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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례 -
1. 추야우중(秋夜雨中) ---- 5
2. 제가야산독서당(題伽倻山讀書堂) ---- 5
3. 춘효우서(春曉偶書) ---- 6
4. 범해(泛海) ---- 6
5.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 ---- 7
6. 춘효우서(春曉偶書) ---- 8
7. 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 ---- 8
8. 제우강역정(題芋江驛亭) ---- 9
9. 춘일요지우부지(春日邀知友不至) ---- 9
10. 황산강임경대(黃山江臨鏡臺) ---- 10
11. 증금천사주(贈金川寺主) ---- 10
12. 증재곡난야독거승(贈梓谷蘭若獨居僧) ---- 11
13. 귀연음헌태위(歸燕吟獻太尉) ---- 11
14. 수진사양섬송별(酬進士楊贍送別) ---- 12
15. 유별녀도사(留別女道士) ---- 13
16. 두견(杜鵑) ---- 13
17. 야소(野燒) ---- 14
18. 사정(沙汀) ---- 15
19. 조낭(潮浪) ---- 15
20. 석봉(石峯) ---- 16
21. 산정위석(山頂危石) ---- 17
22. 석상왜송(石上矮松) ---- 17
23. 화금원외증참산청상인(和金員外贈巉山淸上人) ---- 18
24. 화우인제야견기(和友人除夜見寄) ---- 19
25. 수오만수재석별2(酬吳巒秀才惜別2) ---- 19
26. 수오만수재석별1(酬吳巒秀才惜別1) ---- 20
27. 홍엽수(紅葉樹) ---- 20
28. 동풍(東風) ---- 21
29. 석상류천(石上流泉) ---- 21
30. 해변한보(海邊閒步) ---- 22
31. 춘효한망(春曉閒望)-최치원(崔致遠) ---- 22
32. 해변춘망(海邊春望) ---- 23
33. 제해문난야류(題海門蘭若柳) ---- 23
34. 우흥(寓興) ---- 24
35. 추일재경우이현기리장관(秋日再經盱眙縣寄李長官) ---- 25
36. 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 ---- 25
37. 춘일요지우불지인기절구(春日邀知友不至因寄絶句) ---- 26
38. 산양여향우화별(山陽與鄕友話別) ---- 26
39. 요주파양정(饒州鄱陽亭) ---- 27
40.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 ---- 27
41. 장안려사여우신미장관접린유기(長安旅舍與于愼微長官接隣有寄) 28
42. 증운문란약지광상인(贈雲門蘭若智光上人) ---- 29
43. 제운봉사(題雲峯寺) ---- 29
44. 夜贈樂官(야증악관) ---- 30
45. 郵亭秋夜(우정추야) ---- 31
46. 狻猊(산예) ---- 31
47. 東毒(동독) ---- 32
48. 大面(대면) ---- 32
49. 月顚(월전) ---- 33
50. 金丸(금환) ---- 33
51. 登潤州慈和寺上房(등윤주자화사상방) ---- 34
52. 秋日再經盱貽縣李長官(추일재경우이현이장관) ---- 34
53. 送進士吳巒歸江南(송진사오만귀강남) ---- 35
54. 春曉偶書(춘효우서) ---- 36
55. 暮春卽事和顧雲友使(모춘즉사화고운우사) ---- 37
56. 陳情上太尉(진정상태위) ---- 37
57. 途中作(도중작) ---- 38
58. 饒州鄱陽亭(요주파양정) ---- 38
59. 春日邀知友不至(춘일요지우부지) ---- 39
60. 留別西京金少尹峻(유별서경김소윤준) ---- 39
61. 贈金川寺主人(증금천사주인) ---- 40
62. 贈梓谷蘭若獨居僧(증재곡난야독거승) ---- 40
63. 郵亭夜雨(우정야우) ---- 41
64. 題雲峰寺(제운봉사) ---- 41
65. 與于愼微長官(여우신미장관) ---- 42
66. 古意(고의) ---- 43
67. 江南女(강남녀) ---- 43
68. 제우강역정(題芋江驛亭) ---- 44
69. 촉규화(蜀葵花) ---- 45
70. 우흥(寓興) ---- 46
1. 추야우중(秋夜雨中)
가을 밤 비가 내리고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쓸쓸한 가을 바람에 애써 시를 읊어보나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험한 세상길 내 마음 알아주는 이 드물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이 한밤 창밖은 비 내리고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마주한 만리 먼 곳을 향하는 내 마음이여
2. 제가야산독서당(題伽倻山讀書堂)
狂噴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층층 바위돌에 분출하고 겹겹 산에 포효하는 물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아주 가까운 곳의 사람의 말소리조차 구별키 어렵네.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시비 가리는 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故敎流水盡籠山(고교유수진농산)
일부러 흐르는 물더러 온 산을 돌게 하네
3. 춘효우서(春曉偶書)
봄날 새벽에 우연히 적다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부회) : 동으로 흘르는 물 돌아기 어렵우니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내) : 다만 아름다운 시흥이 사람 더욱 괴롭힌다
