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 장 : 메시아에 대한 기대들
1. 메시아 칭호
‘메시아’라는 단어는 ‘기름부음을 받는다.’라는 히브리어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은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왕이나 선지자, 또는 제사장과 같은 특별한 직분을 받을 때 기름을 부어 위임하였다.
이 말은 신약에서 2회 사용되었는데(요 1:41, 4:25) 둘 다 ‘그리스도’라고 번역되었다. 헬라어로 ‘그리스도’란 말도 역시 ‘메시아’와 같이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의미하며, 이 말은 신약에서 21회 사용되었다(마태-13회, 마가-6회, 누가-2회). 후에 신약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란 말이 사용되면서, ‘그리스도’란 말이 마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도’란 말은 칭호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라고 해야 맞다.
2. 유대인들의 메시아 사상
장차 올 메시아와 메시아 시대에 대한 사상은 유대인들의 생각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었다. 유대인들은 장차 임하게 될 메시아를 학수고대 하였으나, 정작 메시아가 오셨을 때는 그를 영접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반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아 버렸다.
왜냐하면 메시아로 오신 예수께서 그들이 생각해왔던 메시아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들이 기대하던 메시아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1] 다윗 계열의 구원자
메시아에 대한 소망은 다윗 왕조의 건설과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성전 건축을 원하는 다윗에게 그가 성전을 지을 수는 없지만, 그 아들이 성전을 짓게 될 것이며 그의 왕위가 영원할 것임을 약속하셨다.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삼하 7:16).
그 후에 선지자들은 계속하여 이 언약을 반복하여 언급하였다.(사 11:1-10, 렘 23:5, 30:9, 33:15,17,22, 겔 34:23, 37:24, 호 3:5, 암 9:11, 미 5:2-4, 슥 12:8)
초창기에는 장차 임하게 될 다윗 계통의 왕에 대한 꿈은 단순하였다. 그 왕은 지혜와 능력으로 다스리게 될 온유하고 의로운 왕의 지배 하에서는 번영과 화평, 안전, 공의, 그리고 선하심이 지속될 것이다. 이사야서는 이러한 일들을 예언해 주고 있다(사 4:2-6, 9:2-7, 11:1-9)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결실할 것이요....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호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사 11:1,10)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때가 이르리니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행사하며 세상에서 공평과 정의를 행할 것이며..."(렘 23:5)
다윗 계통에서 날 이 왕은 장차 원수들을 멸망시키고 그의 백성을 고통 가운데서 구원해 낼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성을 다시 거룩하게 정화시킬 것이며, 완전한 평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 후에 저희가 돌아와서 그 하나님 여호와와 그 왕 다윗을 구하고 말일에는 경외함으로 여호와께로 와 그 은총으로 나아가리라"(호 3:5)
유대인들은 지금까지도 이러한 메시야에 대한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 회당에서 "시모나 에레스"(18가지 기도문)를 낭송할 때는 아직도 14, 15번째 부분이 언급되고 있다.
"당신의 성 예루살렘으로 왕림하시사 당신이 약속하셨던 바대로 거기 거하시옵소서! 오늘날 그 곳을 속히 건설하시사 영원한 성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 안에 속히 다윗의 보좌를 세울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오! 예루살렘의 설립자이신 주님이시여 복을 받으시옵소서!"
"당신의 종 다윗의 자손들이 속히 번성할 수 있게 해 주옵시고, 그의 뿔이 당신의 구원으로 높여지게 하옵소서! 우리는 구원을 위해 날마다 간구하고 있나이다. 오! 구원의 뿔을 크게 하시는 주님이시여, 복을 받으시옵소서!"
2] 하늘의 구원자(하나님)
성경은 곳곳에서 하나님께서 말세 때에 직접 개입하셔서 만국을 심판하고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것임을 언급해 주고 있다. 이때 구원자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 자신이다(사 24-27장, 욜 3:1-2, 습 3:14-20).
