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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1구간 산행기
영취산 금남호남정맥분기점에서 광양 백운산까지
백두대간의 취적 있는 영취산
그곳에서 남서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길을
엔터님의 오름길 노랫소리에 맞춰
마음껏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1회차 산행
○ 일 시 : 2012.11.03. 토요일 10:25~20:40
○ 구 간 : 장수 무령고개~영취산~장안산~밀목재~수분재
○ 구간진행시간 생략
백두대간 산행이후 처음으로 10월에 영남알프스 일원산행이 이뤄지면서 호남정맥종주 계획 토론이 뜨거운 논쟁이 시작되었다. 11명의 뜨거운 호응으로 지난4월 명퇴하신 대장님을 흔들었다. 11월 첫주 토요일을 시작으로 산행공지가 Caf'e에 뜨고 그날의 야심찬 대원들 몇 명이 불참 통보가 오고 참석자 6명 남성대원 3명 여성대원 3명으로 25구간의 호남정맥길을 나서기로 하였다.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을 지나 전북 장수군과 경남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평범한 산줄기를 이루고 있는 영취산에서 장안산으로 분기하는 산줄기가 바로 호남정맥의 시작이자 금남호남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도상거리 총462km로 이중 호남금남정맥 63.3.km 제외하면 순수한 호남정맥은 398.7km이다.
1구간 영취산에서 수분치까지 도상거리 18.2km의 산길을 영취산에서 간략하게 산신제를 지내고 아침6시30분 시청에서 출발하여 남해고속도로 초입에 화명팀과 양산팀을 태우기로 한다. 오랜만에 이뤄지는 종주길이라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출발이다. 시청후문에 봉고차가 당도하고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나누고 대장님 출발신호에 신나게 봉고차가 출발은 한다. 다음 지점에 기다리는 두사람중 한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출발신호를 인지시키고 만남의 장소에 도착하니 이게 웬일 양산팀이 없다. 차량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고 전화를 걸어 위치확인을 하니 롯데캣슬 정문앞에 있다한다. 이 무슨 소리인가 양산선 지하철을 타고 수정역에서 만남장소까지 3분거리라 하더만 정말 걸어서 3분 되는 위치선상에 서 있는 것인가?... 두뇌의 천재적인 감각이다. 차를 화명동 롯데캐슬 정문앞으로 돌려 양산팀을 태운다.
남해고속도로 북부산 톨게이트 나오자 공사로 인해 차량은 느림보 걸음이다. 이른시간부터 저물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기 위한 관광차들로 빽빽, 물량수송으로 인한 화물차량 역시 양옆 종주대열로 이어진다. 산청휴게소에 들러 각자 볼일도 보고 아침식사 대용으로 가져온 빵과 커피로 간단한 요기를 차안에서 하고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디지털시대에 아직 네비게이션도 없이 운전을 하고계신 우리 봉고 박사장님 인간 네비게이션 대장님만 믿고 핸들을 좌, 우로 돌리며 무령고개길을 오른다. 고개길 방향에 따라 뒷좌석에는 고함소리가 터져나온다. “아이고 좋아라”의 활략으로 두대간 감응에 잠시 눈길은 능선길을 따라 움직이고 이 무령고개에서 시작된다.
배낭은 일단 봉고차에 두고 시산제 올릴 배낭만 챙겨 무령고개에서 좌측 영취산 급경사 오름구간을 올라선다. 지난 백두대간 산행때 지나간 자리를 회상하면서 주위를 조망하고 대장님 산신제 호남금남정맥 출발에 있어 대원들의 안전과 무사산행으로 광양 백운산까지 무탈하게 완주 산행을 고하시고 다같이 3배의 절을 올린다. 대원 각자 마음의 소망을 무언으로 읊조렸으리라.... 약간의 음복을 하고 무령고개로 다시 내려선다.
