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km. 2시간. 1만보.
강변 둔치 산책로 따라 정평역~백천동을 왕복하였다.
블랙홀님을 오랜만에 뵈었다.
진성님 수발 하시느라 한참 못 나오셨다.
이 저녁 도보가 인도행 첫걸음이신 분도, 그리고
몇년간 활동이 뜸하다 참석하신 회원도 있었다.
나도 참으로 오랜만에 후기를 적는다.
작년에 후기 잘못 적었다가 인도행에서 제명될 뻔했다.
그 이후로 글을 쓸 때마다 조신한다.
그러다보니 카페에 글 올리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
물길을 따라 걸었다.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때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진다.
계곡 피서는 폭염에 찌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
꿩 대신 닭이라 생각하고 걸으면
강변길도 운치가 제법이다.
20일째 한낮 기온이 35도 넘는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염이 기승이다.
새벽에도 27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전국이 자글자글 끓고 있다.
대구에 폭염경보가 내렸다.
더위에 익숙한 대구 사람들은 40도 안되는 기온엔 덤덤하다.
기온이 40도를 넘어 가면 참아내기 힘든다.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온 몸이 화끈거리고 짜증이 난다.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현기증, 구토, 식은 땀, 메스꺼움, 두통,
정신 착란, 땀띠, 화상, 근육경련 등의
증세를 겪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이 대책 없이 길어지고 있다.
푹푹 찌는 더운 날,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서면,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이 더운 날에 산에 가신다고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등산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는 물음이다.
그런데 사실 산은 생각만큼 덥지 않다.
그늘과 솔바람, 계곡물이 있어 평지보다 시원하다.
물론 등산 그 자체는 중력을 거슬러 오르는 행위이므로
힘겨운 야외 활동임에는 분명하고,
여름철에는 더 많은 체력 소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명심해야 하는 것이 무리하지 말고,
일탈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마솥 더위에 최고 좋은 운동은 등산이다.
산 능선을 오르면 바람이 분다.
숲 그늘은 땡볕을 막아준다. 덥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해질녁 하산하면 찜통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포장도로 복사 열기로 숨이 턱턱 막힌다.
↑적색이 상원산. 녹색이 선의산.
↑지도 남쪽에서 시작하는 청색선이 남천이다.
적색 점선은 작년 가을 백자산 산행 코스다.
(사동 ~ 백자산 ~ 기필봉 ~ 현성산 ~ 대구한의대)
남천(南川)은 남천면 선의산(780)과
가창면 상원산(670)에서 발원한다.
경산시 경계선에 선의산과 상원산이 있다.
경부선 철도 남성현 터널 부근이다.
남천은 정북 방향으로 경산을 종단하여 20km 흐른 다음
수성구 매호동에서 금호강으로 흘러든다.
정평역에서 4km 거리다.
금호강 합류 바로 전에 매호천과 만난다.
욱수골 물은 정평역 하류 1.5km에서
남천으로 합류한다.
매호천 서쪽에 작년 가을 인도행에서
두차례 올랐던 천을산(160)이 보인다.
우산(120)은 천을산 옆구리에
송아지 같은 형상으로 붙어있는 산이다.
매호천 동쪽에 고산서당과 고산(孤山)이 있다.
고산은 100m 안되는 야산에 불과하지만
퇴계 이황이 직접 고산 서당을 방문하여
넓은 들판 한가운데 우뚝 솟은 산이라는 뜻의
‘고산(孤山)’이라는 재호와
‘구도(求道)’라는 문액을 써서 내렸다고 한다.
1981년 수성구 편입 전에는
이 지역은 경산군 고산면이었다.
매호천 물은 대덕산(600) 청계사 골짜기
만보정에서 시작한다.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여름밤 남천 강변을 즐겼다.
경산에 살지만 저녁 강변길은 4년만에 처음이다.
이전보다 불빛도 더 화려해졌고
운동하는 젊은이들도 늘었다.