"그 날 곧 내가 유다와 예루살렘의 사로잡힌 자를 돌아오게 할 그 때에, 내가 만국을 모아 데리고 여호사밧 골짜기로 내려가서...이스라엘을 위하여 거기서 그들을 국문하리니..."(욜 3:1-2)
"여호와가 너의 형벌을 제하였고 너의 원수를 쫓아내었으며 이스라엘 왕 여호와가 너의 중에 있으니 네가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습 3:15)
3] 신이며 동시에 인간인 구원자
메시아 임재가 생각한 것보다 지연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영적인 환멸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기간을 지나면서 하늘의 권세로 역사를 깨뜨리시고 초인적인 방법으로 세상에 행하실 신이며 인간이신 메시아에 대한 사상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메시아에 대한 기대를 보다 더 세속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4] 여러 가지 다른 기대들
많은 서기관들과 랍비들은 메시아가 장차 지상에 임하여 그의 영광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열국의 왕을 심판하시며, 제 2의 출애굽을 일으키시고, 새 율법을 반포하실 것이다. 메시아가 주실 새 율법은 지금의 율법보다 월등히 나은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미 메시아가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메시아가 이 땅에 오셨지만 백성들의 죄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모든 백성들이 진정으로 회개하면 메시아께서 나타나실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메시아가 이미 베들레헴에 아기로 태어나셨지만 때를 기다리시면서 숨어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때가 되어 메시아께서 세상을 통치하실 때가 되면, 아기로서의 모습을 버리고 성인의 모습으로 바꾸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메시아에 대한 견해들은 한가지로 일치되지 않고 그 윤곽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참 메시아이신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이 메시아를 배척한 것은 역사적인 아이러니다.
3. 메시아 이전과 이후에 일어나게 될 사건들
1] 메시아 이전에 일어날 사건들
유대인들이 메시아를 기대하면서 크게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그들은 시대를 현세와 내세로 구분시켰다. 현세는 사탄의 지배 아래 있어 악하고 개선될 가망이 전혀 없는 곳이지만, 내세는 하나님의 황금시대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인간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에 의해 도래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시는 날, 즉 "여호와의 날"에 현재의 모든 체제가 깨뜨려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창조될 것이다.
"여호와의 날"을 전후로 몇 가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엘리야는 메시아의 전령으로 다시 귀환하여(말 3:1, 4:5,6) 이스라엘의 언덕에서 큰 소리로 메시야의 오심을 선포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엘리야가 사람들의 분쟁을 그치게 하고 화목케 할 것이며, 백성들에게 대대적인 회개 운동을 일으킬 것이다. 또 메시아 임직 시에 엘리야가 기름을 부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메시아가 임할 때에 고통과 파괴와 두려움과 같은 "해산의 고통"이 있고 난 후에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사 13:6-16). 일부 사람들은 두려움에 두려움이 더해지는(사 13:10, 욜 2:30-31, 3:15) "우주적인 대 혼란의 때"(욜 2:2, 습 1:14,15)라고 생각하였다.
이 무렵에 기록된 비 정경적인 책들에서는 환상들이 격렬한 어조로 표현되었으며, 우주의 물리적인 붕괴현상과 개인적인 인간관계의 단절이 예언되고 있다. 이때에 모든 우정과 충성, 사랑은 모두 끊어지게 될 것이며, 메시아 시대가 개막될 때에는 심판이 있게 될 것이다(말 3:1-3, 사 13:9-11, 24:21,22, 66:15,16).
2] 메시야 이후에 일어날 사건들
모세 시대와 관련된 환상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될 것이라는 소망이었다. 유대인들은 여러 세기 동안 고대 근동 지방 각처에 흩어져 살았으며, 때로는 정든 고국으로부터 추방되어 쫓겨 가거나 다른 나라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해 스스로 이민을 가야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메시아가 올 때는 모든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특히 예루살렘으로 모이게 될 것이며(사 11:11,12, 27:12,13, 미 7:12-14), 이때는 이방인들과 자연계까지도 그들이 고국으로 귀환하는 일을 협조할 것이다(사 49:22,23, 66:20). 그리고 유다와 이스라엘은 하나가 될 것이다(렘 3:18, 호 1:11, 겔 37:15-23).
1) 메시아 시대에는 예루살렘이 회복될 것이다.
장차 예루살렘성은 값진 보석들로 장식될 것이며, 전 세계 사람들이 가져오는 선물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사 54:11,12, 60:4-17, 학 2:6-9)
2) 메시아는 풍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암 9:13, 사 29:17, 32:15, 35:1, 욜 3:18).
그날에는 전쟁이 그치고 온 누리에 평화가 있게 될 것이다. (사 2:4. 11:9, 미 4:1-4, 슥 9:10).
인간과 동물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이뤄져 대적하는 일들이 사라지며(사 11:6-9, 65:25, 호 2:18, 막 1:13), 모든 고통과 사망이 사라지고(렘 31:13, 사 25:8, 33:24, 35:10, 65:20-22, 단 12:2,3), 하늘로부터 만나가 다시 내려오게 될 것이다.
구약 성경은 메시아시대가 개막될 때에 죽은 자의 부활이 성취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사 25:8, 단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