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 한
위대한
통 찰
몽테뉴의 수상록
몽테뉴 지음 ㅣ 정영훈 엮음 ㅣ 안해린 옮김
지은이의 말
이 책의 소재는
바로 저 자신입니다!
독자 여러분, 이 책은 순수한 의도로 쓰였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목적 외에 다른 어떠한 의도도 없습니다. 독자를 위한다거나, 스스로 명성을 얻고자 쓴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글을 쓸만한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이 책을 쓴 것은 오로지 제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입니다. 제가 그들의 곁을 떠났을 때 (곧 그렇게 되겠지요), 이 글을 보면서 제 사상과 성격의 흔적들을 더듬어본 그들이 저에 대한 기억을 명확하고 선명하게 떠올리기를 바랍니다.
만약 세상의 인기를 얻고자 했다면 용의주도하게 저를 더 미화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을 때는 그저 편안하고 꾸밈없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평상시의 제 모습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니까요.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저의 단점과 꾸밈없는 형상을 생생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만약 제가 자연의 원초적 법칙을 따르는, 달콤한 자유를 지향하는 국가의 국민이었다면 단언컨대 기꺼이 모든 것을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 묘사했겠지요.
독자 여러분, 이렇듯 이 책의 소재는 바로 저 자신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찮고 쓸데없는 책으로 소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이만.
1580년 3월 1일
몽테뉴
2024. 6. 19
맹태영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