우측 장안산 진입부에는 둘레길 탐방차 관광버스 1대의 인원이 줄을 이어 나무계단길을 오른다. 장안산 들머리에 3.1km라는 안내표지판이 서있다. 계단을 천천히 밟고 오른다. 고즈녁한 산길이다. 임도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팔각정으로 오르는 표지판이 보인다. 따뜻하고 포근한 흙길에 낙엽 밟는 소리만 부스럭 거리며 잘 나아간다. 추운 기온은 멀리 달아나고 땀이 난다. 잠시 옷깃도 정돈하고 물 한 모금 마시는 휴식이 주워진다. 여기서 대장님 우리에게 제안 아니 낭제를 내신다. 10년전 금남호남정맥시 표지기를 붙였는데 표지기는 붉은바탕에 흰글씨다며 그것을 발견하는 대원에게는 현금 10만원의 상금을 내놓으신단다.
쉽고도 어려운 제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또 붉은색이 빛이 바랬을 뿐 아니라 글씨체 또한 새겨져 있겠는가. 가다가 보더라도 머리 위에 걸쳐져 있는 표지기를 보아서는 안되고 떨어진 가지에 나뒹굴고 있는 쪽을 더 주시를 해야 할 뿐 더러, 혹 볼일을 보러가다 흙과 낙엽사이에 묻혀 있는 표지기를 봐야 될 것 같다며 우리는 한바탕의 웃음꺼리를 만들어 크게 웃는다.
낮은 산길을 몇 번 오르내리자 엔터님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흥겨운 노랫가락이 마구 쏟아진다. 눈앞에 탁 트인 넓은 공간에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펼치고 있는 억새군락을 이루고 있고 펼쳐진 산능성이 아래로는 산너울이 골짜기마다 넘실넘실 일렁이고있다. 멀리 장안산이 눈에 들어오고 가을 햇볕을 안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즐기며 유유자적이다. 건너편으로 지리산의 영봉들이 나열되어 있다. 왼쪽 중봉 하봉으로 이어 천왕봉 제석봉 푹 꺼진 장터목을 이어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 삼도봉 형제봉 반야봉앞에 볼록하게 쏫은 만복대 백두대간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감회가 새롭다.
억새밭 조망을 위해 설치된 전망대로 재열공님 재바르게 오른다. 이곳에는 벌써 얼음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밑은 질퍽한 흙길을 내어준다. 장안산이 가까워지고있다. 한차례 바윗길을 돌아 이어주는 나무데크길을 지나 능선을 오르니 와작지걸 한무리들의 소리가 난다. 장안산 정상이다. 이곳에는 헬기장과 삼각점, 천리행군기념비,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다. 먼저 도착한 팀이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도 질세라 호남정맥종주 프랭카드를 펼쳐 인증샷을 찍었다. 따뜻한 양지에 모여 앉아 맛있는 식사와 정상주로 대장님 복분자 한잔씩을 돌리시니 더할 나위없는 기분이 상승세로 오른다. 기록님 건네는 잔을 자연스럽게 뿌리친다.
이정표 밀목재 9.3km를 보고 나선다. 내림계단을 내려서니 펼쳐진 대간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한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은 우리 발목을 낚아 체고 커다란 바위 사이를 통과하면서 기분좋게 나간다. 능선도, 갈림길도, 봉우리도 아무런 표시가 없어서 어디쯤 가고 있는지 가름하기가 어렵고 지만 등산로는 잘 나있다. 식사후 술 기운인지 졸음이 밀려온다. 내림길에는 말목 계단이 낙엽에 쌓여 발을 조심해야겠다. 잔뜩 긴장을 하고 발걸음을 내려놓는다. 내림길이 끝나면 능선길에 낙엽 융단이 갈려 있다. 앞서가는 대장님 뒷모습이 좌우로 비틀비틀 갈짓자 걸음이다. 아니나 다를까 능선길 쉼터에서 취침 10분이 바로 명으로 내려진다. 편편한 곳에 무조건 자리를 잡고 배낭에 기대어 큰 대자로 눕고 본다
출발 3분전 소리에 자리을 박차고 일어난다. 잠시 누운 자리지만 몸은 한결 가볍다.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 얼마나 걸었을까 숨이 가쁜 것을 보니 한시간을 걸었나 보다. 아직도 갈길은 많이 남아있다. 남은 물을 한모금 목으로 넘기고는 또 걸음을 뛴다. 모두가 힘들어 하는 구간 대장님만 신이 났다. 빠른 걸음을 걷다 뒤돌아 보다 다시 뜀박질로 냅다 뺀다. 따라가기가 힘들다. 어느정도 간격을 두었다 다시 밀착하면서 오름길에서 다같이 만난다.