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부세) : 애틋한 아침 비, 부슬부슬 내리고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 요염한 꽃은 피기도 하고 맺혀있기도 하다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 난리 때라 좋은 경치 주인이 없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 뜬 세상 명예와 이익도 쓸 데 없도다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류령부) : 생각하니, 유령의 부인이 한스러워
强勸夫郎疎酒盃(강권부낭소주배) : 억지로 남편 술잔 자주 못 들게 하였나
4. 범해(泛海)
바다에 배 뛰우니
掛席浮滄海(괘석부창해) : 돛 걸고 바다에 배 뛰우니
長風萬里通(장풍만리통) : 긴 바람 만리나 멀리 불어온다
乘槎思漢使(승사사한사) : 뗏목 타니 한나라 사신 생각
採藥憶秦童(채약억진동) : 약초 캐니 진나라 동자 생각
日月無何外(일월무하외) : 세월은 무한의 밖
乾坤太極中(건곤태극중) : 천지는 태극의 안
蓬萊看咫尺(봉래간지척) : 봉래산이 지척에 보이고
吾且訪仙翁(오차방선옹) : 나는 또 신선 노인을 찾아간다
5.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
진사 오만을 강남으로 보내며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내기도별) : 그대 온 뒤, 몇 번의 이별이런가
此回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의 이별은 한스럽기도 하여라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곧곧이 전쟁터라 일도 많아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언제 다시 만나 시와 술을 나눌건가
遠樹參差江畔路(원수삼차강반노) : 둘쭉날쭉한 먼 숲으로 난 강뚝길
寒雲零落馬前峯(한운령낙마전봉) : 싸늘한 구름은 말 앞 봉우리로 내린다
行行遇景傳新作(항항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 시 지어 보내주고
莫學嵇康盡放慵(막학혜강진방용) : 계강의 방달함과 개으름은 배우지 마시라
6. 춘효우서(春曉偶書)
봄날 새벽에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부회) : 동쪽으로 흐르는 물 돌아오기 어렵지만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내) : 다만 지정을 재촉하여 사람을 괴롭히며 오는 구나
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복세) : 정다운 아침 비는 가늘어 다시 더 가늘어지 고
弄豔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은 피고 또 피어나는구 나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 어리러운 세상 경치는 주인도 없으니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 부질없는 인생살이 부귀공명을 더울 아득하도다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류령부) : 생각할사 가련하다 우령의 아내여
强勸夫郎疎酒盃(강권부낭소주배) : 억지로 남군에게 권하는 성긴 술잔이로다
7. 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
서경에 소윤 김준을 남겨두고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 서로 만나 이틀 밤 묵고 또 이별이라
愁見歧中更有歧(수견기중경유기) : 갈림길 속의 갈림길을 수심겨워 바라본다
手裏桂香銷欲盡(수리계향소욕진) : 손에 쥔 계수나무, 향기 다 사라져가니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 그대와 이별 후엔 내 마음 얘기할 곳 없어라
8. 제우강역정(題芋江驛亭)
우강역 정자에서
沙汀立馬待回舟( 정립마대회주) : 모래벌에 말 세우고 배 돌아오기 기다리니
一帶烟波萬古愁(일대연파만고수) : 한 줄기 물안개는 만고의 수심이로다
直得山平兼水渴(직득산평겸수갈) : 이 산이 평야되고 이 물이 다 마른다면
人間離別始應休(인간이별시응휴) : 서러운 인간이별 비로소 없어지련만
9. 춘일요지우부지(春日邀知友不至)
봄날 친구를 마중갔으니 만나지 못하고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 장안의 옛 고생 기억할 때마다
那堪虛擲故園春(나감허척고원춘) : 어찌 견딜까, 헛되이 보낸 고향의 봄날을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 오늘 아침 또 봄산 유람 약속 저버리다니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 티끌 세상 속된 사람 알았을까 후회스러워
10. 황산강임경대(黃山江臨鏡臺)
황산강 임경대에서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 뾰죽뾰죽 안개 낀 산봉우리, 질펀히 흐르는 물
鏡裏人家對碧峰(경리인가대벽봉) : 거울 속 인가에서 푸른 산봉우리를 마주보노 라
何處孤帆飽風去(하처고범포풍거) : 어느 곳 온 돛단배 바람에 배불러 떠나가는 데
瞥然飛鳥杳無蹤(별연비조묘무종) : 순식간에 나는 새들이 아득히 눈앞에서 사라 진다
11. 증금천사주(贈金川寺主)
금천사 주지에게 드리다
白雲溪畔創仁寺(백운계반창인사) : 흰구름 자욱한 시냇가에 절을 짓고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 삼십 년 동안 이 절의 주지로 있다네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 웃으면 가리키는 절문 앞, 한 가닥 길
纔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 산 아래로 벗어나자 천 가닥 갈림길이네
