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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산둘레길
9/30일 오전 7시 출발 수철-성심원-어천-운리(1박)-덕산-중태안내소(수첩발급)-위태-하동호(2박)-삼화실-대축-원부춘(3박)-가탄-송정-오미(4박)-구례센터-난동-산동(5박)-주천-운봉-인월(6박)-인월센터-금계-동강-수철(10월6일 오후6시 반 도착)
255.4킬로 산청군-하동군-구례군-남원군-함양군-산청군(경남-전남-전북-경남)
진주는 지리산 권역이라 매일 지리산의 바람과 지리산 냄새가 내려온다.
2017년 올해 추석휴가는 무려 10일간이나 된다.
진작부터 이 귀한 추석휴가를 지리산을 둘러싼 지리산둘레길을 걸어보고자 지리산둘레길에 관계되는 책자와 관련 카페나 블로그의 글을 접하며 마음먹은 대로 시작하여 끝까지 완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함과 긴장감으로 첫 발은 내딛는 순간을 마음에 새겼다.
출발지를 어디로 잡아야할 지 고민도 했다.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인 주천 운봉구간부터 순방향으로 출발하면 깔끔할 것 같기도 했지만 살고 있는 진주에서 그곳까지 접근하고 돌아오는 교통이 불편할 것 같다. 환 종주를 목표로 하니까 환 종주 후 귀가할 때의 교통편도 고려해보아야 할 사항이라 다시 한 번 더 고민해보았다. 처음 시작은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니까 집에서 가깝고 난이도가 높다는 구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철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였다.
드디어 지리산 둘레길로 출발하기 전 날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교내체육대회 큰 행사가 있었다. 전교생들이 학년은 달리하더라도 같은 숫자의 반이면 반별 단체 반티를 맞춰 입고 다양한 체육활동을 승부와 응원과 재미로 게임같이 하루를 즐기는 날이다. 운동장에 각 반별로 10개동의 천막이 쳐지고 학생들은 햇빛을 피해 천막 속에서 응원을 하다가 방송에서 경기에 참여할 반을 지정하여 부르면 반별 줄을 맞추어 출전한다. 그리고 한판의 경기를 치루는 선수와 응원팀이 하나가 되어 시합과 응원으로 하루 종일 하였다. 힘들기도 하지만 쾌청한 날씨에 아무 탈 없이 행사는 마무리가 잘 되었다. 교내 체육대회 행사 후 대회를 이끈 몇 분의 선생님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꾸렸다.
추위를 대비하여 어느 것이 가볍고 따뜻할 지를 가름하여 가장 무게감이 적제 느껴지는 오리털 얇은 잠바와 회색 가을용 티셔츠와 갈색의 남방, 그리고 진회색 얇은 티셔츠, 샤모니 페추아에서 산 겨울용 바지와 갈색 얇은 바지, 얇은 추리닝 바지와 양모양말, 바닥이 폭신한 새 등산양말과 오래되었지만 두께감이 있는 양말, 스카프1, 버퍼1, 벙거지 갈색모자와 검정색 챙모자, 손가락 짧은 장갑과 면장갑1, 해드랜턴과 보조밧데리, 호루라기, 작은 워낭, 휴대폰 충전 잭 2개, 보조 밧데리에 끼워 쓸 수 있는 램프, 맥가이버 칼과 여분의 건전지4개, 휴대용 깔판, 고어텍스 비옷바지와 고어택스 자켙, 베르베르 올리버의 "나는 걷는다", " 지리산둘레길"의 책과, 메모할 수첩한권, 속옷 한 벌, 학교에서 난 담임이 아닌 부담임인데 정담임선생님이 준 방수전화기 커버, 볼펜, 고글과 안경, 수저세트, 날진 물병과 조그만 생수통 2개, 비상식량으로 투브고추장, 대추 토마도, 초코파이3, 쿠키3, 사탕, 초코릿, 견과류, 즉석 카레1, 즉석 짜장2, 컵라면2 비닐봉지 세장, 세면도구, 티슈, 물티슈, 스포츠 타올과 샤워타올, 화장품, 가벼운 접이 우산, 현금 등을 모두 넣어 들어보니 무게가 꽤 무겁다. 이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야한다니 손으로 드는 것보다 어깨에 매면 무게가 덜 무겁게 느껴질 거라 위안해 보지만 엄청난 무게다. 끝까지 잘되리라 마음먹고 매일 해 오던 108배를 오늘은 오전에 하였기에 밤에는 하지 않고 자리에 들었다. 작년 12월까지 해 쭉 해 왔었는데 올해 1월 네팔의 안나푸르나와 쿰부히말라야를 한 달동안 다녀오고 회복하는 2월까지 멈췄던 108를 3월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자하는 나의 약속이다. 지난 번 알프스 몽블랑 갈 때는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 같아 그 기간만큼은 미리 당겨서 하루에 두 번씩하여 매일 매일 108배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번 지리산 둘레길도 10일을 작정하고 나서기에 10일 간은 2번씩하여 그 기간도 한 번씩은 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내가 비우는 기간 동안 집에 챙겨두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더 챙겨보고 자리에 들었다.
9월 30일 토요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다시 한 번 더 준비물을 챙겨보고 간단한 아침과 마실 음료를 들고 집에서 6시 15분경 출발하였다. 출발지까지 큰 아들이 태워주기로 했다. 아들은 출근하기 전 엄마를 태워주고 출근해야 하기에 아들도 마음이 바쁜게 느껴졌다. 수철로 가면서 아들은 시리얼 바 4개와 구운 달걀 세알과 음료를 힘들 때 먹으라고 건네준다. 격려의 선물을 받으면서 따뜻한 마음과 배낭무게에 더해질 무거움이 함께 전해지지만 인정많은 아들의 정이 전해진다.
1일차
9월30 일 토요일 맑음
34.86키로 운동 10시간 34, 휴식 1시간 16분(11시간50분)고도 0-796m)
수철-지막-평촌-대장-내리교-지성마을-지곡사지-선녀탕-내리한밭-바람재-성심원-어천마을-아침재-웅석봉하부헬기장-점촌마을-탑동마을-운리마을
숙박비 3만원 저녁 1만원
아침6시 15분 집에서 출발하여 7시에 수철마을로 도착하니 지난 밤 갑자기 추워져 내린 이슬과 여명의 걷히지 않는 회색빛 어둠이 남아 있다.
아들은 수철에 도착하여 동행하여 같이 가기로 했다던 제자를 찾는다. 20여년 지기 제자인 연주는 지리산 둘레길을 동행하기로 한 신반에서 인연을 맺은 제자이다. 외국인회사 과장으로 뛰어난 업무능력과 책임감과 리더쉽을 지닌 예쁘고 참한 아가씨이다. 봉사활동과 문화생활과 집안의 가장으로 겸손함과 웃음을 가진 10일간의 중국여행을 같이하기도 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하여 보내주는 "좋은생각"이라는 작은 작은 책자가 항상 가까이에 있다. 그런 연주가 꼭 같이 가고 싶다는 지리산둘레길이었는데 치아에 손상이 있어 치과 치료를 먼저 받는 것이 급하여 동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틀 전에 알려왔다. 혼자가면 걱정할까봐 제자가 같이 가지 못한다는 것을 가족에게는 말하지 않았었다. 치과 치료하고 동행하기로 했다고 말하자 그럼 걱정이 덜 된다고 말한다. 예전 지리태극을 하면서 무박 2일 이후 혼자 가는 것에 대해 우리 가족은 예민하다. 그때 너무 탈진하여 위험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이다. 큰아들 민이는 참 심성이 곱고 마음이 곱고 정이 많은 따뜻한 아들이다. 아들은 조심하여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며 출근길로 돌아간다. 배낭을 메고 몇 발자국 걷지 않아 등어리와 허리 어깨에 누르는 무게감이 확 느껴진다. 무겁다. 아프다. 어쩐다를 되뇌어 본다. 지난 밤 기온이 떨어져 이슬이 내렸다. 이슬이 풀잎에 맺혀 있는 작은 길을 걷자 신발로 물이 스며든다. 착용감은 아주 편하나 방수는 제로인 신발을 고르면서 운좋게 비가 오지 않으리라는 요행을 바랬는데 비가 아닌 이슬에도 꼼작 못하는 잘못 선택한 신발에 대한 후회가 무게감을 더해 준다. 싸늘한 아침이 채가시기도 전에 배낭의 무게로 열기가 훅 밀려든다. 지막-대평을 지나 8시 반경 대장마을을 지나며 한참 익어가고 있는 밤들이 길가에 떨어져 유혹을 한다. 수철에서 화장실 가는 것을 그냥 지나쳤더니 화장실 때문에 곤욕을 치르며 마을 주민 집에 들어가는 불편한 신세를 졌다. 내리천을 따라 경호고를 지나고 눈앞에 보이는 필봉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엉뚱한 방향으로 길을 잘 못 들어 주변 산으로 올랐다가 그 길을 되돌아나오니 웅성한 풀밭의 이슬들이 신발에 찰싹 달라 붙어 신발이 물 범벅이 되었다. 양말은 신발 안에서 뒤틀려 꼬이고 발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불편하다. 발과 마음이.
