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원고는 2020년 3월 21일 팟빵 방송용 원고였습니다.
신약 성경의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할 내용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고작 두 개밖에 안 되느냐고 하실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아주 여러 가지입니다. 다만 크게 분류했을 때 두 가지라는 뜻입니다.
크게 분류했을 때 한 가지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고, 다른 한 가지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입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은 바로 구약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내셨을 것입니다. 예. 맞습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은 바로 구약을 의미합니다. 즉 구약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만 신약을 바르게 이해하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여쭈어보겠습니다. 구약의 맨 마지막 책의 제목이 무엇입니까? 너무 쉽습니다. 그 책은 바로 말라기입니다. 그럼 신약의 첫 번째 책의 제목은 무엇입니까? 그것도 너무 쉽습니다. 그 책은 바로 마태복음입니다.
한 가지 질문을 더 드려보겠습니다. 그럼 구약의 맨 마지막 책인 말라기와 신약의 첫 번째 책인 마태복음 사이에는 몇년 간의 시간 공백이 있겠습니까? 제가 정답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백여 년이라는 긴긴 시간의 공백이 있었습니다. 이 사백여 년의 시간을 우리는 신구약 중간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신구약 중간사는 성경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긴긴 시간 동안에 이스라엘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바르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신약 성경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첫 번째 내용, 즉 신약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들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고, 다음 편에서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들, 즉 구약과 신약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구약과 신약을 별개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까지도 구약과 신약을 별개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약은 옛것이고 신약은 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약시대는 끝이 났고, 신약시대가 새롭게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왜냐하면 구약의 이야기가 신약의 이야기로 계속 연결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몇 권이냐고 질문을 드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있게 성경은 육십육 권이라고 대답을 하십니다. 그런데 내용의 흐름이나 주제를 기준 삼았을 때 성경이 몇 권이냐고 질문을 드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을 하여야 할지 대답을 망설이십니다. 그런데 망설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내용의 흐름이나 주제를 기준 삼았을 때 성경은 한 권의 책이기 때문입니다.
즉 성경 육십육 권은 존재적으로는 독립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육십육 권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하나의 흐름과 하나의 주제를 이끌어내는 한 권의 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 없는 신약이 있을 수 없고, 신약 없는 구약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구약이 있기에 신약이 있을 수 있고, 신약이 있기에 구약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하나의 흐름,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있는 성경을 그동안 우리는 되는대로 읽었습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읽었습니다. 오늘은 구약, 내일은 신약, 오늘은 복음서, 내일은 역사서, 오늘은 서신서, 내일은 예언서를 읽었습니다. 그러니 성경을 읽어도 읽어도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유명하다고 하는 구절들을 참으로 많이 외우고는 있지만 그 구절들이 어떤 상황에서 등장을 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수년 아니, 수십 년 넘게 성경에 시간을 허비한 기독교 성도들이 정말로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저는 성경 육십육 권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서 읽으시라고 제안을 드립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부록의 여섯 단계로 성경을 나누어서 읽으시라고 제안을 드립니다. 물론 서론-본론-결말의 세 단계 구조를 취할 수도 있고, 기-승-전-결의 네 단계 구조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연구한 바로는 여섯 단계로 나누었을 때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흐름이나 주제를 가장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발단은 창세기 1장부터 창세기 11장까지 기록된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에 따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 때의 사람은 아무 흠이 없는 온전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단의 속임수에 넘어가 죄인이 되어버립니다. 죄인이 되자 사람은 창조 때의 온전함을 상실해 버립니다. 그 결과 사람이 다양한 죄의 현상, 죄의 결과를 겪습니다. 이 내용이 발단의 내용입니다.
전개는 창세기 12장부터 여호수아까지의 내용입니다. 발단에서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죄인이 되었다는 말은 내용적으로는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는 의미이고, 존재적으로는 사람이 죄에게 사로잡힌 죄의 종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을 창조 때의 온전한 존재로 돌려놓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은 우선 사람에게 하나님을 가르쳐서 하나님을 아는 존재로 회복시켜주시기로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그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은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라함을 찾아오셔서 복을 주고, 땅을 주고, 민족을 이루어주시겠다는 세 가지 약속을 하셨고, 여호수아에서 그 약속을 마침내 다 이루셨습니다.
