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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卦傳上
【小註】
程子曰, 韓康伯, 謂序卦非易之蘊, 此不合道.
정자가 말하였다:한강백이 “「서괘전」은 주역의 깊은 뜻[蘊]이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
○ 或問, 序卦, 非聖人之書, 信乎. 朱子曰, 此沙隨程氏之說也. 先儒以爲非聖人之蘊, 某以爲謂之非聖人之精則可, 謂非易之蘊則不可. 周子分精與蘊字甚分明. 序卦卻正是易之蘊, 事事夾雜, 都有在這裏面. 問, 如何謂易之精. 曰, 如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這是易之精. 問, 如序卦中, 亦見消長進退之義, 喚作不是精不得. 曰, 此正是事事夾雜, 有在裏面, 正是蘊. 須是自一箇生出以至于无窮, 便是精.
어떤 이가 물었다:「서괘전」은 성인의 글이 아니라는데 정말입니까?
주자가 답하였다:이것은 사수정씨의 설입니다. 앞선 유학자들은 성인의 깊은 뜻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나는 성인의 정밀함이 아니라고 하면 괜찮지만 주역의 깊은 뜻이 아니라고 하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돈이는 ‘정밀함[精]’과 ‘깊은 뜻[蘊]’을 매우 분명하게 구분하였습니다. 「서괘전」은 바로 주역의 깊은 뜻이니, 일마다 섞여서 모두 그 속에 있습니다.
물었다:무엇을 주역의 정밀함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역(易)에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으니”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주역의 정밀함입니다.
물었다:「서괘전」 중에 사라지고 자라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뜻을 볼 수 있으니, 정밀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답하였다:이것이 바로 일마다 섞여서 그 속에 있는 것이니, 바로 깊은 뜻입니다. 반드시 이것에서 나와 무궁함에 이른 것이 정밀함입니다.
○ 序卦首言天地萬物男女夫婦, 是因咸恒爲夫婦之道說起, 非如舊人分天道人事之說. 大率上經用乾坤坎離爲始終, 下經便當用艮兌巽震爲始終.
「서괘전」에서 먼저 천지와 만물, 남녀와 부부를 말한 것은 함괘와 항괘가 부부의 도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옛사람들이 천도와 인사를 구분하여 말한 것 때문은 아니다. 대체로 『주역』 상경(上經)에서는 건(乾)‧곤(坤)과 감(坎)‧리괘(離卦)로 처음과 끝으로 삼았으니, 하경(下經)에서도 마땅히 간(艮)‧태(兌)와 손(巽)‧진괘(震卦)로 처음과 끝으로 삼아야 한다.
○ 問, 易上經三十卦, 下經三十四卦, 多寡不均, 何也. 曰, 卦有正對, 反對. 乾坤坎離頤大過中孚小過, 八卦正對也. 正對不變, 故反覆觀之止成八卦. 其餘五十六卦, 反對也. 反對者皆變, 故反覆觀之共二十八卦. 以正對卦合反對卦觀之, 總而爲三十六卦. 其在上經不變卦凡六, 乾坤坎離頤大過是也. 自屯蒙而下二十四卦, 反之則爲十二, 以十二而加六則十八也. 其在下經不變卦凡二, 中孚小過是也. 自咸恒而下三十二卦, 反之則爲十六, 以十六而加二亦十八也. 其多寡之數, 則未嘗不均也.
물었다:『주역』은 상경(上經)에 30괘, 하경(下經)에 34괘로 많고 적음이 같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대답하였다:괘에는 음양이 바뀌는 정대(正對)괘와 거꾸로 된 반대(反對)괘가 있다. 건(乾)‧곤(坤), 감(坎)‧리(離), 이(頤)‧대과(大過), 중부(中孚)‧소과(小過) 8괘는 정대(正對)괘이다. 정대괘는 변하지 않으므로 뒤집어 보아도 8괘가 되는데 그친다. 그 나머지 56괘는 반대괘이다. 반대괘는 모두 변하므로 뒤집어서 보면 모두 28괘이다. 정대괘와 반대괘를 합쳐서 보면 모두 36괘이다. 상경에서 변하지 않는 괘는 모두 6괘이니, 건(乾)‧곤(坤)‧감(坎)‧리(離)‧이(頤)‧대과(大過)괘이다. 준(屯)‧몽(蒙)괘에서 이하 24괘를 반대괘로 보면 12괘가 되며, 12괘에 6괘를 더하면 18괘가 된다. 하경에서 변하지 않는 괘는 모두 2괘인데 중부(中孚)‧소과(小過)괘이다. 함(咸)‧항(恒)괘에서 이하 32괘를 반대괘로 보면 16괘가 되며, 16괘에 2괘를 더하면 18괘가 된다. 그 많고 적은 수는 일찍이 균등하지 않음이 없다.
○ 臨川吳氏曰, 羲皇六十四卦之序, 始乾終坤. 蓋奇畫偶畫之上, 每加一奇一偶, 二而四, 四而八, 八而十六, 十六而三十二, 以極於六十四, 乃其生卦自然之序, 非人所安排也. 後之易, 各因羲皇之卦, 而其序不同, 如連山之首艮, 歸藏之首坤, 不復可知其六十四卦之序何如矣. 始乾坤終旣濟未濟者, 周易六十四卦之序也. 蓋文王旣立卦名之後, 而次其先後之序如此, 皆以施用於人事者起義, 而夫子爲之傳, 以發明其卦序之意. 或者乃疑其非夫子之作. 張子曰, 序卦不可謂非聖人之蘊, 其間雖无極至精義, 大槪皆有意思. 今欲安置一物, 猶求審處, 况聖人之於易. 必須布遍精密, 如是大匠, 豈以一斧可知哉.