12. 증재곡난야독거승(贈梓谷蘭若獨居僧)
재곡사 절에서 홀로 사는 스님에게
除聽松風耳不喧(제청송풍이불훤) : 솔바람 소리 밖에는 귀에 번거롭지 않고
結茅深倚白雲根(결모심의백운근) : 얽은 띠풀집은 흰 구름 깊이 의지해 있네
世人知路飜應恨(세인지로번응한) : 사람들이 이 길 알면 도리어 한스러워
石上莓苔汚屐痕(석상매태오극흔) : 돌 위의 이끼를 나막신 자국이 드럽히네
13. 귀연음헌태위(歸燕吟獻太尉)
연으로 가면서 태위에게 읊어 드리다
秋去春來能守信(추거춘내능수신) : 가을 가고 봄이 와도 소식 지킬 수 있어
暖風涼雨飽相諳(난풍량우포상암) : 따뜻한 바람 서늘한 비에 서로 익히 알았도 자
再依大厦雖知許(재의대하수지허) : 다시 큰집에 의지함을 안다고 해도
久汚雕梁却自慙(구오조량각자참) : 오래도록 단청 기둥 더럽힘이 스스로 부끄럽 소
深避鷹鸇投海島(심피응전투해도) : 매와 독수리 깊이 피해 바다로 왔다가
羨他鴛鷺戲江潭(선타원노희강담) : 저 원앙과 해오라기 부러워 강가에 노니노라
只將名品齊黃雀(지장명품제황작) : 다만 명품을 저 참새와 같이 여기니
獨讓銜環意未甘(독양함환의미감) : 혼로 금반지 머금게 해도 마음 달갑지 않도 다
14. 수진사양섬송별(酬進士楊贍送別)
지사 양섬의 송별시에 화답하다
海山遙望曉烟濃(해산요망효연농) : 바다 속 산 바라보니 새벽 안개 자욱하고
百幅帆張萬里風(백폭범장만리풍) : 만리 먼 바람에 큰 돗단배 바람에 떠있구나
悲莫悲兮兒女事(비막비혜아녀사) : 슬프도 슬퍼지 않음도다, 아녀자의 일
不須怊悵別離中(부수초창별리중) : 이별 중이라도 반드시 슬퍼하지 말지어라
15. 유별녀도사(留別女道士)
여도사를 작별하며
每恨塵中厄宦塗(매한진중액환도) : 세상 벼슬길 액운이 항상 한스러워
數年深喜識麻姑(삭년심희식마고) : 몇 년 동안 마고선녀 안 것 너무 기쁘다
臨行與爲眞心說(림항여위진심설) : 떠나려니 함께 진심을 말하니
海水何時得盡枯(해수하시득진고) : 바닷물이 어느 때에 다 마를 수 있겠는가
16. 두견(杜鵑)
두견화
石罅根危葉易乾(석하근위섭역건) : 나무 틈새 뿌리 위태로워 잎이 쉽게 말라
風霜偏覺見摧殘(풍상편각견최잔) : 서리와 바람에 꺾이고 잘린 것으로 잘못 알 았네
已饒野菊誇秋艶(이요야국과추염) : 이미 들국화 가득 피어 가을의 풍요 자랑하 나
應羨巖松保歲寒(응선암송보세한) : 바윗가 소나무 겨울 추위 견딤을 응당 부러 워 하리라
可惜含芳臨碧海(가석함방림벽해) : 부른 바닷가에 향기 품은 두견화 애석하니
誰能移植到朱欄(수능이식도주난) : 누가 능히 붉은 난간으로 옮겨 심을 수 있을 까
與凡草木還殊品(여범초목환수품) : 뭇 풀과 나무와는 특별한 품격이니
只恐樵夫一例看(지공초부일례간) : 다만 두렵거니, 나무꾼이 일례로 보아버릴까 함이네
17. 야소(野燒)
들불
望中旌旆忽繽紛(망중정패홀빈분) : 눈앞에 깃발 갑자기 휘날리니
疑是橫行出塞軍(의시횡항출새군) : 이것이 변방에 나가는 군대의 행렬인가
猛焰燎空欺落日(맹염료공기낙일) : 맹렬한 불길 공중을 태워 지는 해 속이고
狂煙遮野截歸雲(광연차야절귀운) : 광기 어린 안개 들을 막고 오는 구름을 끊는 구나
莫嫌牛馬皆妨牧(막혐우마개방목) : 소나 말들 모두 먹이는 것 막는 것 싫어 말 고
須喜狐狸盡喪羣(수희호리진상군) : 이리나 여우 다 죽이는 것 기뻐하여라
只恐風驅上山去(지공풍구상산거) : 다만 두려워하노니, 바람이 산으로 몰아 올 라 가
虛敎玉石一時焚(허교옥석일시분) : 헛되이 옥석을 일시에 태워버리게 되는 것을
18. 사정(沙汀)
백사장
遠看還似雪花飛(원간환사설화비) : 멀리서 바라보면 눈꽃이 날리는 듯
弱質由來不自持(약질유내부자지) : 약한 체질은 원래 스스로 견디기 어렵도다
聚散只憑潮浪簸(취산지빙조낭파) : 모이고 흩어짐은 다만 조수 물결의 키질에 따를 뿐
高低況被海風吹(고저황피해풍취) : 높아지고 낮아짐은 바닷바람에 날리어진다
煙籠靜練人行絶(연농정련인항절) : 안개가 비단처럼 몰리니 사람의 발길 끊어지 고
日射凝霜鶴步遲(일사응상학보지) : 햇살은 웅긴 서리에 쬐니 학의 걸음도 더디 구나
別恨滿懷吟到夜(별한만회음도야) : 가슴에 가득한 이별의 한을 밤 되도록 읊어 보나
那堪又値月圓時(나감우치월원시) : 달이 둥글어질 때까지 어찌 견딜 수 있으리 오
19. 조낭(潮浪)
조수 물결
驟雪翻霜千萬重(취설번상천만중) : 몰아치는 눈, 날리는 서리 만겹 쌓이고
往來弦望躡前蹤(왕내현망섭전종) : 초승과 보름을 오가며 지난 자취 잇는구나
見君終日能懷信(견군종일능회신) : 종일토록 믿음을 품는 그대를 보지만
慙我趨時盡放慵(참아추시진방용) : 나는 때를 따라 방종하고 게으름이 부끄럽구 나
石壁戰聲飛霹靂(석벽전성비벽력) : 돌벽에 싸우는 소리 벽력같이 날고
雲峯倒影撼芙蓉(운봉도영감부용) : 구름 낀 봉우리 거꾸로 선 그림자 연꽃을 흔 든다
因思宗慤長風語(인사종각장풍어) : 종각의 장풍의 이야기 생각하니
壯氣橫生憶臥龍(장기횡생억와룡) : 갑자기 장대한 기운 도니 누운 용이 생각난 다
20. 석봉(石峯)
바위 봉우리
巉嵒絶頂欲摩天(참암절정욕마천) : 높이 솟은 봉우리 하늘에 닿을 듯
海日初開一朶蓮(해일초개일타련) : 바다의 해 처음 떠오르니 한 떨기 연꽃이라
勢削不容凡樹木(세삭부용범수목) : 깎아지른 산세 평범한 나무 받지 않고
格高唯惹好雲烟(격고유야호운연) : 겨조 높아 오직 좋은 구름과 안개 일으킨다
點酥寒影糚新雪(점소한영장신설) : 젖을 뿌린 듯 한 차가운 그늘 새 눈을 꾸미 고
戛玉淸音噴細泉(알옥청음분세천) : 부딪치는 맑은 옥소리 가늘게 뿜는 샘물소리 로다
靜想蓬萊只如此(정상봉래지여차) : 고요히 생각건대, 봉래산이 이와 같으리니
應當月夜會羣仙(응당월야회군선) : 응당 달밤에는 여러 신선들이 모여들리라
21. 산정위석(山頂危石)
산 마루 높은 바위
萬古天成勝琢磨(만고천성승탁마) : 만고에 절로 이루어져 만든 것보다 나으니
高高頂上立靑螺(고고정상립청나) : 높디높은 꼭대기에 푸른 상투처럼 서있구나
永無飛溜侵凌得(영무비류침능득) : 나는 물줄기 능멸하여 침범함이 없고
唯有閒雲撥觸多(유유한운발촉다) : 오직 한가한 구름 많이 닿음이 있을 뿐이다
峻影每先迎海日(준영매선영해일) : 높은 바위 그림자 바다의 해를 매번 먼저 맞 고
