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한길을 두고 비포장 된 거친 길을 가는가. 걷다보니 들어선 길이라 해도 갈수록 힘들고 지치기도 해서 몇 번이나 그만 멈추고 싶은데도 알 수 없는 손이 끌어당기는 듯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혼자서나 더불어 가는 즐거움 하나 둘 얼굴을 익히고 먼 불빛 따라 한 곳을 향해 아름다운 동행이 된 것이다. 나보다 앞선 사람들 나와 비슷한 사람들 나보다 뒤에 오는 사람들 끝없이 이어진 길 따라 더러는 저만치 앞서기도 하고 또 더러는 뒤처지기도 하면서 길에서 길을 만들며 간다. 때로 까마득 뒤에서 와 앞지르면 게으른 발길에 채찍질하고 행여 엇길로 빠질까 두려울 때 한자리에 서성이듯 지루할 때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서 마음을 다지고 다시 힘을 모아 한걸음씩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