내리교에서 레프팅을 한다는 상점들이 줄줄이 있지만 물이 많지 않다. 아침햇살에 벼가 익어가면서 내뿝는 황금빛의 색은 설레임이 전해진다.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가을들녘의 황금빛의 향연은 예전 마산에서 함양으로 출퇴근하며 황홀해 했던 그 들녘이다. 마산에서 진주로 진주에서 함양으로 통근하는 선생님들과 출근과 퇴근을 하면서 바라보았던 가을 들녘에 장거리 출퇴근의 피곤함을 잊고 신비롭게 빠져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오전 8시 47분 지리산 둘레길에서 조금 벗어난 지리산둘레길산청센터에 들렸는데 10월9일까지 휴가라 근무하지 않는다는 간단한 안내문을 보고 되돌아 나와 산청읍으로 들어가다가 오전 9시경 정경이들을 지나 성심원방향을 따라 쭉 걸어갔다. 10시경 웅석산 지곡사 돌 표지를 지나는데 . 오는 길에는 작은 알밤들이 진한 갈색 빛을 내며 빛나고 있어 줍는 손이 또 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리교를 건너서 지곡사 저수지를 둘러 가는데 선녀탕을 지나며 예전 웅석봉을 올라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을 거쳐 다녔던 삼산 환종주때의 가파름이 느껴진다. 임도를 따라 바람재를 오르고 내리며 농장을 지나는데 해피농장 주인이 굵은 밤 네알을 건네준다. 길가에는 큰 밤들이 있었기에 몇 알 주은 것이 있었는데 주인의 친절에 해피하냐고 물었더니 해피하다며 웃어 준다. 내가 이 길위에 선 이 시기가 밤이 영글어 떨어지는 시기인 것 같다. 큰 밤들이 길위에 뚝뚝 떨어져 있다. 대나무 숲과 밤나무들의 길을 지나 12시경 성심원에 도착했다. 성심원에 들려 예전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느꼈던 애환이 지금은 많은 사람이 떠난 빈 공간이 주는 서늘함으로 더 애달프다. 벽화에 그려진 신부님과 또 다른 그림을 보면서 어색함은 내 맘이 편안하지 못함에 서먹하다. 성심원의 경호마을에 사는 세 분의 젊은 할머니들은 집밖에서 삼겹살과 푸성귀 주류를 준비하여 간단한 파티를 하고 계시면서 한점하고 가라기에 선뜻 건네주는 맥주 한잔과 상추 삼겹살을 먹었다. 상추는 부드러웠다. 가뭄에 부드럽게 가꾸기 힘들었을 텐데 크고 맛있다. 그리고 집에서 담근 게장도 짤라주어 잘먹고는 인사를 하고 돌아나오는데 마음이 짠하다. 지금은 한알의 약만 먹으면 치료된다는 병을 천행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세월이 고난 했음을 마주치지 않는 눈빛에서 슬픔이 묻어나는 것 같다. 돌아나와 은행나무 아래 내려둔 배낭을 다시 메고 길을 운리로 걸음을 내 디뎠다. 성심원 주변의 경호강가에는 날씨가 따뜻하고 선선하여 산책 나온 몸이 불편한 어르신과 추석전이라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좁다란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길가의 빛나는 도토리가 눈에 띄인다. 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150알 정도를 저장해두어야 한다는데 도토리를 줍는 주민도 보인다. 오르내리며 일반국도를 따라 산청읍내를 지나고 산청고를 지나며 어천마을로 접어들어 웅석봉 바람재를 오르는데 길이 애매하여 또 엉뚱한 산길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내려와 둘레길로 접어든다. 시멘트길이다. 오르는 길에는 주먹만 한 밤들이 떨어지고 수확하다 잠시 쉬는 포대와 장대가 늬여져 있느다. 조금씩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웅석봉으로 오른다 2시에 아침재에 올랐다. 수직상승하는 산길을 오르는데 웅석봉을 다녀오는 등산객에게 인증샷 부탁하고 길에서 주은 밤을 드리려했더니 극구 사양을 한다. 좀 받아주지 밤 한톨의 무게도 부담이 된다. 그냥 버리기는 그렇고 꾸역꾸역 짊어지고 올라야 하는데 웅성봉을 오르며 몇 년 전 진주에 있는 산악회를 따라 삼산환종주를 한적이 있다. 어천에서 웅석봉을 올라 지리산을 지나고 덕유산 가야산을 거쳐 둔철산으로 환종주하는 긴 구간이다. 삼산의 첫 출발지가 매우 가파른 길이었는데 그때 땀을 흠뻑 쏟으며 올랐던 길이 웅석봉이고 밤머리재를 지나 왕등재에서 수철로 내렸던 기억이 난다.
웅석봉 하부 헬기장을 오르니 3시35분이다. 이 곳에 20대 친구 세 명을 만났다. 이들은 지리산둘레길을 걸어보겠다고 친구들끼리 가파른 웅석봉에 올라 잠시 길에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나는 젊은 친구들이 쉬고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올라서서 무게가 나가는 대추 토마토 몇 알을 먹고 가야할 길을 따라 올라가니 경기도에서 혼자 버스를 타고 동강에서 출발하였다는 분을 만났다. 그분은 발이 아파서 더 이상 못가겠다고 길가의 정자에서 1박을 하겠다고 한다. 먹을 것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날씨가 제법 추운데 괜찮으냐니까 침낭을 준비했다고 괜찮을 거라는데 걱정스럽다. 먹을 것도 마땅하게 준비한 것 같지가 않다. 가지고 있는 초코파이와 비스킷 사탕을 건네고 웅석봉에서 운리로 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목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자주쓴풀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길을 따라 점촌마을로 내려서서 탑동의 오래된 매화나무와 석탑이 있는 단속사지에 오니 어둑해질 5시 45분쯤 되었다. 오늘 묵을 곳을 찾아 단속사지 벽에 붙은 민박집에 전화를 하니 오늘은 민박 받지 않는다고 한다. 조금 더 걸어서 가니 다물평생교육원이 있는 운리마을이다. 길가에 있는 운리 민박집을 찾아 1박을 했다. 리장님을 오랫동안 하였다는 부지런한 분의 집이다. 지금은 작은 마트도 운영하며 민박집을 꾸려주는데 방이 엄청 크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졌는데 방에 불을 뜨뜻하게 넣어주어 따뜻하게 피로를 풀었다. 저녁의 밥상은 생선한마리가 올라간 시골 장아찌가 많은 밥상이었다. 산길과 들녘을 다니며 흘린 땀으로 얼룩진 옷과 양말 장갑을 씻어 방바닥에 두었는데 옷은 잘 말랐다 양말은 두께감 때문인지 잘 마르지 않아 젖은 양말은 배낭에 넣고 여분의 양말을 신어야 할 형편이다.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 뜰 것 같아 바깥을 보니 달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길가의 집이었는데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지 자동차 소리가 나지 않는 조용한 집이다.
내일 점심때 쯤 아들을 만나기로 했다. 아들을 만나면 돌려 보내야 할 물건들을 챙기니 고장난 휴대폰 충전 잭 하나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는 책과 산청둘레길 센터에서 가져온 산청의 산 소개 책자 한권, 추우면 겹쳐 입으리라 생각했던 빨간 남방셔츠1, 추석선물 알밤과 방수가 잘되지 않는 신발이고 부탁하여 가져오라고 한 것은 이슬과 비를 막아줄 스패츠와 충전이 잘 될 수 있는 휴대폰 잭과 방수가 잘되는 등산화와 양말 한 켤레, 컴직한 배 한알을 챙겨오라고 부탁했다. 엄청난 무게의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것은 참 고통이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아직은 집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일차
10월 1일 일요일 약간의 흐림
36.95킬로, 11시간 44분,운동 10시간 5분, 휴식1시간 38분, 10/560 100/490운리-백운계곡-마근당입구-사리-덕산-천평교-중태마을-유점마을-중태재-위태(상촌)-지내제-오율마을-궁항마을-양이터재-나본마을-하동호-평촌마을
숙박비3만원 점심 1만원
민박집에 부탁하여 삶은 밤과 무게가 나가는 음식물을 줄여야겠다는 계산으로 컵라면에 즉석 짜장으로 일찍 아침을 먹고 배낭을 꾸려 바깥이 밝아지길 기다려 6시 반쯤 민박집을 나와 향뻔지라는 표지판을 보며 덕산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방값3만원과 저녁값 6천원은 미리 계산했기에 일찍 주인을 찾아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등산화를 단단히 조여메고 아침의 여명속에서도 빛나는 황금빛 다랭이 논들 사이로 보이는 경호강과 둔철산을 바라보며 마을을 걷다가 산길을 오른다.