危形長恐墜潮波(위형장공추조파) : 위태로운 형상 조수 물결에 떨어질까 항상 두려워라
縱饒蘊玉誰回顧(종요온옥수회고) : 풍부한 옥이 쌓였다 한들 누가 돌아볼까
擧世謀身笑卞和(거세모신소변화) : 세상에 몸 조심하는 사람들 옥장인 변화를 비웃는다
22. 석상왜송(石上矮松)
바위 위 작은 소나무
不材終得老煙霞(부재종득노연하) : 재목이 못되어 끝내 자연에서 늙어
澗底何如在海涯(간저하여재해애) : 골짝 아래에 있든, 바다에 있든 어떠리오
日引暮陰齊島樹(일인모음제도수) : 해는 저문 그늘 끌어 섬 속 나무에 가지런하 고
風敲夜子落潮沙(풍고야자낙조사) : 바람은 밤 씨앗 흔들어 조수 이는 모래에 떨 어뜨린다
自能盤石根長固(자능반석근장고) : 반석에 내린 뿌리 오래도록 스스로 굳을 수 있으니
豈恨凌雲路尙賖(개한능운노상사) : 어찌 구름 길 능멸하기는 길이 아직 멀다 한 탄하리오
莫訝低顔無所愧(막아저안무소괴) : 부끄럼없이 머리 숙였다 의심하지 말라
棟樑堪入晏嬰家(동량감입안영가) : 동량이 되어 안영의 집안에 들어가게 되리라
23. 화금원외증참산청상인(和金員外贈巉山淸上人)
김원외랑에게 화답하여 찬산 청상인에게 드리다
海畔雲庵倚碧螺(해반운암의벽나) : 푸른 산마루에 바닷가 구름 낀 암자
遠離塵土稱僧家(원리진토칭승가) : 티끌 세상 멀리 벗어난 스님의 집이라네
勸君休問芭蕉喩(권군휴문파초유) : 권하노니, 파초 심은 뜻을 묻지 말게나
看取春風撼浪花(간취춘풍감낭화) : 봄바람이 꽃물결 흔듬을 보려 함이라네
24. 화우인제야견기(和友人除夜見寄)
친구가 그믐에 부친 시에 화답하여
與君相見且歌吟(여군상견차가음) : 그대와 만나면 노래 부르고 시를 짓으니
莫恨流年挫壯心(막한류년좌장심) : 흘러가는 세월에 장한 마음만 꺾였다 한탄 말라
幸得東風已迎路(행득동풍이영노) : 다행히도 봄바람 이미 길에서 맞으니
好花時節到雞林(호화시절도계림) : 꽃 피는 좋은 시절에 계림을 찾아온다
25. 수오만수재석별2(酬吳巒秀才惜別2)
수재 오만과 석별의 정으로 수답하다
殘日塞鴻高的的(잔일새홍고적적) : 해질 녘, 변방의 기러기는 뚜렷이 높이 날고
暮煙汀樹遠依依(모연정수원의의) : 저문 안개 속, 물가의 숲은 아른아른 멀기만 하다
此時回首情何恨(차시회수정하한) : 이럴 때 머리 돌려 바라보니 내 마음 한이 없어
天際孤帆窣浪飛(천제고범솔랑비) : 하늘 끝의 외로운 배 느린 물결 따라 나르듯 떠나 간다
26. 수오만수재석별1(酬吳巒秀才惜別1)
수재 오만과 석별의 정으로 수답하다
榮祿危時未及親(영록위시미급친) : 벼슬살이 어려울 때는 부모도 못 돌봐
莫嗟岐路暫勞身(막차기로잠로신) : 갈림길에서 잠시 수고로운 몸 차탄하지 말라
今朝遠別無他語(금조원별무타어) : 오늘 아침 멀리 떠남에 다른 말 없나니
一片心須不愧人(일편심수불괴인) : 일편단심 모름지기 남에게 부끄럽게 말라
27. 홍엽수(紅葉樹)
단풍나무
白雲巖畔立仙妹(백운암반립선매) : 흰 구름 낀 바위가에 선녀가 서있고
一簇煙蘿倚畵圖(일족연라의화도) : 한 줄기 안개 속 댕댕이 그림에 기대어 있다
麗色也知禦世有(여색야지어세유) : 고운 빛 세상의 존재들을 막아낼 줄 알고
閒情長得似君無(한정장득사군무) : 한적한 정은 그대 만한 것이 길이 없을 것이 다
宿糚含露疑垂泣(숙장함로의수읍) : 묵은 화장, 머금은 이슬은 눈물을 흘린 듯하 고
醉態迎風欲待扶(취태영풍욕대부) : 바람 맞은 취한 모습 부축받기 기다리는 듯 하다
吟對寒林却惆愴(음대한림각추창) : 시를 읊으며 차가운 숲 바라보니 쓸쓸하기만 한데
山中猶自辨榮枯(산중유자변영고) : 산중에서는 아직도 저절로 영고성쇠 분별하 는구나
28. 동풍(東風)
봄바람
知爾新從海外來(지이신종해외래) : 봄바람 네가 바닷가에서 불오니
曉窓吟坐思難裁(효창음좌사난재) : 새벽 창가에 앉아 읊으니 마음 잡기어렵구나
堪憐時復撼書幌(감련시부감서황) : 때때로 다시 서실의 휘장을 흔드니
似報故園花欲開(사보고원화욕개) : 고향 동산의 꽃 핀 소식을 알리는 듯 하구나
29. 석상류천(石上流泉)
돌 위로 흐르는 샘물
琴曲雖誇妙手彈(금곡수과묘수탄) : 거문고가 비록 뛰어난 연주를 자랑하더라도
遠輸雲底響珊珊(원수운저향산산) : 멀리 구름 아래로 실어가 울림은 산히 흩어 진다
靜無纖垢侵金鏡(정무섬구침금경) : 고요하여 거울에 끼는 가는 떼 하나 없어거
時有輕颸觸玉盤(시유경시촉옥반) : 때때로 가볍고 빠른 물살 옥 소반에 밀려온 다
嗚咽張良言未用(오열장량언미용) : 오열하는 물 소리 장량의 말이 필요없고
潺湲孫楚枕應寒(잔원손초침응한) : 잔잔히 흐르는 물에 손초의 베개도 차가우리 라
尋思堪惜淸冷色(심사감석청냉색) : 생각하니 아까워라, 저 맑고 차가운 물빛
流入滄溟便一般(유입창명편일반) : 넓은 바다로 흘러들면 마찬가지가 되는 것을
30. 해변한보(海邊閒步)
해변을 한가히 걸으며
潮波靜退步登沙(조파정퇴보등사) : 조수도 밀려간 모랫벌 걸어 오르니
落日山頭簇暮霞(낙일산두족모하) : 해 지는 산머리에 저녁 놀 피어난다
春色不應長腦我(춘색불응장뇌아) : 봄빛이 길이 나를 괴롭히지 않겠지만
看看卽醉故園花(간간즉취고원화) : 볼수록 취하는 고향 동산의 꽃이로다
31. 춘효한망(春曉閒望)
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다
山面嬾雲風惱散(산면란운풍뇌산) : 산 얼굴에 나른한 구름 바람이 괴로이 흩어 버리고
岸頭頑雪日欺銷(안두완설일기소) : 언덕 머리의 완악한 눈을 해가 업신여겨 녹 이는구나
獨吟光景情何限(독음광경정하한) : 혼자 읊는 경치가 어찌 내 마음을 막을까
猶賴沙鷗伴寂寥(유뢰사구반적요) : 오히려 백사장 갈매기 의지하여 고독과 친구 한다
32. 해변춘망(海邊春望)
바닷가의 봄 경치
鷗鷺分飛高復低(구로분비고부저) : 갈매기, 백로 서로 날아 오르고 내리는데
遠汀幽草欲萋萋(원정유초욕처처) : 저 멀리 바닷가 그윽한 풀들은 무성해지는구 나
此時千里萬重意(차시천리만중의) : 이 시간, 천리 먼 곳 생각하니 오만 생각 다 일어
目極暮雲飜自迷(목극모운번자미) : 눈 앞 아득한 저문 구름 덮히더니 저절로 희 미해진다
33. 제해문난야류(題海門蘭若柳)
바닷가 절간의 버들을 읊다
廣陵城畔別蛾眉(광릉성반별아미) : 광릉성 두둑에서 아미 같은 너 버들을 이별 하고