임천오씨가 말하였다:복희씨의 64괘의 순서는 건괘에서 시작하여 곤괘에서 마친다. 홀수와 짝수 획의 위에 매번 하나의 홀수와 짝수를 더하여 2가 4가 되고, 4가 8이 되고, 8이 16이 되고, 16이 32가 되어 64에까지 이르렀으니, 그것은 괘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순서로 사람이 안배한 것이 아니다. 그 뒤의 역은 각각 복희씨의 괘를 근거로 하였지만 그 순서는 같지 않다. 이를 테면 연산역은 간괘(艮卦)가 처음이고, 귀장역은 곤괘(坤卦)가 처음이어서 64괘의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다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건괘와 곤괘로 시작하여 기제괘와 미제괘로 끝나는 것은 『주역』 64괘의 순서이다. 문왕이 괘의 명칭을 세운 이후로 앞뒤의 순서를 차례지우는 것이 이와 같았으니, 모두 인사(人事)에서 베풀어 쓴 것으로 뜻을 일으켰고, 공자가 전(傳)을 만들어 괘 순서의 뜻을 펴서 밝혔다. 어떤 이는 공자가 지은 것이 아니라고 의심하였다. 장재가 “「서괘전」을 ‘성인의 깊은 뜻[蘊]이 아니다’고 해서는 안 된다. 그 사이에 지극하고 정밀한 뜻은 없지만 대체로 모두 의미는 있다. 지금 한 사물을 편안하게 배치함에도 오히려 구하고 살펴야 하는데, 하물며 성인의 역에 있어서랴! 반드시 두루 펼치고 아주 치밀해야 하니, 이와 같은 큰 가르침을 어찌 한 번의 도끼질로 알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 雙湖胡氏曰, 文王序卦, 大抵本先天圖, 以東西南北四方正卦乾坤坎離爲上經之始終, 以西北隅艮東南隅兌合而爲咸, 西南隅巽東北隅震合而爲恒. 四隅反卦爲下經之始, 而終之以旣未濟, 則亦坎離之交不交也. 故乾坤坎離四純卦, 皆居上經, 震巽艮兌四純卦, 皆居下經. 又以反對爲次, 雖非伏羲之舊, 而先天一圖大旨則備見焉. 夫子序卦, 直以卦名發其次第之義, 而他則未暇及耳. 又按呂氏要指曰, 易變易也, 天下有可變之理, 聖人有能變之道, 反需爲訟, 泰爲否, 隨爲蠱, 晉爲明夷, 家人爲睽, 此不善變者也. 反剝爲復, 遯爲壯, 蹇爲解, 損爲益, 困爲井, 此善變者也. 文王示人以可變之機, 則危可安, 亂可治, 特在一轉移間爾. 後天之學, 其以人事贊天地之妙歟. 又嘗合上下經始終而論之, 乾坤天地也, 坎離水火也. 以體言也, 咸恒夫婦也, 旣未濟水火之交不交也. 以用言也, 上經以天道爲主, 具人道於其中, 下經以人道爲主, 具天道於其內, 三才之間, 坎離最爲切用. 日月不運, 寒暑不成矣, 民非水火不生活矣, 心火炎躁而不降, 腎水涸竭而不升, 百病侵陵矣. 故上下經皆以坎離爲終焉.