백운계곡의 물소리가 나는 산을 오르는데 참나무군락과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기운이 살아나는 것 같다. 참나무와 간간히 보이는 소나무 길을 걸으며 이런 편안한 길 처럼 나의 일상도 신선하고 노닐 만 한 일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본다. 백운동 계곡의 상류를 건너 마금당길을 걸어서 내려오는 길에 벌써 잘 익은 감은 풀 숲에 떨어져 있길래 주워 맛을 보니 달달하다. 참 잘 익었는데 떨어져있어 손이 간다.
마금담마을을 지나니 예전 초 봄 지리산 주능은 산불강조기간이라 마금담의 계울가에 피었던 지리산 깃대종 히어리가 있었고 큰 날등봉에서 이곳으로 하산하며 보았던 쪽동백이 생각난다. 쪽동백은 수피가 벗겨질 때 꼬이며 뱀 허물처름 껍질이 꼬여 붙어 있던 모습을 본 곳이 바로 옆 언덕이란 생각이 든다. 마금담을 지나 사리 마을로 지나며 예전 지리산 태극종주했던 마을이라 감흥이 새롭다. 지리산 태극종주는 산청 사리마을에서 수양산 시무산을 올라 웅석봉 밤머리재 도토리봉 독바위 하봉 중봉 천왕봉 노고단 성삼재 고리봉 만복대 정령치 바래봉 덕두봉 인월까지의 91키로의 지리산 능선길을 걷는 것이다. 지리산 능선길을 바라보며 이번은 그 주변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사리마을을 지나며 예전 진주여중의 교화인 목련의 이름을 따서 목련산악회라 하며 교직원들이 모인 작은 산악회에서 거림에서 세석으로 가기위해 덕산을 지날때 교감선생님이 저쪽 사리마을을 가리키며 자신의 생가가 저기라고 할 때 의아해 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래서 사리마을을 지나며 혹시 누구를 아시냐고 물었더니 주민들이 마을회관 옆에섯 두번째집이라고 친절하게 말해준다. 역시 지역 유지임을 실감하게 된다.
덕산읍내 금산식육식당에서 아들과 만나 김치찌개를 먹을려고 했다. 11시경 식당에서 음식주문을 하고 아들을 기다리니 아들이 왔다. 물물교환을 하고 아점을 먹는데 생각보다 맛이 덜하다. 먹었던 홍시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수시로 먹었던 달걀과 토마토 때문이기도 하겠지 그런데 그 식당의 옆자리에 앉은 부산에서 온 사람은 송이버섯을 덕산시장에서 샀다면서 자기들은 산의 어느 곳에 가면 있을 거라고 한 송이가 없어서 시장에서 샀다며 지인을 불러 맛을 본다. 그러면서 한 조각 나눠주며 맛보란다. 향기가 땅속 저 밑의 기운을 담은 듯 깊은 향기를 품어낸다. 역시 상큼하고 은은하다. 자주 많이 먹을 수 있는 귀한 식재이다.
아점을 먹고 12시쯤 신발을 바꾸고 책과 옷가지를 돌려보내고 큼직한 배대신 자몽을 가져와 한 조각 먹고는 간식으로 챙겨 천평교를 지나는데 비가 내린다. 다리 밑에서 덧옷을 입고 우산을 폈다. 가다보니 지리산둘레길 중태마을 센터이다. 근무하시는 분은 친절하였다. 우선 차를 한잔주면서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안내도 해 주신다. 그곳에서 지리산 둘레길 전체지도와 숲속친구가 되기 위한 수첩과 등록을 신청하고 약간의 기부금을 통에 넣었다. 중태마을부터 둘레길에 설치된 스템프를 찍게 되었다. 중태마을에서 유점마을로 가는데 잘 익은 밤들이 길가에 떨어져 있고 감이 잘 익어가는 모습은 참 목가적이다. 비를 맞으며 유점마을을 지나고 갈치재 오르내리는데 대나무 숲길이 울창하다. 대나무가 너무 울창하여 숲속은 어두운 느낌이 든다. 임자사랑해라는 펼침막이 걸려있고 그 옆에는 마을과 농경지를 지날 때 마다 농작물에 손대지 말아주세요. 마을 주민께서 애써 가꾼 자식과 같은 재산입니다. 라는 안내 푯말이 서있다. 갈치재를 내려오면 아담한 저수지가 구절철을 한 껏 피우며 비를 맞고 있는데 한폭의 잔잔한 수채화이다. 마을이다. 황금빛 들녘 너머로 여러 산들의 마루금이 겹쳐져 요원한 거리감으로 멀리멀리 느껴진다. 다가갈 수 없는 선경인 것 처름. 오후 1시 44분 궁항지에 도착하였다. 정자에서 잠시 간식을 먹었다. 내가 와 보지 못한 둘레길의 마을입구에 빨강과 검정화살표 안내 기둥이 있으면 이제는 안도감을 느낀다. 나는 계속 빨간화살표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오후 2시 24분 하동의 주산1.5킬로 위태마을 1.2킬로라는 갈림길에 선다. 왕이 천왕봉에 오르지 못할 때 주산(主山)은 천왕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산과 위태의 갈림길에서 오율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1분이다. 말로만 들었던 주산이다. 하동과 산청에 각각 지리산을 주인처름 모신다는 주산이라고 많이 높지 않아도 제자리를 찾는 산이다. 임도를 따라 걷다가 또 언덕 숲속으로 가니 오율과 궁항의 갈림 표지판이 나온다. 되짚어보고 내가 갈 길은 궁항마을 방향이다. 우산을 쓰고 터벅터벅 걷는 길에는 푸른 질갱이와 송이풀이 길가를 화려하게 만들고 있다. 꽃들에 눈길이 가고 마을 들녘에 멀리 병풍 처름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에 눈길이 자꾸간다. 잊음이 흔해버린 지금은 좋은 기분을 잡아두려고 카메라 대신 휴대폰의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자꾸 찍는다. 궁항 버스정류소에 섰다. 차도에는 청암과 갈성이 양방향으로 간다고 되어 있다. 궁항마을 지나 양이터재를 가기 위해 꼬불꼬불한 마을길을 지난다. 비가 오니 걷기가 좋다 분위기도 몽환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오후 4시 2분이 양이터재를 지난다. 그 옆의 벤치가 쉬어가라고 하는데 외면한다. 비가 오면 계곡이 범람하여 위험하다는 안내문을 보고 마음이 급하다. 내린 비로 숲속 작은 건널목에 물이 제법 찰랑인다. 내리막길을 따라 쭉 내리니 하동호가 안개속에 펼져진다. 다리가 아프다. 하동호 주변에서는 하루를 묵어야 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다시 하동호 주변의 내리막길을 걸으니 날이 어둑해지고 있다. 운동장은 테니스나 축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보인다. 평촌마을까지 가는 길은 마을과 마을, 길들이 꼬불꼬불 연결되어 있다. 청암면사무소가 있는 곳에서 민박을 하기로 했다. 여자 주인이 일에 지쳤는지 표정이 밝지 않다. 우리가 밝고 명랑한 학생들의 웃음과 경쾌한 모습들에 익숙해졌음인지 무표정한 모습에 낯설음을 느낀다. 비가 왔음인지 고추를 실내에서 말린다고 냄새가 맵다. 지나가는 트래커가 없는지 민박집은 고요하다. 사람도 없는지라 저녁 상을 부탁하기도 뭣하고 무게도 줄일 겸 컵라면과 짜장과 카레를 저녁과 아침으로 먹고 밤을 삶아 간식으로 챙겼다. 발에 물집이 제법 울렁이고 고통이 따른다 . 숙소에 들어와 신발을 벗고 앉으면 다리가 고통스럽게 아프고 발의 물집과 뒷굼치가 날카롭게 아프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따뜻한 물로 데워진 샤워장에서 몸을 닦고 비와 땀에 젖어 냄새가 배여 있는 옷가지를 씻음으로 개운함도 느낄 수 있다. 작은 손놀림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양말과 장갑 버퍼를 씻어 방바닥에 펼쳐 말린다.