豈料相逢在海涯(기료상봉재해애) : 바다 끝에서 서로 만날 줄을 어찌 알랐으리 오
只恐觀音菩薩惜(지공관음보살석) : 다만 관음보살이 너를 아낌이 두려워
臨行不敢折纖枝(임행불감절섬지) : 떠나는 걸음에 감히 연약한 가지를 꺾지 못 하겠다
34. 우흥(寓興)
흥에 겨워
願言扄利門(원언扄리문) : 바라기는, 이욕의 문을 막아
不使損遺體(불사손유체) : 부모께 받은 몸 상하게 말라
爭奈探珠者(쟁내탐주자) : 어찌하여 진주를 캐는 사람처럼 다투어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 목숨 가벼이 여겨 바다 밑 깊숙에 드는가
身榮塵易染(신영진역염) : 몸이 영화로우면 티끌에 물들기 쉽고
心垢非難洗(심구비난세) : 마음의 때는 물로 씻기 어렵도다
澹泊與誰論(담박여수론) : 담박한 삶의 맛을 누구와 의논하리오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 세상 사람들 사는 일은 단 술만 즐기니라
35. 추일재경우이현기리장관(秋日再經盱眙縣寄李長官)
가을날 우치현을 다시 지나며 이장관에게 부침
孤蓬再此接恩輝(고봉재차접은휘) : 외로운 나그네 여기서 두 번 신세지니
吟對秋風恨有違(음대추풍한유위) : 가을바람 읊조리며 뵈오니 서러워집니다
門柳已淍新歲葉(문류이주신세엽) : 문 앞 버들은 이미 시들고 새 잎 나지만
旅人猶着去年衣(려인유착거년의) : 나그네는 아직 작년 옷을 그대로입니다
路迷霄漢愁中老(로미소한수중로) : 길은 멀고 아득하여 시름 속 늙어갑니다
家隔煙波夢裏歸(가격연파몽리귀) : 자욱한 물결 너머 집 꿈속에나 돌아갑니다
自笑身如春社燕(자소신여춘사연) : 우습도다, 이 몸은 봄날 사당의 제지인가
畫梁高處又來飛(화량고처우래비) : 그림 들보 높은 곳에 또 와서 날아다닌다
36.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
서경 소윤 김준을 유별하며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 서로 만나 수일 묵고 다시 헤어지니
愁見岐中更有岐(수견기중경유기) : 갈림길에 또 갈림길 보니 시름겹구나
手裏桂香銷欲盡(수리계향소욕진) : 손 가운데 계향은 다 녹으려 하는데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 그대와 헤어지면 마음 나눌 기약 없구나
37. 춘일요지우불지인기절구(春日邀知友不至因寄絶句)
봄날에 벗을 맞았으나 오지 않아 절구를 부친다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 장안에서 고생하던 일 생각할 때마다
那堪虛擲故園春(나감허척고원춘) : 차마 어찌 고향 동산의 봄을 헛되이 보내랴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 오늘 아침 또 산놀이 약속을 저버리다니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 뉘우치노라, 내가 티끌 속의 명리인 것을
38. 산양여향우화별(山陽與鄕友話別)
산양이 고향친구와 이별하며
相逢暫樂楚山春(상봉잠악초산춘) : 서로 만나 잠시 초산의 봄을 즐겼더니
又欲分離淚滿巾(우욕분리루만건) : 다시 헤어지려니 눈물이 수건에 가득하다
莫怪臨風偏悵望(막괴림풍편창망) : 바람 앞에서 추창히 바라봄을 괴상하게 여기 지 말라
異鄕難遇故鄕人(이향난우고향인) : 타향에서 고향사람 만나기 참으로 어렵노라
39. 요주파양정(饒州鄱陽亭)
요주 파양정에서
夕陽吟立思無窮(석양음립사무궁) : 석양에 읊조리며 서있으니 생각은 끝없고
萬古江山一望中(만고강산일망중) : 영원한 강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구나
太守憂民疏宴樂(태수우민소연악) : 태수가 백성 염려하여 잔치를 즐겨하지 않으 니
滿江風月屬漁翁(만강풍월속어옹) : 강에 가득한 저 바람과 달이 늙은 어부 차지 로다
40.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
진사 오만이 강남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래기도별) : 그대를 알고 나서 몇 번째 이별인가
此回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 이별에는 한이 더욱 깊어지는구나.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전쟁은 가는 곳마다 한창 치열하니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시와 술 나누며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
遠樹參差江畔路(원수참차강반로) : 멀리보이는 나무는 강변 길가에 흩어있고
寒雲零落馬前峯(한운령락마전봉) : 차가운 구름은 말 앞 산봉우리에 떨어진다.
行行遇景傳新作(행행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면 내 시를 전하여
莫學嵆康盡放慵(막학혜강진방용) : 결코 편지 쓰기 싫어한 혜강은 본받지 마오.
41.장안려사여우신미장관접린유기
(長安旅舍與于愼微長官接隣有寄)
장안 여관 이웃에 우신미 장관이 살기에 부친다
上國羈棲久(상국기서구) : 상국에 와 객지 생활 오래되니
多慙萬里人(다참만리인) : 만 리 타향의 부끄러운 사람이로다.
那堪顔氏巷(나감안씨항) : 어찌 견디리오, 안자의 누항 같은 살림으로써
得接孟家隣(득접맹가린) : 맹자처럼 좋은 이웃에 살게 되어 맹자처럼 이웃에 살게 되니
守道唯稽古(수도유계고) : 도를 지키어 옛글 공부 할 뿐
交情豈憚貧(교정기탄빈) : 사귀는 깊은 정을 어찌 가난함을 싫어하리오
他鄕少知己(타향소지기) : 타향에서는 알아 줄 이 적으니
莫厭訪君頻(막염방군빈) : 그대를 자주 찾아감 싫다고 하지 마오
42. 증운문란약지광상인(贈雲門蘭若智光上人)
운문 난야 지광스님에게
雲畔構精廬(운반구정려) : 구름 두둑에 정사를 짓고
安禪四紀餘(안선사기여) : 조용히 선정에 던디 근 50년이라.
