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나온 말들-8
오늘은 유난히 한문 글자가 많이 나 올 겁니다.
그러나 승은 일일이 한글 토를 달아서 써놓고 있으니
진한 글자는 한글 토이고 빨간 글자는 한문 글자이니 참고바랍니다.
이런 기회에 한문을 한 글자 한 글자 익혀 두시기 바랍니다.
◆ 상호相好
온화한 모습이거나 밝은 표정일 때 주로 쓰는 말입니다.
부처님의 모습을 상호相好 하던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 보통명사화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범어 ‘kaksana’와 ‘anuvvanjana’가 합쳐진 용어로
32상相, 80종호種好의 합성어입니다.
◆ 색즉시공色卽是空
‘색즉시공色卽是空’이란 반야심경의 한 구절입니다.
원제목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란 10자까지 합해도
270자 밖에 안 되는 짧은 경전이지만
그 속에 대승교리가 총괄되어 있다고 합니다.
‘반야’의 원어는 프라즈냐prajna인데 지혜를 뜻합니다.
그것이 자비의 보살인 관음의 행증行證으로써
개오開悟된 형태로 표현된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에 ‘오온개공五蘊皆空으로 조견照見’한다 했는데,
오온이란 것은 모든 존재와
그 인식을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순서로
‘온(蘊:모인 것이라는 뜻)’ 한마디에 압축시킨 것입니다.
즉 오온개공이란 것은
색色(눈에 비치는 외계의 색경色境)이라는 물질계와
‘수受’에서 ‘식識’까지의 4단계의 정신계가 모두 다 ‘공空’이라는 말입니다.
‘공空’이란 단순히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무有無의 그리고 근저根底의 부동不動한 것을 가리키며,
거기서 모든 것이 나타나고,
또한 반대로 거기로 모든 것이 흡수되는 바 그 원점,
원세계를 가리켜 ‘공空’이라 합니다.
또한 온蘊, 처處(12處), 계界(18界)라고 해서
육근六根(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 작용)과
이에 대응하는 육경六境(色,聲,입니다.
그 12에 육식六識(육근六根과 같은 의식意識)을 가한 것이 18계界입니다.
이런 온·처·계 세 가지에 의해 우리가 경험하는
사바세계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상은 총론이고 ‘색즉시공’이하가 각론입니다.
‘식識’을 ‘빛깔’이라고도 말해서
물체의 표면마다 나타나는 빛의 성질을 뜻하는 것은
곧 물체의 표면마다 다른 빛의 성질이 있기 때문이니까
일제제법一切諸法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즉시卽是’요, 곧 ‘공空’입니다.
왜냐하면 색이 참으로 근거를 둔 곳을 눈뜨게 하기 때문입니다.
색즉시공은 우리가 외계의 사물과 하나가 되는 지혜이고,
그 지혜의 힘으로 이제까지 바깥에 보이고 있던 ‘것’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보이고,
또 사랑(자비·은혜)의 마음속에서 일체화됩니다.
그것이 색즉시공입니다.
색으로 변하지는 않지만
불, 보살이 힘을 통해서 발현發現실증된 세계는
그 풍경이 새롭게 바뀌어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삶의 기쁨과 행복을 안겨줍니다.
그러한 《반야심경般若心經》은
반야개공般若皆空의 심요心要를 간략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즉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이 사리불을 위해,
① 오온개공五蘊皆空의 뜻을 말했는데
‘제법諸法의 공상空相은
불생不生, 불멸不滅, 불구不垢, 부증不增, 불감不減이고
그러한 생멸生滅, 구정垢淨, 증감增減의 분별分別,
상대화相對化를 떠나 있으므로 ‘공空’ 속에는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색色(온蘊)즉시공卽是空’입니다.
② 눈(귀,코,혀,몸,뜻)의 육근六根도 없고(안근즉시공眼根卽是空),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의 육경六境도 없다(색경즉시공色境卽是空).
또한 안식계眼識界도 없고 의식계意識界의 육식六識도 없고
무명無明에서 시작하여 노사老死에서 끝나는 십이인연十二因緣의 生도 없고
마찬가지로 그 무명진無明盡이하의 십이인연멸十二因緣滅도 없다고 합니다.
③ 또한 고苦,집集,멸滅,도道의 사제도 없고,
지智(사捨)도 없고 득得(불사不捨)도 없습니다.
즉 무소득無所得이라고 합니다.
④ 보살菩薩은 반야般若의 지혜智慧 즉 공지空智에 의지하므로
전도몽상顚倒夢想(무無를 유有로 보는 잘못)을 떠나서
열반涅槃(깨달음)을 다하고
⑤ 諸佛諸佛은 마찬가지로 공지空智에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를 얻는다고 합니다.
⑥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야말로 대신주大神呪(진언眞言)라고 합니다.
⑦ 마지막으로 그 주문呪文을 실제로 보이고 끝납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09월 20일 오전06:24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