밤인데 비가 내린다. 제법 비 소리가 굵다. 쪼그마한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빗줄기 자국들이 전구의 불빛에 작은 물방울들로 흩날리는 것이 보인다. 내일은 삼화실을 거쳐 서당에서 악양을 거쳐 원부춘까지 가야하는데 발 바닥의 물집과 뒷굼치의 상처가 걱정이다. 잘 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된다. 비에 젖은 바지와 우산 그리고 고어텍스 자켙을 옷걸이에 마르기를 바라며 자리에 누웠다.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 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이 길에 선거며 집안일이며 내일의 일정들이 마음이 쓰인다. 일차 물건들을 보냈지만 여전히 배낭의 무게는 줄어들 줄 모른다. 걸을 때마다 전해져 오는 어깨와 등 허리, 다리 발의 통증들은 배낭속에 있는 짐들에 대한 비움을 요구한다. 비가 와도 겨울옷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겨울바지와 날진물병 그리고 오리털 잠바 그리고 중태마을 안내센터에서 시간나면 보라고 전해준 지리산 人이라는 신문마저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일은 친구가 하동을 지나면 같이 한 코스 같이 걸어준다고 했다. 만나면 걷고 나서 어렵지만 부탁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과 몸에 무게감을 주는 것들은 모두 친구 편으로 보래리라 생각하며 넘겨줄 짐을 나눠서 챙기며 비 소리 듣는 밤을 보냈다.
3일차
10월2일 아침 비 오후 흐림
평촌-청암면-화월마을-관점마을-상존티마을-존티재-삼화실-이정마을-버디재-서당마을-신촌재-먹점마을-먹점재-미점마을-대축-입석마을-아랫재-원부춘마을(31.47킬로 12시간29분 운동 11시간9분 휴식 1시간 19분
숙박비5만원 저녁8천원
아침 5시부터 배낭을 챙긴다. 밤새 내리는 빗소리가 이번은 운치보다는 걱정으로 다가온다.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지만 비는 그치기를 기대하는 것과 달리 내리고 있고 환해지지 않았다. 해가 떠서 아침을 밝혀 주길 기다리며 즉석카레와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었다. 이른 새벽부터 아침 밥 부탁을 하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미리 준비 된 것이다. 컵라면과 즉석짜장 카레도 이제 없다. 기분으로 훨씬 가벼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어제 한 알씩 주운 밤은 커피포트에 삶아 간식으로 먹기 위해 준비하고 이부자리 정리도 한다.
아침이 밝아 지길 기다리며 비오는 날씨에 맞추어 배낭을 다시 꾸린다. 비 옷 바지를 입고 스페츠를 차고 고어자켙을 입고 휴대폰은 비닐 케이스에 넣고 우산을 챙겨 밖을 나오니 주인집은 새벽에 불이 켜진 것을 보았다며 잘 가라는 인사를 건네준다. 아직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거리에는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비가 내린 뒤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가니 청암면 사무소가 보인다. 서부경남에서 가끔씩 들었던 이름의 동네에 왔는데 반갑다. 난생 처음으로 이 마을을 내 발로 걷는 다는 생각이 뿌듯하다. 예전에 청암에서 전학 온 한 학생이 있었는데 수업일수가 부족하여 졸업을 못했던 심한 사춘기를 앓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청암 면사무소를 지나며 여기가 청암이구나 마음 한켠 궁금했던 곳을 지나가는 기분은 약간의 흥분이 국도의 오래된 단풍이 들어가는 벚나무 가로수와 가로수 따라 노란 벼가 익어가는 풍경들이 길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고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쭉 가려나 했더니 방향을 틀어 논을 사이에 두고 산 쪽 마을로 접어 들어간다. 한참을 지나니 명사마을이 나오는데 특이하게 돌배가 가로수로 도로주변을 감싼다. 지금은 돌배가 익어 매달려 있는데 봄에는 배꽃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이한 가로수길이다.
안개가 산자락에 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어 관점에서 상촌하촌으로 걸음을 걷는다 오르고 걸으며 바라보는 곳에는 풍성한 대봉이 익어가고 간혹 길가에는 밤톨이 떨어지고 그 밤톨을 밟고 지나간 차바퀴에 밤 속이 터진 걸 보며 안타깝다. 어떻게 하누 하는 작은 걱정을 하며 마을 주민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다가오길 바라며 추석 명절에 고향집을 찾은 자식과 그 자식의 아기인 손주 손녀들이 한알씩 한알씩 줍는 재미에 빠져 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촌티 상촌 마을회관에서 잠시 들려 간식한알을 먹고 바라보는 마을 너머에 있는 대나무밭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하촌티마을을 따라 마을 깊숙이 들어갔다가 산길로 접어드는데 좀 전에 바라보았던 대나무길 따라 산길을 오른다. 한치 앞도 모르고 걷는다는 생각이 웃음이 난다. 대나무길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니 존티재이다. 존태재를 지나도 비는 계속내리고 대나무 숲 길따라 산책 나온 등산객들이 후다닥 지난다. 오늘 지리산둘레길에서 사람을 본 것은 오랜만이다. 반가운 면도 있지만 어색함도 있다. 간단한 눈인사로 서로 좁은 길을 비켜 지나간다. 존티재를 내려오니 아담한 저수지가 호수처름 잔잔하다. 오전 9시경 입술연지를 바른 여 장승과 묵묵한 장승의 서있음도 새삼스럽다. 비가 내리는 초가을의 지리산 자락은 저 너머의 산마루의 겹침이 아련하다. 내가 지나는 이길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면 어디가 보일까? 아직은 가름을 할 수가 없다. 비가 그치고 9시 13분 동촌마을을 지나 삼화실안내소에 들려보나 근무를 하지 않는지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식당에 들려 물 한잔 마시고 밖을 나오니 마을 쉼터의 옆 정자에는 젊은 남녀 한 쌍이 발이 아픈지 배낭을 풀고 신발도 풀고 발을 만지고 있다. 힘내라고 인사하고는 이정의 느티나무 당산이 고고하다. 잘 익은 감이 떨어져 있기에 고이 어느집 담위에 올려놓고 바라보니 감빛과 벼 빛의 어울림이 좋다. 창녕조씨 동화제가 느티나무 당산아래 규모 있는 제실로 지난 시간들을 자리 자림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보였다. 이정마을을 지나 들녘을 따라 걷다가 또 다시 오름 짓으로 고개를 넘어 서당으로 내려가는 길에 자신의 발명품으로 오줌싸는 어린소년의 인형의 오줌으로 물레방아를 돌리는 작은 수조와 공예작품으로 집을 꾸민 어르신이 왜 혼자가느냐고 묻기에 어쩌다가 일행과 뒤쳐졌다고 하니 한 참 전에 남자 몇사람이 지나갔다고 일행을 만나려면 포장도 따라 가면 지름길이라고 그길로 가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신다. 그 마음이 고맙다. 서당마을에 왔다. 서당에서 하동읍으로 가는 길과 신촌마을로 가는 갈림길에서 신촌 마을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동으로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야 하기에 쭉 연결되는 길을 택하였다. 하동은 밤의 동네다. 도로변에도 잘 익은 밤들이 뒹군다. 한 알 한 알 주우면 무게감으로 힘들어 외면하려 애를 쓰다가도 예뻐서 한알 줍다 보면 어느새 한웅쿰이 된다. 신촌으로 가는 길에 큼지막한 저수지를 지나며서 저수지 둑에서 아랫쪽으로 바라보는 하동 들녘은 지리산의 바람과 물로 청명함과 풍요로움에 소름이 돋아날 정도로 아름답다. 신촌을 지나 먹점재로 가는 길에 물도 부족하여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에 잠시 쉬기로 했다. 간식도 먹고 물도 보충하고 아픈 발도 씻으며 하늘과 산자락과 나무의 냄새에 신선의 휴식을 취해본다.
먹점재에서 나무들 틈새로 활공장 가는 길과 섬진강이 보인다. 차로 오면 금방인 이길을 많이도 돌아서 이 자리에서 지리산의 치마 한 자락에 품어져 본다.
미동마을에서 대축방향으로 길을 잡으며 예전 악양벌 환종주하며 구제봉에서 대축으로 내려왔던 그 길위에 있음이 생소하다. 전혀 온 적이 없는 길 같다.
