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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지상에 우뚝 솟은 마고¹성
마고성麻姑城²은 지상에서 가장 높고 큰 성이다. 천부天符³를 받들어 모시고 선천하늘을 계승하였다.
성 안의 사방에는 네 사람의 천인天人이 있어 악기들을 쌓아놓고 조화롭게 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첫째는 황궁씨⁴요, 둘째는 백소씨⁵며 셋째는 청궁씨⁶요, 넷째는 흑소씨⁷였다.
두 궁씨의 어머니는 궁희요, 두 소씨의 어머니는 소희였다. 궁희와 소희는 모두 마고의 딸이다.
마고는 짐세朕世에 태어나서 기쁨과 노여움의 감정이 없으므로 선천을 남자로, 후천을 여자로 삼아 짝 없이 궁희와 소희를 낳았다.
궁희와 소희 또한 선·후천의 정을 받아 짝 없이 각각 두 명의 천인과 두 명의 천녀를 낳으니 합하여 네 명의 천인과 네 명의 천녀였다.
[원문]
麻姑城 地上最高大城 奉守天符 繼承先天 城中四方 有四位天人 堤管調音 長曰黃穹氏 마고성 지상최고대성 봉수천부 계승선천 성중사방 유사위천인 제관조음 장왈황궁씨
次曰白巢氏 三曰靑穹氏 四曰黑巢氏也 兩穹氏之母曰穹姬 兩巢氏之母曰巢姬 二姬皆麻 차왈백소씨 삼왈청궁씨 사왈흑소씨야 양궁씨지모왈궁희 양소씨지모왈소희 이희개마
姑之女也 麻姑生於朕世 無喜怒之情 先天爲男 後天爲女 無配而生二姬 二姬亦受其精 고지녀야 마고생어짐세 무희로지정 선천위남 후천위녀 무배이생이희 이희역수기정
無配而生二天人二天女 合四天人四天女也 무배이생이천인이천녀 합사천인사천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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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1. 마고麻姑
선천先天의 하늘을 계승하여 땅을 만들고 사람과 만물을 길러내는 어머니이다. 『부도지』 제2장에서는 마고가 8려八呂의 음에서 탄생하는 장면이 나오고, 제3장에서는 마고가 지구를 만드는 과정이 나오며, 제4장에서는 마고가 네 명의 천인과 네 명의 천녀에게 인류 최초의 사람을 낳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의 전설과 설화에는 마고에 얽힌 신화가 많은데, 세상을 만든 거대한 여신 마고의 이야기가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에 산재해 있다. 엄청나게 거대한 마고가 움직이는 대로 산과 강, 바다, 섬, 성들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위키 백과)
인류 역사가 어머니 마고로부터 비롯되었으며, 마고와 궁희, 소희 등이 짝 없이 자녀를 낳았다는 『부도지』의 증언을 통하여 고대 모권사회의 원형을 엿볼 수 있다. 원시공동사회에서는 결혼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자녀들은 어머니가 누군지는 알아도 아버지가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가족들이 자연히 어머니를 중심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으며, 사랑에 뿌리를 둔 모계사회의 최고 어머니인 마고는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인류역사가 모권사회에서 부권사회로 넘어오면서 최고의 신은 남성신으로 대체되었고 마고는 마귀할멈이라는 나쁜 뜻으로 왜곡되기도 하였다.
『부도지』에서 마고가 최고의 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그 전하는 역사가 부권사회 이전의 아득한 인류의 시원인 모권사회로 거슬러 올라감을 알게 한다.
2. 마고성麻姑城
마고가 사는 성으로 지상천국이며 극락정토였다. 마고는 지구를 만든 후 지상의 제일 높은 곳에 마고성을 세우고 세상만물을 율려(음악, 파동)로 조화롭게 다스렸다. 마고성의 위치는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파미르 고원으로 추정된다.(『부도지』 제8장)
3. 천부天符
천부인 또는 천부삼인으로도 불리며, 『부도지』를 비롯하여 『환단고기』『삼국유사』 등 우리의 상고사에서 하늘의 권능을 상징하는 신물로 많이 등장한다.
“고기古記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의 아들 환웅이 항상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세상을 탐내거늘,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白을 내려다보고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므로 이에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고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밑에 내려와 여기에 신시를 여니 이가 곧 환웅천왕이다.” (『삼국유사』 고조선 편)
위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천부인·환인·환웅·삼위태백·신시 등은 우리 상고사의 비밀을 풀 수 있는 핵심 키워드들이다. 이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하늘의 자손’이며, 한민족의 중심철학이 ‘천부天符’라는 것과 환웅의 도읍지가 중국 섬서성 장안 부근의 태백산이라는 것, 그리고 ‘신시’가 인류대화합을 위한 전 인류적 차원의 모임이었음을 앞으로 『부도지』를 읽어가면서 알 수 있다.
