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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동이 트는 새벽, 시택 공항으로 달리는 필자의 마음은 이미 미 서부 지역 5 박 6 일의
가이드에 의하면 관광이란 "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직접 보고 그 뜻을 음미하는 것" 이라 하고, 여행이란,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이라 한다. 따라서 첫 번째는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현장 답사를 하고 난 후, 다음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깊은 뜻을 음미하며, 여행을 즐겨야 비로소 관광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 관광과 여행을 동의어로 생각 해 오던 필자에게, 이번 미 서부 대륙 5박 6 일의 일정을 마치고 난 후의 소감은 과연, 가이드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시간이 나면, 언젠가 다시 한번 찾아와서 깊은 뜻을 음미 해 보리라! " 이번 여행은 미국에 도착하기 전, 타코마에 있는 큰 아들, 닥터 오가 부모를 위한 효도 관광으로 미 서부 5 박 6일의 관광 패키지를 예약 해 놓았었다. 미국을 해마다 다녀 보지만,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그랜드 캐니언은 말로만 듣고, 가 보지 못한 명소 중의 한 곳이다. 항상 벼르고 있던 곳이기에, 기대가 그 만큼 컸던 것도 사실이다. 7 월 25 일, 금요일 가벼운 흥분 속에 밤잠을 설쳤다. 새벽 5 시 기상, 06 시 시택 공항(Sea-Tac Airport) 도착, 07 시 20분 비행기 탑승, 그리고,08 시 정각 이륙. 이미 빠듯한 여행 일정이 시작 된 것이다. 시애틀과 타코마의 도시 이름을 따 만든 시택( Sea-Tac) 국제공항의 활주로를 박차고 오른 180 인승 Alaska Airlines 737 -400 기는, 눈 깜빡이는 동안에 시애틀과 타코마, 바둑판 모양의 도시를 날개 아래에 접어 들인다.
( 정원 180 인 승 Alaska Airlines 737-400 이 필자를 2 시간 20 분만에 LA 공항에 실어다 주었다. 예정 시간보다 20 분 일찍 도착 하는 바람에 가이드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
한 동안 고도를 높이던 비행기는 기체를 평행으로 세우며, 안정 된 자세를 취한다. 곧 이어 기장의 굵은 바리톤 목소리가 들린다. " 승객 여러분!, 안녕 하십니까?, 여러분을 목적지, LA까지 모시고 갈 기장입니다. 현재 우리는 고도 33,000 피트 상공을 시속 620 마일의 속도로 비행하고 있습니다. 목적지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2 시간 40 분 정도 걸릴 예정 입니다. 목적지까지의 기상은 양호하나 가끔 기체가 흔들릴 때가 있으니, 안전벨트 신호가 꺼지더라도 그대로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목적지의 기상은 맑고 온도는 화씨 80 도이며, 목적지 도착 시간은 오전 10 시 40 분이 되겠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잠시 후, 날개 아래에 작은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 한, 하얗게 눈 덮인 산이 보인다. 작년에 산 중턱까지 올라가 본 레이니어 산이다. 해발 4,450 m 에 이르는 이 산은 정상에 만년설이 장관이고, 우뚝 솟은, 특이한 모양 때문에 시애틀이나 타코마 어느 곳에서 보아도 금방 알아 볼 수 있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레이니어 산, 해발 4450 M 의 산 정상에는 항상 만년설이 장관이다. 시애틀, 타코마 어느곳에서 보아도 공중에 우뜩 솟아있는 모습은 항상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구름 낀 날은 산 중턱에 구름 떼가 엉켜서 마치 시골 농부가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형상이고, 맑은 날은 아침, 점심, 저녁, 해 빛의 방향 또는 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 갈로 변장을 한다. 몇 분이 지났을까?, 다시 날개 아래에, 먼저 것보다 더 넓게 하얀 천 조각을 펼쳐 놓은 듯한 눈 덮인 산이 시야에 들어 왔다. 이 번에는 만년설을 뒤집어 쓴 그 유명한 세인트 헤렌스 산 ( Mt. St. Helens )이다. 1857 년 이래 활동을 중지했던 이 화산이 1980 년 5 월 18 일 진도 5.0 의 강진을 동반하며, 대 폭발을 일으켜, 서울시 면적의 거의 반에 해당하는 산림 지역을 매몰 시킨 일이 있었다. 그 때 치 솟은 불기둥은 6,000 m 에 이르렀고, 암석 파편을 27 Km까지 날려 보내고, 32 명의 사망자와 34 명의 실종자를 발생 시켰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또 한, 수 일 후에는 화산재의 띠로 지구를 휘 감았었다고 한다.