문암송을 그리고 마가목과 대봉이 주산물인 대축마을로 가는데 연세 많으신 할머니가 고부랑 허리를 하고 감이 익었는데 먹으라고 준다. 한 알도 아니고 무려 세알을 마음을 거절할 수 없어 한 알은 먹고 두 알은 물통에 담았다. 대축에서 원부춘 방향으로 가기 위해 악양벌은 지나야한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전설이 겹겹이 쌓인 악양들과 섬진강 있는 곳이다. 악양들과 악양천의 갈림길에서 부부송이 있는 들판은 지난번 환종주하며 지나간 적이 있기에 악양천을 따라 입석으로 가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 만나기로 한 친구는 아직 도착 되지 않았다. 이미 출발하여 오고 있다기에 들판의 도로에 앉아 쉬면서 간식으로 과자 밤 대봉홍시도 먹으며 다리를 쉬었다. 입석마을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시 마을로 올랐다. 시간이 제법 되었다. 날씨도 비가 오려한다. 저녁때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원부춘까지 가야하는데 마음이 급해지는데 친구는 길을 잘 못 찾는 것 같다. 광덕사가는 길이 도로변에 있다. 올 봄 한국산악회 경남지부의 정기산행으로 형제봉을 오랐는데 차도를 따라 광덕사에서 형제봉을 올랐던 적이 있는 곳이다. 오후 3시 40분에 드리어 친구를 만났다. 먼 길을 와준 친구가 반갑다. 이미 길바닥에 퍼지고 앉아 보낼 짐들을 부탁했다.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가지고 와준 간식을 받았다. 윗 재로 오르는 길을 친구는 잠시 같이 걸어주었다. 얼마 후 빗방울이 떨어져 친구를 돌려보내고 윗재로 오르니 오후 다섯시 45분이다. 날이 어둑해지고 비가 내리니 마음이 급하다. 땀이 쏫아진다. 잠시 물 한모금하고 원부춘으로 넘어가기 위해 능선에 서니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간다. 형제봉을 얼마 남기지 않은 곳에서 계곡을 따라 원부춘으로 넘어가야 한다. 급한 마음이지만 산 능선에서 섬진강 자락을 보는 여유를 가지고고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얼마지 않아 완전히 어두워졌다. 산속이라 빛이 없다. 휴대폰 후레쉬로 불을 켜고 너덜지대를 마구마구 내려왔다. 비와 계곡의 물이 산속 계곡 길을 채우고 계곡을 건너기를 왔다갔다하며 원부춘에 도착하니 일곱시를 10분 넘겨버렸다. 원부춘 마을 회관 앞에 있는 민박을 하는 식당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이 헛돌아 아쉬움을 준다. 밤새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구름이 걷히고 달도 밝고 별이 참 많은 원부춘에서 힘겨운 일박을 하였다.
4일차(10월3일 맑음)
12.56키로+15.31=27.87
전체4시간43분+6시간10분=10시간53분
운동 4시간36분+5시간57분=10시간33분
휴식7분+13분=20분
원부춘마을-형제봉임도-헬기장-중촌마을-정금차밭-대비마을-백혜마을-가탄마을-법하-작은재-기촌-목아재-당재-송정-송정계곡-원송계곡-구례노인요양병원
점심화개장터 재첩국1만원,숙박비2만원
아침 배낭을 챙겨 6시 10분경 민박집을 나왔다. 원부춘 임도를 따라 형제봉 활공장 가는 길은 따라 지통골에 올랐다. 오전 6시38분이다. 이 길은 숲에서 인문학을 배우다라는 연수에서 빛에 초점을 맞추며 사진 연수를 받으며 가다 멈추다를 반복했던 길이라 친숙하다. 포장도를 따라 걷는 길은 지루하기도 하고 산길이 아니라 길 걷는 맛이 덜하다.
7시40분 원부춘과 가탄의 갈림길에 섰다. 활공장이 아닌 가탄 마을로 가기위해 아직 안개가 자욱한 숲속으로 들어서서 내리막길을 따라 가탄으로 가야한다.
작년에 울트라 트레일 했던 시그널들이 나무자락에 붙어 있다. 이런 행사도 있었구나 하며 숲속 산길을 계속 내려가다가 우연히 길가에서 난생 처음으로 송이버섯 한송이를 발견했다. 실감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가탄마을이 가까워지며 하늘호수카페가 보였다. 허기도 지고 해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했지만 이른 시간 8시48분이라 카페 주인이 없다. 카페에는 책이 군데군데 꼽혀져 있고 둘레길 스템프 찍는 도장도 있다. 야생화가 만발한 풍경이 멋진 카페이다. 중촌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익은 호두알도 보인다. 이곳에는 호두농사도 짓는가 보다. 중촌마을을 지나니 고개마루에서 물을 마시며 녹차밭을 감상했다. 바람도 풍경도 잘 갖춰진 멋진길이다. 길가에는 주먹만한 밤들이 뚝뚝 떨어져 뒹굴고 가을하늘의 청명함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좋은 풍경에 발이 아픈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나의 모습이 사육당하며 쓸개즙이 빨려나가도 사탕맛에 정신을 잃고 있는 곰하고는 뭐가 다를까를 생각하다가 떨어뜨린 고글을 챙겨 정금마을과 대비마을의 녹차밭의 장관에 빠져든다. 섬세하고 광대하고 빛나는 녹차밭이다. 중국의 항주, 소주와는 다른 아담하고 깔끔하고 산뜻한 다랭이 녹차밭이다. 군데 군데 펜션도 있다. 섬진강이 펼쳐지고 있다. 정말 멋진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 11월 지리산둘레길 소풍행사가 열린다고 했던가. 10시40분 정감어린 백혜마을의 마을회관에서 물을 보충하였다. 덥고 바람이 많이 분다.
11시 5분에 가탄 마을에 내려왔다. 새벽 일찍 출발하니 오전에 가탄에 온 셈이다. 잠시 가탄에서 원부춘으로 갔다. 민박집에 두고 온 모자를 찾으려 갔더니 그대로 있다. 찾아서 화재장터에 들려 국밥을 한 그릇 먹고 차도 한잔 마시고 다시 가탄으로 돌아와 1시35분에 가탄에서 기촌마을로 길을 떠났다. 법하마을을 지나 작은재에 오르니 오후 2시21분이다. 이곳이 황장산을 오르거나 화재장터쪽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구례군 토지면에 들어왔다. 오후 세시에 기촌에 온 것이다. 기촌에서 송정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실여울은 해 맑기만 하다. 기촌에서 송정으로 가는 목아재에 오르니 오후 4시 21분이다 가탄과 송정구간의 스탬프를 찍고 주변을 보는대 목아재에 물매화가 여럿있다. 최고의 가야산 상황봉 너머, 노고단 정상부근, 황매산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잔디와 같이 무수히 많은 알프스 몽블랑에서 그렇게 많이 보아도 물매화를 보면 예쁨의 갈증이 내려간다.
목아재에서 당재구간은 갔다가 다시 그 길로 와야하기에 송정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간다.
목아재에서 송정으로 내려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의 젖줄은 눈길을 뗄 수 없게 한다.
옥스펌 트레일워의 행사 시그널이 널어져 있다. 100km 4인 한조 38시간에 가야하는 트레일 행사가 이곳 구례에서 치루어졌음을 흔적으로 보며 그 경기의 흥미에 관심이 간다.
송정에 도착하니 오후 5시반이다. 해가 아직 있기에 오미로 출발했다. 계곡을 지나고 석주관을 지나는 길목에서 날이 어두워졌다. 민가가 있으나 개가 사납다. 방향을 잡고 구례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했다. 이곳에서 그렇게 먼 줄도 모르고 전화했는데 연세를 느낄수 있는 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곳에서 구례노인요양병원있는 곳까지 오면 마중오시겠단다.
또 겁 없이 길에 섰다. 아는 동요 가요끄트머리를 불러가며 구례노인요양병원에 도착하니 깜깜한 7시 반이다. 전화했더니 한참 후에 데리러 와 주었다. 화엄사앞에 구례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미안하고 고맙다. 산을 다니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기꺼이 와 주심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져간 컵라면을 먹으려니 서울서 오신 분들 중 한 분이 자기네가 준비해 온 밥과 맥주와 김치를 준다. 배가 많이 고팠는데 염치 불구하고 잘 받아 먹었다. 잠시 후 사장님은 당신의 방을 내어 주시고 다른 곳으로 가신다. 그러면서 2만원만 받는다. 차비도 안되게 받으시니 참 이런 일이
뜨끈한 방과 샤워 후 내일 산동으로 가리라 마음먹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부친때부터 반달곰을 보호하고 보존활동을 해 오신 분이다. 픽업되었던 석주관길은 예전 정유재란때 많은 사람들이 인명을 잃은 곳이라 썰렁하지 않더냐고 물어보고 가을에는 곰들이 밤을 먹기위해 민가가까이 온다고 다음에는 늦은 시간 산행은 위험하니 하지말라는 말씀도 해 주신다. 하루동안 하동과 구례 먼길을 걸어왔다. 발이 아프다. 뒷굼치도 부어올랐다. 10시 반 에 방에 들어와 씻고 나니 열한시가 넘었다. 잠자리에 들었다.
