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의 단군
太伯檀
동방에는 처음에 군장(제왕)이 없었는데 어떤 신인이 무리 삼천명을 거느리고 태백산(백두산의 옛이름, 묘향산을 가리키기도 함)의 박달나무 밑에 내려와서 그곳을 신시(천제 황인의 아들 환웅이 천부인 세 개와 무리 삼천명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도읍했다는 곳으로 단군이 평양에 도읍지를 정하고 고조선을 세우기 전 이전의 도읍지임) 라고 일렀다 온 나라 사람들이 세워서 군주로 삼고 나라의 이름을 조선이라고 하였으니 동쪽 변경의 바깥에서 해가 뜨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기(단군의 사적을 기록한 오래된 문헌으로 단군고기, 또는 단군본기라고도 함)에서 이르기를 '요임금과 나란히 무진년(기원전 2333년)에 즉위하여 수명으로 살기를 천사백팔년이나 누렸다고 한다'고 하였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단씨가 대대로 이어져 지낸 햇수이지 단군의 수명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곰이 변하여 여자가 되고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다고 하는 말과 같은 것에 대해서는 더욱 황탄하여 함께 기록하지 않는다
東方初無君長。有神人率徒三千。降于太伯山檀木下。謂之神市。國人立爲君。國號朝鮮。以東表日出之故也。古記云與堯幷立於戊辰。壽千四百八年云。或曰。檀氏傳世歷年之數。非檀君之壽也。至若熊化爲女。昏而生子之說。尤荒誕。不幷記。
태백산에는 박달나무가 푸르게 무성하였는데
심은 사람이 누구인가? 반고씨(천지가 개벽하던 시초에 이 세상에 나와 군림한 중국 태고의 신화상의 천자로 죽은 뒤에 눈은 해와 달이 되고 혈액은 강하가 되고 모발은 초목이 되었다고 함) 라네
가지는 일천 길로 높고
향기는 삼천리 밖에서도 맡았네
표륜(표차와 같은 말로 바람이 끈다는 신의 차)과 용마(말의 몸에 용의 머리를 가졌다는 전설상 동물)를 타던 임금이 머물렀는데
몸에는 부상(산해경에 거론된 동쪽바다 해 돋는 곳인 탕곡에 있다고 한 신령스런 큰 뽕나무)의 고치로 만든 황금빛 오자(도포보다 짥고 저고리보다 긴 겨울용 겉옷)를 입으셨네
손으로 운한(은하수)을 잘라 물줄기의 흐름을 끝낸 이가
요임금인지 순임금인지 나는 듣지 못하였거늘
아득한 운해 아래에 신시를 열었다네
鬱鬱蒼蒼太伯檀。問誰栽者盤古氏。枝聳一千仞。香 聞三千里。飈輪龍馬君所止。
身披扶桑黃襖子。手抉雲漢末派水。堯耶舜耶吾不聞。漠漠雲海開神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