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06]이행(李荇)-화경(花徑)
화경(花徑)
용재(容齋) 이행(李荇)
荇=마름풀 행'노랑어리연꽃 행'동자(同字)䓷, 莕
無數幽花隨分開 (무수유화수분개)
登山小逕故盤廻 (등산소경고반회)
殘香莫遣東風掃 (잔향막견동풍소)
儻有閑人載酒來 (당유한인재주래)
그윽한 꽃 지천으로 철따라 피어있어
오솔길을 일부러 돌아 다른길로 산 오르네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마라
혹시나 한가한 이 술 받아 올지 모르니.
花徑화경= 꽃길.
無數무수=무수하다 2.잘 모르다 3.매우 많다
幽花유화=그윽한 꽃. 隨=따를 수.
分開분개= 갈라지다 2. 나누다 3. 헤치다 4. 떨어지다 5. 가르다
登山등산=산에 오름.
小徑소경=오솔길.
故고= 짐짓. 일부러.
盤回반회= 길이 빙 돌아 나 있거나 물이 돌아서 흐름. 盤=돌 반.
殘香잔향=남은 향기.
莫遣막견=보내지 말라. 遣=보낼 견, 하사품 견.
東風동풍=봄바람. 掃=쓸 소.
儻有당유=행여,혹시나.儻=뛰어날 당, 빼어날 당.
虛詞로 쓰일 때는 "儻(만일), 倘(혹시)"의 뜻과 통한다.
閑人한인=한가한 사람.
載酒재주=술을 싣고 來=올 래.
'화경'은 '꽃길'이란 뜻이다.
봄에 산길을 걸으며 감상에 젖은 것으로 보인다.
원문=용재집 제1권 / 칠언 절구(七言絶句)
容齋先生集卷之一 / 七言絶句
花徑
無數幽花隨分開。登山小徑故盤回。
殘香莫遣東風掃。儻有閑人載酒來。
꽃길[花徑]
그윽한 꽃 무수히 제각각 피었구나 / 無數幽花隨分開
오솔길로 산 오르다 짐짓 배회하노라 / 登山小徑故盤回
떨어진 꽃잎 동풍을 시켜 쓸지 말라 / 殘香莫遣東風掃
행여 한가한 사람이 술 싣고 찾아올라 / 儻有閑人載酒來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하 (역) | 1998
이행(李荇, 1478~1534)의 자는 택지(擇之),
호는 용재(容齋), 시호는 문헌(文憲)이다.
조선 연산군, 중종 때의 문신으로, 갑자사화·중종반정·기묘사화를 겪었다.
대사헌, 우찬성, 이조판서, 우의정, 좌의정을 거쳤다.
성종실록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동국여지승람의 신증의 책임을 맡았다.
1532년 평안도 함종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었다.
1537년 김안로 일파가 축출되면서 복관되고 중종 묘정에 배향되었다.
저서에 '용재집'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