筇無出山步(공무출산보) : 지팡이는 산 밖에 나 본 일 없고
筆絶入京書(필절입경서) : 붓은 서울로 가는 글월 전혀 쓰지 않는다.
竹架泉聲緊(죽가천성긴) : 대 홈에 샘물 소리 나고
松欞日影疏(송령일영소) : 소나무 창에는 햇빛이 성글어지는구나.
境高吟不盡(경고음불진) : 맑고 높은 경지에 읊으나 다하지 못하고
瞑目悟眞如(명목오진여) : 눈 감고 아득히 진여의 진리를 깨치려 한다
43. 제운봉사(題雲峯寺)
운봉사에 제하다
捫葛上雲峯(문갈상운봉) : 칡덩굴 부여잡고 운봉에 올라
平觀世界空(평관세계공) : 평평히 바라보니 온 누리가 비었구나.
千山分掌上(천산분장상) : 온 산은 손바닥에 놓이고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 만사가 가슴 속이 훤히 트인다.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 탑 그림자 해 둘레의 눈발 같고
松聲天半風(송성천반풍) : 솔바람 소리는 반공의 바람이로다.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 구름과 노을이 나를 비웃을 것이니
回步入塵籠(회보입진롱) : 걸음 돌려 진세로 돌아가노라.
44. 夜贈樂官(야증악관)
밤에 악관에게 줌
人事盛還衰(인사성환쇠) : 사람의 일이란 흥하면 쇠하는 법
浮生實可悲(부생실가비) : 덧없는 인생은 시로 슬프기만 하다네
誰知天上曲(수지천상곡) : 누가 천상의 노래를 알리오
來向海邊吹(내향해변취) : 해변을 향해 들려오는구나
水殿看花處(수전간화처) : 강가의 누각에서 꽃 있는 곳 바라봄이
風欞對月時(풍령대월시) : 바람부는 난간에서 달 보고 있을 때이로다
攀髥今已矣(반염금이의) : 수염을 만져보니 이미 늙어가니
與爾淚雙垂(여이루쌍수) : 두 사람이 함께 눈물 흘린다.
45. 郵亭秋夜(우정추야)
우정의 가을밤
旅館窮秋雨(여관궁추우) : 여관방에 가을비 그치고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 스산한 창가에 밤 등불 고요하네.
自憐愁裏坐(자련수리좌) : 시름에 앉은 내가 불쌍해져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 이야말로 틀림없는 한 사람 승려라네.
鄕樂雜詠5(향악잡영5)
46. 狻猊(산예)
꼭둑가시춤
遠涉流沙萬里來(원섭류사만리래) : 사막을 건너 만 리 먼 곳으로 와서
毛衣破盡着塵埃(모의파진착진애) : 옷의 털은 다 빠지고 먼지만 묻었구나
搖頭掉尾馴仁德(요두도미순인덕) : 머리와 꼬리 흔들며 어진 마음과 덕망에 길 들어
雄氣寧同百獸才(웅기녕동백수재) : 웅장한 기운이 온갖 짐승의 재주와 같구나.
鄕樂雜詠4(향악잡영4)
47. 東毒(동독)
꼭둑가시춤
蓬頭藍面異人問(봉두람면이인문) : 쑥대머리 파란 얼굴 저 사람이 누군가,
押隊來庭學舞鸞(압대래정학무란) : 꾼들을 거느리고 마당에 나와 난새춤 춘다.
打鼓冬冬風瑟瑟(타고동동풍슬슬) : 장고 소리 동동거리고 바람 소리 살랑거리는 데
南奔北躍也無端(남분북약야무단) :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이 없구나
鄕樂雜詠3(향악잡영3)
48. 大面(대면)
용탈춤
黃金面色是其人(황금면색시기인) : 누른 금빛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
手抱珠鞭役鬼神(수포주편역귀신) : 방울 채찍 손에 잡고 귀신을 부리는구나.
疾步徐趨呈雅舞(질보서추정아무) : 빠른 걸음 느린 가락 한바탕 춤을 추니
宛如丹鳳舞堯春(완여단봉무요춘) : 너울너울 봉황새 봄 춤을 추는 듯하여라.
鄕樂雜詠2(향악잡영2)
49. 月顚(월전)
다리꼭지춤
肩高項縮髮崔嵬(견고항축발최외) : 어깨는 솟고 못은 오므리고 가발은 우뚝세우 고
攘臂群儒鬪酒杯(양비군유투주배) : 구경 나온 여러 선비들 팔뚝 걷으며 술을 건 다.
聽得歌聲人盡笑(청득가성인진소) : 노랫소리 듣자 사람들 모두 웃어 제치며
夜頭旗幟曉頭催(야두기치효두최) : 초저녁에 올린 깃발 새벽까지 재촉한다.
鄕樂雜詠1(향악잡영1)
50. 金丸(금환)
금방울 놀이
賄身掉臂弄金丸(회신도비농금환) : 몸을 돌리고 팔뚝을 흔들며 방울로 노니
月轉星浮滿眠看(월전성부만면간) : 달이 구르고 별이 떠다니듯 눈에 가득 보이 네.
縱有宜僚那勝此(종유의료나승차) : 초나라의 의료가 있다한들 어찌 이보다 더 나을까
定知鯨海息波瀾(정지경해식파란) : 동해바다 거친 물결 반드시 잠잠해짐을 알겠 노라.
