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즈 워크샵> 후기를 대신해서
크라브 마가,
와서 배우라. 체험하라.
정건
2011년 9월 캘리포니아 롱비치 360˚ 짐에서 이틀 동안 열린 〈파이터즈 워크샵〉은 파벨의 〈무술파워〉 세미나와 이얼 야닐로프의 크라브 마가 세미나가 결합된 형태다. (파벨이 파이터에게 필요한 음양을 다뤘고 이얼이 크라브 마가를 가르쳤다.)
파벨의 〈무술파워 Martial Power> 〉세미나는 좋은 킥과 펀치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 세미나(2001년)였다. 지난 3월 인디언 클럽 워크샵 때 나는 드래곤 도어에 부탁해 이 DVD 6장을 꼭 구해달라고 했다. 그것이 파벨의 7시간 30분짜리 <무술파워> DVD 시리즈다. ( 〈파이터즈 워크샵〉에서 파벨이 진행한 섹션들은 이 DVD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해당한다. 〈파이터즈 워크샵〉은 곧 드래곤 도어에서 DVD로 출시될 것이다.)
RKC 서트 프레젠테이션에서 틀었던 〈무술파워 Martial Power 2001〉의 한 장면.
우리가 크라브 마가에 대해 지적(知的) 준비를 시작한 것도 지난 3월부터다. 인디언 클럽 스윙 워크샵 다이어리에 썼듯이 아메리칸 몰의 반즈앤노블 서점에서 수집해온 정보들은 정말 재밌었다. (원래 2010년 헝가리 RKC 서트에서 크라브 마가를 직접 접했고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이때 미국에서 들고 들어온 DVD와 책들이 결정적으로 크라브 마가에 대한 우리의 탐구욕을 불태웠다.)
5월 즈음 진짜로 RKC 창립자 파벨와 KMG 창립자 이얼의 두엣 세미나 〈파이터즈 워크샵〉을 드래곤 도어가 만들어냈다. 최고의 기회아닌가. 게다가 파벨의 《The Naked Warrior (맨몸의 전사)》의 번역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곧바로 등록을 했고 육체적 준비에 들어갔다. 택견을 수련했지만 현대식 킥과 펀치에 대한 수련 경험이 없었다. 그때부터 현대적 킥과 펀치에 대한 본격 수련을 시작했다.
이제, 연구와 경험과 결론을 밝힐 차례다.
KMG(Krav Maga Grobal) 공식 입장, KMG 지도자들의 의견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Q : 크라브 마가는 무엇인가?
스포츠가 아니다. 무술도 아니다. KMG의 정의를 보자.
“Krav Maga : making aggressors unwilling or unable to pursue their attacks.”
크라브 마가 - 공격자들의 공격 의지를 봉쇄하거나 공격을 못하게 만드는 것.
먼저, 육체적 대결 자체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Avoid! [상황을] 피하라!", "Deescalate! 완화하라!"
마지막으로는 스캐닝과 도망치기가 중요하다. 이것은 최상위 레벨에서도 항상 중요하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공격자(들)의 상태와 주변을 스캔(계속 확인)하면서 도망치는 것이다.— Scanning and Escape.
“[크라브 마가의] 시스템에서 당신은 폭력적인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피하고 예방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폭력적인 상황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 시스템의 목적이 아니다.” ― KMG 창립자 이얼 야닐로프
Q : 무술, MMA와 어떻게 다른가?
당신의 관점(view)자체를 달리해야 한다.
공격자(들). vs 약자.
크라브 마가는 이 상황에서 폭력적 상황을 해결(solve)하는 법이다.
반면 많은 무술들, 격투 스포츠들, MMA는
공격자.vs 공격자.
이 설정에서 잘 싸우는 법, 이기는 법이다.
(크라브 마가는 이스라엘의 군대 무술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특수부대들, 특수요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그들이 약자는 아니지 않나?
흉기로 무장한 기습자, 다수가 요원 1인에게 달려드는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인간병기라 해도 약자가 될 수 있다. 로우킥을 차고 펀치를 교환하는 기존 방식—공격자 vs 공격자 시스템은 많은 요원들의 명줄을 단축시켰다. 쿠미테나 격투 스포츠들은 일종의 “에고 파이트(ego fight)” 다. 누가 더 세냐, 누가 더 위냐를 두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겨루는 체계다. 그러니 공격자(들) vs 약자의 위험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Q : 크라브 마가는 잔인하지 않나?
크라브 마가는 주로 목과 낭심을 가격한다. 많은 무술들은 이것을 거의 연습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다. 시합이나 대련에서 위험하기 때문에? 그것도 하나의 이유다. ("잔인해서"가 아니라 "창피해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다.)