쌍호호씨가 말하였다:문왕이 괘의 순서를 정할 때는 「선천도」에 근본하였으니, 동서남북 네 방위의 바른 괘[正卦]인 건(乾)‧곤(坤)‧감(坎)‧리(離)를 상경(上經)의 시작과 끝으로 삼고, 서북 귀퉁이인 간괘와 동남 귀퉁이인 태괘를 합쳐서 함괘를 만들고 서남 귀퉁이인 손괘와 동남 귀퉁이인 진괘를 합하여 항괘로 삼았다. 네 귀퉁이의 반대괘로 하경(下經)의 시작으로 삼고, 기제와 미제로써 끝마쳤으니, 또한 감괘와 리괘의 사귐과 사귀지 않음이다. 그러므로 건(乾)‧곤(坤)‧감(坎)‧리(離)의 네 순괘(純卦)는 모두 상경(上經)에 있고, 진(震)‧손(巽)‧간(艮)‧태(兌)의 네 순괘(純卦)는 하경(下經)에 있다. 또한 반대괘로 차례를 삼더라도 복희의 옛 것은 아닐지라도 「선천도」의 큰 뜻은 거기에 갖추어져 있다. 공자가 괘의 순서를 정할 때는 괘의 이름으로만 차례의 뜻을 말하였고, 다른 것에는 미칠 겨를이 없었다. 또 여씨의 『요지(要指)』에 “역은 변함이니, 천하에는 변할 수 있는 이치가 있고, 성인은 변화시킬 수 있는 도가 있다. 수괘(需卦)가 거꾸로 되면 송괘(訟卦)가 되며, 태괘(泰卦)는 비괘(否卦)가 되며, 수괘(隨卦)는 고괘(蠱卦)가 되며, 진괘(晉卦)는 명이괘(明夷卦)가 되며, 가인괘(家人卦)는 규괘(睽卦)되니, 이것은 잘 변하지 않는 것들이다. 박괘(剝卦)가 거꾸로 되면 복괘(復卦)가 되며, 돈괘(遯卦)는 대장괘(大壯卦)가 되며, 건괘(蹇卦)는 해괘(解卦)가 되며, 손괘(損卦)는 익괘(益卦)가 되며, 곤괘(困卦)는 정괘(井卦)가 되니, 이것은 잘 변하는 것들이다. 문왕이 사람들에게 변할 수 있는 기틀을 보여 주었으니, 위태로움이 편안해 질 수 있고 어지러움이 다스려질 수 있는 것은 한 번 변하여 바뀌는 사이에 있을 뿐이다. 후천의 학문은 인간의 일로써 하늘과 땅의 오묘함을 돕는 것이다. 또 일찍이 상경과 하경의 시작과 끝을 합하여 말하면 건괘와 곤괘는 하늘과 땅이고, 감괘와 리괘는 물과 불이다. 본체로써 말하면 함괘와 항괘는 부부이고, 기제괘와 미제괘는 물과 불이 사귀고 사귀지 않음이다. 작용으로써 말하면 상경은 천도를 위주로 하여 인도가 그 가운데 갖추어져 있고, 하경은 인도를 위주로 하여 천도가 그 안에 갖추어져 있으니, 천지인 삼재(三才) 가운데 감괘와 리괘가 가장 절실한 작용이 된다. 해와 달이 운행하지 않고, 추위와 더위가 성립하지 않으면 백성이 물과 불이 없어져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불인 심장이 불타고 조급하여 내려가지 않고, 물인 신장이 고갈되어 올라가지 않으면 온갖 병이 침범하게 된다. 그러므로 상경과 하경이 모두 감괘와 리괘를 끝으로 삼았다.
有天地然後, 萬物生焉,
하늘과 땅이 있은 뒤에 만물이 생기니,
【小註】
臨川吳氏曰, 此言乾坤所以爲上經之首也. 天地謂乾坤二卦.
임천오씨가 말하였다:이것은 건괘와 곤괘가 상경의 처음이 됨을 말한 것이다. 하늘과 땅은 건괘와 곤괘 두 괘를 말한다.
○雙湖胡氏曰, 乾坤爲上經主, 自坎離外諸卦, 皆乾坤會遇.
쌍호호씨가 말하였다:건괘와 곤괘는 상경의 주인이니, 감괘와 리괘 이외의 여러 괘는 모두 건괘와 곤괘와 만난 것이다.
盈天地之間者, 唯萬物. 故受之以屯, 屯者, 盈也, 屯者, 物之始生也.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한 것이 오직 만물이다. 그러므로 준괘(屯卦)로써 받았으니, 준(屯)은 가득함이니, 준(屯)은 물건이 처음 생기는 것이다.
【小註】
張子曰, 聚而不得出, 故盈. 雖雷亦然.
장자가 말하였다:모여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가득한 것이다. 번개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平庵項氏曰, 屯不訓盈. 剛柔始交, 雷雨動盪, 其氣充盈, 故謂之盈耳. 謂物之始生者, 其時也. 若屯之訓, 紛紜盤錯之義耳.
평암항씨가 말하였다:준(屯)은 가득함이라고 풀이해서는 안되니, 굳셈과 부드러움이 처음 사귀고, 우레와 비가 움직이고 진동하여 그 기운이 충만하기 때문에 가득함이라고 할 뿐이다. 물건이 처음 생기는 것은 그 시기 때문이다. 준의 뜻은 어지럽고 구부러지고 엉클어졌다는 뜻일 뿐이다.
物生必蒙, 故受之以蒙,
물건이 생기면 반드시 어리므로 몽괘(蒙卦)로써 받았으니,
【小註】
雙湖胡氏曰, 乾坤後次屯蒙者, 震坎艮以三男, 代父母用事. 雖无乾坤正體, 然三男實坤三索於乾, 而得, 有互體之坤, 亦是坤與三男會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건괘와 곤괘 다음에 수뢰 준괘와 산수 몽괘를 둔 것은 진(☳)․감(☵)․간(☶)의 세 아들이 부모를 대신하여 일하기 때문이다. 건괘와 곤괘의 온전한 몸체는 없지만 세 아들은 실제로 곤괘가 건괘에서 세 번 구하여 얻은 것으로 호체인 곤괘가 있으니, 이 역시 곤괘와 세 아들이 만나는 것이다.
蒙者, 蒙也, 物之穉也. 物穉不可不養也, 故受之以需, 需者, 飮食之道也.
몽(蒙)은 어림이니, 물건의 어린 것이다. 물건이 어리면 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수괘(需卦)로써 받았으니, 수(需)는 음식의 도이다.
【小註】
漢上朱氏曰, 幼稚而无以養之, 則夭閼不遂, 蓄德養才者亦然.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어린이를 기르지 않으면 일찍 죽어 이루지 못하니, 덕을 쌓고 재주를 기르는 것도 그렇다.