특히 천부天符는 하늘의 권능을 계승하는 신물이요, 한민족의 통치자들이 대를 이어 전했으며 환웅천왕 또한 천부로 세상을 다스렸다. 천부가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천부에 대한 뚜렷한 정설이 없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천부를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이 제시한 천부삼인에 대한 견해로는 ‘청동거울·북·청동검’이라는 설과 ‘명두·방울·검’ 이라는 설과 ‘원(○)·방(□)·각(△)’ 이라는 설과 ‘무극·태극·삼태극’ 이라는 설 등 다양하나, 천부의 참 뜻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천부 또는 천부삼인에 관하여 가장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는 역사서가 『부도지』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천부는 하늘의 권능을 계승하는 것이다.(제1장)
(2) 천부는 천지본음天地本音의 모습으로 진리가 하나임을 알게 하는 것이다.(제10장)
(3) 천부를 밝게 깨달아 몸을 닦는다.(제11장)
(4) 천부의 이치를 모르면 미혹에 떨어져서 인간세상이 고통스럽다.(제12장)
(5) 부도符都 건설은 천부의 이치를 배워서 지혜를 밝히고자 함이었다.(제12장)
(6) 천부의 음에 준하여 모든 족속들의 말과 글을 정리하였다.(제14장)
(7) 칠색보옥에 천부를 새겨 방장해인方丈海印이라 했다.(제14장)
(8) 천부를 받들어 모신 성황이 천년동안 전역으로 퍼졌다.(제14장)
(9) 요堯가 거북이 등의 부문負文과 명영蓂英의 피고 지는 것을 보고 신의 계시라 여겼다. 이로 인하여 새로 역을 만들고 천부의 이치와 부도의 역을 버리니 이것이 인간세상의 두 번째 큰 변고였다.(제17장)
(10)천부는 거의 잊혀져서 혹시 아는 사람이 있어도 모두 음이 다르게 변형되어 마랑의 원행이 참으로 어려웠다.(제30장)
위의 내용들을 통하여 천부는 하늘의 권능을 계승하는 상징이며, 천부의 이치를 통하여 수행과 깨달음을 얻었으며, 5)에서 보는바와 같이 단군임검이 부도(符都, 아사달을 말한다)를 건설한 이유가 천부의 이치를 가르치고 배우기 위함이었다. 또 2) 6) 10)을 통하여 천부는 소리를 내어 읽을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9)에서 요堯임금이 부문負文과 명영蓂英을 통하여 새로운 역을 만들고 천부의 이치와 부도의 역을 버렸다고 증언한 대목이 아주 중요하다. 부문이 천부와 대립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부문은 중국 상고사의 요임금 시절 신령스런 거북이가 등에 지고 나왔다는 것으로 낙서洛書이다. 낙서와 대립관계에 있는 것은 하도河圖이므로 천부는 하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하도河圖는 예로부터 우주의 설계도로 존중되어 오던 신물이다. 하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음양이 평등하고, 남녀가 평등하고, 만인이 평등하고, 만물이 평등한 원리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중앙 10수가 의미하듯이 동서남북(10 = 1+2+3+4)의 모든 민족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원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하도의 정신은 우리 민족이 대대로 이어온 화백제도와 홍익인간의 인내천과 민족자치, 지방자치로 구현되어 왔다.(『부도지』 제17장)
또 위의 7) 8)에서 천부가 옥돌에 새겨져서 전해지고, 또 수많은 성황에서 천부가 모셔졌다고 했으므로 앞으로 고고학적 발굴을 통하여 천부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지금 천부를 해설한 것으로 생각되는 『천부경天符經』이라는 경전이 세상에 전해지고 있어 천부의 장엄한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천부경』은 81자의 한문으로 된 경전이며, 전해진 경위에 대하여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고동영 저 『환단고기』 193~194쪽)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천부경』은 환국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경이다. 환웅대성존이 하늘에서 내려온 뒤 신지 혁덕에게 명하여 녹도문으로 기록하게 하였다. 뒤에 고운 최치원이 신지의 전서篆書로 씌어진 옛 비석을 보고 『천부경』을 한자로 옮겨 세상에 전하였다. 그러나 이 왕조에 이르러서는 유서儒書에만 전념하고 조의皂衣와 더불어 묻고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 또한 한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이것을 특별히 여기에 옮겨 뒤에 오는 이들에게 보이려 하는 것이다.”