그동안 시설물이 많이 보완되었다.
경산시가 정성을 쏟아부은 흔적이
도처에 보였다.
일몰 석양 때 기온 28도.
시원한 강바람이 불었다.
모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남천 강변 산책객의 대부분이 반팔 반바지 차림이었다.
욱수골이나 성암산에 가면
산행 내내 암모기 날개 소리를 듣는다.
쓰고 있는 모자로 쫒아내지만
이내 귓가에 다시 앵앵거린다.
암모기의 날개 주파수는 대략 300~600Hz 정도다.
이런 빠른 날개짓으로 특유의 '앵'하는 소리가 발생한다.
숫모기의 날개 주파수는 대략 400~800Hz 정도다.
알을 만들기 위해 동물 피를 빠는 산란기 암모기들은
수컷이 날개짓을 통해 내는 주파수(frequency)에 해당하는
소리를 본능적으로 피한다.
이미 수컷 모기와 교미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자를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모기 퇴치기는
대략 400~800Hz 범위의 소리를 발생시켜
암모기를 혼란스럽게 하고 접근 방지를 노린다.
문제는 숫모기 날개짓 주파수가 모기 종류에 따라,
서식지에 따라 너무 다양하다는 데 있다.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원리와 현실의 간극이 여기서도 ㅎㅎ.
내가 사용해 보니 솔직하게 말해서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저녁 7시 영대교 출발.
2호선 정평역에서 영대역 방향으로 200m.
금계국(金鷄菊)↓
금계국은 꽃의 모양이 '금계'(Golden Pheasant)라는
중국산 관상용 꿩의 볏과 비슷하다.
'금계'에 '국(화)'을 붙여 식물 이름을 만들었다.
↓금계
성암산(480)과 옥실봉(460)↓
가운데 움푹 꺼진 곳이 6체육시설.(350)
수정사에서 등산로 따라 바로 오르면 도착하는 곳이다.
잔디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향긋한 풀 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눕고싶었다.
↓오른쪽부터 백자산(490) 기필봉(480) 현성산(470).
경산은 'ㄱ'자 형태로 정남쪽에 백자산을,
정서쪽에 성암산을 이고 있다.
↓백옥교 부근. 밤 8시.
이 부근에서 유턴하였다.
↓설총 벽화. 경북체육고등학교 부근이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반효진 선수는
대구체육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원효 벽화.
경산은 원효. 설총. 일연. 3성현(三聖賢)이 태어난 곳이다.
경산은 풍부한 농업 생산력 덕분에
선사(先史) 시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경북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기원전 2세기 경에 압독국(押督國)이 건국되어
역사적·문화적 역량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삼국통일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였던 원효(元曉),
유학 경전을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이두(吏讀)를 창안하였던
한국 유학의 비조(鼻祖) 설총(薛聰),
(원효의 속세 아들이다. 원효의 속성은 설(薛)씨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저술을 통해
한국의 자주적인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린 일연(一然)이
출생하고 성장한 고장이다.
경산은 13개 대학교와 10만 명의 대학생이 있는
학원(學園) 도시로 성장하였다.
또한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된 대학이 가장 많기도 하다.
이미 4개가 사라졌다.
교정에 사람은 안 보이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초승달이 성암산 위 서쪽 하늘에 살짝 떠있다.
모양새로 봐선 음력으로 초닷새 경이었다.
오른쪽 맨 끝이 성암산 '끝봉'(380)이다.
덕원고에서 이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은
극악의 경사도를 보여준다.
심한 곳은 50도 넘는다.
↓정평역 상류 500m.
중방동 서희 스타힐스.
23년 6월 입주. 960세대.
내집 마련의 꿈을 달성할 확률이 극히 낮아
철천지 원수에게만 추천한다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사업 성공률은 10%가 안된다.
↓공원교. 경산시를 상징하는 까치를 형상화 했다.
↓정평역 옆 영대교. 밤 9시에 해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