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 (1) 제1구간 <대청댐 물 문화관↔이현동> 걷기
1. 금강이 쉬어 흐르는 곳 대청호 오백리길
무진장(茂鎭長)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무주, 진안, 장수군의 동쪽에는 덕유산 대덕산 민주지산이, 서쪽에는 선각산 마
이산 운장산 등의 준봉들이 솟아서 고원(高原)을 이룬다. 이른바 호남의 지붕으로 불리는 진안고원이다. 이곳에서는 충
청남도와 호남 동부지역의 젖줄을 이루는 두 개의 큰 강이 발원한다. 바로 섬진강(蟾津江)과 금강(錦江)이다. 섬진강은
진안군 데미샘에서 발원해 북쪽, 서쪽으로 에돌아 임실 옥정호(玉井湖)에서 세를 불려 남쪽으로 흐르고, 금강은 장수군
신무산 뜬봉샘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흘러 용담호(龍潭湖)에서 세를 불린 뒤 감입곡류(嵌入曲流)로 흐르며, 덕유산 물
길을 받아 옥천 영동을 거쳐 대청호에 이르러 대하(大河)를 이룬다. 대청댐으로 인해 거대한 인공호수로 거듭난 대청호
는 오늘날 대전광역시 동구와 대덕구, 충북 옥천과 보은군, 청주시 상당구에 연하며 육지 속 물길을 잇는다. 호수를 한
바퀴 에워도는 호반 길은 무려 200여 km, 이 긴긴 대청 호반길은 오늘날 사람과 산, 물이 만나는 길로 거듭나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이다.
대하는 포용의 상징이다. 강물도 거슬러 오르면 남상(濫觴)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방울방울 샘물이 청산 벽계수가 되
어 일도 창해(一到蒼海)하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는 않다. 강물은 코고 작은 수많은 물길들을 내치지 않고 받아들인다.
맑(淸)거나 탁(濁)함을 가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대하를 이룬다. 수평 불류(水平不流)를 이루는 호수는 또 삼라 군상들
을 비춰준다. 그래서 큰 호수를 찾는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 호반을 따라 걸으며 흰 구름 잠긴 잔잔한 수면에 마음을 띄
워 적셔, 파란 마음과 하얀 마음으로 가셔낸다면 이 또한 덕을 본 받고 쌓음이리. 몽중루의 길 기행(紀行)은 이제 대청
호 오백리길로 향한다. 지난 수년간 동해 해파랑길, B Y C (봉화, 영양, 청송)를 잇는 외씨버선길, 소백산 들레길, 지리산
둘레길을 이어 걸었다. 한반도 둘레길인 서해랑길은 지금 걷고 있는 중이다. 산을 찾아 녹림을 걷고, 다시 푸른 대호를
찾아 낭만의 호반길을 걷다 보면 진정한 산수의 멋을 체득하지 않을까!
2. 대청호 500리 길 첫 구간, 두메마을 길
지난 주말 대청호 500리 길, 첫 구간을 걷고 왔다. 대전 대덕구 미호동의 금강 대청교를 건너며 차창 너머로 바라본
대청댐은 외경스러울 만큼 규모가 컸다. 높이 72m, 길이 495m에 이르는 댐은 청주시 상당구 덕유리 구룡산 자락과 미
호동 지명산 줄기의 협곡을 잇는다. 대청댐 물 문화관이 있는 광장에서 대청호는 청남대(靑南臺)가 있는 신대리 쪽 호
반과 마주하며 남, 북쪽으로 굽 돌아 멀어지고 있었다. 대청호 500리 길 첫 들머리는 물 문화관 옆에서 시작된다. 이곳
에서 지명산 북쪽 능선으로 올라 금강(대청호)을 거슬러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숫고개를 넘고, 대청 호반길 간이
전망대를 지나 지명산을 올랐다. 지명산은 높이 158m의 낮은 산이지만 서쪽으로 작은 미호천 물길을 내리고, 남쪽으
로는 삼정동, 이현동으로 이어지는 얕은 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호반을 품는다. 댐이 생기기 전엔 금강이 흐르는 강안이
었고, 아득한 옛 고대엔 선사인들이 집을 짓고 살았었다. 이곳의 선사유적지는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강은 사람을
불러 마을을 낳고, 마을은 역사를 낳는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대청호 500리 길은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길이라 한다. 오는 이, 가는 이가 여유롭게 스쳐 지나는 호젓한 길은 끝
없이 굽 돌아간다. 산자락 오솔길과 호반의 데크길을 자박자박 번갈아 걷노라면 그 흔한 개망초 꽃도 더 아름다워만 보
인다. 100걸음도 멀다 할 만큼 곳곳에 놓인 호반의 벤치는 이곳 만의 또 다른 자랑, 자리마다 낭만이 넘친다. 가빠질 숨
결도 없는 호젓한 길에서 앉아보는 벤치의 풍경은 더없이 평화롭다. 잔잔한 호수는 하늘을 담고, 나직한 산들을 오롯이
산그리메로 담아낸다. 물은 산을 부르고, 산이 화답해 바람결에 속살댄다. 사람은 그 사이 그윽한 눈빛으로 그들의 다정
에 눈을 흘긴다. 삼정마을을 찾았다. 이촌, 강촌, 소골, 덕골로 이어지는 삼정마을은 모두가 호반 습지가 다양하게 널려
있고, 그 모두는 생태습지 공원으로 잘 가꾸어 놓아 두메 마을의 품격을 높이고 있었다. 곳곳의 휴경지에 개망초가 꽃
밭을 이룬 갈전 마을을 지나고, 제1구간 트레일 마지막 이현동을 찾았다. 거대억새 습지가 넓게 펼쳐지는 마을은 벽촌
답지 않게 이 습지로 인해 오히려 더 유명해진 마을이 되어 있었다. 관할 대덕구에서는 이곳을 '생태 학습도시' 로 가꾸
고 공원화하여 도시인들이 찾게 하고 있었다. 지금은 대전 시티투어 버스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강촌이자 두메산촌인
이현동의 마을 담벼락 마다에는 한창 붉게 핀 능소화가 환한 모습으로 반겨 주었다.