950봉 삼각점 갈림길 이정표에 밀목재 0.82km를 가르켜 준다. 이제 밀목재가 바로 앞이다. 작은 쉼터 나무의자 2개를 밀쳐내고 나가니 가가운 밀목재와 멀리 보이는 가야할 사두봉 능선이 눈앞에 주시된다. 밀목재 도착. 도로변에서 장안산 등산로가 있고 금남호남정맥을 표시한 스텐레스 안내판이 밀목재에 붉은색을 표시하고 있다. 해는 어느새 서쪽으로 기울어 있고 지방도 742 덕산마을 수몰민 이주마을이다. 덕산마을 버스 정류장도 나와 서있고 정류장에는 버스 시간표가 반긴다.
마을입구에 이정표는 수분재 방향으로 8.0km를 제시한다. 휴식을 취한다. 약수터인지 물줄기가 졸졸 흐른다. 비워진 물통을 채운다. 마을인지라 슈퍼라도 있겠다 싶어 동네 한바퀴를 돌며 탐사를 해 본다. 이주단지로 조성된 곳이라서인지 집들은 너르게 잘 지어졌다. 슈퍼는커녕 조그만 가게도 보이지도 않는다. 공중화장실 표시를 따라 볼일도 볼겸 가보니 사용불가다. 너른 마을입구 공터에는 콘크리트로 되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한쪽에는 추수를 한 메주콩을 말리기 위해 펼쳐 널어 놓고 또 한쪽에는 메밀도 널어두었다. 입구쪽에는 팔각정이 우둑허니 서있다. 가까이 가 보니 팔각정 둘레로 창문을 다 설치되어 비바람에도 쉼터로서는 재격이다. 안에는 싱크대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이곳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이야기꺼리를 즐길수 있겠다.
시간도 예상시간을 벗어나도 너무 벗어났다. 해도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우리들의 몸은 오늘 여기까지만 하면 참 좋은 컨디션이건만하며 자꾸만 뇌 회전을 요구한다. 1구간 날머리가 수분령이라 앞으로 키로수 안배 4시간이지만 체력은 떨어지고 기온은 낮아 질테고 밤길에 산길을 걸어야 되는지라 시간은 4시간이 더 걸릴것이다며 여기서 중간탈출로 마감하면 다음구간부터 더 힘이 들어진다는 대장님의 위엄하신 말에 마을길을 따라 등산로로 묵묵히 올라선다. 마을경로당과 회관 간판이 나란히 붙여진 건물을 지나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털고 또한번 좌측으로 들어선다. 산 비탈 밭에는 계절에 맞게 배추와 무우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임도차단기를 지나 산으로 붙는데 이건 또 무슨 나뭇가지인고. 밀목(密木)재는 수목이 빽빽할 정도로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서 이진지 오름길에 나뭇가지들을 쳐 아무렇게 나뒹굴게 나둔 덕분에 이길을 헤치고 나가다간 기진맥진이다. 하는 수 없이 진입불가로 임도 포장길을 따라 활공장까지 오른다.
