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선수들에 대한 한약 처방의 도핑 안전성과 과학적 유효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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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기
한의사
Q. 현직 운동 선수인 제 아들 관련 한약 상담입니다. 사실 제 아들은, 2021년 7월 23일부터 일본(동경)에서 개최되는 제 32회 하계 올림픽에 출전 예정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컨디션 조절과 체력 보강을 위해서, 저희 아들은 지금까지 5~6년 동안 꾸준하게 한약 처방을 복용하고 있었는데요, 그동안 단 한 번도 도핑 검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 컨트롤 센터(DCC) 등에서 시행 - 참고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 컨트롤 센터(DCC)는, 세계반도핑기구(WADA:World Anti-Doping Agency)로부터 공인받는 국내 유일의 도핑 감시 센터임)에서 문제가 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예민하고 소심하고 강박적인 성격의 저희 아들로서는 이번 동경 올림픽이 본인 장래를 위해서 여러 가지로 굉장히 중요한 기회가 되는 만큼, 아무래도 만에 하나라도 혹시나 문제가 될 만한 요소들을 완전히 원천 차단하고 싶어합니다. 아들의 그 간절한 마음은 물론 십분 이해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5~6년 동안 한약을 계속 복용하면서 각종 중요한 국제 경기를 뛰면서도 단 한 번도 도핑 검사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었는데, 그리고 제 주위에서도 대한민국 한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처방된 한약 복용 이후에 도핑 검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실제 사례도 전혀 없었었는데, 우리 아이가 너무 유난스럽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더군다나 그나마 좋은 한약 처방 덕분에 지금까지 엄청나게 강도 높은 훈련 과정에서도 크게 지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해 왔었을 것인데, 갑자기 이렇게 한약을 임의로 중단하게 되면, 오히려 갑작스러운 체력 저하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못 보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사실 많이 됩니다. 대한민국 한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상담과 진찰을 받아서 복용하는 운동 선수들에 대한 한약 처방은 도핑에 100% 안전하다라고 저는 알고 있는데요, 소심대마왕 우리 아들이 본인 스스로가 확실히 믿고 올림픽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하고 한약을 계속 잘 복용할 수 있게끔, 원장님께서 좋은 설명을 좀 해 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 한약의 도핑 안전성에 대해서, 꼭 좀 상담 부탁드려요.
A. 우선, 스포츠 한의학(Sports Korean Medicine)의 개념부터 설명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 한의학이란, 여러 가지 한의학적 방법들(침, 뜸, 부항, 한약, 추나 등)을 활용해서 스포츠 활동에서 비롯되는 각종 부상의 예방과 치료 및 재활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룰 수 있는 요소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전문적인 학문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중반부터 스포츠 분야에 응용되기 시작한 분과 학문으로서, 좁은 의미로 보자면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발생되는 부상을 예방, 치료하거나 재활을 돕는 학문이고, 넓은 의미로 보자면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생화학, 영양학, 운동치료학 등 다양한 학문을 종합적으로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운동 선수들의 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운동이 부족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일반인들의 여러 질병들의 예방 및 치료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한의학의 주요 연구 목표는, 각각의 스포츠 종목마다 잘 발생되는 부상 유형에 대한 한의학적인 맞춤형 체질 치료법을 정립하고, 컨디션을 조기에 회복하여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현대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약 등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운동 선수들이 스포츠 활동을 하는 도중에 흔히 발생되는 염좌, 요통, 슬관절 부상, 타박상, 근육 경련 등이 생겼을 때 응급 처치로서 스포츠 한의학을 활용한 각종 침구 재활 요법(침치료 + 뜸치료 + 부항 치료 + 추나 치료 + 약침 치료 + 봉침 치료 + 첩대 요법 + 전기 자극 병행 치료)이 실제 스포츠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시행되고 있고, 권투나 레슬링 등과 같은 체급별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에는 부작용 없는 한방 다이어트 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또 시합을 앞두고 긴장하기 쉬운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처방으로서 한약을 통한 심신 안정 약물 요법 및 두침 요법 등과 함께 한의학적 호흡법 및 도인안교법 등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한의학적 치료 수단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부작용이나 몸에 전혀 무리 없이 또한 도핑 염려 없이도 안전하게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을 유지시키고 재활을 돕는다는 점이 스포츠 한의학만의 커다란 특성이자 차이점입니다. 