촬영 2022, 07, 16
▼ 대청댐 / 雲山 자료사진
▼ 대청호 500리 길 개념도
▼ 대청교를 건너며 차창으로 본 '대청댐'
▼ 대청호 500리 길 제1구간 <대청댐 물 문화관↔이현동 두메 마을> 지도
▼대전 대덕구 미호동, 대청댐 휴게소 앞 주차장
▼ 대청댐 - 1
▼ 대청댐 - 2
▼ 대청호
▼ 대청호 표지석
▼ 대청호 방문 인증
▼ 대청댐 물 문화관
▼ 대청호 500리 길 진행 방향
▼ 대청호 500리 길 들머리 - 1
▼ 대청호 500리 길 들머리 - 2
▼ 숫고개 / 지명산으로 이어지는 산 능선
▼ 대청호 간이 전망대
▼ 전망대 아래에서 본 북쪽 대청호
▼ 전망대 아래에서 본 남쪽 대청호
▼ 호젓한 호반 암릉길
▼지명산 지명정
▼ 지명산 산정 / 해발 158m.
▼대청호 보조여수로 댐
▼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 보조 여수로 댐
▼ 대전 대덕구 미호동 '청동기 유적지' / 청동기 시대 주거지 유적이 다수 발견된 곳
▼ 대덕구 삼정마을 이촌 지구 호반 / 미호동과 경계에 있는 마을
▼ 이촌 삼정 생태습지 공원 - 1
▼ 이촌 삼정 생태습지 공원 - 2
▼ 대덕구 삼정마을 강촌 지구 입구 호반
▼ 대전 대덕구 삼정동 삼정 생태습지 공원 안내
▼ 강촌 삼정 생태습지 공원 - 1
▼ 강촌 삼정 생태습지 공원 - 2
▼ 삼정마을과 여흥 민 씨 일파 종갓집 / 맞은편 한옥
▼ 삼정동 강촌 앞 호반
▼ 삼정동 소골
▼ 삼정동 덕골 가는 길
▼ 삼정동 덕골 생태습지 - 1
▼ 삼정동 덕골 생태습지 - 2
▼ 갈전리 쪽 호반 - 1
▼ 모감주나무 열매
▼갈전리 쪽 호반 - 2
▼ 갈전리와 갈전 식당
▼ 삼잎국화 꽃
▼ 갈전리 앞 호반
▼ 휴경지 개망초 꽃밭에서 뒤돌아 본 갈전마을
▼ 개망초 꽃밭과 대청호
▼ 대청 호반길, 여수 바위 갈림길
▼ 대전 대덕구 이현동, 거대억새 습지
▼ 대전 대덕구 이현동, 생태학습장 안내
▼ 이현동 생태학습장 - 1
▼ 이현동 생태학습장 - 2 / 생채기로 조각으로 쓴 '이현동 호박'
▼ 이현동 생태학습장 - 3
▼ 이현동 동구 들길
▼ 대전 대덕구 이현동 / '대청호 500리 길' 제1코스 날머리 마을.
첫댓글 대청호 오백리길의 답사를 시작하면서
몽중루 님께서 첫 소개글을 어찌 풀어나갈지
무척궁금했는데 금강과 영산강의 발원지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역시 무릎을 쳤습니다.
글의 문장 및 단어 하나하나의 선택에서
내공이 출중함을 늘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멋진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네,
과분한 격려의 말씀이 부끄럽습니다만
고맙습니다.
선배님과 더불어 함께하는 길은 언제나 즐겁답니다.
늘 건안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