○南軒張氏曰, 需者, 乃養之以中正, 爲飮食之道也.
남헌장씨가 말하였다:수괘는 알맞음과 바름으로 기르는 것으로 음식의 도가 된다.
○雙湖胡氏曰, 中正, 取五爻象, 然需待, 亦有從容不迫, 後其食之道.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알맞음과 바름은 오효의 상에 취하였지만, 기다림에는 또한 자연스럽고 급박하지 않음이 있으니 음식을 뒤로 하는 도이다.
飮食必有訟, 故受之以訟,
음식은 반드시 다툼이 있기 때문에 송괘(訟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乾餱以愆, 豕酒生禍, 有血氣者, 必有爭心, 故次以訟.
한상주씨가 말하였다:말린 밥으로 잘못하고, 돼지고기와 술은 화를 만드니, 혈기가 있는 자는 반드시 다투는 마음이 있게 되므로 송괘를 다음에 두었다.
訟必有衆起, 故受之以師, 師者, 衆也, 衆必有所比, 故受之以比,
다툼은 반드시 무리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괘(師卦)로써 받았으며, 사(師)는 무리이니 무리는 반드시 친함이 있기 때문에 비괘(比卦)로써 받았고,
【小註】
雙湖胡氏曰, 需訟之後, 坤遇坎而爲師比. 自屯至比, 三男卦震艮各一用, 坎獨六用者, 亦見天地間水爲最多, 猶人一身无非血脈之流轉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수괘(需卦)와 송괘(訟卦) 이후에 곤괘(☷)가 감괘(☵)를 만나 사괘(師卦)와 비괘(比卦)가 되었다. 준괘에서 비괘까지 세 아들 괘인 진괘와 간괘는 각각 한 번 사용되었는데 감괘(☵)만 여섯번이나 사용된 것은 또한 하늘과 땅 사이에 물이 가장 많음을 볼 수 있으니, 마치 사람 몸에 혈맥이 흐르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다.
比者, 比也, 比必有所畜, 故受之以小畜, 物畜然後, 有禮, 故受之以履,
비(比)는 친함이니 친하면 반드시 쌓임이 있기 때문에 소축괘(小畜卦)로써 받았으며, 물건이 쌓인 뒤에 예(禮)가 있기 때문에 리괘(履卦)로써 받았고,
【小註】
張子曰, 德積則行必有方, 物積則散必有道.
장자가 말하였다:덕이 쌓이면 행동에 반드시 방향이 있고, 물건이 쌓이면 흩어짐에 반드시 도가 있다.
○平庵項氏曰, 履不訓禮, 人之所履, 未有外於禮者, 故以履爲有禮也.
평암항씨가 말하였다:리(履)는 예(禮)로 풀이하지 않아야 하니, 사람이 실천하는 것은 예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지 않기 때문에 ‘리(履)’를 예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
○雙湖胡氏曰, 師比後, 乾方與巽兌會成小畜履, 此長少二女代兄從父始入用, 惟離中女未用耳. 乾坤至此十變十成數也, 陰陽之氣一周矣.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사괘와 비괘 이후에 건괘(☰)가 비로소 손괘(☴)와 태괘(☱)를 만나 소축괘와 리괘를 이루었으니, 이것은 첫째와 셋째 딸이 형을 대신하여 부모를 따라 처음으로 들어와 쓰는 것이니, 리괘(☲)인 둘째 딸만 쓰여지지 않을 뿐이다. 건괘와 곤괘가 여기에 이르러 열 번 변하고 열 번 수를 이룬 것이니, 음과 양의 기운이 한 바퀴 돈 것이다.
履而泰然後, 安, 故受之以泰,
예(禮)를 행하여 태평한 뒤에 편안하므로 태괘(泰卦)로써 받았고,
【本義】
鼂氏云, 鄭无而泰二字.
조씨가 말하였다:정씨의 역에는 ‘이태(而泰)’ 두 글자가 없다.
【小註】
漢上朱氏曰, 禮者, 履而行之者也. 所履者, 君子之大道, 故其心泰然而安. 故次之以泰.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예는 밟아서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하는 것은 군자의 큰 도이기 때문에 그 마음이 태연하여 편안하다. 그러므로 태괘가 그 다음에 있다.
○鄱陽董氏曰, 人有禮則安, 无禮則危, 正此意也.
파양동씨가 말하였다:사람이 예가 있으면 편안하고, 예가 없으면 위태로우니, 바로 이 뜻이다.
泰者, 通也, 物不可以終通, 故受之以否,
태(泰)는 통함이니, 물건은 끝내 통할 수 없기 때문에 비괘(否卦)로써 받았고,
【小註】
南軒張氏曰, 治亂相仍, 如環无端, 物安有久通者乎. 故受之以否. 夫泰而驕, 所以致否, 否而畏, 所以復泰.
남헌장씨가 말하였다:다스림과 혼란은 서로 따르기를 마치 고리가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물건이 어찌 오래도록 통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비괘로써 받았다. 태평하면 교만해져서 막힘을 이루게 되고, 막히면 두려워서 태평함을 회복하게 된다.
