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 명상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잘 살아보자는 열망에 정신적인 평온과 자기 발전을 위해 새로운 방법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취지는 모두 하나지만 그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는 각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일일이 나열하자면 너무 번잡한 일이 될 것이다.
몇 개의 큰 틀로 명상을 분류하는 방법이 있는데 삼매 명상과 통찰 명상(지장 2006)으로 나누는 방법, 목표에 따라 나누는 방법(정태혁, 1987), 종교 수행의 형태로 나누는 방법(이정섭, 2006) 등이 있다. 세부적인 설명을 할 때는 대부분 종교와 연관지어 설명하므로 여기서는 우선 종교적인 틀에서 명상의 종류를 살펴보고 여러 종교적인 틀이 융합되어 있는 현대의 여러 명상법들을 하나로 묶어서 살펴보겠다.
종교와 연관지어 명상을 분류해 보면, 크게 유대교 명상, 카톨릭 명상, 이슬람 수피즘 명상, 힌두교 명상, 불교 명상, 도교 및 유교 명상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외 대표적인 현대 명상은 초월 명상, 아봐타, 마음 수련 명상 등이 있다.
1. 유대교 명상
유대교와 연관 있는 명상법은 중세 유대교의 신비주의 카발라(kabbalah)이다. 히브리어로 ‘전통’ ‘전승’을 의미하는데 11세기 이후 차츰 유대인 속에서 펴져 나가다가 14세기 이후 공공연히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초기에는 히브리어 성서에 나오는 낱말의 수치를 계산하고 거기서 ‘더 깊은 뜻’을 알려고 하는 숫자학이 주된 관심사였다. 그러면서 점점 더욱 신비주의적인 경향으로 발전하다가 1280년 카발라 전통에서 가장 유명한 책 <조하르 Zohar >같은 것이 등장한다.(오강남, 2003,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300년 경 나온 카발라 전통의 가장 대표적인 책 <조하르>는 신의 성질이나 신의 이름에 담긴 비밀, 인간의 혼, 그 성질과 운명, 선과 악, 토라의 참뜻, 메시아, 구제 등에 대해서 신비주의적 사변이 전개된다.
카발라 수행은 특이하게 고안된 수련을 통해 마음의 집중을 얻는 카바나(kavvanah)를 통해 의식이 고도로 각성된 티페렛(tiferet)에 이르고, 다시 더 나아가 다아트(daat)라는 황홀경을 거쳐 신과 함께 하는 카발라 명상의 최고 상태에 이른다. (이정섭 2006)
2. 카톨릭 묵상
카톨릭과 연관있는 명상은 묵상(黙想)과 관상(觀想)이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상관관계에 있으며 명상 대상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묵상에서 관상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관상에서 묵상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정태혁, 1987) 묵상(黙想)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성경의 주요 사건이나 주제데 대해 이성적으로 사유, 관찰하는 추리 묵상이 있고, 추리 묵상의 단계가 깊어짐에 따라 묵상의 주제가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말하는 감성묵상이 있다.
믿음, 소망, 사랑은 감성묵상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감성 묵상의 단계에서는 소위 성령이 충만한 상태가 되어 신의 은총을 그대로 느낀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신비 체험을 하기도 하며 종종 종교적 황홀경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정섭 2006)
수련자가 어느 정도 각성을 얻을 후에도 여러 번 어둠 속에서 절망과 공포에 빠지거나 심지어 완전한 파탄 직전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이러한 질곡에서 서서히 벗어나 선명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새날이 밝아올 때가 있다. 이것을 정화의 단계라고 한다. 감성적 즐거움을 정화하고 나면 관상(觀想)의 단계에 이른다. 관상은 두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 수행을 통해 얻는 수득관상(修得觀想)과 물을 들이붓듯이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획득되는 주부관상(注賦觀想)이 있다.
정화의 단계를 지나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그 은총을 수용하고 하느님 앞에 완전히 항복함으로써 화합의 여정에 오르는 조명기에 이른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사랑의 고요한 기쁨처럼’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치기에 다다른다.
(이정섭, 2006, ( <심리학과 영성> 김동철 역 pp 150 재인용))
묵상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영신수련은 머리로 배우거나 생각해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통해 존재를 변화시키는 수련이라고 한다. (조연현,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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