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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공원, 한 손에 사과를 든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
그는 이 공원의 청소부로, 이제 막 점심을 먹으려 한다.
그의 앞으로 중절모에 코트를 두른 남자가 다가온다.
"이 사과 어디서 난 건가요?", 코트의 남자가 질문한다.
"응? 지나가던 시민분이 주셨어요. 감사하게도 종종 음식을 나눠주시는 분이 있으시거든요. 같이 드실래요?" 청소부는 먼저 사내에게 사과를 건넨다.
사과를 건네받는 바로 그 순간, 그 사내는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상대를 겨눈다.
소스라치게 놀란 청소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다.
"누가 준 건지 기억이 나나?"
"네? 기..기억이 잘 안 나요.. 빨간 옷이었던가..?"
"흠.. 또 다른 건?"
조사하듯 질문이 몇 오고 가고,
그리 많지 않은 돈도 넘어갔다.
"이건 수고비로 받아 가겠다. 사과는 반드시 바로 버리도록."
총을 든 남자는 사과를 다시 건네주고는 떠나버렸다.
다음 날, 공원 쓰레기통 주변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쓰레기통에는 작게 한 입 베어먹은 사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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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공원, 한 손에 사과를 든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
그의 앞으로 중절모에 코트를 두른 남자가 다가온다.
이 둘은 아마도 사과를 '당근'하기 위해 만난 두 사람.
'당근이세요?'
'아니요? 강돈데요?'
'아.'
강도는 남자의 사과와 돈을 강탈했다.
그러면서 의문이 드는 듯 질문했다.
"아니, 근데 어떻게 사과 하나를 당근할 생각했어요?"
"네? 설마 당근만 팔아야 하나요?"
"네?"
"그.. 당근하시려면, 다른 물건 파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과는 다시 줄게요."
"오, 그럼 저 지금 제 사과 당근한 거네요.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네? 네..."
첫 당근이었다.
첫댓글 고양이와 독사과 그리고 당근이라는 상상력은 아주 재밌습니다. 잘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