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일반심리학개관(Review of General Psychology)' 6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십이 사회집단의 규범과 가치를 구성원들에게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가령 사회적으로 일탈 행위를 일삼는 부류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 다른 구성원들에게 교훈을 얻도록 했다는 뜻이다.
만일 가십이 집단이나 개인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진화됐다는 이론을 받아들인다면, 보통 사람들에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유명 인사들의 추문 따위가 인구에 회자되는 까닭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가십 연구의 선구자인
미국 댈하우지대 인류학자 제롬 바코우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대중이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들은 보통 사람들의 공통된 친지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들에 관한 소문은 지대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일반대중은 유명인사의 가십을 대화에 올리면서 낯선 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친밀한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가십은 사회생활의 촉매라는 의미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인기인들을 성공의 본보기로 삼을 정도이므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가십의 단골 주제가 된다. 2007년
영국 레이세스터대 심리학자 샬롯 드 배커는 '인간 본성(Human Nature)' 12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십대 청소년들은 유명인사의 가십을 인생 진로 결정에 참조한다고 주장했다.
가십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가십을 잘만 활용하면 사회생활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가십은 독이 되기 쉽지만 약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