○雙湖胡氏曰, 小畜履後, 乾坤自相遇成泰否. 然乾坤十變方泰, 何其難. 泰一變卽否, 何其易. 履其交處其會者, 宜知警戒爲變化持守之道可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소축괘와 리괘 이후에 건괘와 곤괘가 스스로 서로 만나 태괘(泰卦)와 비괘(否卦)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건괘와 곤괘가 열 번 변하여야 태괘가 되니, 어찌 이리 어려운가? 태괘가 한 번 변하면 비괘이니, 어찌 이리 쉬운가? 사귐을 실천하고 만남에 대처하는 자는 변화하고 지키는 도를 행함을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物不可以終否, 故受之以同人, 與人同者, 物必歸焉, 故受之以大有,
물건은 끝내 막힐 수 없기 때문에 동인괘(同人卦)로써 받았고, 사람과 함께 하는 자는 물건이 반드시 돌아오기 때문에 대유괘(大有卦)로써 받았고,
【小註】
涷水司馬氏曰, 否者, 物不相交之卦, 不相交則異, 異則爭, 爭則窮, 故受之以同人. 同人者, 所以通之也, 物通則大有矣.
동수사마씨가 말하였다:비괘는 물건이 서로 사귀지 못하는 괘이니, 서로 사귀지 못하면 달라지고, 달라지면 다투고, 다투면 극에 달하므로 동인괘로써 받았다. 동인은 통하게 하는 것이니, 물건이 통하면 크게 소유하게 된다.
○雙湖胡氏曰, 泰否而後, 乾坤異處. 乾自與離相遇, 爲同人大有, 至此則離始入用, 而三女之卦全用矣.
쌍호호씨가 말하였다:태괘와 비괘 이후에 건괘와 곤괘가 자리를 달리한다. 건괘는 스스로 리괘와 서로 만나 동인괘와 대유괘가 되니, 여기에 이르러 리괘(☲)가 비로소 쓰이게 되어, 세 딸의 괘가 온전히 사용된다.
有大者, 不可以盈. 故受之以謙,
큰 것을 소유한 자는 가득 차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겸괘(謙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認物之歸爲己有者必驕, 驕則亢滿大復爲累矣. 有大者不可盈, 故次以謙.
한상주씨가 말하였다:물건이 돌아와 자기의 소유가 되었음을 알게 되면 반드시 교만해지니, 교만하면 지나치게 가득차고 크게 회복되어 잘못된다. 큰 것을 소유한 자는 가득 차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겸괘가 그 다음이다.
有大而能謙, 必豫, 故受之以豫,
큰 것을 소유하고도 겸손하면 반드시 즐거울 것이기 때문에 예괘(豫卦)로써 받았고,
【小註】
雙湖胡氏曰, 同人大有後, 坤又自與艮震相遇成謙豫, 亦爲長少二男之從母也. 至此震艮二男復用事矣.
쌍호호씨가 말하였다:동인괘와 대유괘 이후에 곤괘도 스스로 간괘와 진괘를 서로 만나 겸괘와 예괘를 이루었으니, 또한 첫째 아들과 셋째 아들이 어머니를 쫒는 것이다. 여기에 이르러 진괘(☳)와 간괘(☶)의 두 아들이 다시 일을 하는 것이다.
豫必有隨, 故受之以隨, 以喜隨人者, 必有事, 故受之以蠱,
즐거우면 반드시 따름이 있기 때문에 수괘(隨卦)로써 받았고, 기쁨으로써 사람을 따르는 자는 반드시 일이 있기 때문에 고괘(蠱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以喜隨人, 必有所事. 臣事君, 子事父, 婦事夫, 弟子事師, 非樂於所事者, 其肯隨乎.
한상주씨가 말하였다:기쁨으로써 사람을 따르는 데에는 반드시 섬겨야 하는 것이 있다. 신하가 임금을 섬기고, 자식이 부모를 섬기고, 아내가 지아비를 섬기고, 제자가 스승을 섬길 때 섬겨야 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자라면 기꺼이 따르는 것이겠는가?
○雙湖胡氏曰, 謙豫後, 震兌巽艮會, 男女長少成隨蠱. 若无預乾坤, 其實乾坤三陰三陽雜居. 隨自否初上變, 蠱自泰初爻上變, 謂非由於乾坤可乎.
쌍호호씨가 말하였다:겸괘와 예괘 이후에 진괘와 태괘, 손괘와 간괘가 만났으니 남자와 여자의 맏이와 막내가 수괘(隨卦)와 고괘(蠱卦)를 이루었다. 만약 건괘와 곤괘를 기뻐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건괘와 곤괘의 세 음과 세 양이 섞여서 있게 될 것이다. 수괘(隨卦)는 비괘(否卦)의 초효와 상효가 변한 것이고, 고괘(蠱卦)는 태괘(泰卦)의 초효와 상효가 변한 것이니, 건괘와 곤괘에서 말미암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蠱者, 事也,
고(蠱)는 일이니,
【小註】
平庵項氏曰, 蠱者, 壞也, 物壞則萬事生矣. 事因壞而起. 故以蠱爲事之先.
평암항씨가 말하였다:고(蠱)는 무너짐이니, 물건이 무너지면 온갖 일이 생겨난다. 일은 무너짐으로부터 일어나기 때문에 ‘고’를 일의 처음으로 삼는다.
