째 색은 육체적, 물질적인 것으로, 다른 네 가지는 심리적인 것이다. 하지만 아미다 프로그램에서 이 해석이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오래 논의해 왔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번역에서 오직 행samskara만이 지지할 만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불교의 목표 자체가 소멸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이것들이 인간이라고 하는 것의 가치중립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라고 하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오온을 인간의 구성요소로 보는 이러한 해석은 붓다가 오온은 고통이며 이것들 다섯 가지를 제거하는 것은 “오랫동안 너희에게 이로울 것이다”라고 명백하게 설하셨다는 사실과 일치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만일 니르바나가 여전히 육체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느낌과 지각이 있고, 여전히 의식이 있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면, 이 일반적인 해석은 옳은 것일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널리 퍼져 있고 석가모니의 본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상당한 장애가 된다고까지 말한다.
상윳따 니까야의 칸다(오온) 상윳따(SN22)의 많은 경전에서 오온의 무상, 고, 무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SN22:9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오온은 무상하고, SN20:10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오온은 괴로움이며, SN20:11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오온은 무아이기 때문에 과거의 오온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미래의 오온에 대해서는 즐거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오온에 대해서는 염오(nibbida)하고, 탐욕을 벗어나며(virāga, 離貪), 소멸(nirodha)하기 위해서 도를 닦는다고 하였다.
이렇게 오온의 소멸을 설하는 붓다의 가르침을 근거로 해서 선치료에서는 오온이 단지 인간이라는 육체적-심리적 유기체의 가치중립적인 구성 요소들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붓다는 바로 그것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기를 바랐다. 우리는 또한 그것들이 단지 목록이 아니라 서클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서클이 캐롤라인의 『불교심리학』에서 설명된 방식으로 연기의 서클에 대해 직접적인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선치료의 입장에서 오온에 대해서 새롭게 정의하면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색(RUPA)은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는, 그리고 우리에게 힘을 갖는 대상이자 우리가 “숭배하는” 대상이다. 수(VEDANA)는 선입견에 바탕을 둔 끌림 혹은 거부를 말한다. (VEDA는 지식즉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SAMJNA)은 매혹됨, 고착됨을 의미한다. 행(SAMSKARA)은 생각과 태도로 가득 찬 영향력의 내면적인 증식을 의미한다. 식(VIJNANA)은 무의식을 의미한다.
경전에서 붓다가 모든 것을 버리라고 주장하신 것이 아니라. 해로운 작용을 그치라고 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 같다고 하며 오온에 대한 다른 해석의 체계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온에 대한 일반적인 번역과 선치료에서 선호하는 번역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오온 Skandha |
일반적인 번역 |
선호하는 번역 |
색 色 Rupa |
모든 형상 All form |
“숭배하는” 형상 Forms we “worship” |
수 受 Vedana |
모든 느낌 All feeling |
반응 Reactions |
상 想 Samjna |
모든지각 All perception |
매혹됨, 고착됨 Entrancements |
행 行 Samskara |
모든 정신적 형성 작용 All mental formations |
정신적으로 만들어 낸 것들의 증식 Proliferation of mental fabrications |
식 識 Vijnana |
의식 Consciousness |
개인적 무의식 The personal unconscious |
선호하는 해석은 오온이 단순히 살아 있는 존재를 구성하는 잡다한 목록이 아닌 포괄적인 목록이라는 것, 하지만 그것에 의해 정신이 죽게 되는(marana) 개인적 무의식의 형성 과정에 대한 어느 정도 정교한 분석을 드러낸다. 선호되는 해석에서 오온의 순서는 중요하다. 색은 느낌의, 느낌은 지각의, 지각은 형성 작용의 그리고 형성 작용은 식의 조건이다. 그리고 식은 우리가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네 가지를 없애는 것이 자연히 식을 없애게 할 것이다.
