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내에서 시현되는 어가 행렬
▶ 탑승게이트 대기실엔 히잡을 쓴 여인들이 많이 보인다.
▶ 쿠알라룸푸르 행 에어 아시아 항공기
▶ 항공기 안에서 본 석양
아내와 여행 가방을 챙기고 점심을 먹은 후 1시30분 공항버스에 오른다. 시원하게 뚫린 제2경인고속도로를 달려 바다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를 건너니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다. 에어 아시아 항공사 카운터에서 여행 가방을 탁송시키고 보딩패스를 받은 아내와 난 출국수속을 한 후 탑승장으로 향한다. 공항 안에서는 우리 전통 궁중복장을 입은 어가 행렬이 이어지고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들의 카메라가 바삐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연결하는 셔틀 트레인을 타고 2터미널에 도착하니 아내는 면세점 아이 쇼핑에 나서고 난 쿠알라룸푸르 행 에어 아시아 탑승 게이트인 123번 게이트에 앉아 아내를 기다린다.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라 그런지 히잡을 쓴 여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탑승시간이 임박했는데 우리가 타고 갈 에어 아시아 항공기가 보이지 않는다. 출발시간인 16시25분이 지났지만 게이트 근무 직원들은 아무런 안내도 없다. 17시가 다 되어 에어 아시아 항공기가 도착하고 KL에서 타고 온 승객이 내리자 게이트가 열리고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은 17시30분 인천공항을 이륙한다. 출발시간이 1시간가량 지체되었음에도 기장이나 승무원 누구도 승객들에 대해 사과의 말 한마디 없다. 저가 항공사라 그런가???? 지난 봄 칭다오 행 제주항공을 탔을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항공기 내 좌석은 여기 저기 빈 좌석이 보인다. 그런데 비상구 옆 공간이 좀 넓은 좌석(Hot seat)은 모두 비었는데 그 곳에 앉아 가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단다. 또한, 빈 좌석(Empty seat)3개를 이용하는데도 20RM(한화 7,400원 정도)을 더 내야 한단다. 저가 항공사의 영업 방식이 어쩐지 낯설다.
항공권 예약 시 치킨 카레라이스와 비프 라이스(각 13,500원)를 기내식으로 주문했는데 실망이다. 보온은 잘 되어있어 따뜻했지만 KL에서 싣고 온 밥은 떡처럼 뭉쳐 있었고 반찬이 너무 적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정도를 기대했는데 가격에 비해 식사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 아무리 저가 항공사의 기내식이라지만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별도의 기내식 비용을 지불했으면 그에 합당한 기내식을 제공해야 할 것 아닌가? 아내가 기내식이 매우 못 마땅한지 몇 숟갈 뜨더니 내게 “왜 이렇게 싼 기내식을 주문했느냐?”고 짜증을 낸다. 기내에서는 컵 라면도 팔고 있어 컵 라면 냄새가 기내에 가득하다. 승객들은 이미 기내식과 이런 기내 분위기에 익숙한지 아무런 불평이 없다.
▶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LCCT터미널
▶ LCCT터미널과 KL Sentral을 운행하는 Sky Bus
6시간 반이 넘는 지루한 비행 끝에 에어 아시아 항공기는 우릴 KL 저가항공사 전용터미널인 LCCT에 내려놓는다. LCCT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활주로는 같이 사용하지만 일반 항공사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터미널(KLIA)과 별도로 에어 아시아를 주축으로 하는 저가 항공사 항공기 전용 터미널로 KLIA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밤 11시가 다 돼 LCCT에 도착한 우리는 비행기 트랩을 내려와 걸어서 출입국사무소가 있는 공항 건물로 이동한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항공사에서 공항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 보인다. 우리나라 시골 공항 건물보다도 시설이 열악해 보이는 공항 건물로 들어와 입국절차를 마치고 여행 가방을 찾아 환전을 하려고 보니 공항 내 은행은 문을 닫았다.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KL Sentral 행 버스표를 파는 버스회사 부스에서 호객행위로 시끄럽다. Sky Bus회사 부스에서 버스표를 사려니 말레이시아 화폐를 요구한다. 달러 밖에 없다고 하며 10달러를 내밀었더니 버스표 2장과 4RM을 거스름돈으로 준다. 버스표를 받아들고 버스 승차장으로 가 버스를 타고 KL Sentral로 향하는 버스에서 버스표를 확인해 보니 1인당 버스비가 9RM이다. 아차!하는 생각이 든다. 10달러면 말레이사 돈으로 30RM이 넘는 돈인데(이튿날 은행에서 환전해 보니 1달러에 3.2146RM이었다) 거스름돈으로 12RM이상을 받았어야 했다. 은행 환율로 계산하면 8~12RM을 손해 본 것이다.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면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RM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내게 말레이시아 물정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라고 사기를 쳐 당한 기분이다. 환화로 치면 3~4,000원에 불과한 돈이지만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 KL Sentral Sky Bus 하차장
1시간가량을 달린 버스는 새벽 12시30분 경 KL Sentral에 도착한다. 한밤중이라 인적은 없고 가로등 아래선 택시기사들이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다. 한 택시기사에게 Ancasa Hotel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30RM을 내란다. 지도 상 거리를 보니 너무 비싼 것 같아 비싸서 안탄다고 하니 야간할증료가 붙어 그 정도 받아야 한단다. 다른 택시기사에게 물어도 담합을 했는지 한결같이 30RM을 달란다. 젊은 택시기사와 흥정 끝에 8달러(25RM)을 택시비로 지불하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한다. 웬지 오늘밤은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다.(실제 대낮에 지나가는 택시를 탔으면 5RM이면 충분하다.)
▶ 차이나타운 끝 푸드라야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Ancasa Hotel
호텔에 도착해 Check-in을 하는데 Deposite로 200RM을 요구한다. 중국여행 시 빈관에서 늘 야진이라는 명목으로 보증금을 예치하라고 요구받았었지만 왜 이런 제도가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많은 국가를 여행해 봤지만 보증금을 요구하는 나라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뿐인 것 같다. 100달러를 예치하고 예치금 증서를 받아 지갑에 잘 보관하는데 Check-out 때 정신 차리고 예치금을 찾아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방을 배정받고 샤워를 한 아내와 난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