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양식(2017. 8. 27.) 이승희 목사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
서기관은 ‘계명’을 질문하고 예수님은 ‘사랑’으로 답변한다. 질문의 목적이 상대방에게 뭔가를 뽑아내고자 하는 것이 서기관의 의도였다. 마음에 해당하는 카르디아는 개인의 의지나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개인의 삶과 육체적 능력과 더불어 한 개인의 전인적 특성을 지칭한다. 마음은 감정과 욕망과 애정의 중심이다.
몇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한 사람이 이런 퀴즈를 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이 무엇일까.’ 돌발적인 질문에 한 가지씩 말하기 시작했다. 여자, 마누라, 혀, 자식, 시간, 건강, 돈, 인생 등등 많은 대답이 나왔다. 질문자는 그 모든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유인즉 대답한 그것이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세상에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이 마음이라는 전언이다. 마음은 인간의 육적 생활의 중심, 혹은 초점이며 자신의 모든 욕망, 욕구 그리고 도덕적 선택, 참으로 자신의 모든 행동의 성향인의 원천이기 때문에 성경 전체를 통하여 하나님의 호소가 인간의 마음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니다.
에베소서 1:14-19 대광교회 주일오후예배
1. 온 마음을 다하라
구약에 나오는 ‘마음’은 인간 내부 생활에 중심이나 초점을 두는 심리적 의미로 빈번히 사용된다. ‘마음’은 어떤 동기의 원천이나 근원이며, 열정의 요체이고, 사고 과정의 중심이며, 의식의 원천이다. 마음에서 출발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게 된다. 목숨도 힘도 뜻도 마음에서 시작된다. 신명기 6:5과 레위기 19:18을 인용하여 때때로 유대 교사들이 했던 대답을 한다(참고. 막 12:29-31). 영생에 대한 율법사의 질문은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다. 답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영국의 명문 대학으로 알려진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면접관들은 기상천외한 질문을 하기로 악명 높다.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하나’가 있다. 있다고 대답하면 배움에 대한 열의가 부족한 학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어정쩡한 대답을 하면 우유부단하거나 예리하지 못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정답은 ‘예, 이 대학에서 공부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영리하다’고 답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과란 무엇인가’ ‘세상의 모레알은 전부 몇 알인가?이다.
북한에서 ‘마음을 다하여’와 반대 의미는 ‘건성건성을 하는 것’일 것이다. 2013년 12월 40년간 2인자로 알려졌던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공개석상에서 끌려 나가 나흘 만에 처형됐다. 죄목은 삐딱하게 앉은 죄, 건성건성 박수 친 죄, 왼새끼 꼰, 즉 딴 생각한 죄, 김정은 앞질러 걸은 죄, 김정은이 허리 펴기 전에 악수한 손을 내린 죄 등이다. 한 마디로 마음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도 모자라 생각과 무의식을 공식 죄목으로 거론하며 통제하는 곳이 북한이다.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은 김정은 행사에서 깜박 졸았다는 죄목으로 고사총으로 처형시켰다. 앞에서는 복종하는 척하며 뱃속으로 배신을 꿈꾼다는 면종복배가 사형 판결문에 등장하였다. 이는 어리다고 깔보지 말라는 ‘미숙한 리더십’과 관련된다. 사실상 마음은 인간의 생활에 관여하는 인식적, 감정적, 의지적 요소들이 지니는 의미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마음이라는 하나의 용어를 지적, 감정적, 그리고 의지적인 활동의 다양성을 표현한다. 무의식을 포함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까지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마음이 없으면 건성건성, 대충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이 표현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2.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 사랑하라
‘유대식 교육은 질문에서 시작하여 질문으로 끝난다...질문하는 것도 배워야 잘할 수 있다. 질문하지 않는 것은 교육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이스라엘 울프 재단(Wolf Foundation)의 리타 벤 데이비드 대표가 방한하여 한 말이다. 그 실례를 들었다. 슈퍼마켓에서 알바하는 학생에게 사과 값을 물어본다. 대부분의 알바생들은 얼마라고 대답을 한다. 하나 이스라엘 알바생이라면 사과가 언제 입고되어 값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오늘 얼마나 잘 팔리는지, 새로운 물량은 언제 들어오는지 한꺼번에 알아본다는 것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쓸모없는 것 같은 것까지 분명하게 알게 된다. 최소한 이 알바생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과일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할 때 그냥 사랑해요가 아니라 마음과 목숨과 힘과 뜻을 다해 사랑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로널드 그로스의 ‘리더는 질문으로 승부한다는 책에서 소크라테스의 방식과 가르침에 집중하므로 질문을 통해 내면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렇게 얻어지는 믿음을 실천하고, 또 타인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랑의 이중계명 가운데 신명기 6:5은 쉐마 구문 중의 일부이다. 유대인들이 날마다 반복해서 암송하는 구절이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과 함께 율법과 선지자의 대강령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신명기 6장은 4:45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에서 나온 후에 모세가 선포한 증언과 규례와 법도에 담긴 보다 광범위한 단락에 속한다. 특히 신명기 6:4은 이스라엘이 지녀야 할 믿음의 기둥을 지칭하는 쉐마의 첫 줄에 대한 응답 역할을 한다. 야훼(יהוה) 하나님은 오직 유일한 분이시기에 그에 대한 언약의 백성의 응답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이 속량함을 입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것은 의무와 책임이다. 누가 하나님의 백성이며 자녀며 양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이다. 이렇게 하나님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의 가족이기도 하다. 8:19-21에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동생들이 예수님을 찾아 왔으나 인산인해를 이루는 군중으로 말미암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밖에 서 있었다. 이 때 면회 소식을 듣고 예수님은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고 선포하였다(18:21). 아브라함의 혈통이기에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면 출애굽하여 시내산에서 언약을 체결하였기에 약속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낳은 마리아조차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제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이요 새언약의 자녀들이다. 만약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서 행하지 않으면 집 밖에 서 있는 육의 가족들과 다름이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명령은 광야를 여행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전 영역 뿐만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에게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것도 하나님께 바쳐지지 않는 영역이 있을 수 없다.
신명기 6:5은 유대인들이 날마다 반복해서 암송하는 부분이다. 하나님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라는 내용이다.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과 시내산에서 언약을 체결한다. 이로써 하나님은 그들의 유일한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 자녀, 양이 된다. 언약의 상대자가 된 이스라엘에게 요구되는 바가 있다. 완전한 헌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