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푸른 바다 위를 달린다
수륙~일운 해안 자전거도로
눈이 시릴 만큼 푸른 바다를 곁에 두고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상쾌한 일이다. 통영에 가면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최고의 해안 자전거도로로 손꼽는다는 수륙~일운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수륙에서 일운까지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사이를 달리다 보면 상상했던 그림 이상의 환상적인 풍광에 매료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수륙~일운 해안 자전거도로
통영 바다를 온몸으로 즐기는 최고의 방법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쌓은 제방이었던 3.8km의 수륙~일운 해안도로는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자전거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통영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수륙~일운 해안도로의 또 다른 이름인 삼칭이길은 통영의 토박이 지명이라 친근하다. 삼칭이길은 조선시대 통제영의 ‘삼천진’에서 유래했다는데, 삼천진이 설치된 포구라 하여 ‘삼천진리’라고도 불렸다. 삼칭이길이나 수륙~일운 해안도로, 어느 것으로 불려도 아름다운 바다와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달리는 감동은 변함이 없다.
[왼쪽/오른쪽]1인용부터 6인용까지 다양한 자전거를 갖춰놓은 자전거 대여소 / 2인용 자전거는 함께 페달을 밟으며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도남관광지 충무마리나리조트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공설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통영하이킹(055-646-7727,
www.tyhiking.com)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수륙~일운 해안도로는 경사가 없는 평탄한 길이지만, 산책길을 걷든 자전거로 달리든 지루할 틈 없이 굽이굽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된다. 도로의 중간 지점인 수륙마을을 제외하곤 차나 오토바이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사이좋게 나뉘어 있어 아이들도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아이들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넓은 해안도로
수륙~일운 해안 자전거도로는 1시간 정도면 가뿐하게 자전거로 왕복할 수 있다. 홀가분하게 혼자 달려도 좋고, 일행과 호흡을 맞춰 함께 달려도 즐겁다. 어린 자녀에게 감동적인 전망을 안겨줄 가족용 자전거는 온 가족이 함께 누리는 멋진 추억을 선사한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만나는 소소한 즐거움
수륙~일운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북드럼바위, 돛단여, 장승여 등 다양한 모양의 암초와 바위들을 만난다. 페달을 밟는 속도가 저절로 느려질 만큼 멋진 풍경이 수시로 나타난다.
해안도로에서 만나는 절경에 자전거도 쉬고 사람도 쉬어 간다.
영운리 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3개의 바위는 해안도로에서 만나는 가장 드라마틱한 풍경인 ‘복바우’다. 옛날 세 선녀가 옥황상제 근위병들과 몰래 사랑을 나누다가 발각되어 벼락을 맞고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 있는 복바위를 만나면, 그 곁에서 한 템포 쉬어 가고 싶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제방 아무 곳에나 앉아서 바닷바람을 맞아도 좋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파고라에서 한적하게 쉴 수도 있다. 드넓은 바다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나무 데크로 올라가는 해바라기 전망대 옆에 자전거를 잠시 세워놓고 가볍게 트레킹을 해도 좋다.
[왼쪽/오른쪽]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해바라기 전망대 / 온 가족이 함께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통영등대낚시공원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통영등대낚시공원(055-645-6886)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뻗어나간 다리 끝에 낚시 데크가 놓였고, 해상 가두리 시설을 이용한 낚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체험장에서 낚은 물고기를 사가는 시스템이라 초보 낚시꾼들이 이용하기에 알맞다. 차량은 안내소에 주차하고 낚시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1만 원에 아이스박스를 실을 수 있는 자전거를 대여해준다.
해안도로 끝에서 만나는 맛있는 행복
마음 같아선 한없이 달리고 싶지만 30분 남짓 달리다 보면 일운마을의 반환점에 도착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니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돌아서서 만나는 바다는 변함없이 아름답고, 햇살이 부드러워진 해안도로는 여유롭고 편안하다.
해안도로에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바다를 감상하는 시간도 좋다.
바닷바람을 즐기느라 놓쳤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봉긋 솟아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게 하는 작은 바위들, 사람의 얼굴 같은 바위, 힘센 파도가 조각해놓은 깊은 동굴까지 찬찬히 돌아보게 된다. 도로 곳곳에 설치해놓은 자연학습판은 통영의 바닷속이 궁금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다.
돌아가는 길에 만나는 바다 풍경은 평화롭고 풍성하다.
해안도로의 절경에 빠져 자전거 페달을 실컷 밟고 돌아오는 길엔 속이 출출해진다. 도남관광지까지 갈 것 없이 해안도로 끝에 식당이 있다. 자전거 대여소인 통영하이킹의 작은 식당에서 수륙마을의 특산물인 멍게로 만드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멍게비빔국수는 싱싱한 멍게를 잘게 썰어 상큼한 고추장 소스에 소면과 함께 맛깔스럽게 무쳐낸 별미 국수다. 바다 향이 듬뿍 담긴 멍게비빔국수는 수륙~일운 해안도로의 상쾌한 추억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맛이다.
하이킹식당에서 맛보는 상큼한 멍게비빔국수
여행정보
수륙~일운 해안 자전거도로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삼칭이해안길
문의 : 055-650-4681(통영시 관광안내소)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IC로 나와 통영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미륵도 방향으로 가다가 산양일주도로로 진입해 계속 직진하면 도남관광단지의 충무마리나리조트가 보인다.
* 대중교통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서 141번, 101번, 121번 등 버스를 타고 도남동 충무마리나리조트 입구 종점에 내린다. 마리나리조트 산책로에서 공설해수욕장까지 걸어가면 ‘통영하이킹’ 간판을 만난다. 부산(통영)교통 055-645-2080
2.맛집
통영하이킹 : 멍게비빔국수/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칭이해안길 278/ 055-646-7727
도남식당 : 해물뚝배기/ 경남 통영시 도남로 272/ 055-643-5888
3.숙소
충무마리나리조트 : 경남 통영시 큰발개1길 33/ 055-646-7001/ korean.visitkorea.or.kr
팜비치콘도리조텔 : 경남 통영시 도남로 257-93/ 1588-8743
4.기타 여행정보
통영관광포털 http://www.utour.go.kr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