힘겹게 오름길에 차량들이 오르 내리니 이또한 짜증을 불러이르킨다.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서니 논개 활공장이다. 잔디로 덮혀 있고 전망이 좋다. 장수 읍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에 보이는 산등성이가 다음 구간에 오를 팔공산, 시루봉이 확연하다. 눈을 들어 동북쪽을 보니 멀리서 남덕유 봉우리가 굽어보고 있다. 장수읍은 가지런히 정리된 논밭과 과수원, 사방으로 잘 뻗은 도로가 매우 평화로워 보인다. 산고장수(山高長水 : 산은 높이 솟고 강은 길게 흐른다. 군자의 덕이 높고 끝없다)라 했던가. 이런 아름다운 고장에서 황희 정승 같은 훌륭한 분이 태어 난 것이 어쩌면 당연한 듯 싶다.
빛 좋은 시간에 우리는 단체사진 한 컷을 장식하고 서녘 빛을 한껏 받은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을 벗어나 사두봉으로 향한다. 일몰이 지지기전 사두봉에 올라 넘어가는 저녁놀을 보자시면 대장님 막 달린다.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은 사두봉의 진미를 향껏 발휘를 한다. 낙엽 쌓인 길, 흙길을 이어 달려도 보지만 힘 든다는 생각없이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묘지2기가 나온다. 사두봉에 올라서니 벌써 저녁놀은 서산이 삼켜 버렸다.
봉우두미 전일상호신용금고에서 세워둔 스덴레스 표지기가 원수분 5.0km를 표시하며 우둑커니 서 있고 나뭇가지에 사두봉 표시가 걸려있다. 삼각점도 보인다. 묘지 주인장에게 대장님 큰절로 자리를 안배 받고 남은 먹거리를 배낭에서 풀어헤친다. 마지막 남은 거리의 피치를 올리기 위해 한 컵 분량의 복분자를 6명이 돌려 마시며 지친 몸과 마음을 일으켜 본다. 주변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렌턴을 모두 준비하여 수분재 방향으로 표지기가 펄럭이며 우리들 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사두봉을 내려서자 바로 돌탑이 있으며 경사진 내림구간으로 내려서니 좌측으로 넓은 묘1기옆을 지나 오솔길 같은 등산로다. 바구니재로 이어나간다. 잘 뻗은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길 좋고 노래소리가 뒤에서 들려오고 앞에서는 담소를 즐기며 자유로운 산행길이다. 룰루랄라 정신없이 내려선다. 불연 듯 직감은 이거 잘못 들었네로 이어지는데 우측도 좌측도 직진도 길을 내어 주지 않고 잔목이 빼곡한 숲길이 가로막아 선다. 다시 뒤돌아 올라서 길이 잘나있는 곳에 다 같이 자리에 앉아 물을 한모금 마신다. 좌측에 표지기가 하나 붙여져 있다. 기록님 나가보지만 아니란다. 다시 일어나 천천히 길을 내려서본다. 대간1조장 재열공과 빛 바랜 랜턴을 바꿔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보지만 길이 아닌 것을 판명하고 다시 또 뒤돌아 능선까지 오르기를 대장님 명을 내린다.
먼저 온 그 자리에서 잠시 더 진행하던 대간1조장 쪽에서 ‘표지기 발견’하고 소리를 내지런다. 모두 단숨에 그 곳으로 모여들었다. 길게 잘 뻗은 소나무길 좌측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표지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잠시간 정말 귀가 차고 코가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어디까지 알바를 했는가는 짐작이 되지않는다. 밤길이라 단지 판명할 수 있는 것은 시꺼먼 산덩어리와 멀리서 빛을 내고 있는 좌우측의 마을만 직감할 뿐 약 30분을 오르락 내리락을 했다. 지도를 펼쳐보았지만 어두운 밤길이라 속수무책일뿐더러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이 강점이었다.
정맥 마루금을 찾아 내려오니 나뭇가지 사이로 불빛이 잠시 잠시 보인다. ‘저게 뭐야’ 하고 큰 눈으로 다시 확인을 해보지만 껌껌한 산길에 보여지는 불빛은 희망은 고사하고 무서움으로 잠시 소름이 끼친다. 그래도 가야할 길인지라 가까이 다가서니 직진 당재1.8km, 좌측 방화동 가족휴양촌을 알리는 백두대간 표지목 4번이고 윗부분에 야광불빛이 비추게끔 되어있다. 너무나 잘 되어 있는 표지목에 장수시청쪽 관계자에게 감사의 표를 붙이고 싶다. 허나 중간 중간에 이어지는 곳에는 표지목은 무색하다.