선치료 입장에서 해석된 색(色)이란 우리에게 의미 있는 대상, 마음을 끄는, 숭배하는 대상을 말한다. 불상(佛像)도 색의 하나이며, 우리의 마음을 종교적으로 이끄는 대상이다. 부모나 자식, 배우자도 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색에는 이처럼 중요한 타자들이 포함된다. 이 타자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사랑, 연민 등의 긍정적 정서도 경험하고 분노나 섭섭함, 안타까움, 슬픔 등의 부정적인 정서도 경험한다. 의미 있는 대상, 의미를 부여한 대상으로서 색을 향한 열정, 갈망, 집착, 분노, 미움의 감정이 삶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선치료에서는 색-우리 마음을 끄는 대상에 대한 집착이나 분노에서 벗어나는 것이 색을 소멸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수(受)는 색에 의해 생기는 감정적인 반응인데 대체로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끌림(樂受), 거부(苦受), 무덤덤함(不苦不樂受)의 세 가지 반응이 있다. 이 반응은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다가 상(想)을 일으킨다. 상은 매혹되는 것, 고착되는 것이다. 감정에 대한 행위 갈망(act hunger)이라고 한다. 행(行)은 심리적 형성물들(심소법)을 증식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식(識)은 명확하게 의식하지 못하는 개인적인 무의식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미혹에 빠져있으며,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전적인 통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전제에서 볼 때, 일상적인 식 작용은 자각이 결여된 무의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식에는 여섯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마음을 가리키고 나머지는 다섯 감각의 토대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붓다는 마음, 눈, 귀, 코, 혀, 접촉 기관의 무의식적 행위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다. 붓다가 우리의 의식을 제거하기를 바란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면서, 의식은 jnana 즉 지(知)이고, 무의식을 vijnana로 해석한다. 이 때, 무의식은 뇌진탕을 일으켰거나 잠들어 있을 때의 상태가 아니라, 정신역동에서 말하는 무의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삶의 문제는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알지 못하는 상태가 무명(avidya)이라고 한다. 무명에 덮인 채 무의식적으로 자동반응을 하면서 사는 모습을 오온이라고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오온을 이해하면서 브레이저 박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간단히 말해서 불교의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삶은 무의식적으로 무가치한 것들(소비재, 중독성이 있는 물질, 명예, 얻음, 획득 그리고 실없는 오락 )을 숭배하면서 맴돈다. 그것들은 그들의 마음이 오직 그것으로 가득 찰 때까지 매료시키고 넋을 잃게 하며 이것이 그들을 무의식적 상태에 남아 있게 하고 더 많은 것들 쫓아가게 만든다. 이 불행한 조건이 고통(나쁜 장면)이다. 하지만 사소하고 무가치한 욕망의 대상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벗어나게 할 수 있고, 그들의 에너지를 더 고귀하고 숭고한 목적에 재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이 존재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믿음(shraddha,온 마음)과 그것으로부터 자연히 계발되는 다른 자질들이 요구된다. 그것들은 마침내 사물의 표면 아래를 보고 그럼으로써 무의식을 사라지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제정신을 찾게 하는 지혜(prajna,꿰뚫는 의식)가 된다.
오온에 대한 치료방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오온 Skandha |
가능한 치료 방식 |
색(色) Rupa |
주의의 재훈련: 타자 중심 대상과 관련된 작업 |
수(受) Vedana |
다시 조건 짓기: 자세한 반응, 몸의 지각, 선택적 강화에 대한 예리한 관찰 |
상(想) Samjna |
최면 상태 변경: 최면사이코드라마, 즉흥 연극(pandramatics), 이야기치료, 교류 분석 |
행(行) samskara |
인지 재구성 |
식(識) vijnana/alaya |
정신 분석. |
다. 칠각지의 선치료적 해석과 적용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正勤), 사여의족(四如意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 팔정도(八正道) 37 보리분법 가운데 브레이저 박사는 특히 칠각지를 불교심리치료에 적용하여 설명한다.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일곱 가지 요소인 칠각지는 마음챙김(sati), 진실에 대한 예리한 탐구(dhammavicaya), 노력(viriya), 기쁨(piti), 편안함(passaddhi), 온마음의 비전(samadhi), 평정( upekkha)이다. 이것들을 심리치료의 요소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심리치료는 진실에 대한 예리한 탐구(dhammavicaya, 擇法)이어야 한다. 모든 세부 사항들에 주의를 기울이며(sati, 念),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려는 용기를 가지고 노력과 열정(viriya, 精進)으로 행동한다. 치료 과정은 일종의 기쁨(piti, 喜)이어야 하는데, 다른 방해 요소들이 배제됨(passaddhi, 輕安)으로부터 기쁨이 온다. 이러한 탐구를 위한 틀은 더 큰 의미에서 신뢰(samadhi, 定)여야 한다. 이는 삶의 부침을 포용(upekkha, 捨, 평정)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치료에서 분명 중요한 요소들이다.