그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가운데 하나님은 하나님에 대한 모든 것을 사람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존재하시는 이유도 사람 때문이고, 하나님께서 수고하시는 이유도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과 은혜의 원리를 사람 사는 세상에 적용하며 살면 모든 사람이 하나 되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내용이 창세기 12장부터 여호수아까지 전개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위기는 사사기부터 말라기까지의 내용입니다. 전개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쳐주셨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기를 거부합니다. 필요할 때만 하나님을 찾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하나님을 외면해버립니다. 하나님과 이런 저런 갈등을 일으키며 위기 상황을 만들어갑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역사서, 성문서, 예언서가 다루고 있습니다.
역사서는 사사기부터 에스더까지입니다. 보통 여호수아부터 에스더까지를 역사서라고 하지만 저는 사사기부터 에스더까지를 역사서로 보고 있습니다. 창세기부터 여호수아까지를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의 가르침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방식으로는 자유로운 삶, 평안한 삶, 행복한 삶을 결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나님의 방식을 버리고 사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선택을 했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지혜 등을 총동원해서 사람 스스로 삶의 길을 도모했습니다.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방식으로 살아가니 사람의 삶이 자유로울 수 없고, 평안할 수 없고,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의 이러한 삶의 모습을 다룬 내용이 바로 역사서입니다.
성문서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를 지칭합니다. 창세기에서 여호수아를 거치는 동안 하나님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은 하나님에 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역사서에서 결국 사람의 방식, 즉 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선택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희미하게나마 알고는 있지만 결국은 죄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나 고민이나 갈등이나 한계 등을 다룬 책이 바로 성문서입니다.
예언서는 이사야부터 말라기까지 열일곱 권의 책을 지칭합니다. 예언서에는 하나님을 가르쳐 주었으나 그 하나님을 버리고 다시 사람의 방식, 즉 죄의 방식으로 살아감으로써 패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안타까움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을 향한 안타까움입니다. 죄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한 안타까움입니다. 하나님은 때로 화도 내시고, 때로 저주도 하시고, 때로 협박도 하시지만 모두가 겉모습일 뿐 하나님의 속마음은 오직 사람을 향한 사랑과 은혜의 마음입니다. 그 사랑과 은혜의 마음으로 하나님은 구원자를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 구원자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언서의 주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발단, 전개, 위기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발단은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였고, 전개는 창세기 12장부터 여호수아까지였고, 위기는 사사기부터 말라기까지로 모든 역사서, 성문서, 예언서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구약입니다. 즉 구약은 발단, 전개, 위기만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치밀하게 읽으셨던 분들은 이미 깨닫고 있으셨을 것입니다. 구약에는 결론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계셨을 것입니다. 구약을 읽기는 읽었지만 무엇인가 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약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구약이 발단, 전개, 위기까지 다룬 책이었다면 절정과 결말과 부록을 포함하는 신약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복음서가 바로 절정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 예수 그리스도의 사심,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말은 사도행전과 서신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의 결과로 이 땅에 새로이 등장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성도와 교회입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이루신 하나님 나라이고, 성도는 그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백성입니다. 사도행전과 서신서를 통해 성도와 교회의 등장과정, 성도와 교회의 정체성, 성도와 교회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부록은 요한계시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으로 성도와 교회가 등장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죄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성도가 성도의 역할,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에는 여전히 죄의 원리가 판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죄를 궁극적으로 물리쳐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이 요한계시록을 통해 제시됩니다.
지금까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부록이라는 여섯 단계를 이용하여 구약의 내용과 신약의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었습니까? 구약과 신약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약이 원인이라면 신약이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약과 신약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책인 것입니다.
따라서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이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구약에서 하는 이야기와 신약에서 하는 이야기가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구약의 교훈과 신약의 교훈이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생각하시는 마음과 신약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신약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 중에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 즉 신구약 중간사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