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과 십일조 규례 [레 27장]
[내용개요]
레위기의 결론인 전장에 이어 본장은 부록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주로 하나님께 바쳐지는 서원과 십일조에 관한 규례를 다루고 있다. 신정 사회인 이스라엘에 있어 십일조와 서원 등은 특별히 중요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장에는 사람에 대한 서원과(1-8절) 생축(9-13절), 가옥(14-15절) 그리고 토지에 대한 서원(16-25절)이 나타난다. 이러한 서원은 의무가 아니고 자유이지만 한 번 서원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무르기 위해서는 해당 금액에 오분의 일을 더하여 제사장에게 바쳐야 한다. 한편 초태생은 반드시 하나님께 바쳐야 하며(26-29절), 모든 소산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도록 명하고 있다(30-34절).
[강 해]
전장 즉 레26장은 레위기 전체 규례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고 본장은 레위기 전체의 부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장의 내용은 서원에 관한 제 규례 및 초태생, 헌물, 십일조에 대한 규례 등인데 레위기의 모든 규례들을 서술한 후 서원에 관한 규례를 추가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본장에 언급된 서원의 대상은 사람, 가축, 가옥, 토지 등입니다. 그리고 본장 후반부에는 소산의 십분의 일이 여호와의 것이라는 십일조에 관한 규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1. 서원에 관한 지침
1) 사람으로 서원하는 법
서원은 사람이 하나님께 무엇을 하겠다고 자원하여 맹세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람이 하나님에 몸을 드리기로 서원하였으면 몸 대신 속전을 바쳐야 합니다. 이때 일반적으로 속전은 헌신하기로 서원한 사람의 노동력에 근거해서 성소의 세겔로 속전을 바칩니다. 서원자에 대한 속전을 보면 남자와 여자, 나이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극빈자에 대한 예외 규정도 있었습니다.
a. 한나의 서원(삼상1:10-11)
b. 다 행해야 함(민30:2)
2) 생축으로 서원하는 법
사람이 예물로 하나님께 드리는 생축은 다 거룩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이미 하나님의 것이므로 거룩하며 사람이 다시 바꾸거나 무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 바쳐진 것은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호와께 드리기로 한 생축이 부정하여 예물로 드리지 못할 생축이면 그 생축을 제사 장에게로 끌어 갈 것이며 제사장은 그 생축의 가격을 돈으로 대신하게 했습니다.
a. 서원물은 흠이 없는 온전한 것이어야 함(레22:21)
b. 부정한 생축은 제사장에게 끌어가야 함(레27:11)
3) 가옥과 토지로 서원하는 법
사람이 자기 집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기로 한 경우는 제사장이 집을 돌아보고 그에 합당한 정가를 정하면 서원자는 그 금액을 바쳐야 합니다. 서원자가 자기 밭을 드린 경우는 두 종류로 나됩니다. 첫째는 서원물로 바친 땅의 가치를 값으로 환산하여 바치는데 그 기준은 희년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둘째는 희년이 되어도 돌려 받을 수 없이 하나님의 것으로 남는 경우입니다. 남에게서 받았거나 구입한 토지를 하나님께 드렸을 때, 제사장은 희년을 기준하여 땅값을 정하고 서원자는 일시불로 그 날에 드려야 합니다.
a. 두락 수대로 정함(레27:16)
b. 모든 정가는 성소의 세겔대로 함(레27:25)
2. 생축의 첫 새끼와 헌물
1) 생축의 첫 새끼
하나님께서는 선민들에게 서원 예물을 드리는 규례를 가르쳐 주시는 중에 생축의 첫 새끼를 서원 예물이나 제물로 드리는 일을 금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생물의 첫 것은 이미 하나님께 바친 것으로 규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장자, 첫 곡식, 첫 생축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믿음을 지녀야 했습니다. 그런데 양, 소, 염소 이외의 것은 부정한 짐승으로 규정되었기 때문에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정한 짐승의 첫 새끼들은 제사장이 정한 시가보다 오분의 일을 더 얹어 성소의 화폐 세겔로 드려야 했습니다.
a. 초태생(출13:12)
b. 초태생의 수컷은 여호와께 희생으로 드려야(출13:15)
2) 헌물
하나님은 오직 여호와께 아주 바친 물건은 사람이든지 생축이든지 기업의 밭이든지 팔지도 못하고 속하지도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바친 그 물건'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하렘'인데 이는 저주를 받은 것, 없애기 위해 바쳐진 것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는 이미 앞에서 언급한 서원 예물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멸하기로 예정된 것을 말합니다.