명상에 적용된 칠각지는 sati를 중심으로 세 가지 활동적인 요인인 택법, 정진, 희가 있고, 가라앉히는 요인으로 경안, 정, 사의 세 가지가 있다. 심리치료의 장면에 적용하면 염과 택법을 통해 내담자와 상담자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고, 정진과 기쁨으로 힘을 불어넣으며, 경안과 평정으로 마음을 가라앉혀서 더 큰 신뢰로서 분명하게 볼 수 있는 상태(clear vision, 삼매)를 경험하는 것으로 칠각지를 설명한다.
특히 마음챙김(mindfulness)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브레이저 박사는 mindfulness를 지금-여기의 정확한 알아차림(awereness), 외부와 내면을 연결시키는 것, 기울여진 주의, 의식있는(conscious) 상태, 번뇌에서 벗어나 유익한 마음작용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마지막 의미는 이상적인 상태이지만 모든 치료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앞의 4가지는 치료상황에서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unconditional positive regard)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mindfulness를 자신의 경험에 대한 mind-fullness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의 가슴이 있는 곳(where our heart is)라는 의미로 마음이 (느낌, 생각 등으로) 가득 찬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다. 마음이 붓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상태, 붓다를 만나고 있는 상태를 Buddha mindfulness라고 한다. 상담자의 능력 체크 리스트의 첫 번째 핵심 원칙에 해당하는 마음이다.
한편으로 마음챙김은 호흡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ānāpānasati)을 말한다. 내담자가 숨을 쉬는 방식은 무언가 말해준다. 내담자가 팔을 뻗는 방식, 시선을 던지는 방식, 고개를 돌리는 방식 모든 것은 무언가 말해준다. 몸은 목소리보다는 쉽게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치료자는 매우 신중하고 보살피는 주의를 기울인다. 마음챙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또한 마음챙김은 사람의 반응들을 알아차리는 것이고, 마음이 반응하는 마음의 대상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경험에 의해 배우고 기억하는 것이다. 무아(non-self), 진실(truth), 의존적 발생(緣起, dependent arising), 감각 토대에 의존(reliance upon sense bases), 더 큰 목적 안에서의 믿음(faith in a greater purpose)이라는 법의 가르침(Dharma teachings)에서 알려주는 실재의 일반적인 특징인 무상함(impermanence)과, 그것들의 실현(actuality)을 깊이 내재화함으로 배우는 것이다.
일곱 요소들 각각은 또한 전체 치료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창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진실에 대한 탐구는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치료의 기쁨이 유지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필수적인 토대이다. 치료에서 내담자는 일상적인 공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치료에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는 행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하고자 한다. 치료자가 되는 길은 깊은 저항이나 긴장을 기쁨으로 삼는 것이다. 이 저항과 긴장도 다르마이고 붓다라고 보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치료의 평화로움이 보호되는 게 필요하다. 특히 좋은 상담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ego)을 내려놓는 것으로 경안이 필요하다. 평정(捨)은 따뜻한 중립성으로 어떤 상황을 평정심으로 내려다보는 것을 말한다. 상담자는 자신의 ego를 내려놓은 만큼 볼 수 있다고 한다. 삼매는 분명하게 비추는 것으로 왜곡시키지 않고 비추어주는 것, 정확한 거울(acute mirror)이 되는 것을 말한다. 칠각지에 입각한 치료를 통해 상담자가 내담자를 분명하게 비추어 줄(clear vision) 때, 내담자가 실재를 발견하여 자유를 찾게 된다. 삼매를 분명하게 비추어 주는 것이라고 하는 의미는 마음이 집중되어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다고 한 초기경전의 의미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비구들이여, 삼매를 닦아라. 삼매에 든 비구는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아는가?
