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奉送戊午歲君 무오년 군(君)을 받들어 보내며 1)
君歸何處返何時
그대는 어디로 가서 어느 때에 돌아오나요?
此夜緣君淚欲絲
이 밤 그대와의 인연에 눈물이 흐르려하네.
倘入梅晨成歲早
혹시나 매화에 들어 새해를 일찍 이루거나
或伴松老抱春遲
혹 소나무 껴안고 봄을 더디게 하려는지요.
五非暗似蘧瑗覺
지난 잘못을 거원의 깨달음 같이 암시하고 2)
示悔空吟寇準詩
뉘우침 보이며 하염없이 구준의 시를 읊네. 3)
轆轆車聲鳴遠浦
덜커덩거리는 수레 소리 먼 포구로 울리고
行人輕薄告離辭
행인들은 이별의 말 가벼이도 서로 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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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봉송무오세군(奉送戊午歲君): 봉송(奉送)은 귀인이나 윗사람을 환송하거나 보내드린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무오년이라는 해를 환송한다는 말이다. 1918년을 의인화(擬人化) 해서 무오년(戊午年) 군(君)이라는 존칭어까지 덧붙였다. 송년(送年) 시(詩)다.
2) 오비암사거원각(五非暗似蘧瑗覺): 거원(蘧瑗)은 춘추(春秋) 시대 위(衛) 나라의 대부(大夫)로 자(자)가 백옥(伯玉)으로 흔히 거백옥(蘧伯玉)으로 일컫는다. 공자(孔子)도 높이 칭찬했던 인물이며 공자의 친구와 같았다. 여기 오비(五非)는 회남자(淮南子 原道訓)의 “거원이 50세가 되어서 지나간 49년은 잘못되었다(蘧瑗年五十 而知四十九年非)”고 뉘우쳤다는 말을 언급함이다. 이로서 고사가 된 백옥지비(伯玉知非)가 50세를 이르는 말이 되기도 했다. 혹은 지비(知非)라고도 하며, 도연명(陶淵明)도 유명한 그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오늘에는 어제의 그릇됨을 깨닫는다(覺今是而昨非)”고 그런 의미를 표현했다. 결국 이는 부단히 지나간 잘못을 고치고 선을 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3) 구준(寇準/ 961-1023): 북송(北宋) 시인으로 재상을 지냈으나 도리어 시승(詩僧)들과 어울리며 품격 있는 시를 대표하는 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