有事而後, 可大. 故受之以臨,
일이 있은 뒤에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림괘(臨卦)로써 받았고,
【小註】
韓氏康伯曰, 可大之業, 由事以生.
한강백이 말하였다:커질만한 사업은 일로부터 생겨난다.
○臨川吳氏曰, 因蠱之有事而後, 有臨之盛大也.
임천오씨가 말하였다:고괘의 일이 있은 이후에 림괘의 성대함이 있게 된다.
臨者, 大也,
림(臨)은 큼이니,
【小註】
平庵項氏曰, 臨不訓大, 大者, 以上臨下, 以大臨小. 凡稱臨者, 皆大者之事, 故以大稱之. 若豊者大也, 則直訓大也. 是以六十四卦, 有二大而不相妨焉.
평암항씨가 말하였다:림은 ‘크다’로 풀이하지 않아야 하니, ‘크다’라 한 것은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에게 임하고, 큰 것으로서 작은 것에 임하는 것이다. ‘임한다’는 말은 모두 윗자리에 있는 자[大者]의 일이므로 ‘크다’고 한 것이다. “풍(豊)은 크다 같은 경우라면 그대로 ‘크다’라고 풀이해야한다. 그래서 64괘에서 두 개의 ‘크다’가 있어도 서로 방해가 되지 않는다.
○南軒張氏曰, 臨者, 二陽進而四陰退, 駸駸向於大矣.
남헌장씨가 말하였다:림괘는 두 양이 나아가고 네 음이 물러나서 빠르게 큰 것으로 향하는 것이다.
物大然後, 可觀, 故受之以觀,
물건은 크게 된 다음에 볼만하기 때문에 관괘(觀卦)로써 받았고,
【小註】
臨川吳氏曰, 物之小者在下, 視之而不見, 必大而後可以觀也. 以臨卦二陽之大, 反易其體則大者在上矣. 故爲在下四陰之所觀.
임천오씨가 말하였다:작은 물건이 아래에 있어서 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반드시 큰 뒤에 볼 수 있다. 림괘(臨卦)의 큰 두 양을 그 몸체를 반대로 바꾸면 큰 것이 위에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아래에 있는 네 음이 바라보게 된다.
○南軒張氏曰, 天下皆山也, 唯泰山可觀, 天下皆水也, 唯東海可觀. 蓋物大然後可觀, 况於人乎.
남헌장씨가 말하였다:천하가 모두 산일지라도 태산만 볼 만하고, 천하가 모두 물일지라도 동해만이 볼 만하다. 사물은 크게 된 다음에 볼만한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雙湖胡氏曰, 隨蠱而後, 坤與兌巽相遇而爲臨觀, 亦爲長少二女之從母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수괘(隨卦)와 고괘䷑蠱卦) 이후에 곤괘(☷)가 태괘(☱)와 손괘(☴)를 서로 만나 림괘(臨卦)와 관괘(觀卦)가 되었으니, 또한 맏이와 막내 두 딸이 어머니를 따르는 것이다.
可觀而後, 有所合, 故受之以噬嗑,
볼만한 뒤에 합함이 있기 때문에 서합(噬嗑)으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在上无可觀, 在下引而去矣, 非可觀而能有嗑乎.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위에 볼만한 것이 없으면 아래에서 끌어내 가버리니, 볼만한 것이 아닌데 합하겠는가?
嗑者, 合也, 物不可以苟合而已, 故受之以賁,
합(嗑)은 합함이니, 사물은 구차하게 합할 수 없기 때문에 비괘(賁卦)로써 받았고,
【小註】
龜山楊氏曰, 物不可以苟合, 无故而合者, 必无故而離, 又在乎賁以飾之.
구산양씨가 말하였다:사물은 구차하게 합해서는 안 되니, 까닭 없이 합하는 것은 반드시 까닭 없이 떠나게 되는데 또한 비괘의 꾸밈에 있어서랴!
○東坡蘇氏曰, 君臣父子夫婦朋友之際, 所謂合也, 直情而行之謂之苟, 禮以飾情謂之賁. 苟則易合, 合則相凟, 相凟則易以離. 賁則難合, 難合則相敬, 敬則久矣.
동파소씨가 말하였다: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벗들이 사귈 때를 합한다고 하는 것이니, 마음을 그대로 따라 행하는 것을 구차스럽다고 하고, 예(禮)로 본심을 장식하는 것을 꾸민다고 한다. 구차스럽게 하면 쉽게 합하고, 합하면 서로 함부로 하고, 서로 함부로 하면 쉽게 헤어진다. 꾸미면 합하기 어렵고, 합하기 어려우면 서로 공경하니, 공경하면 오래간다.
○臨川吳氏曰, 不執贄, 則不可以成賓主之合, 不受幣, 則不可以成男女之合, 賁所以次合也.
임천오씨가 말하였다:폐백을 갖추지 않으면 손님과 주인의 합을 이룰 수 없고, 예물을 받지 않으면 남녀의 합을 이룰 수 없으니, 꾸미는 것은 이어서 합하기 위한 것이다.
