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원혜진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마을활동가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의 힘은 어 디에서 오는걸까?
이번 시간에는 중랑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시간이 지나가면서 역량을 쌓아나가고 있는 조영옥님의 마을살이 이야기 속에서 마을활동의 보람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중랑구에는 어떻게 살게 되셨나요?
청주에서 살다가 아이 돌무렵 남편의 직장사정으로 서울 성동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우연히 부동산중개인의 소개로 중랑구 면목동에 살게 된 게 어느덧 10년이 되었네요. 이곳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재미있게, 잘~ 살고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랑구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제가 하고 있는 활동들을 보니, 저의 관심분야는 놀이 / 먹거리/ 환경 분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놀이
크고 작은 마을축제에 전래놀이강사로 참여해왔고, 작년 인권놀이강사양성과정에 이어 올해는 중랑주민모임연합 <<행복하게놀다>>로 중랑구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만 나고 있어요.
먹거리
어린이집교사 시절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어요. 그 무렵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을 알게 되었고, ‘예스런’이라는 천연유래화장품등을 만드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초록상상>>도 알게 되었죠. 현재 한살림서울 식생활교육활동가로 먹거리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고, 한살림중랑지구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살림 조합원의 활동을 확장시키고, 어떻게 하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환경
놀이와 먹거리에서 시작된 관심은 환경운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어요. 기후위기, 병재사용, 영수증받지않기 운동 등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활동들을 함께 하고 있고, 올 초에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일상에서 하고 있는 실천활동을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중랑구 제로웨이스트 sns 서포터즈단>> 1기로도 활동했어요.
작년 민민협력사업에서 시작된 중랑환경네트워크 모임에 참여하며 환경에 대해 주변에 알려주고자 참여했는데, 환경캠페인, 강좌, 교육을 통해 제 스스로 ‘환경’에 대해 더 잘 인식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올해는 <<중랑환경네트워크>>에서 확장되어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환경의제 워킹그룹>>에서 성북, 도봉 등 다른 구와 연대하고 있습니다.
마을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한 가지 특정한 이유로 마을활동을 한건 아니고, 어린이집교사로 근무할 때 전래놀이를 알게 되어 2년정도 놀이를 공부했어요. 시작은 딸아이와 재밌게 놀기 위해 배웠는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요즘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노는게 참 쉽지 않다는걸 느꼈어요. 그래서 마음이 맞는 이웃엄마 몇몇이 모여 아이들과 함께 노는 <<수요놀이>>를 하게 되었어요. 이름처럼 매주 수요일 녹색병원옆 까치공원에서 함께 놀이하는 모임을 4년 반 동안 했답니다. <<수요놀이>>모임을 하면서 <<이웃만들기>>와 <<부모커뮤니티사업>>으로 중랑마을지원센터를 알게 되었고, 그게 마을활동의 시작인 것 같네요.
그동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참 어렵네요. 그 중 하나가 중랑 환경네트워크에서 <<줍깅>>이라는 캠페인입니다.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모여 상봉역 주변의 뒷골목과 배수로의 담배꽁초를 주워보는 일이었어요. 평소에 무심코 스쳐가며 알지 못했던 주변을 자세히 보는 기회였어요. 함께 한 청소년들의 반응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강력하게 화를 내며 우리나라 전국에 담배를 팔지 말거나 제조회사에서 이런 상황을 처리할 방법을 고안해내야 한다는 등 진지하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더라구요. 직접 담배꽁초를 주워보았을 뿐인데 이런 의견들이 나오는 걸 보며 새로웠고, 막연하고 어려운 환경의 이야기를 ‘활동’의 종류에 따라 효과적으로 공감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걸 느낀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두 번째는 중랑주민모임연합의 <<행복하게 놀다>>를 통해 만난 어린이예요. 코로나로 모임이 어려운 요즘이지만, 그나마 실외활동이라 수, 목요일 놀이터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갈 때마다 만나는 어린이들이 있는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어느 날은 활동가인 우리들을 위해 작은 병음료수를 건네주더군요. 놀이터에서 만나는 우리를 반가워하고, 기다리고, 애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놀이하면서 느낄수 있어요. 웃는 눈빛에서, 함께 노는 몸으로... 그 감동이 참 오래 갑니다.
마을활동 중 보람은 무엇일까요? 마을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힘은 무엇일까요?
강사를 하고 있지만 정규직은 아니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놀이, 먹거리, 환경을 펼쳐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활동’으로 펼쳐내는 재미와 기쁨이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면서 잘 되지 않으면 멈출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변화가 즉각적으로 보이고, 행복해지는 분야는 ‘놀이’이고, 즉각적인 변화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누는 행위 자체가 의미 있는 분야는 ‘먹거리’와 ‘환경’입니다. 다행이 비슷한 생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우리 마을 안에 있고, 바로 지금이 이런 것들을 알려야하는 위기상황이라는 ‘인식’과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마을활동을 계속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마을에 기대하시거나 바라는 점은?
제가 사는 곳은 빌라인데, 코로나로 집에 머물거나 동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요즘, 주변 주거환경이 참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문가들도 주거환경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데, 걷고 싶고,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환경은 아닌 것 같아요. 일반주택의 비율이 높은 중랑구에서 일반주택의 주거환경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얼마 전에 본 프랑스 다큐영화 <<내일>>에서 영국 토드모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놀라운 먹거리 프로젝트’에 관한 거였어요. 거리마다 정원과 텃밭을 만드는 운동으로,주민들이 아파트화단, 길가에 노는 땅, 자투리 골목, 경찰서 앞 공터 등 빈 공간에 텃밭을 꾸며 농사를 짓고, 수확한 농작물은 주민 누구든 따가라고 했더니, 도시에 희망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우리 마을에도 이런 마을활동이 있으면 좋겠다는생각을 했습니다. 마을운동은 이렇게 먹거리를 중심으로 내 옆에서 이루어지면 대화도 많아지고 점점 퍼져나가기 쉬운 참 기분 좋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상상만 해도 재밌습니다.
첫댓글 조영옥님! 멋지게 마을활동하시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