a. 즐거운 마음으로(출25:2)
b. 주신 복을 따라 힘대로(신16:17)
3. 십일조 규정
1) 곡식의 십분 일
십일조는 모든 재물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고백하고 재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본문에서 땅의 십분 일은 토지 자체의 십분 일이 아니라 땅에서 생산되는 모든 생산물의 십분의 일을 의미합니다. 땅에서 나는 곡식이나 과실의 십분의 일은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곡식의 십일조는 다른 십일조와는 달리 무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허용하셨습니다. 그것은 밭에 파종을 해야 하거나 과수원을 다시 채우기 위하여 씨가 더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오분의 일을 추가로 더하여서 다른 것으로 대신하기도 하였습니다.
a. 아브람이 멜기세덱에게 바침(창14:20)
b. 토지 소산의 십일조(신14:22)
2) 소나 양의 십분 일
소나 양의 열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하나님께 드리라는 규정은 레위기 이전에도 성경에 나타납니다. 아브라함과 야곱도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린 기사가 성경에 나타납니다. 이것을 십일조라고 합니다. 소나 양의 십일조는 짐승을 모아 놓고 문으로 통과하게 하여 그 열번째 것을 하나님의 것으로 드렸습니다.
a. 양 떼의 십분 일(삼상8:17)
b. 막대기 아래로 지나게 함(겔20:37)
결론
서원은 히브리어로 '네데르'입니다. 이 말의 뜻은 맹세 혹은 다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서원은 사람이 하나님께 무엇을 하겠다고 자원하여 맹세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서원을 하였을 경우에는 양심적으로 성실하게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서원에 대한 깊은 뜻을 깨닫고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말고 시종 일관 진지한 자세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2절. 서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목적에 사람이 자발적으로 약속하는 행위. 원어 <rd<n<:네데르>는 '맹세하다, 다짐하다, 헌신하다'라는 어근으로부터 파생하였다.
10절. 변개하여.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 즉흥적이고 무분별한 서원을 해서는 안 되며 서원할 때는 신중하되 일단 서원한 사항은 변개할 수 없었다.
16절. 보리 한 호멜지기. '호멜'은 고체의 부피를 측정하는 단위.
28절. 여호와께 아주 바친 그 물건. 파멸이나 죽음을 위하여 바쳐진 것. '아주 바친'에 해당하는 원어 <!r"j;:헤렘>은 '저주받은 것' 또는 '없애기 위해 내놓은 것'을 뜻하는 말.
30절. 십분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땅의 모든 것이 여호와의 것이로되 분량적인 십분의 일은 전체 소산물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있다.
33절. 교계. 다른 것으로 대체시키기 위한 관찰 행위.
[신학주제]
십일조. 본장에서는 소득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바치는 십일조에 관한 규례가 나타난다. 모든 소산의 십분 일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바쳐야 했던 것이다. 원래 십일조는 이스라엘만의 독특한 규례가 아니라 당시 고대 근동 사회에서 널리 시행되던 제도였다. 그러나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수탈하는 데 활용하던 고대 근동의 제도와 달리 이스라엘의 십일조는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에 대한 자발적인 헌금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성경에서는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전리품의 십일조를 바친 것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야곱이 벧엘에서 하나님께 십일조를 약속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성문화된 것은 본장에 나타난 모세의 율법을 통해서이다. 신약에서는 십일조에 관한 예수님의 구체적인 언급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초대교회에서 교회의 운영과 지도자의 생계를 위해 십일조를 강조한 전통에 의해 현대에서도 십일조는 성도들의 당연한 의무로 여겨지고 있다.
[영적교훈]
본장에서는 서원에 대한 규정이 나타난다. 서원은 의무가 아니라 주로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나 간구에 대한 응답을 믿음으로 자발적으로 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서원을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는 오늘날 성도들에게 감사하는 삶의 모범을 보여 준다. 즉 성도의 삶 하루하루가 하나님의 축복이요 감사할 일이므로 하나님 앞에 약속한 사항을 족하고도 기꺼운 마음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날이다. 성도들의 삶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원을 드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또한 서원을 드린 자는 반드시 자신의 서원을 이행해야 하듯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하나님께 대한 헌신의 자세를 변치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