계속되는 내리 막길 끝 부분에 이르니 야간등빛이 우리를 반긴다. 임도가 바로앞에 놓여있다. 여기가 당재가 분명한데 백두대간길이라고 표시한 표지판에는 뜸봉샘 3.2km 세멘트길 오른쪽 임도 방향으로 표시되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임도로 내려가다 너무 긴 길을 돌 것 같다는 의견에 발 빠른 대간1조장 뒤돌아 오른다. 이정표에서 직진방향 우측으로 시그널이 펄럭임을 발견하고 목청을 높여 “빽, 빽”소리가 산메아리로 들려온다. 당재 표지목에서 바라보이는 직진 방향으로 야간 비켜 우측으로 들어서니 금남호남정맥을 하다가 이곳에서 잠들었다는 추모비가 있다. 잠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고개를 숙이고 추모비에 손을 얹어본다.
6명 전 대원이 다시 모였다. 밤하늘의 별들이 초롱초롱 비치는 당재의 임도를 벗어나 시커먼 덩어리체를 흔들고 헤집어 가며 오른다.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맥길은 굽어치며 이곳 저곳으로 마구 돌리며 길잡이를 한다. 마지막 구간을 암시하는 급경사 길을 내려선다. 시멘트길과 마주치고 민가에서 들리는 개 짓는 소리도 이따금 들린다. 시멘트길을 돌아서니 얇은 망으로 덮개를 쉬운 과수원이 나오고 임도 아래쪽으로 향하는 포장도로 내려선다. 수분재 교차로다. 건너편은 원수분리이고 좌측 도로변에는 주유소와 휴게소가 네온싸인 간판으로 확인된다.
밤은 깊어졌고 알바를 하고 허기도 오고 물도 마시고 싶다. 봉고차로 전화를 걸어 우리의 위치를 알리고 오라고 해보지만 웬걸 휴게소 앞에서 전조등만 밝히고 그냥 그대로 움직임이 없다. 몇십미터 앞이 왜이리도 멀기만한지 모르겠다. 몸은 천근 마근 무겁다지만 하는 수 없이 우리가 걸어 간다. “논개님 고을 금강발원지 뜸봉샘 수분령 휴게소” 간판 아래서 영취산에서 시작한 호남정맥 1구간 산행끝 구호가 떨어진다. 모두 수고했다며 서로 위로의 악수를 청하고 하산주 자리를 마련한다.
소복히 쌓인 낙엽길을 걸으며 즐겁고 행복했던 산행이었다. 산을 이어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행복감에 도취된다. 이번 첫 구간은 늦은 출발시간에 시작된 등로는 짧아진 해 길이에 렌턴 빛으로 산길을 잇기에 잠시 당황스러운 구간이 있었지만 앞으로 나갈 구간부터는 출발 시간을 충분히 검토했어 조금 더 앞당기던가 아님 전날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어라도 해가 산너울에 걸려 있을때 하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주, 맥주, 장수막걸리로 하루의 피로함을 날려버리고 조금 모자라는 취기로 소량의 주량을 더 구입하여고 봉고차에 올라 나머지 뒷풀이를 잇기로 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수분령휴게소를 벗어난 차량은 장수IC까지 인간 네비게이션 무직한 남성목소리 지시에 따라 무사히 고속도로에 올리고 이후로 차량은 장수에서 부산까지 그야말로 막힘도 없이 고고씽을 외치며 처음 온 곳으로 향하고 있다. 끝.
첫댓글 호남정맥 첫 걸음을 땠으니 반 이상 종주를 하셨네요. 계속 즐겁고 안전한 산행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