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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버라이어티나 스포츠, 뉴스, 드라마 등의 일정한 플랫폼을 갖춘 미디어사의 콘텐츠들이 예전에 우리가 알던 방송의 범위였다면, 요즘에 말하는 방송은 이보다 훨씬 넓다. 미디어사를 경유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BJ(Broadcast Jockey) 자격으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보이는 라디오와 유사한 방식의 개인 토크, 야구장을 비롯해 특정 행사가 열리는 곳을 방문해 실황을 보여주는 현장 중계, 다른 플레이어와 실시간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 영상, 치킨과 탕수육 등의 식사류를 시켜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 등 개인이 직접 제작 가능한 방송의 폭은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게임'을 주제로 한 방송은 다른 촬영 장비를 쓰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점 하에 인기가 날로 더해지고 있다. 밤 늦은 시간엔 공포나 호러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최근에 출시된 GTA5 등의 타이틀 게임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마인크래프트 등의 인기 온라인 게임, 때론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등의 인디 게임을 여러 개인 BJ들이 방송용 콘텐츠로 다루기도 한다. 이런 게임 방송들은 어떻게 하는 걸까?
■ 게임 방송을 위해 준비해야 할 장비는? '마이크' 기능은 필수 일단 개인이 게임 방송을 시작하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PC만 있으면 일단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방송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대개 말 없이 진행되는 게임 방송은 시청자가 느끼는 재미를 끌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첫 번째로 준비해야 할 장비는 '마이크'라 할 수 있다. BJ가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시청자가 문자로 궁금한 내용을 올리는데 이때 BJ는 편의상 말로서 답을 주고 받는 것이 수월해서다. 마이크 기능이 별도로 분리된 형태가 아니더라도 해당 기능이 포함된 이어셋이나 헤드셋을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예컨대,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방송 진행해야 할 경우엔 특성상 실시간 채팅으로서 전개되는 부분이 많아 이를 시청자가 듣는 것만으로도 게임 속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역시 주로 말로써 요구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티원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게임 방송에서 마이크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웹캠'이다. 가장 먼저 언급한 마이크 기능보다는 중요도가 낮지만, 게임 방송을 하다보면 시청자 입장에선 게임 중인 BJ의 모습을 궁금해 하기도 한다. 메인 화면엔 게임 진행 중인 화면을 띄워 놓고 우측 아래나 좌측 아래에 작은 창을 띄워 게임 중인 BJ의 모습을 이중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웹캠이 내장된 노트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굳이 장비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 방송용 PC의 사양은 플레이 중인 게임의 타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방송을 중계할 장비로서 PC의 성능이 충분한가에 관한 고찰이다. 빠른 인터넷 속도만을 믿고서 방송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방송 중계 사이트인 아프리카TV에선 방송을 위한 사양으로 펜티엄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512 MB 이상의 시스템 메모리 등 비교적 낮은 수준의 내용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방송을 진행해야 한다면 해당 게임이 요구하는 권장 사양 이상의 PC를 준비해야 한다.