누가 센지 증명하는 시스템에서는 상대의 뇌를 울려서 의식을 잃게 만드는 것을 연습하고 높이 평가한다. 이것도 잔인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작은 여성, 작은 남성이 큰 남성 공격자의 뇌를 울려서 쓰려 뜨리는 것은 너무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오히려 공격자(들)의 폭력에 무참히 당하기 쉽다. 그러나 작은 여성도 낭심을 찬다면 큰 남성 공격자를 물리칠 수 있다.
결국 잔인성은 공격 부위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문제다. 큰 남성 공격자가 작은 여성의 배만 때려도 그 공격은 잔인한 것이다.
Q : 호신 무술들은 훨씬 ‘비폭력적으로’(그러니까 넘어뜨리거나 꺽어서) 폭력을 봉쇄하지 않나?
몇몇 호술, 호신 무술들은 심지어 우아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만, 리얼 월드에서 그렇게 사용하려면 수십 년을 수련해 ‘고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KMG는 이런 무술들이 막상 실제상황에선 무기력했던 사례들이 많다고 말한다.
Q : 폭력은 무조건 반대다?
‘난 폭력이 싫어!’ 라고 다짐하는 것과 실제 폭력적 상황의 전개과정을 미리 이해하고 있어서 능동적으로 완화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Q : 난, 무술 경력이 많으니 호신(자기방어)하기에 충분하다?
위험 상황에서는 오히려 무술이나 격투 스포츠적 대응이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공격자를 더욱 자극하거나,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거나, 지나치게 대응해서 본인이 감옥을 가거나 공격자의 흥분한 동료들에게 잡혀서 죽을 수도 있다.
(이러면 상황 '완화'가 아니라 상황 '강화'가 된다.)
Q : 한국에서 일반인으로서 호신(self defense)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까? 여긴 멕시코나 미국이 아니지 않나?
멕시코나 미국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처럼 한국보다 더 살기 좋은 복지국가들에도 크라브 마가 수련 인구가 훨씬 많다. 왜 그럴까?
첫째, 어떤 사회든 폭력적 상황이 발생한다.
폭력적 상황의 발전단계를 학습해두면 폭력적 상황을 더 잘 모면할 수 있다.
둘째, 사람들은 왜 번지점프를 할까? 그것과 같다.
크라브 마가는 번지점프만큼 안전하게 위험하다. 그러니 재밌다. 실제로 연습 시간에 아무도 얻어맞지 않는다. 연습 삼아서 뒷목을 맞아보고 낭심을 맞아보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하진 않지만 매우 예외적인 일이다. 스포츠가 아니라서 시합도 경쟁도 없다. 스파링은 보호장비를 갖춰야 가능하다. 기본기와 반응 연습,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연습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 KMG는 트램 (우리 식으로 따지면 지하철 쯤) 안에서 셀프 디펜스 세미나를 열었다.
Q : 크라브 마가가 무술이나 MMA보다 강한가?
이 글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런 질문 자체가 성립 불가다.
다시 말하지만, 크라브 마가는 공격자 vs 공격자 (주로 수컷 vs 수컷) 구도로 강함을 겨루는 시스템이 아니다.
크라브 마가는 스포츠가 아니다. 무술이 아니다.
상황 해결을 위한 전략/ 전술이다.
덧붙여서,
많은 무술과 MMA는 육체적 대결에서 치고 받는 것(struggle)을 기본으로 여긴다. 그러나 크라브 마가는 이것을 가장 경계한다. 문제 해결(solve the problem)은 최대한 신속하게 그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은 모두 KMG 스타일이다. 일단, KMG가 아닌 크라브 마가는 너무 다르다.
와서 배우라. 체험하라.
KMG by 이얼 야닐로프, 크라브 마가 세미나 in 로마
서울 세미나 등록 http://cafe.daum.net/gaiayoga/SgQl/1
첫댓글 오오오 !! 드디어!!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하는군요!!
오 ㅋ 이건 갈수 있기를
가야겠네요. 엉엉 ㅠㅠ
재밌겠다...ㅋ
RKC 서트 준비로 KMG 세미나 홍보는 RKC서트가 끝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카페 회원들만 먼저 아는 특권을 누리겠습니다.
월요일에 온라인 포스터가 나오고 RKC 서트 현장으로 오프라인 포스터가 도착합니다.
포스터 원하는 분들은 드리겠습니다.
크라브마가...
이소룡의 절권도와 목적이 같네요
"폭력상황을 해결한다"
맘에 들어요!!!
실전상황에서는 '크라브 마가'가 최고죠 +_+
http://cafe.daum.net/gaiayoga/SgQl/10
강상욱 님의 글도 함께 보십시오.
스파링도 거의 없다는 얘기는 취소입니다. 시합은 당연히 없지만 스파링은 많습니다. 이스라엘은 매 수업시간 15분 체코도 거의 매시간... 6개월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치고받았습니다. 하지만 크라브 마가와스파링은 매우 매우 모순된 관계입니다. 잘 활용하지 않으면 독이 됩니다. 저는 이얼샘의 활용방식을 따를 겁니다
글 퍼가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