51. 登潤州慈和寺上房(등윤주자화사상방)
윤주 자화사 상방에 올라
登臨暫隔路岐塵(등임잠격노기진) : 올라보니 속세의 띠끌 떠나 있네
吟想興亡恨益新(음상흥망한익신) : 흥망을 읊어 생각하니 한이 더욱 새로워라
畫角聲中朝暮浪(화각성중조모랑) : 피리소리에 아침저녁 물결 일고
古山影裏古今人(고산영이고금인) : 옛 산 그림자 속엔 고금의 많은 사람들
霜摧玉樹花無主(상최옥수화무주) : 서리 내린 나무는 임자 없는 꽃이요
風暖金陵草自春(풍난금릉초자춘) : 바람 따뜻한 금릉 지방 풀이 이미 봄이라네
賴有謝家餘境在(뢰유사가여경재) : 거부 사씨 집안의 땅 남아있어
長敎詩客爽精神(장교시객상정신) : 길이 시인으로 하여금 정신을 맑게하네
52. 秋日再經盱貽縣李長官(추일재경우이현이장관)
가을날 우이현 이장관을 다시 지나며
孤逢再此接恩輝(고봉재차접은휘) : 외롭게 만나 다시 은헤 받고
吟對秋風恨有違(음대추풍한유위) : 가을바람에 시 읊조리니, 이루지 못란 일 너 무 한스러워
門柳已凋新歲葉(문류이조신세엽) : 대문 앞에 버드나무 시들고 새잎 나는데
旅人猶着去年衣(여인유착거년의) : 나그네 입은 옷 아직 작년 옷이네
路迷宵漢愁中老(노미소한수중노) : 길 잃은 밤 나그네 수심에 늙어가고
家隔煙波夢裏歸(가격연파몽리귀) : 안개 속 아득한 먼 집 꿈속에서나 노닌다네
自笑身同春社燕(자소신동춘사연) : 스스로 웃어보네, 춘사일 제비 신세
畫樑高處又來飛(화량고처우래비) : 높은 대들보에 올 해도 와서 날고 있네
53. 送進士吳巒歸江南(송진사오만귀강남)
진사 오만이 강남 가는 것을 송별함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래기도별) : 그대와 서로 이별한 것 몇 번이던가
此廻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의 이별은 더욱 한스러워라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난리에 곳곳은 일도 많은데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시와 술은 언제 다시 만나 나누랴
遠樹參差江畔路(원수참치강반로) : 멀리 보이는 나무는 강뚝길에 여기저기 서있 고
寒雲零落馬前峰(한운영락마전봉) : 말머리엔 산봉우리 찬 구름 쓸쓸하다
行行遇景傳新作(행행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면 새롭게 시 지어 전 하고
莫學康盡方慵(막학혜강진방용) : 헤강의 게으름은 배우지 말게나
54. 春曉偶書(춘효우서)
봄날 아침에
叵耐束流水不廻(파내속유수불회) : 어찌하랴, 동쪽으로 흐른 물 되돌아오지 않고
只催時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래) : 계절을 재촉하는데 사람은 오지 않음 괴로워라
含情朝雨細不細(함정조우세불세) : 정을 머금은 아침 비는 가늘어도 가늘지 않고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 어여쁜 꽃들은 필 듯 말 듯 하구나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 어지러운 세상이라 좋은 경치도 임자 없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 덧없는 인생 명예와 이익 더욱 아득하여라
恩量可恨劉伶婦(은량가한유령부) : 좋은 생각 한스럽소, 유령의 부인이여
强勸夫郎疎酒杯(강권부낭소주배) : 억지로 낭군에게 술잔을 빼앗다니
55. 暮春卽事和顧雲友使(모춘즉사화고운우사)
저문 봄날 친구 우사 고운에게 화답하다
東風遍閱百盤香(동풍편열백반향) : 봄바람에 온갖 향기 다 보았지만
意緖偏饒柳帶長(의서편요류대장) : 속마음으론 길게 늘어진 버들을 좋아한다네
蘇武書廻深塞盡(소무서회심색진) : 소무도 글 쓰다 막다른 지경에서 돌아오고
壯周夢逐落花忙(장주몽축락화망) : 장주는 꿈에서도 낙화를 쫓기에 바빴다네
好憑殘景朝朝醉(호빙잔경조조취) : 좋은 경치 핑계삼아 아침마다 취해보고
難把離心寸寸量(난파이심촌촌량) : 이별의 마음 마디마디 헤아리기 어려워라
正是浴沂時節也(정시욕기시절야) : 바로 기수에 목욕하는 시절이요
舊遊魂斷白雲鄕(구유혼단백운향) : 내 놀던 곳 그리워라, 흰 구름 떠 있는 내 고향
56. 陳情上太尉(진정상태위)
상태위에게 진정합니다
海內誰憐海外人(해내수연해외인) : 국내에서 외국인 서러움 누가 알리
問津何處是通津(문진하처시통진) : 어느 곳이 통하는 길인지 길 물어봅니다
本求食祿非求利(본구식록비구이) : 먹고살기 위해서지 명예가 아니고
只爲榮親不爲身(지위영친불위신) : 부모님 위해서지 나 자신을 위한 것 아닙니다
客路離愁江上雨(객로이수강상우) : 강 위에 내리는 비, 객지의 나그네 설움
故園歸夢日邊春(고원귀몽일변춘) : 낮에 꾸는 봄꿈도 고국 가는 꿈이랍니다
濟川幸遇恩波廣(제천행우은파광) : 강 건널 때, 건너준 은혜 고맙고
願濯凡纓十載塵(원탁범영십재진) : 십년 세속 티끌 묻은 갓끈 씻기 원합니다
57. 途中作(도중작)
도중에 짓다
東飄西轉路岐塵(동표서전로기진) : 이리저리 갈림길 동서로 떠도는 신세
獨策羸驂幾苦辛(독책리참기고신) : 나는 채찍 맞은 파리한 말 , 고생한지 몇 년인 가
不是不知歸去好(부시부지귀거호) : 돌아감이 좋은 줄 모르는 것 아니네
只緣歸去又家貧(지연귀거우가빈) : 돌아가도 또 가난하기 때문이라네
58. 饒州鄱陽亭(요주파양정)
요주 파양주에서
夕陽吟立思無窮(석양음입사무궁) : 석양에 시 읊으니 온갖 생각 다 들고
萬古江山一望中(만고강산일망중) : 만고강산 한 눈에 보이네
太守憂民疎宴樂(태수우민소연락) : 태수님 백성 걱정에 잔치도 줄이시고
滿江風月屬漁翁(만강풍월속어옹) : 강에 가득한 경치 다 늙은 어부 차지라네
59. 春日邀知友不至(춘일요지우부지)
봄날 친구를 만나려 했으나 오지 않았음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 서울 생각 할 적마다 지난 고생 생각나네
那堪虛擲故鄕春(나감허척고향춘) : 어찌 고향의 봄 생각 헛되이 할까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 오늘 아침도 산에서 놀 약속 잊어버렸으니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 세상 유명인사 안 것이 후회스럽소
60. 留別西京金少尹峻(유별서경김소윤준)
서경에서 소윤 감준과 이별하다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 서로 만나 이틀간 머물고 또 다시 이별이라