5일차 (10월4일)
31.19키로 4026칼로리 9시간 48분 운동9시간2분 휴식46분, 고도 30미터-498미터
구례게스트하우스에서 오토바이로 파도리-구례노인요양병원-내죽마을-오미마을 운조루-곡전재-섬진강대로-원내마을-수달보호구역 용두-용호정-서시교-구례센터-연파마을-구만마을-난동갈림길-구리재-탑동마을 숙박비 15천원 저녁 1만원
새벽 세시가 조금 넘어 외국남여 목소리에 잠이 깨었다. 아침에 부산하게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노고단가는 첫 버스를 타고 일출을 볼거라고 리드미컬하게 유럽인들의 인사가 오간다. 결국 다섯시도 채 안되어 일어나 나도 빵과 댤걀후라이와 잼을 발라 한조각을 먹고 한조각은 포장을 했다. 햇살이 비치기전 여명을 따라 떠날 차비를 하여 대문을 나서지 사장님이 출근을 하여 만났다. 그리고 지리산둘레길 센터까지 데려다 ㅈ기에그리고 오토바이로 파도리까지 태워준 덕분에 어제의 구례노인요양병원이 있는 곳까지 왔다. 초입의 길은 언제나 낯설다. 또 왔다갔다 확신을 하지 못하고 길을 찾다가 빨강과 검정이 있는 화살표를 찾아 빨강화살표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아침의 저 멀리 백운산자락과 황금빛 들녘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노고단의 한자락에서 숨고르기를 하다가 어제지나온 석주관과 남도 이순길길 조선수군재건로와 산동까지 같이가는 길을 걷는다. 안개가 체 걷히기도 전에 해가 뜨는 걸 보고 구례둘레길게스트하우스에서 새벽 유럽인들이 리드미컬한 아침인사를 듣고 눈을 뜬 시간이 새벽세시부터 노고단일출을 보러간다고 배낭을 꾸리고 아침에 토스트와 딸기잼과 달걀후라이를 하나씩 해먹은 흔적을 보이는 부산함에 같이 눈어 뜨져 나도 토스트와 잼 후라이를 아침과 점심으로 준비하였다. 배낭을 챙기고 밖을 나오니 라오스에서 온 두 외국인도 일출을 찾는데 정보가 부족했나보다. 그 유럽인들처름 일찍 버스를 타고 노고단으로 갔었어야 했는데 마당에서 일출을 기다린다. 아침여명에 따라 길을 나섰다가 동네주민인 어르신을 만난 거였다. 화엄사 에 약수물 드시려 가다가 배낭을 메고 어슬렁거리는 트레커를 보고 도움을 준분이다. 송정에서 6.6키로 오미로 3.8키로의 구례048 지리산둘레길이정표 앞에서 잠시 멈췄다가 황금빛 들녁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폰을 꺼집어 내어 사진을 찍고 술까끔마을이란 이름이 신선하여 또 잠시 멈춰서서 잠시 간식을 먹고 들녘을 바라다 보다 구산리 문수길의 저수지에서 성묘차량들을 보며 단신윗길에서 길을 찾다가 오르막을 오르며 지리산둘레길을 물어 다시 되짚어 오며 운조루 주변의 많은 민박집을 보며 방광과 난동 중 섬진강을 따라 가는 거리가 5키로 쯤 더가는 난동길을 택하였다.
운조루의 고택을 비껴 곡전재의 조선시대의 고택을 잠시들려 민박을 함께하는 집의 정원과 뜰은 고고한 세월을 지센 흔적이 보인다. 고택에서 1박을 한 민박객은 참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좋아한다.곡전재에서 도로를 건너는 마을은 아기자기하면서 개량된 주택들로 정갈하다. 추석명절에 찾은 늘어난 가족들이 모였다가 돌아 갈 때는 부모의 여름땡볕으로 일궈낸 곡식과 자식가족을 생각하며 가꿔온 갖가지 먹을 것들을 챙겨 차로 옮겨가는 모습이 찡하게 다가온다. 나는 다음에 자식들이 출가하여 집에 온다고 할때 뭘로 사랑한다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해준다. 섬진강따라 걷는 길은 땡볕으로 열기가 후근거린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우산이 배낭의 헤드에 나왔을때 반가움과 덜렁되는 내 습관이 나도 당황스럽다. 적응해야하나 한두번도 아니라서 아무튼 우산을 꺼집어 내어 양산으로 쓰며 강둑을 따라 쭉 하니 걸으니 거릭가 줄어들지 않고 지친다는 생각을 하며 용호정에 올라 스탬프를 찍고 연세든 분을 만나자 다짜고짜 상처에 붙히는 밴드있냐고 물었드니 가방을 바꿔 없다고 한다. 뒷굼치와 발바닥의 물집이 발을 절뚝거리며 걷게하고 따가워 통증이 온다. 신발끈을 조금 느슨하게 매고 걸어도 소용이 없다. 지리산둘레길 구례센터로 가면서 밴드를 찾아 염치불구하고 물었더니 어떤분은 인삼냄세가 솔솔나는 붙이는 파스를 준다. 상천 난 곳에 붙였더니 통증이 더해 온다. 그래도 참고 걷가가 구례센터를 지나며 경찰차를 세워 구급약품통에서 원하는 밴드 4장을 받아 양쪽 발뒷굼치에 붙이니 얼굴찌푸리며 걸어야할 통증은 많이 줄여준다. 고맙다. 경찰의 도움을 받으니 예전 지리태극에서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았던 일이 떠오르며 작은 친절에서 우리나라 복지를 실제로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구례센터는 2016년 지리산둘레길 걷기 행사 참여를 위해 왔던 기억이 난다. 추석연휴라 팜플렛만 입구 문에 지리산둘레길 소풍이 붙어 있다. 서시천의 생태표지도 보며 다산과 사림 사이를 흐르는 섬진강변에 조성된 코스모스길을 건너 저멀리 만복대와 노고단을 바라보며 가을하늘자락에 흘러가는 구름이 파란하늘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코스모스가 가꿔진 강둑을 따라 포장된 길을 걷는 건 계속 발바닥에 열이 나고 바닥에 차오른 물들의 일렁임을 느끼며 바뀌는 풍경에 눈길을 주고 떨쳐야 할 생각과 불쑥불쑥 떠오르는 직장의 일들과 가족과 친구들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져 이런저런 생각으로 투벅투벅 걷는다. 걸으며 지리산이 구례를 둘러싸고 있는 지리산자락이 그 자리에 있기에 구례는 참 멋진 곳이다. 눈뜨면 지리산 자락을 보네. 호사이다. 선월마을을 지나 노고단과 구만리의 갈림이 있는 광의면사무소 앞에서 치즈돈가스를 먹고 형님이 운영한다는 인월의 자라게스트하우스를 소개 받았다. 산수유시목지와 백의종군길을 따라 가을들녘을 뭉게구름이 들녘에 둥실 떠 있는 것을 보며 섬진강의 갈대와 소담소담 흘러가는 작은 강줄기가 저 넘어 구름과 산자락과 잘 어울린다. 구만교를 지나고 난동 온수동을 지나는데 예전에 소풍길따라 걸었던 길과는 달라지게 길의 흐름을 돌렸다. 난동의 마을을 지나 옛날 소원소지를 달던 보호수가 있는 마을 회관를 지나 감이 발갛게 익어가던 감 밭이 아닌 탑동으로 가는 높은 언덕길을 따라 계속오르니 구례의 광의 들판이 더 멀리 더 잘 보인다. 구리재에서 방광-산동 구간 스탬프를 카드에 찍고 산동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작은 계곡의 물이 찰랑찰랑 소리를 내며 흘려가고 있다. 탑동으로 내려오다가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해가 뉘엇뉘엇지는가 보다 효동과 탑동에서 시간도 맞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이곳에서 잠을 자기로 마음 먹고 허브찜질방에 자리를 잡았다.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으니 주인은 냄새 난다고 질색을 한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몸이 너무 아프다 특히 발바닥 발목 발뒷굼치의 쓰라림은 신음소리를 저절로 나게 한다.
발의 물집은 왼쪽발이 더 심하다. 발뒷굼치도 주인에게 물집에 바를 수 있는 연고 있는지 물었더니 바세린을 준다. 그것이라도 감지 덕지 발라야지 집나오면 모든게 아쉽다. 쉽게 바를 수 있는 연고나 밴드도 꼭 필요한데 귀하기만 하고 없다. 조금 쉬었다가. 구례오미마을에서 받았던 구례 안내책자도 이곳에 내리며 짐을 줄인다. 조금 쉬었다가 식당으로 찾아가 김치찌게 한그릇을 주문했다. 추석연휴에 모두 집밥보다 식당의 편리함과 메뉴를 찾아 밖으로 나왔나보다. 엄청 복잡하고 바쁘고 자리도 없다. 겨우 한자리 얻어 밥한 그릇을 먹고 쩔뚝이며 숙소로 와서 끙끙앓으며 자리에 몸을 누였다. 얼깨 허리 다리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얼굴의 인상은 이미 사라지고 아무른 표정 없이 아픔을 참고 있는 무표정이다. 내가 봐도 무섭다.