○雙湖胡氏曰, 臨觀而後, 噬賁雖震離艮相遇而成, 實亦乾坤三陰三陽分布. 隨蠱由泰否變, 噬賁由隨蠱變. 隨五上易爲噬嗑, 蠱初二易爲賁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림괘(臨)와 관괘(觀) 이후에 서합괘(噬嗑)와 비괘(賁)는 진괘(☳)‧리괘(☲)‧간괘(☶)가 서로 만나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건괘와 곤괘의 세 음과 양이 나누어 펴진 것이다. 수괘(隨卦)와 고괘(蠱卦)는 태괘(泰卦)와 비괘(否卦)에서 변한 것이고, 서합괘(噬嗑䷔)와 비괘(否卦)는 수괘(隨卦)와 고괘(蠱卦)에서 변한 것이다. 수괘의 오효와 상효가 바뀌면 서합괘가 되고, 고괘의 초효와 이효가 바뀌면 비괘가 된다.
賁者, 飾也, 致飾然後, 亨則盡矣, 故受之以剝,
비(賁)는 꾸밈이니, 꾸밈을 이룬 뒤에 형통하면 다하기 때문에 박괘(剝卦)로써 받았고,
【小註】
南軒張氏曰, 賁飾則貴於文, 文之太過, 則又滅其質, 而有所不通. 故致飾則亨有所盡, 言其不通, 故受之以剝.
남헌장씨가 말하였다:꾸밈은 문식보다 귀하니 문식이 너무 지나치면 또한 그 바탕을 없어지게 하여 통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꾸밈을 이루면 형통함이 소진한다. 통하지 못함을 말하기 때문에 박괘로써 받았다.
剝者, 剝也. 物不可以終盡, 剝, 窮上反下, 故受之以復,
박(剝)은 깎는 것이다. 물건은 끝내 다할 수 없으니, 깎은 것이 위에서 다하면 아래로 돌아오기 때문에 복괘(復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此周末所以不勝其弊文之末流也. 物窮則反, 不可終盡. 剝陽窮於上而終反於下, 故次之以復.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이것은 주나라 말기에 그 폐단인 문식의 말류(末流)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사물은 다하면 돌아오기 때문에 끝내 다할 수 없다. 박괘는 양이 위에서 다하여 마침내 아래로 돌아오기 때문에 복괘로 이었다.
○雙湖胡氏曰, 噬嗑賁後, 坤遇艮而成剝復, 亦爲長少二男之從母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서합괘(噬嗑)와 비괘(賁) 이후에 곤괘(☷)가 간괘(☶)를 만나 박괘(剝)와 복괘(復)를 이루었으니, 또한 맏이와 막내 두 아들이 어머니를 따르는 것이다.
復則不妄矣, 故受之以无妄,
회복하면 망령되지 않기 때문에 무망괘(无妄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復天理則无妄, 无妄則其動也大.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천리를 회복하면 무망이니, 무망은 그 움직임이 크다.
○息齋余氏曰, 自有事而大, 大而可觀, 可觀而合, 合而飾, 所謂忠信之薄而僞之始也. 故一變而爲剝, 剝而復, 則眞實獨存而不妄矣.
식재여씨가 말하였다:본래 일이 있어 커지고 커지면 볼만하며, 볼만해서 합하고 합하면 꾸미니, 충성과 믿음이 얇아져 가식이 시작됨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번 변하여 박괘가 되고, 박괘에서 복괘가 되면 진실함이 홀로 있을지라도 거짓이 없을 것이다.
有无妄然後, 可畜. 故受之以大畜,
망령됨이 없은 뒤에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축괘(大畜卦)로써 받았고,
【小註】
漢上朱氏曰, 前曰比必有所畜者, 比而後畜, 其畜也小, 故次以小畜. 无妄然後, 事事循理, 乃可大畜, 故次之以大畜.
한상주씨가 말하였다:앞에서 “친하면 반드시 쌓임이 있다”고 한 것은 친한 이후에 쌓이는 것인데, 그 쌓임이 작기 때문에 소축괘로 이었다. 망령됨이 없게 된 다음에 일마다 이치를 따르면 크게 쌓일 수 있기 때문에 대축괘로 이었다.
○閻氏彦升曰, 无妄然後可畜, 所畜者在德, 故曰大.
염언승이 말하였다:망령됨이 없은 뒤에 쌓일 수 있는데, 쌓은 것이 덕에 있으므로 크다고 하였다.
○雙湖胡氏曰, 剝復而後, 乾遇震艮而成无妄大畜, 亦爲長少二男之從父也.
쌍호호씨가 말하였다:박괘와 복괘 이후에 건괘가 진괘(☳)와 간괘(☶)를 만나 무망괘와 대축괘를 이루었으니, 또한 맏이와 막내 두 아들이 아버지를 따르는 것이다.
物畜然後, 可養. 故受之以頤,
물건이 쌓인 뒤에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이괘(頤卦)로써 받았고,
【小註】
南軒張氏曰, 畜然後, 可推以養人, 故受之以頤.
남헌장씨가 말하였다:쌓인 뒤에야 미루어 사람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이괘로써 받았다.
