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1번 버스는 새벽을 일으키며 달린다
사람들은 타는 곳은 다르지만
내리는 곳은 일정하다
빌딩 숲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유리와 유리사이에 있다
책상과 의자 사이에 있다
구두 밑창과 바닥 사이에도 있는 나는 투명인간이다
손걸레와 고무장갑이 허공에서 움직이고 서류가 가지런히 쌓인다
결재판이 책상모서리 맞게 놓이면 나는 사라지고 아침햇살이
창을 두드리기 시작할 때쯤이면 이슬이 된다
오늘 매출이 늘어나 회사 수입이 두둑해 보인다면 그 사이에 내가
있었다는 것, 착각이다 착각이 나를 지운다
밤새 불 밝히던 가로등이 하나 둘 꺼지고
거리의 색이 바뀌어 놓을 때 까지 사람들은 내가 오는지도 모른다
거리는 푸르고 흰 얼굴의 사람들은 푸르름과 잘 어울린다
불을 끄면 사라질지도 모르면서
나는 주걱이었고 장난감이었고 등기우편이었다
밖으로 내몰린 인간들이 어디에나 있다
사람들은 바쁜 걸음으로 출근길을 나서며 나를 통과하기도
하고 어깨를 부딪혀 뒤를 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난 너무 투명해서 당신의 눈빛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당신이 사무실로 들어오기 전에 사라져야 하지만 여전히 나는
여기 있다
* 대주제 : 소외받는 사람들
*소주제 : 시회필수 노동자의 삶
* 스토리 : 고 노회찬의원의 유명한 국회연설 6411번 투명인간을 소재로 함
* 전걔 : 신림동 등 서울 외곽지역으로부터 첫 버스를 타고 여의도 업무시설로
출근하는 청소 노동자의 삶을 조명함 일반 시민들은 의식하지 못하나 그들은
사회필수 노동자로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 일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