물질의 일어남과 사라짐, 느낌의 일어남과 사라짐, 인식의 일어남과 사라짐, 심리현상들의 일어남과 사라짐, 알음알이의 일어남과 사라짐이다."
삼매를 닦으면 다섯 가지 덮개(五蓋)가 가라앉아 비로소 오온의 생멸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알 수 있다는 이 경전의 말을 선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칠각지를 통해 상담자의 마음이 삼매에 이르게 되면, 내담자는 그 상담자를 통해 자신의 내면의 경험으로서 오온의 생멸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삼매에 도달한 상담자가 정확한 거울로서 내담자를 비추어주는 일이 불교심리치료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브레이저 박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이것이 붓다가 다음과 같이 말한 이유이다, “이러한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들은 내가 자세히 설해 놓았고, 닦았고, 완전히 계발시켜 놓았다. 이것들을 잘 닦고 계발시킨다면, 완전한 깨달음, 완전한 지혜, 열반Nibbana으로 이끌 것이다.” 이것을 불교적 치료과정(Buddhist therapeutic practice)의 핵심이다.
7. 맺는 말
이제까지 브레이저 박사가 창안하고 교육하고 있는 선치료에 대해 불교적인 입장에서 살펴보려고 하였다. 브레이저 박사의 말에 따라 선치료를 정리해보자. 선치료는 붓다의 가르침에 근거한 치료이며, 치료과정에서 현대 심리학의 다양한 기법을 응용한다. 선치료는 무아설과 조건화라는 불교심리학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고, 대화로 개인과의 만남을 통해 영적인 자유를 추구하여 온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치료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동료라는 느낌, 범부가 범부를 대하는 마음으로 치료에 임한다. 그 과정은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이라는 연민의 틀 안에서 진행된다. 때로 내담자의 역기능적인 평형상태를 흔들어 무지를 잘라내려는 시도를 한다. 선치료와 로저스의 상담과 유사점은 내담자의 잠재력에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차이점을 로저스의 상담이 내담자의 준거틀 안에서 치료하는데 비해서 선치료는 내담자의 준거틀을 문제로 보면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준거틀 밖으로 벗어나게 해준다. 이른바 타자 중심적 접근이 선치료와 로저스의 상담 사이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레이저 박사의 4년간의 한국에서의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선치료’가 무엇인지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불교의 세계관과 인간관에 입각한 현대심리학의 응용이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선치료를 어떻게 하는가라는 실제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역시 상담 경험을 통해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남게 된다. 여러 차례 브레이저 박사의 상담시연을 보고, 상담자, 내담자 실습을 통해 경험하는 과정에서 이제 어렴풋이 ‘선치료’ ‘불교심리치료’란 이런 것이 아닌가 불교학자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았다. 선치료는 기법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며 다음과 같이 요약해본다.
선치료는 무상, 고, 무아와 중생과 붓다는 둘이 아니라는 원리에 입각해 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근본은 붓다임을 전제하면서, 내담자와 범부라는 동료 의식에 서서, 항상 괴로움을 겪지만 그 괴로움에 패배 당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하고, 끊임없이 조건화되어 올라오는 내담자의 오온의 순환과정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주어 내담자 스스로 실재를 발견하여 자유를 얻는 과정을 선치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 객진번뇌염(客塵煩惱染)>의 맥락에서 불성과 조건화로 선치료의 핵심적인 원리를 말할 수도 있다.
불교의 교리에 대한 이해를 실제 심리치료와 현대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선치료는 불교가 심리치료라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불교상담 및 불교심리치료의 하나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 참고문헌
본서에서 사용된 팔리 문헌에 대한 약어는 기본적으로 비평적 팔리사전 Critical Pāli Dictionary(CPD) 1권(Vol.1)의 후기 Epilegomena에 따랐다. 주요 팔리문헌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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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zier C 2009 Listening to the Other 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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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ering T 2006 Buddhist Psychology 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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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no M. 2006. Buddhism and Psychotherapy Across Cultures. Wisdom
Welwood J. 1985 Awakening the Heart Shambhala
Welwood J.1992 Ordinary Magic. Shambhala
See also the Journal of Contemplative Psycho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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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