天 符 經(천부경)
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일시무시일석삼극무)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진본천일일지일이인)
一 三 一 積 十 鉅 無 匱 化 (일삼일적십거무궤화)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삼천이삼지이삼인이)
三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삼대삼합육생칠팔구)
運 三 四 成 環 五 七 一 妙 (운삼사성환오칠일묘)
衍 萬 往 萬 來 用 變 不 動 (연만왕만래용변부동)
本 本 心 本 太 陽 昻 明 人 (본본심본태양앙명인)
中 天 地 一 一 終 無 終 一 (중천지일일종무종일)
본문에서 “마고성이 천부天符를 받들어 모시고 선천하늘을 계승하였다.”는 것은 『부도지』 전편을 관통하는 핵심사상이다. 마고성이 천부를 받들어 모시고 실천함으로써 선천하늘을 계승하여 새로운 하늘의 주인이 되었다는 놀라운 선언이다. 『부도지』는 마고성의 천부가 황궁씨·유인씨·환인씨·환웅씨·임검씨·부루씨·읍루씨를 거쳐 신라의 박혁거세에게로 전해지는 한민족의 1만여 년의 장엄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한민족의 역사는 천부를 계승하고 실천한 역사였다. 마고성의 사람들이 천부를 배우고 실천하였기에 마고성이 지상천국이 될 수 있었다.
단군임검이 세운 고조선의 수도를 부도(符都, 아사달을 말한다)라고 이름 한 것도, ‘천부天符를 받들어 모신 도읍지’라는 뜻으로 고조선이 마고성을 본받아 천부를 배우고 실천하여 지상천국을 구현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에서 비롯되었다.
4. 황궁씨
황궁씨는 맏이로 만물의 구성요소인 기화수토氣火水土 가운데 흙(土)를 주관하였다. 후일 마고성을 떠나 파미르고원의 북쪽인 천산주天山洲로 이동하였으며, 그 후손들은 주로 한반도와 중국대륙 북부, 만주, 시베리아, 아메리카 대륙 등지로 퍼졌으며, 우리 한민족의 직계조상이다.
5. 백소씨
백소씨는 둘째로, 공기(氣)를 주관하였으며, 후일 마고성을 떠나 파미르고원의 서쪽인 월식주月息洲로 이동하였다. 그 후손들은 주로 중·근동지역과 서유럽 등지로 퍼져 살았다.
6. 청궁씨
청궁씨는 셋째로, 물(水)를 주관하였으며, 후일 마고성을 떠나 파미르고원의 동쪽인 운해주雲海洲로 이동하였다. 그 후손들은 주로 중국대륙 중·남부지방으로 퍼져 살았다.
7. 흑소씨
흑소씨는 넷째로, 불(火)를 주관하였으며, 후일 마고성을 떠나 파미르고원의 남쪽인 성생주星生洲로 이동하였다. 그 후손들은 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방으로 퍼져 살았다.
첫댓글 부도지 전편의 해설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번역이나 해설에 이견이 있으면 의견바랍니다.
마고의 정체를 신, 창조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히 이승헌과 같은 사람들은 절대적인 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은수님의 해석본에서도 분명 "율려"에서 비롯됨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율려는 또 뭔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동양사회는 일종의 다신교적이라는 근거가 됩니다. 다신교는 수학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또한 부도지의 마고는 분명히 중성이라고 했습니다. 즉 초월적인 존재는 생물학적인 근거로 규정해서는 않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굳이 마고를 어머니나 여성과 연결시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아무튼 마고의 존재는 천지인에서 인의 시원을 이루는 존재인 것은 분명합니
부도지의 구성을 보면 전반부는 신화적인 부분이 많고 후반부에 들어가면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들이 기술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도지의 전반부는 신화적인 은유적인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마고와 궁희 소희가 짝없이 자녀를 낳았다고 기술한 것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마고나 궁희 소희가 중성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원시 모계사회는 결혼제도가 없었으므로 짝없이 자녀를 낳았다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를 예를들면 성모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이를 먹고 잉태하여 아들을 낳았다든가 혹은 제비알을 먹고 잉태하였다, 혹은 햇빛이 몸
몸에 비치어 잉태하였다든지 하는 역사적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이를 은유적으로 해석해야지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고는 분명히 8려의 음에서 태어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태어남이 있으면 사라짐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고는 생사에 얽매인 존재로 초월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부도지에서 초월자는 오로지 율려 뿐입니다. 율려로 인해서 만물이 생겨나고 소멸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마고는 원시모계사회의 최고의 지도자 또는 신인의 경지에 오른 여성으로 부처나 예수처럼 신앙의 대상이 된 분으로 봅니다.
@사람이 하늘이다 아! 마고가 예수나 부처처럼 같은 위상의 존재라면 부도지이후에 등장하는 황궁씨 유인씨등등과는 어떠한 관계인가요?
@팔택 부처가 어떤 존재일까요? 불교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은 부처를 인도의 한 소왕국의 왕자로 태어나 출가하여 득도한 사람으로 보겠지요. 반면 불교를 신앙하는 사람은 부처가 무수한 하늘을 거느리는 전지전능한 분으로 볼 것입니다. 마고를 보는 관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초월적인 존재와 절대적인 신적인 존재와는 구별이 되야 합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를 신이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동양사회의 종교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받는 근거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