쉬염쉬염 쉬었다. 웅성거림과 부산함이 있지만 쉬었다.
6일차
10월5일
39.45키로 전체 11시간 46분 운동10시간51 휴식54분110-500-180-530
탑동마을-산동면사무소-현천마을-계척마을-밤재-지리산유스호스텔-주천안내소-내송마을-솔정지-구룡치-회덕마을-노치마을-가장마을-행정마을-양모장-운봉읍-서림공원-북천마을-신기마을황산대첩비-비전마을-군화동-흥부골자연휴양림-월평마을-인월
숙박비 2만원 점심 1만원 저녁 12천원
5시 일어나 다시 배낭을 챙겼다. 양말은 두껍지만 씻어야 또 하루를 걸을 수 있기에 씻었는데 마르지 않아 헤러드라이기로 바람을 쏘여 말려 신고 옷은 그대로 바지와 갈색남방에 갈색모자를 쓰고 두개의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는데 뻐근하다. 아프지만 엄살도 통하지 않으니 갈 수 밖에...
오늘 걷고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가리라 마음 먹고 길을 나섰다.
산동면사무소를 지났다.광의면사무소와 산수유시목지의 갈림길에서 빨간 화살표방향인 산수유시목지방향으로 가니 수락폭포와 지리산온천의 갈림길을 만난다. 이길은 예전 영제봉을 오르기 위해 걸었던 그 마을이다.현천마을의 들녁과 멀리 지리산자락이 보인다. 산수유 나무자락에는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이라는 시그널이 붙어 있다. 산수유길이 이어진다. 현천마을의 저수지에는 견두산이 비쳐지고 현천재를 오른다 연관마을을 지나 산동 주천의 계척마을을 지나 산수유시목보호수 공원에 백의종군한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산수유와 감나무 밭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나무계단길이 있다. 지난난 영제봉을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섰을때는 오리나무의 작은 암꽃 수꽃이 나무 끝자락에서 피고 길가에는 쇠별꽃들이 핀 걸 보며 갔던길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고 쭉쭉 편백이 울창한 길을 걷는다. 쉴수 있는 밴치가 있고 편백숲따라 개울이 흘러 잠시 길을 멈추고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물소리도 듣고 손도 닦아본다 오전 8시 45분이다 길 나선지 거의 2시간 반이 지난 셈이다. 과수원길 따라 오르는 길에는 시차계산을 잘못한 모과나무 꽃이 몇 송이 피었다. 연분홍빛이 곱다. 밤재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능선길을 돌아보며 밤재에 오르니 굿바이 구례의 깃발을 또 만난다. 밤재 해발 490미터에서 산동 주천구간의 스템프를 찍었다. 9시 42분이다. 밤재에서 견두산까지는 4.2키로 월암까지29.8키로다 월암은 어딘지 궁금하다. 제법 먼길인데
밤재에서 남원으로 내려가는 길가에 흐드러지게 연보라빛 쑥부쟁이가 하늘거린다. 남원이다 이제 남원의 지리산둘레길 숫자가 나타난다. 백의 종군길의 표지가 나타난다. 백의종군긴은 의금부에서 합천초계까지 637.6킬로이니 남원도 지난다. 백의종군로란? 충무공 이순신은 정유재란 중 1597년 조정을 속이고 임금을 무시한 죄, 적을 공격하지 않고 나라를 저버린 죄, 남의 공을 가로채고 모함해 죄에 빠뜨린 방자하고 기탄없는 죄목으로 2월 26일 체포됐다.
3월 4일 한성 의금부에 투옥됐다가 27일 만인 4월 1일에 풀려나 합천 초계에 있는 도원수 권율의 진영에서 백의종군하라는 명을 받고, 6월 4일 초계의 도원수진에 도착한 길이다. 서울에서부터 나고 자란 성장지인 아산을 거쳐 도원수 권율장군의 막하가 있던 경남 합천군 초계면까지 걷는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는 서울(명보극장)~의금부~남태령~지지대고개~평택~아산~전주 ~남원~운봉~구례~순천~석주관~하동~산청~합천율곡~합천초계까지의 길이다.
이로써 한성 의금부을 떠나 초계(율곡)까지의 길을 일반적으로 백의종군로라고 한다. 그러나 백의종군로는 한 사람의 백의종군길이 아니라 구국의 길이요, 역사의 길이며, 애국애족정신의 길로 평가받고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의 길이다. 둘레길 2코스는 왼쪽 둘레길은 오른쪽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 터널을 지나 지리산유스 캠프를 지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길을 따라 무너미재에서 꼬두마루재 방향에서 꼭두마루재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풀,꽃,열매 마음으로 눈으로만 담아가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밤재에서 들길을 따라 내용궁마을로 내려오니 꼬맹이 조카를 태운 청년이 오토바이로 조카들 호시를 태워주고 있다. 외평을 주천에 도착하니 오전 11시이다. 주천사무소 또한 휴관이다. 주천에 오니 여기서부터 남원 지리산둘레길 주천-운봉 제1구간 시작점입니다는 표지가 나온다. 냇가의 돌 다리를 건너 비부정에서 비빔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그리고 야산의 밤 몇 알을 주인께 부탁하여 삶아 달라고 하여 간식으로 들고 다니며 먹을려고 했다. 식당에서 식수도 보충하며 신발과 양말을 벗고 아픈 발은 만지며 마지막까지 잘 가자고 쓰담쓰담을 해본다. 전북의 광활한 들녘자락에 서서 풍요를 만끽하며 예전 마산에서 함양으로 출퇴근하며 다락논들에 물드는 누런빛과 빛으로 계단을 만드는 풍경을 보며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읽으며 다녔던 기분이 살아난다. 같이 근무했던 동료교사가 권했던 책이었는데 중년에게도 사랑과 절제가 미국인의 시각으로 그려진 소설의 분위기와 맞아 아껴가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주천에서 운봉가는 신작로에 쭈욱 뻣은 소나무가 강릉의 소나무와 다르게 멋스럽다. 주천에서 시무락나무락이라는 숲길을 걷는 건 지리산둘레길의 백미이다. 지친기운을 북돋우게 하는 길이다. 가다보면 사랑은하나이어라는 표지판을 가진 소나무가 있다. 한 나무를 또 다른 한나무가 감고 올라가는 형상이다. 숲길을 딸 내려오면 회덕쉼터가 보이고 구룡폭포순환코스 표지가 있는 반대편 방향으로 가면 회덕 마을과 노치마을이 나온다. 백두산에서 천왕봉까지지만 나라의 형편산 진부령에서 천왕봉까지를 백두대간이라하고 728.12키로미터의 산능선을 이은 길을 걸어가는 데 3년간에 한달에 2번씩하여 종주를 마쳤던 길이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동계훈련으로 피곤했는데 감기가 옮아 2월부터 집안의 이사와 근무지 이전으로 힘들어하며 병원검사도 받아보고 하며 회복이 되지 않을 것인가 걱정하며 2개월을 지내다가 사량도 부둣가에서 해산물 한 접시로 회복된다는 느낌을 받고 다음날 이길을 힘차게 걸엇던 기억이 나는 기분 좋은 길이다. 전북 남원의 들녘은 경남과 전남과는 다르게 벼을 벌써 수확하여 들판이 휑당그레하다. 덕산저주지를 지나 심수정의 잘 가꿔진 동복 오씨 묘원을 지나면서 동료의 오씨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마을을 지나 운봉 고기리 행정마을을 지날때까지 포장된 둑길을 걷다가 운봉시장을 지나 운봉 인월 제2구간 지작점을 만났다. 오후 4시 10분이다. 어두워지면 어쩌나 날씨는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걷는데 아버지 아들 삼촌 세분이 추석을 맞아 1,2구간을 걷는 팀을 만났다. 참 잘도 걷는 팀인데 잠시 쉬면서 초코바하나를 준다. 자기들은 차편을 만나 오늘 일정은 끝 낼것이라 한다. 난 아직 한 구간을 더 가야하는데 걱정이 되며 긴장이 된다. 발이 아픈지도 모르겠다. 서형공원입구에서 남원 서천리 당산를 지났다. 돌 석상이 양쪽에 서 있는데 멋스럽고 고풍스럽다. 서림공원을 따라 벚나무가 잘 자란 가로수길을 따라 가로수길이 끝나며 신기마을이 나온다. 그러다가 지리산 동편제의 공원이 있고 황산대첩을 기념하는 비전마을이 있고 국악의 가왕 송홍록과 국창 박초월의 생가를 들려보고 산과 들과 내를 따라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삶의 길을 걸었다 범숙학교 배우는 이와 도우는 이가 함께라는 간판이 나오며 범숙학교학생들의 벽화가 마을에 그려져 있다. 