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서 나온 친절은 더없이 아름답다
장마가 시작되는 7월의 어느날 매탄4동에 위치한 카페(플러그 인)에서 김욱종님을 만났다.
창성 BK의 대표로서 기업이 위치한 매탄4동에 장학금 기부도 하고 올해에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전기공사를 통한 생활환경개선을 돕는 봉사를 하고 있음을 알고 인터뷰를 요청드렸다. 처음엔 겸손하게 거절하시다가 약속을 잡게 되어 약간의 긴장이 되는 만남이었다.
걱정했던 마음과는 달리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미소와 함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우선 장학금 기부를 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저는 강원도 원주가 고향입니다. 8남매 중 둘째로 고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도시로 올라와 낮에는 일을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회사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배움도 때가 있다는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기부를 시작하였죠.”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야간 대학에 입학하면 입학금과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해주기도 한다는 말을 들으며 쉽지 않은 나눔의 실천을 보여주시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올해는 홀몸어르신들의 전기안전 점검 및 전구 교체 등의 봉사를 시작하였는데 기억에 남는 분이 있었는지 물었다.
“매탄4동의 주민자치위원을 하면서 분과에서 필요한 사업을 생각해보다가 제가 가진 사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선뜻 하게 되었습니다. 안전한 방범등 설치, 어둡던 조명 교체, 오래된 콘센트 교체 등 8가정을 방문하며 필요한 부분들을 바꿔주면서 밝아진 조명만큼이나 환해진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홀로 시시는80대 어르신 집을 방문했을때가 생각납니다. 키가 훤칠하신 분이셨는데 세면대가 없는 화장실을 보여주며 식도염을 앓고 있는데 세면대가 없어 씽크대에서 세수를 하신다고 혹시 세면대를 놓아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함께 간 분들이 봉사의 취지와 다르다며 거절하려고 할 때 돌아가신 부모님생각에 흔쾌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그 분의 부탁대로 세면대를 설치해 드렸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환하게 웃으시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걸 참 많이 느낍니다.
부모님이 계실 때 못해드렸던 안타까움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와 닿고 그리워질 때가 있거든요. 한번은 식당에서 연세가 많으신 어머님을 모시고 온 어르신을 보며 부모님 생각에 식사값을 대신 내어드린 적도 있었어요.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워하시는 두 분께 제가 도리어 드릴 수 있어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몇 안 되는 질문에도 많은 답을 얻는 순간이었다. 앞으로의 계획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매탄 4동은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했던 곳입니다.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함께해준 지역이기도 하구요.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곳이기에 외부에서 손님이 오시거나 직원들과의 회식에도 동네 식당을 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저의 이런 마음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요. 그리고 지금 매탄 4동 주민자치위원을 하고 있는데 함께하며 보람된 일들을 해나가는 게 너무 좋더라구요. 주민자치회가 더 활성화될 수 있게 작은 힘이라도 함께하고 싶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가 힘이 되는 한 돕고 싶습니다.”
경험에서 나오는 친절은 그 가치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아름다움이었다란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배은주 주민기자