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일)은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여성들의 노력과 의지를, 그리고 의미를 다지는 일을 강정에서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은 1981년 NGO 유럽 11개국 49명의 여성들이 모여서 5월 24일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 peace and disarmament)’로 정하고 1982년부터 이에 대한 행동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은 1997년 ‘평화를만드는여성회’가 이 날을 도입하여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첫 기념식을 가지고 ‘북한 임산모와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벌이며 군축을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여성단체들이 이날을 기념해 평화군축을 위한 행동을 함께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1년 5월 23일(월)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 성명서 」 여성 단체들 보도자료 중'
강정에서는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매일 미사가 끝나고 간단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날은 일요일으로 매일 미사 이후에 진행되던 인간띠 잇기를 하지 않는 날이었지만 모두 같이 손을 잡고 미리 준비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리는 현수막을 들고 짧은 발언을 이어나갔습니다. 다 좋았지만 철저하게 기록을 하진 못해서 아쉽네요.
몇몇분들의 발언을 옮겨봅니다.
"오늘은 세계 여성 평화, 군축의 날입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12시에 세계 여성평화운동가들이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육로로 북한을 거쳐 한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1945명의 우리나라 여성, 청소년, 아이들.
이 숫자의 의미는 1945년에 맺어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기에서 평화 걷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정은 항상 군축과 평화를 8년 동안 이야기하고 또 노래하고 이 마을과 온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우리나라의 통일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우리도 함께 힘을 모으는 의미로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매일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나라 통일을 얘기하고 세계평화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언젠가 이 서귀포에서, 강정에서 출발해서 한라산을 넘어서 백두산까지 함께 할 수있을 거라는 평화를 위해서 세계 평화를 위해서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통일을 저희도 작지만 의미있고 조촐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힘은 위대합니다
어머님은 사랑의 덩어리고 그 목표는 평화입니다.
어머니는 사랑으로 평화를 위해서 온 존재를 희생하는 분들입니다.
우리 모두 어머니 모성을 닮은 여성들이 세계평화, 특별히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여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라고 그렇게 말은 못하지만 평화의 제일 커다란 적은 전쟁입니다.
군비와 무기를 축적하면 언젠가는 그 무기를 사용하여 전쟁을 일으키게 될 것 입니다.
그래서 우리 여성들이여, 세계평화를 위해서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성모마리아와 함께 투쟁하는 여성이 됩시다."
"저는 여성 평화 운동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여성들의 눈으로 여성들이 바라는 평등 평화를 원합니다.
그 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군축을 통해서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매일매일 먹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온 써니입니다.
미국에서도 평화를 만드는데 애써 온 사람들은 여성입니다.
저는 카톨릭 평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인데, 그것은 한 여성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분의 이름은 도로시 데이입니다.
도로시는 자신이 가진 여성적 직감으로 자신이 증인이 되고자 했던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었습니다.
성경에서도 예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은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여자 제자들이 남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모든 대단한 남성 뒤에서 그보다 더 나은 여성들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길 바랍니다."
"오늘 2015년 5월 24일은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오늘 30 여명의 세계 여성 평화 활동가들이 이 날을 맞아 비무장 지대를 걸어서 횡단한다고 합니다.
나와 같이 여성 공부를 하는 B는 여성, 평화, 군축이 그에게는 다 같은 말처럼 여겨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강정의 매일 매일의 일상이 평화와 군축을 실현하려 애쓰는 나날들이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지만 여성들은 매일 이 자리 정문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고 증언합니다
여성들은 온 몸으로 평화와 군축을 표현합니다.
30 여 년 전 영국 그린햄 커먼에서도 그랬을까요?
그 때 부엌에서 우연히 핵 미사일의 기지 도입 소식에 대해 토론하던 여성들은 그 도입에 반대하여
비폭력 평화활동을 벌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이후 3 만여명의 여성들이 기지를 둘러쌌고
여성들은 핵미사일이 들어갈 콘크리트 격납고 위에서 춤을 추며
하늘과 땅 사이의 평화에 대한 소망을 온 몸으로 증언하였습니다.
투쟁은 기지 폐쇄 투쟁으로 이어졌고 그 기지는 20 여년이 지난 현재 생태공원이 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 토론이 다름 아닌 부엌에서 일어났고 여성들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여성의 일상처럼만 여겨지던 곳에서 평화 운동 역사상 아주 주요한 사건이 시작된 것이지요.
현재 건설되는 이 제주해군 기지 앞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하늘과 땅 사이에서 평화를 위해, 평화 자체가 되어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증언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지도 그린햄 커먼 기지처럼 언젠가는 폐쇄될 것입니다.
희망과 용기를 잃지맙시다."
써니의 발언 내용이 담긴 동영상 링크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E_3cu9az6c
동영상 남겨주신 방쌤 고마워요.
모두의 발언이 끝나고 우리는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꽃 묘종을 나눠 심고 정문 옆에 화단을 만들어 꽃씨도 심었어요.
강정에서는 특별한 날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평화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 됩니다.
밑 왼쪽은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매일미사 이후에 인간띠 잇기를 하는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30여년전, 영국의 그린햄 커먼 사진이에요. 평화를 위한 몸짓은 어딜가나 비슷한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