13 살짜리 딸을 동반하고 울산에서 왔다는 40 대초반의부부, 세태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우리 40대 때는, 가족 동반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 했었다. 먹고 살아 남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쏟던 때다. 하루 10 시간 근무는 보통이고, 일요일도 근무 하는 날이 태반 이다. 휴가래야 여름 철 하기휴가 3 일이 고작이다. 5 박 6 일 관광 일정 중 하루는 LA 시내 관광을 하였다. LA 시내를 관통 하며 특색 있는 건물들과 코리아 타운에 대한 설명이 끝 날 때쯤, 우리가 탄 미니 밴은 산타 모니카 해변에 도착 하였다. 운전기사를 겸한 관광 가이드 말에 의하면, 세계 어느 지역을 가나, 차이나 타운의 규모를 능가하는 코리아 타운은 없단다. 단 LA만은 예외다. 한국인 80 만 명을 능가하는 LA에서 코리아 타운은 차이나 타운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단다.
( 코리아 타운에서는 영어가 필요 없다. 한국인 상점에서 일하는 외국인도 간단한 한국 말을 곧 잘 한단다. 건물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한국어 간판)
코리아 타운에서는 영어를 쓸 기회가 없단다. 모든 건물 표시, 회사명, 상점명도 모두 한글 이고, 한국인 상점에서 일하는 외국인도 간단한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것도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필자가 하루 밤 묶기로 되어 있는 제이 제이 그랜드 호텔에 짐을 풀고 주위를 산책했을 때, 모든 건물과 사무실, 상점 이름까지 영어 글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모두 한글로 표기 되어 있었다. 마치 한국의 어느 도시 상가에 있는 듯 한 느낌이다. 산타 모니카 해변, 미니 밴은 우리를 패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 Pacific Coast Highway) 와 코로라도 가 ( Colorado Avenue ) 가 만나는 지점에 내려 놓았다. " Santa Monica, Yacht Harbor " 라고 쓴 아취형 간판이 걸려있는 지점이다. 45 분 후에 이 장소에서 다시 모이기로 하고,
( 도로변에서 내려다 본 산타모니카 해변, 광활한 모래 사장과 아득하게 보이는 수평선은 나그네에게 한 없는 환상에 젖게한다.)
도로 변에서 내려다 본 순간, " 야! " 하는 탄성이 절로 난다. 확 트인 공간이 갑자기 눈 앞에 다가온다. 바다 물과 하얀 백사장이 눈이 시리도록 아주 넓게, 그리고 멀리 눈앞에 전개된다. 고개를 180 도 돌려야만 전경을 볼 수 있다. 저 멀리 시선 끝에 하늘과 바다가 희미한 선 하나로 경계선을 이루고 있다. 끝 간 데를 모르는 백사장이 좌우로 넓게 포진하고 있다. 수 백 명의 인파가 있어도 백사장 어느 한 점을 채우지 못하는 개미 떼에 불과하다. 왼 쪽에 건설한지 100 년이 되었다는 산타 모니카 피어가 바다 한 가운데를 찌르고 나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근에는 마리나 델 레이, 베니스 비치, 머슬 비치, 마리부 비치 등, 좀 더 좌측으로 연장하면 롱 비치, 뉴 포트 비치, 라구나 비치 등 수도 없이 많은 비치들이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흐르고, 우측으로도 아름다운 비치들이 계속 된다고 한다. 좀 더 북상해서 몬테레이에 이르면 PGA골프장으로 유명한 페불비치에 연결 된단다.
( 작은 보트 하나가 파란 바다 한 가운데를 하얀 물 줄기를 만들며 질주하고 있다. 그 안에 타고 있는 주인공의 기분은 어떤 것일까? )
시간의 제약을 받아 모래사장을 밟아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전경을 음미 해 볼 뿐이다 작은 모터 보트 하나가 바다 한 가운데를 흰 포물선을 일으키며 질주 한다. 얕은 바다 속에서 수영을 하는 수영 객들은 영락없는 개미 떼다. 바다 물이 작은 구릉을 이루며 몰려와 모래 사장과 만나는 곳에 흰 물거품을 뿜어내며 하얗게 부서져 길게 퍼진다.
( 2 편에 계속 ) |
첫댓글 레이니어 산과 헬레나 화산을 비행기에서 보면 장관 이겠지요 저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몇 번 본 일이 있습니다 라성 의 코리아타운은 한식이 그리울 때 가끔 가서 즐기는 곳이지요 미국 서부 여행기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다음 차례가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