■ PC로 하는 게임, '고성능 그래픽카드' 준비한다면 문제 없어 BJ로서 방송을 진행하는 대상의 게임이 대체로 낮은 사양을 요구하는 캐주얼 게임들 위주라면 앞서 언급한 장비들로 방송을 준비해도 좋지만,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처럼 어느 정도 하드웨어 사양을 타는 게임으로 방송을 진행한다면 사용 중인 그래픽카드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사양이 높은 PC 게임으로 방송을 진행할 경우, 이 정도 그래픽카드는 써 줘야 한다. 인디 게임 방송용으로 흔히 다루는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는 제작사 권장 사양으로 3 GHz로 동작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4 GB 용량의 메모리, GTS 450 이상급의 그래픽카드를 갖춘 PC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표시돼 있지만, 실제론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지포스 GTX 660이나 라데온 HD 7850 급의 그래픽카드가 아니고선 매끄러운 진행이 어렵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그래픽 설정을 낮춰 방송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초당 평균 1 Mbps 단위로 압축돼 전송되는 데이터에 따른 화면 품질의 하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빠른 속도로 게임 중인 화면을 생성할 수 있으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가능하면 그나마 좋은 화질로 보길 원하기 떄문에 알맞은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BJ 입장에서 중요하다. 이용 중인 방송 중계 사이트마다 조건이 다를 수도 있지만 BJ 차원에서 선택할 만한 가격대를 고르자면 대략 10만 원선에서 20만 원 안팎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적당하다. 이 정도 가격대엔 지포스 GTX 660 혹은 라데온 HD 7850 급의 그래픽카드가 포함돼 있으니, 방송을 진행할 게임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 소니 PS4와 같은 게임용 콘솔을 가지고 있다면? '캡처 카드'를 쓰자 글쓴이는 대표적으로 PC로 하는 게임을 방송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일례로 들었지만, 게임은 오직 PC로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S3나 XBOX 360, 심지어 요즘 출시된 소니의 PS4에 이르기까지 게임용 콘솔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도 많다. 이 중에는 게임용 콘솔을 연결해 실시간으로 게임 방송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 캡처 카드는 크게 PCI 익스프레스 타입(내장형)과 USB 타입(외장형)으로 나뉜다. 게임용 콘솔을 이용해 게임 방송을 하려면 PC로 화면을 전송해 줄 수 있는 '캡처 카드'가 필요하다. PC와 게임용 콘솔은 각각 디스플레이 및 음성 출력을 하는 단자만 비치돼 있기 떄문에 당장 이 상태론 게임 콘솔과 PC 화면을 전환하며 방송을 진행할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게임 콘솔에서 출력되는 화면 및 음성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는 PC 차원에서의 신호 입력 장비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캡처 카드'다. 시중에서 보편적으로 구할 수 있는 캡처 카드엔 PC 내에 장착해야 하는 PCI 익스프레스 타입과 외부에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USB 3.0 타입으로 나뉜다. 예전에는 내장형이 많이 나왔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극복한 외장형 캡처 장치가 나오는 추세다. 가격대는 보통 10만 원 내외로 시작해서 20만 원 초중반에 이른다. ▲ 게임 콘솔의 디스플레이 출력 포트를 캡처 카드로 연결해 주면 된다. PS3나 XBOX 360을 비롯한 게임용 콘솔의 후면을 보면 컴포넌트 단자와 음성 출력 단자 혹은 HDMI 출력 포트를 볼 수 있는데, 수용 가능한 단자 타입과 캡처 카드 자체적으로 업스케일링해 주는 등 보완 기능의 유무에 따라 가격 분포가 달라진다. 컴포넌트 및 컴포지트, 스테레오 오디오 단자와 HDMI 포트 등 모두를 지원하는 경우 내장형이라도 15만 원 가량을 생각해야 하고 외장형 제품일 경우 옵션 구성에 따라 이보다 값이 더 뛸 수도 있다. 설치 후 구성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다음 팟플레이어 실행 후 환경 설정 탭의 장치 구성 중 아날로그 TV를 선택한다. 캡처 카드의 이름으로 비디오 장치가 구성된 것을 확인하면 종류는 캡처, 포맷은 YUY2 1280 X 720 59.9402로 설정하면 된다. 콘솔에서도 컴포넌트 및 음성 출력 위치를 변경해야 하며, 이 부분의 조정이 끝나면 중계 프로그램에서 해상도와 화질, 스테레오 믹스 오디오 설정을 알맞게 잡아줘야 한다.
