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증 hypothermia
춥고, 습하고, 바람 부는 날 습풍 환경에서 일어나는 체열 손실이나 저하. 하이포서미아라고한다. hypo는 아래below, thermia는 열heat을 의미한다.
심한 체온 저하는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한습풍 환경에서 등산자가 방풍, 방수, 보온에 필요한 의류나 비박 장비를 준비하지 못하여 체열 손상을 막지 못하면 수 시간 내에 목숨을 잃게 된다.
체온 손실이나 저하가 일어나는 요인은 건강 상태, 영양 섭취의 불균형, 눈, 비, 바람에 대한 대비책 부족, 극심한 피로 등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몸에서 생산하는 열보다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열이 더 많을 때 일어 난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신체는 온조 조절 기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온도 평형을 이룰 수 없다.
체온 변화에 따른 증상은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증상은 심한 오한이 들어 몸을 떨게 된다. 이는 몸이 스스로 체온을 올리기 위한 몸부림이며, 체온이 32도 이하로 떨어지면 떨림마저 없어진다. 2단계 증상은 불안하고 초조하며 졸음이 온다. 모든 일에 관심과 의욕을 잃고, 판단력과 시력이 흐려지며 졸음이 온다.
3단계 증상은 기억력이 저하되고 헛소리를 하며 의식이 흐려지고 손과 발이 차가워진다.
4단계 증상은 맥박과 호흡이 현저하게 약해지며 정신착란, 혼수상태, 호흡 중단 등 신체 기능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저체온증은 최초의 증세가 나타난 다음 허탈감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1시간 정도이며, 그 다음 사망에 이르기까지는 불과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저체온증의 증상과 징후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며, 만약 동행자가 한가지 이상의 증상과 징후를 보일 때는 주의 깊게 관찰하여 예방에 힘써야 한다.
저체온증 환자의 처치는 더 이상 체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치하고 열을 불어넣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열 손실 방지책을 강구함과 동시에 환자를 악천후로부터 대피시켜야 한다. 또한 따뜻한 침낭 속에 집어넣고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뜨거운 음료를 마시게 하여 체열 저하를 방지한다.
환자를 침낭 속에 수용할 때는 환자의 젖은 옷을 모두 벗기고 미리 체온으로 덥여놓은 침낭에 동료가 함께 알몸으로 들어가 따뜻한 몸으로 감싸안는 피부 접촉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저체온증 환자에게는 절대로 술을 주어서는 안 된다. 술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일시적으로 열이 올라가는 느낌이 들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체온이 더 떨어지며 결국 몸의 중심 온도까지 떨어뜨려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환자가 큰 위험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체온을 찾으면 열 생산을 게속 유지하기 위해 걷거나 가벼운 운동을 시키는 것이 체온을 높이는 방법이다.
환자는 땅바닥에 그냥 눕히지 말고 한기를 차단할 수 있는 매트리스, 낙엽, 신문지, 비닐, 배낭 옷가지 등을 깔아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최대한 막아주어야 한다. 또 환자를 가까운 산장, 동굴, 탠트 등으로 신속하게 대피시킨 후 스토브를 가열시켜 체열이 올라가도록 조치해야 한다.
저체온증에 걸린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저체온증에 걸린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말을 믿지 말고 동료들이 환자의 증상과 징후를 판단해 즉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일단 여러 응급조치를 취한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지체 없이 하산하여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