頤者, 養也, 不養則不可動, 故受之以大過,
이(頤)는 기름이니, 기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대과괘(大過卦)로써 받았고,
【小註】
或問, 不養則不可動, 故受之以大過, 何也. 朱子曰, 動則過矣, 故大過. 亦曰有其信者, 必行之, 故受之以小過
어떤 이가 물었다:기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으므로 대과괘로써 받았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주자가 답하였다:움직였다하면 지나치기 때문에 ‘대과’입니다. 또 「서괘전」에서 “믿음이 있는 자는 반드시 행하기 때문에 소과괘(小過卦)로써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平庵項氏曰, 需當物生之初, 如兒之須乳, 苗之須溉, 故曰飮食之道. 頤當畜聚之極, 萬物交致其養, 故曰養也.
평암항씨가 말하였다:수괘(需卦)는 물건이 처음 생기는 때로 아이가 젖을 먹고 싹이 물이 필요한 것과 같으므로 ‘음식의 도’라고 하였다. 이괘는 쌓고 모이는 지극한 때에 만물이 그 기름을 서로 이루기 때문에 ‘기름’이라고 하였다.
○閻氏彦升曰, 養者, 君子所以成已, 動者, 君子所以應物. 然君子處則中立, 動則中行, 豈求勝物哉. 及其應變, 則有時或過, 故受之以大過.
염언승이 말하였다:기름은 군자가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고, 움직임은 군자가 사물에 호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군자가 거처할 때에는 알맞음에 서고, 움직임일 때에는 중도를 행하니, 어찌 사물을 누르려고 하겠는가? 변화에 호응함에서는 때로 잘못이 있기 때문에 대과괘로써 받았다.
○雙湖胡氏曰, 无妄大畜後, 震艮巽兌, 雖男女長少, 自合成頤大過. 然頤互兩坤, 大過互兩乾, 謂之无乾坤不可也. 自乾坤至此, 无一卦无乾坤信矣.
쌍호호씨가 말하였다:무망괘(无妄)와 대축괘(大畜) 이후에 진괘(☳)‧간괘(☶)‧손괘(☴)‧태괘(☱)가 비록 남녀의 맏이와 막내이지만 스스로 합하여 이괘(頤卦)와 대과괘(大過)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이괘는 호체가 두 곤괘이고, 대과괘는 호체가 두 건괘이니, 건괘와 곤괘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건‧곤괘로부터 여기에 이르기까지 한 괘도 건‧곤괘가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을 믿을 만 하다.
物不可以終過. 故受之以坎,
사물은 끝내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감괘(坎卦)로써 받았고,
【小註】
雙湖胡氏曰, 物不可終過. 故受以坎之辭, 蓋以中爲貴, 以坎之陽中而節其過則无過矣. 下文又以陷言之.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사물은 끝내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감괘로써 받았다는 말은 알맞음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으로 감괘의 양이 가운데 있어 그 지나침을 절제하면 잘못이 없게 된다. 아래의 글에서는 또 빠짐으로 말하였다.
坎者, 陷也. 陷必有所麗, 故受之以離, 離者, 麗也.
감(坎)은 빠짐이다. 빠지면 반드시 걸리기 때문에 리괘(離卦䷝)로써 받았으니, 리(離)는 걸림이다.
【小註】
張子曰, 一陷溺而不得出爲坎, 一附麗而得出爲離
장자가 말하였다:한 번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 감괘이고, 한 번 걸려서 나오는 것이 리괘이다.
○龜山楊氏曰, 坎者陽也, 必有所麗, 則庶可以扶危拯溺, 不有所麗而一於陷者, 不可也. 作易者於坎後必繼以離, 豈无仁民愛物之心哉.
구산양씨가 말하였다:감괘는 양이니, 반드시 걸린 것이 있으면 거의 위기에서 구하고 빠짐에서 건져낼 수 있으나, 걸린 것이 있지 않고 한결같이 빠져있는 것은 건져낼 수가 없다. 역을 지은 자가 감괘 뒤에 반드시 리괘로써 이었으니, 어찌 백성을 사랑하고 사물을 아끼는 마음이 없는 것이겠는가?
○雙湖胡氏曰, 頤大過而後, 坎離終焉, 頤似離, 大過似坎固也. 頤初二五上變, 則爲重體之坎, 大過初二五上變, 亦爲重體之離矣.
쌍호호씨가 말하였다:이괘(頤卦)와 대과괘(大過) 이후에 감괘(坎卦)와 리괘(離卦)로써 마쳤는데, 참으로 이괘는 리괘와 비슷하고, 대과괘는 감괘와 비슷하다. 이괘의 초효‧이효‧오효‧상효가 변하면 거듭된 몸체의 감괘가 되고, 대과괘의 초효‧이효‧오효‧상효가 변하면 거듭된 몸체의 리괘가 된다.
【本義】
右上篇.
오른쪽은 상편이다.
【小註】
臨川吳氏曰, 呂大圭云, 序卦之意, 有以相因爲序, 如屯蒙需訟是也, 有以相反爲序, 如否泰同人是也. 天地間, 不出相反相因而已.
임천오씨가 말하였다:여대규가 “「서괘전」의 뜻에는 서로 말미암은 것으로 차례를 삼은 것이 있으니, 준괘(屯卦)‧몽괘(蒙卦)‧수괘(需卦)‧송괘(訟卦)가 여기에 해당하고, 상반된 것으로 차례를 삼은 것이 있으니, 비괘(否卦)‧태괘(泰卦)‧동인괘(同人卦)가 여기에 해당한다”라고 하였다. 하늘과 땅 사이는 서로 반대되는 것과 서로 말미암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