또한 스포츠 한의학은, 개인의 특징을 무시하고 천편일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 각각의 스포츠 선수들의 체질적 편향성에 따른 세세한 신체적•심리적 특성까지도 한약 처방에 충분히 반영하는 그야말로 체질별 맞춤 치료라는 점이 (양의학과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운동 선수들의 신체적인 부상 회복 뿐 아니라, 심리적인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스포츠 한의학이 스포츠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올림픽 개인 통산 19번째 금메달을 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심신 긴장 완화를 위해 시행했었던 양쪽 어깨 주위의 많은 부항 자국이 매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고, 집중력 향상 및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서 머리에 한의사 주치의 선생님로부터 침(鍼)을 맞으면서 바둑 경기를 하는 대한민국 대표 바둑 기사들(이세돌, 이창호, 김윤영 선수가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남녀 바둑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 할 때) 이야기를,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 한번 눈으로 재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체질적 편향성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라는 명백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선수별 신체 및 심리 상태의 부조화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 시키는데 있어 상황별 접근과 치료를 전개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를 바로 앞두고서는 교감신경 흥분성 때문에 신체적인 긴장감이 컨디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보다 초점을 맞춰서 한약 처방을 진행하고, 평상시에는 정상 컨디션을 최대한 최고 레벨로 경기 일정에 맞춰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춰서 한약 처방을 상황에 따라 진행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청소년(주니어) 국가대표 시절에 관절 및 척추 부상을 당해서, 한의학적 치료 방법인 추나 치료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전 선수 시절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컨디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 한의학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골프 선수 최경주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피로 회복과 컨디션 조절, 긴장 완화, 스트레스 조절, 골절을 포함한 근골격계 부상의 조기 회복 등이 스포츠 한의학이 임상적으로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들이기 때문에 또한 이에 대한 현대과학적인 논문 근거가 꾸준히 축적되었기 때문에, 매우 오랫동안 각종 공신력 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이 참가 선수들과 임원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2018 평창 올림픽, 1988 서울 올림픽, 1986 및 2002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2011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등 국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많은 한의사들이 선수촌 병원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에 직접 참여하여 선수 및 임원 그리고 경기 진행 요원과 관람객 분들에 대한 한의학적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 세계 159개국에서 8465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제24회 서울 올림픽 대회는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이 스포츠의학의 당당한 하나의 분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이라는 저널에 엘리트 운동 선수들의 한약 복용 실태와 도핑 안전성 검증이라는 논문을 찾아보면, 엘리트 운동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한약을 복용하는 이유로는, 운동 후 피로 회복이 가장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실제 임상적으로 스포츠 한약 처방 중에는, 심폐기능 개선 및 지구력 향상, 피로 회복,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을 도와주는 한약 등 매우 다양한 효능을 가진 한약 처방들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약 복용과 운동 선수들의 도핑 검사(테스트)와 무관한지에 대한 질문이 의외로 많은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려 보자면, 대한민국 한약 공정서에 수재된 한약 중에서, 도핑 상시 금지 약물은 전혀 없으며,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한의사 선생님이 직접 처방하신 전문적인 스포츠 한약으로 인한 도핑 위반 사례는 아예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다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홈페이지에는, 2019년 8월, 한약재 성분 분석 및 도핑 관련 물질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해서, 한약 도핑 관련 정보(다빈도 사용 한약재 167종에 대한 문헌조사 결과인 「한약재 성분분석 및 도핑관련물질 연구」와 대한스포츠한의학회지 제15권 1호에 게재 된 「2015년 한약의 도핑관리」 를 검토 요약한 자료)가 모두 공개(도핑 금지 성분을 포함할 수 있는 한약재 관련 정보)되어 있는데, 도핑 금지 성분을 포함할 가능성이 아주 약간이나마 있는 한약재로서, 마황•마인•호미카•보두 딱 4개를 언급하고는 있습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한약 공정서 수재 한약들 중에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 등과 같은 도핑 상시 금지 약물은 전혀 없기 때문에, 운동 선수 분들께서는 평소에, 대한민국 한의사로부터 직접 처방된 전문 한약을, 100% 안심하고 복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질병 치료와 운동성 피로 회복 및 체력 강화 및 부상 방지 그리고 재활 기간 단축과 스트레스 완화 및 집중력 향상 등의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서, 적절한 처방 한약의 적극적인 복용이 매우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