愁見岐中更有岐(수견기중갱유기) : 갈림길에서 근심스레 만났다가 다시 갈림길 에 섰네
手裏桂香鎖欲盡(수이계향쇄욕진) : 손에 잡힐 듯 한 달, 잡으려해도 지려고 하 네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 그대와 이별하면 마음 나눌 친구란 아무도 없다네
61. 贈金川寺主人(증금천사주인)
금천사 주인에게
白雲溪畔刱仁祠(백운계반창인사) : 백운계곡에 절을 세우고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 삽 십 년 동안 주지로 있네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노) : 절문 앞 오솔길을 웃으며 손짓하는데
才離山下有千岐(재이산하유천기) : 산 아래를 조금 가면 천 가닥 산길이라네
62. 贈梓谷蘭若獨居僧(증재곡난야독거승)
재곡사에 혼자 사는 스님에게
除聽松風耳不喧(제청송풍이불훤) : 솔바람 소리 외에는 조용한데
結茅深倚白雲根(결모심의백운근) : 초라한 띳집은 흰 구름 아래 깊숙하네
世人知路翻應恨(세인지로번응한) : 세상사람 길 알아서 번칠까 한스러은데
石上莓苔汚履痕(석상매태오리흔) : 벌써 바위 위 이끼 신자국이 더럽혔네
63. 郵亭夜雨(우정야우)
우정에 밤비는 내리고
旅館窮秋雨(여관궁추우) : 여관에 때 아닌 가을비 내리는데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 싸늘한 창에 한 밤의 등잔불 깜박깜박
自憐愁裏坐(자연수이좌) : 가련하다, 시름 속에 앉은 나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 틀림없이 선정에 던 스님일세
64. 題雲峰寺(제운봉사)
운봉사
捫葛上雲峰(문갈상운봉) : 칡넝쿨 더위잡으며 운봉사에 올라
平觀世界空(평관세계공) : 고요히 바라보니 세상이 空인 것을
天山分掌上(천산분장상) : 온 산은 한 뼘 손바닥 안에 나눠지고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 만사는 뚫린 내 가슴 안에 있네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 탑 그림자 대낮의 눈처럼 희고
松聲天畔風(송성천반풍) : 소나무에서 들리는 소리, 하늘 밭에 부는 바람이네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 연기와 노을, 저 아름다운 자연은 비웃으리
迴步入塵籠(회보입진롱) : 발걸음 돌려 속세로 돌아가는 나를
65. 與于愼微長官(여우신미장관)
우신미 장관에게
上國羈捷久(상국기첩구) : 상국 당나라에 와서 산지 오래되어
多慚萬里人(다참만리인) : 먼 나그네 너무 부끄럽습니다
那期顔氏巷(나기안씨항) : 어찌 안씨의 누추한 동네인들 바랐겠읍니까만
得接孟家隣(득접맹가린) : 뜻 밖에도 맹자 같은 이웃을 얻었습니다
守道唯稽古(수도유계고) : 참된 도리를 지킴에는 오직 옛 일을 살펴보고
交情豈憚貧(교정기탄빈) : 정을 나눔에 어찌 가난을 탓하겠습니까
他鄕知己少(타향지기소) : 타향에 친구 드물어
莫厭訪君頻(막염방군빈) : 당신을 자주 찾는 것 싫어하지 마십시오
66. 古意(고의)
깊은 생각
狐能化美女(호능화미녀) : 여우는 미인으로 변하고,
狸亦作書生(리역작서생) : 삵괭이도 서생으로 둔갑 할 수 있다네
誰知異種物(수지이종물) : 사람이 사람 아닌 무엇인지 누가 알리오
幻惑同人形(환혹동인형) : 허깨비가 사람의 모양 한 것인가
變體想非艱(변체상비간) : 형체를 바꾸는 것 생각하기 어렵지 않지만
操心良獨難(조심량독난) : 바른 마음 지니긴 정말 어렵소
欲辨眞與僞(욕변진여위) : 참과 거짓 분별하려면
願磨心鏡看(원마심경간) : 마음의 거울을 갈고 보소서
67. 江南女(강남녀)
강남 처녀들
江南湯風俗(강남탕풍속) : 강남의 방탕한 풍속
養女嬌且憐(양녀교차련) : 가련하고 예쁘게 딸자식 키운다네요
性冶恥針線(성야치침선) : 성품이 바느질 하는 것 부끄럽게 여겨
粧成調管絃(장성조관현) : 단장하고 악기 연주만 배운다네요
所學非雅音(소학비아음) : 배우는 건 건전한 음악 아니고
多被春心索(다피춘심색) : 모두가 관능적 음악에 빠져있다네
自謂芳華色(자위방화색) : 스스로 청춘의 멋이라지만
長占艶陽年(장점염양년) : 영원토록 젊은 시절 누릴 것인지
却笑隣舍女(각소인사녀) : 도리어 이웃 소녀 조롱하기를
終朝弄機杼(종조농기저) : 아침동안 베틀에서 북을 놀려도
機杼縱勞身(기저종노신) : 베틀에서 내려오면 몸만 피곤하고
羅衣不到汝(나의불도여) : 비단옷은 네게는 돌아가지 않는다네
68. 제우강역정(題芋江驛亭)
우강역 정자에서 시를 짓다
沙汀立馬待回舟(사정입마대회주) : 물가 모래톱에 말을 세우고, 돌아오는 배를 기 다리니
一帶煙波萬古愁(일대연파만고수) : 한 줄기 연기 같은 물결은 만고의 수심일세.
直得山平兼水渴(직득산평겸수갈) : 산이 평지가 되고 물이 다 말라야
人間離別始應休(인간이별시응휴) : 인간 세상 이별이 비로소 그치리라
69) 촉규화(蜀葵花)
접시꽃
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 스산한 황폐한 밭 둘레에
繁花壓柔枝(번화압유지) ; 흐트러진 꽃가지 늘어지고
香輕梅雨歇(향경매우헐) ; 비 그치자 퍼져오는 향기로운 매화의 향기
影帶麥風欹(영대맥풍의) ; 보리밭에 부는 바람에 꽃 그림자 기울고
車馬誰見賞(거마수견상) ; 말 탄 귀한 분들 누가 보기나 할까
蜂蝶徒相窺(봉접도상규) ; 벌나비만 모여 드네
自愧生賤地(자괴생천지) ; 천한 곳에 생겨남이 부끄럽고
70) 우흥(寓興)
내 마음
願言扃利門(원언경이문) ; 원합니다 이욕의 문에 빗장 걸고
不使捐遺體(불사연유체) ; 부모님 물려주신 몸 버리지 말게 하소서
爭柰探珠者(쟁내탐주자) ; 어찌 말리랴, 구슬 찾는 자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 무모하게 바다 밑에 드는 것을
身榮塵易染(신영진이염) ; 한 몸의 영화도 티끌에 쉽게 물들어
心垢水難洗(심구수난세) ; 마음의 때 물로도 씻기 어렵네
澹泊誰與論(담박수여론) ; 마음의 단백함을 누구와 이야기할까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 험한 세상살이 좋고 쉬운 일만 즐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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