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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cafe-editor-text">대전시 서구 관저동 옥녀봉 아래 매실밭, 2017년 4월<br /><br />매실꽃 향기가 흠흠...<br />어느 새 이 곳까지 풍겨와 냉큼 걸음했어요.<br />산 밑 작은 텃밭 일구는 농부는 오늘도 흙을 뒤 엎느라 연신 끙차 -<br />살짜기 놀러온 걸음은 그 모습 구경하며 룰루랄라~<br />쌉싸래한 커피 한 모금에 눈 귀 모두 호사함으로 감사해서 행복행복~<br />함께 여행나온 시집 들추어 꽃몽오리 옆에 살짝 얹어봅니다.<br /><br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br /><br />눈에 넣어도<br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산다<br /><br />자주감자가 첫 꽃잎을 열고<br />처음으로 배추흰나비의 날갯소리를 들을 때처럼<br />어두운 뿌리에 눈물 같은 첫 감자알이 맺힐 때처럼<br /><br />싱그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눈물겹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근사하고 짜릿하고 감격스럽고 황홀하고 벅차다<br /><br />눈에 넣어도<br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운다<br /><br />목마른 낙타가<br />낙타가시나무뿔로 제 혀와 입천장과 목구멍을 찔러서<br />자신에게 피를 바치듯<br />그러면서도 눈망울은 더 맑아져<br />사막의 모래알이 알알이 별처럼 닦이듯<br /><br />눈망울에 길이 생겨나<br />발맘발맘, 눈에 밟히는 것들 때문에<br />섭섭하고 서글프고 얄밉고 답답하고 못마땅하고 어이없고 야속하고 처량하고 북받치고 원망스럽고 애끓고 두렵다<br /><br />눈망울에 날개가 돋아나<br />망망 가슴, 구름에 젖는 것들 때문에</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EF0B3E5A49C20C1F'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0DEF3B5A49C20E10'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E22A415A49C21416'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4AAB415A49C2160A'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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