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말
詩人 李鄕莪 女史가 그 十餘年의 詩業의 結實들을 모아 비로서 이 첫 詩集
[皇帝여]를 내는 것은 女史의 漸進的이고도 着實하고 실수 없는 사람됨을 다시
내게 느끼게 하여 마음 든든하고 재미가 있다.
女史는 일찌기 내 門下에 처음 들어온 이래 [現代文學]에서 내 세번의 推薦을
마치도록까지 꽤 긴 세월을 나와는 아주 가까이 상종해서 나는 女史를 잘 알지만,
여사는 所謂, 날리는 재주로 팔팔 날리는 氣分의 사람이 아니라, 말하자면 '大智閑閑'의
무게와 깊이와 成實로써 그 精神을 이끌어오고 있는 시인이다.
女史는 지금 敎育家와 主婦와 詩人 노릇의 세 가지 일을 겸해하고 있지만 그 세 가지가
다 언제나 알차니 찬양할 만한 것이다.
흔히 詩精神에서 知性的이고자 하는 사람들은 情에 메마르기가 일수고, 또 情에 충실하려는
사람들은 智慧에 깜깜하기가 쉽지만, 우리 李鄕莪 女史에게는 그런 一方的인 隘路가 없고
늘 그득하고 生生한 정과 밋밋한 슬기가 함께 하고 있어 든든한 한 그루느티나무를 대하는
것처럼 반가웁고 시원스럽고 마음 든든한 것이다.
이 첫시집 [皇帝여]의 出刊을 衷心으로축하하고 찬양하며 여사의 始業의 前정이 계속해서
揚揚하기만을 바란다.
1970년 10월
未堂 徐廷柱 識
--그림은 pinterest에서 모셔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