운봉방면 5.8키로 따라 사용하지 않는 지리산 하우스를 보며 또 언덕길로 접어든다. 산길에는 산양삼배양지와 수원지가 나오고 둘레길13이란 남원경찰서 포돌이가 안내를 한다. 길에서 만난 분은 인월 덕두봉에 올랐다가 내려온다고 한다. 대체로 편안한 길이다 오는길에 김한호 시인의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란 시가 보인다. 흥부골을 자연휴양림을 지날때가 5시 56분이다. 숲길을 지나 결국 노랑바지에 분홍색 티를 입은 머리가 검정색인 그림의 펼침판위에 2코스 끝이라는 위안의 그림에서 월평에 도착하였다. 오후 6시19분이다. 자라게스트하우스를 물어 짐을 풀었다. 여전히 신발을 벗는 순간 강한 통증이 밀려든다. 자라게스트하우스이다. 103호 방에는 부산에서 원자력회사에 다닌다는 아가씨와 서울에서 케리어를 끌고 온 아가씨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샤워를 하고 게스트하우스 앞 식당으로 가는데 비가 온다. 식당에서 어탕국수를 2인분 시켰다. 두사람만 되어도 식당에서 그렇게 작아지지 않는데 그동안 혼자라서 생략한 식사들이 있었는데. 발은 아픈 것을 포기를 하였는지 물집의 물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일이면 집에 간다는 생각에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란 시가 떠오른다. 저녁때 집에 돌아갈수 있다는 것 외로울 때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7일차(비와 흐림)
10월6일
인월-중군마을-황매암갈림길-삼신암-수성대-배너미재-장항마을-서진암-상황마을-등구재-상황마을-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의중마을-모전마을-세동마을-운서마을-구시락재-동강마을-산청함양추모공원-상사폭포-쌍재-산불감시초소-고동재-수철마을
(43키로) 6시출발-6시반 도착
인월 자라게스트하우스-중황길-창원마을-금계-칠성로- 의중길-모전마을-송전길-운서-동강-자혜-방곡-상사폭포-쌍재-수철마을
고도 20-600-15-620미터 고도
오늘은 집에 간다. 집에 가면 시원한 과일을 먹으리라. 가족을 만나 같이 저녁을 먹으리라는 기대감으로 4시 반쯤 일어났다. 다른 침대의 두 아가씨는 피곤에 지쳤음인지 움직이지 않는다. 살짝 일어나 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주방으로 가서 아침 빵을 준비했다. 나는 빵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에서 음식으로 불편을 겪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식당에서 골아 떨어져 자고 있는 사람이 신경이 쓰이지만 방금 구운빵을 사왔고 직접 만든 사과잼으로 바르면 식사가 된다는 안내를 받은지라 아침에 빵에 사과잼을 발라서 두끼를 만들었다. 아침과 점심을 봉지에 담아 방으로 와서는 배낭과 짐을 살그머니 챙겨 건너편 샤워장이 있는 탈의실에서 짐을 꾸렸다. 아직 배낭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비스킷과 초코릿도 무게를 줄일거라 먹으면서 가벼워진다는 생각으로 기분 좋았는데 아직 먹지도 않았던 튜브 고추장과 샴푸 치약 물티슈 작은팩,기초화장품의 무게가 작은 엽서와 지리산둘레길 띠까지도 무게감으로 느껴진다. 짐은 가벼워야 되 확실해를 뇌이며 입던바지에 비옷바지와 스패츠 고어텍스자켙과 우산을 챙기고 헤드랜튼과 호루라기 보조밧데리는 배낭의 후드에 넣고 지리산둘레길 책자와 전제지도를 비닐주머니에 넣어 배낭안에 넣고 스탬프 찍는 카드는 비닐에 넣어 손쉽게 꺼집어내는 곳에 두고 아직 남은 간식도 손 가까이에 두었다. 6시도 어두운 것 같아 6시10분 자라게스트 하우스에서 우산을 받혀 들고 인월에서 금계로 방향을 잡았다.여기서부터 인월-금계 제3구간 시작입니다.를 보며 달오름마을에서 다시 복장정리를 했다. 스페츠를 비옷바지 안에 차기로 길을 걸을 때 젤 중요한게 발이다. 신발에 물이 들어가서 양말이 꼬이면 트레킹은 꽝이라 발에 물들지 않게 단도리를 잘해야 한다. 에코빌리지 중군마을의 성안을 이른 새벽 살펴보고 범숙학교 학생들의 담벼락 벽화를 보며 잘 익을 홍시감을 먹으며 백련사 갈림길을 따라 7시47분 배넘이재를 넘어 간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에 우산을 들고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건더편에 일성콘도가 보인다. 퇴수정이 있는 곳이다. 함양에 근무할 땔 젊은 동료가 달궁으로 가다가 잠시 멈춰서 퇴수정 바위에서 기타연주로 노래 불렀었는데 그리고 동생이 몸이 아파 일성콘도에 요양한다고 왔었는데 어린 아이들은 그저 얼음놀이와 물장난으로 몸이 얼어 황토탕에서 몸을 풀며 아픈사람을 힘들게 했던 곳이다. 장항제에서 소나무당산 옆에서 스탬프를 찍고 대정으로 산을 바꾸며 노루목당산 소나무 지역을 지난다. 남원에서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신선둘레길을 뒤로하고 나는 지리산둘레길로 접어든다
남원 145에서 놓치고 온 트렝글을 켠다 인월 10.6키로를 지나왔다. 에구 금계9.9키로를 더가야한다. 비내리는 산자락의 쑥부쟁이는 향긋함을 흠뻑 내 뿜는다 냄새가 들꽃이다. 중항마을을 지나고 좁다란 토담길을 가는 데 길이 외져보이지만 군데 군데 잘 지어진 펜션에 사람들이 만원이다. 길가의 코스모스와 농가쉼터의 작은 저수지와 상황마을의 등구령쉼터 오르고 오르니 전북 남원과 경남 함양의 마천의 경계지인 등구재가 나온다. 10시30분 함양표지판을 만났다. 사유지를 벗어나 예전 국도인 임도를 따라 창원산촌을 지나고 금계에서 동강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금계의지리산둘레길 사무소도 12시가 채 되기도 전인데 직원은 모두 식사하러가고 사무실의 잠긴 문만 바라보다 입구의 의자에서 준비해 온 빵을 먹는다. 물은 운동장에 마련된 식수를 마시고 작은 물병에 채운다.금계 노듸목에서 스탬프를 찍고 동강의 용유담을 다시 바라본다. 얼마전에 용유담을 지나 적조암 방향에서 벽송능선길을 가기 위해 왔던 곳인데 둘레길에서 만나게 되니 또 다른 모습이다. 용유담 계곡을 따라 동강을 찾아간다. 마적도사의 전설 탐방이라는 전설의 길이다. 도로를 따라 쭉 걷다가 동강 5.3키로 지점을 지난다. 추석이라 가족끼리 둘레길을 걷는 사람이 이구간에는 제법 있다. 비가 내리니 우산을 쓰기도 하고 비옷을 입고 가기도 한다. 스페츠의 씨달림으로 발 목이 가렵고 아프다. 들녘이 싱그럽다. 산자락의 구름과 잘 익어가는 벼 그리고 동강의 계곡 물소리 잔잔히 내려주는 보슬비 걸어서 운서쉼터에서 다시 스페츠를 정리하고 간식을 하나 꺼내어 먹었다. 배고픔도 몸의 피곤함도 함께 온다. 졸립기도 하다.문정과 운서의 갈림길 쉼터의 잠시 휴식이 달콤하다.지리산 자락의 구름이 위로 오른다. 비가 거칠려나 입술이 빨갛게 칠해진 나무장성과 이빨이 하얗게 드러난 나무장성이 이색적인 집앞을 지나 함양산청추모공원앞에서 잠시 묵례하고 동강에서 수철로 접어든다.오후 4시 14분이다. 상사폭포의 물소리를 들어며 이런 곳이 있었나 생각하며 오름짓을 한다. 4시50분 쌍재에 올라 집으로 연락을 하고 6시 반쯤 수철에서 보자고 했다. 산불감시초소 642미터에 올라 필봉과 왕산의 구름이 피어있는 장관을 정말 일품이다. 천왕봉 중봉 함양독바위 방향과 필봉방향 참 새롭다. 지리태극에 섰던 것이 어제 같은데 그때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참 긴장했었는데 6시 29분 수철 마을회관에 도착하였다. 아들이 태워주고 간 그 자리에서 마중을 나와 기다리고 있다. 반갑고 안도감이 든다.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6박7일간의 걸음은 지리산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이어지리라.
첫댓글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 나태주,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