■ 준비는 끝났다, 게임 방송하는 방법은? '방송 중계 사이트'를 이용하자 위와 같이 게임 방송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 방송 중계를 하기 좋은 사이트를 물색해야 한다. 국내선 라이브스타, 윙크TV와 팝콘티비 등의 사이트가 일부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개인 방송용 중계 사이트로선 아프리카TV가 잘 알려져 있다. ▲ 방송을 처음 진행한다면 이 곳을 들러 방송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방송 진행을 처음 접하는 BJ뜰을 위해 '초간단 방송하기'란 플래시 형태의 동영상 가이드를 만들어 두고 있다. 방송 제목과 한 줄 분량의 짧은 내용을 입력하고 비디오 및 사운드카드 장치를 선택한 뒤, 라이브 캠을 위치시켜 방송이 제대로 되는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방송 진행 중 상황에 따른 스튜디오 기능 사용법을 익힐 수 있고 '나만의 방송팁'으로 방송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특히 개인 단위의 게임 방송계에서 유명한 양띵과 대정령 등의 주요 BJ들은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아프리카TV의 인지도는 비교적 높은 축에 속한다. 마인크래프트나 GTA5 외에도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방송들이 진행돼 다양한 볼 거리를 원하는 사용자 입장으로선 선택지가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전문 BJ들은 가끔 제시간에 생방송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 사전에 녹화한 방송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마치 지상파 혹은 케이블 TV에서 해 주는 재방송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방송방이라 불리는 미니 블로그 사이트를 운영할 수도 있어 방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방송을 시청해 준 사용자와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 해외선 이미 익숙한 게임 방송? '트위치TV'도 한 번 써 볼까? 그런데 이와 같은 게임 방송이 국내서만 이뤄지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해외서도 이미 트위치TV와 유스트림을 비롯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하는 온라인 중계 체계가 잡혀 있다. 국내서 이같은 역할을 하는 사이트로서 아프리카TV가 가장 인지도가 높다면, 이와 비슷한 자격을 가진 사이트론 '트위치(Twitch)TV'를 거론할 수 있다. ▲ 원하는 게임 타이틀을 선택해 게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트위치TV의 메인 홈페이지 구성을 보면, 아예 게임 방송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스포츠와 게임, 애니메이션과 보이는라디오 등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데, 트위치TV는 인기 게임인 롤(LOL)과 하스스톤 :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젤다의 전설 등 게임 타이틀 별로 세분화해 놓고 있다. 특정 타이틀을 누르면 해당 게임과 연관돼 생방송 중인 내용들을 목록에 보여주고 이 중 하나를 마우스 클릭 한 번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송을 곧바로 시청할 수 있다. 아프리카TV와 전개 방식이 비슷하지만 주요 인터페이스가 영문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 트위치TV와 연동되는 유틸리티.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요즘은 게이밍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로 제공되고 있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와 AMD의 게이밍 이볼드에 트위치TV 방송 기능이 추가돼, 직접 중계 사이트를 들어가지 않아도 로그인 한 번이면 곧바로 방송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웹캠을 연결해 게임 화면과 플레이 중인 BJ의 모습을 한 화면에 보여주는 이원 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 준비만 잘하면 어렵지 않을 듯, 겜방 BJ가 되어 보자 물론 게임 방송 전문 BJ가 플레이 중인 화면을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 서 있다가 이렇게 게임 방송을 해 보면 진행자로서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혼자 즐기는 게임 세계에만 머물러 있다가 공통된 관심사를 하고 있는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냥 평소처럼 게임을 진행하다 키보드로 하던 채팅을 말로써 대신한다고 생각한다면 첫 방송에 대한 부담감도 떨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듯이, 억지스럽게 과장을 할 필요는 없다. 그저 게임을 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남들에게 거리낌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은 게임 방송이 된다. 하고자 하는 게임의 장르는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내키는 대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고 방송을 진행하는 방향도 결국 BJ의 몫이다. 계획대로 게임 방송이 잘 안 됐다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게임을 진행하다 어려운 게 있으면 시청자들에게 물어보고, 시청자들을 대신해 플레이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을 꾸준히 해 본다면 응원의 목소리도 분명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올려도 댓글이 달리지 않는 인디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리기 지겨웠다면 이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을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겜방 BJ가 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어깨너머로 유행을 타고 있는 지금의 마인크래프트처럼, 최고의 겜방 BJ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도전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